대한민국 고3은 힘들다. 생각한 거 보다 솔직히 좀 더 많이 힘들다. 내가 겪어보니 알겠더라. 공부를 엄청나게 해서 힘들다거나 옥죄어 사는 삶이라 힘들다기 보단 고3이 주는 타이틀의 무게가 이제 겨우 세상산지 열아홉 된 생물들한테 주어지기에는 무겁다. 우리는 올해 참 많은 일들을 겪어왔고 그 어떤 해보다 좌절과 실패를 가장 많이 맛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매번 상처를 입고만 있다. 새살이 돋을 잠깐의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채 또 긁히고 베인다. 그러면서 얻은거라곤 바스라지는 멘탈과 제 몸 가누기도 힘든 체력과 10여년간의 경험으로 생겼던 방패와 껍질이 죄다 벗겨지고 남은 연약한 자신뿐이다. 이때쯤 되니까 근 1년간의 반복되는 생활에 물렸고 나 자신을 채찍질 하는 것에도 상처받고 지쳤고 주변의 기대와 너는 왜 고3같지 않게 행동하냐는 말들에 진절머리가 난다. 이렇게 상처만 받는 1년을 위해서 달려온게 솔직히 허무하다. 곧 있으면 ‘끝’이라 하지만 그 ‘끝’은 좀처럼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어쩌면 ‘끝’이라는건 다음해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그런 불안함을 안고 1년을 견뎌왔던 것이다. 불안함과 상처에서 나를 감싸줄 사람은 나 말곤 없다는 말을 알고 있음에도 어쩌면 상처를 가장 많이 준 사람은 나 자신 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비교하고, 생활에 필수적인 잠을 자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초조해하면서도 뭔가를 하지 않는 나를 보면서 또 한심함과 죄책감과 타인과 비교를 하며 그렇게 또 상처를 주고. 그리고 가장 힘든건 내가 힘들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을 때에 드는 내 몸에 대한 미안함이다. 나는 정말 내가 올 한 해 힘든 줄 몰랐다. 마음은 고2 때보다 더 느긋해 진 것 같았고 수업보단 자습시간의 보장에 어느정도 자유로움도 느낀 것 같고 중후반부에서는 야자도 안하고 작년보다 더 일찍 마치고 동아리나 다른 부수적인 일들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그래서 더 편했었고 괜찮은 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그건 아니었다. 나는 나를 잘 몰랐고 내가 힘든걸 자각했을때에는 생각보다 몸과 마음이 혼자선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지쳐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나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은 후반부에 계속 나를 괴롭혔다. 이건 소수의 사람들만 해당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이 시점에서 다들 자신을 한 번쯤은 되돌아 봤으면 한다. 그리고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줬으면 좋겠다. 자신이 생각보다 더 지쳤다는걸 자각했다면 나를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보단 수고했어 진짜 고생했어 그리고 내일부터는 나를 감싸줄거야. 라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내일은 우리가 그렇게 바라왔던 ‘끝’이니까. 내일부터는 새살이 돋을 시간이다. 새살이 돋으면서 껍질은 더 단단해지고 강해질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나를 감싸주고 내일은 그렇게 우리가 바라왔던 인내의 시간의 결실을 맺자. 우리 모두 잘 할 거고 또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
내일 수능 뿌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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