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사 질문 하나만 들어주라ㅠ

"이이는 이와 기가 결합한 기질지성을 인간의 본성으로 본다" 가 이이는 맞는데 이황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가 정확히 뭐야?  

기질지성, 본연지성 모두 본성이라고 보는 거 아니야? 기질지성이 이와 기가 결합한 것도 맞잖아.. 도대체 어디서 틀린건지 잘 모르겠어

[익인1]

홀 그 문제 어디서 났엉?

[글쓴이]

2017학년도 6월 이었던 것 같아 근데 어디서는 이황 주자는 본성을 본연지성이라고 하고, 이이는 기질지성을 본성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또 어디서는 이황도 기질지성 본연지성 모두 본성이다라고 하고 도대체 어디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ㅠㅠ

[익인2]

내가 답지 보니까 이황도 부정하진 않는거같아,, 이황 주자는 본연지성 기질지성 둘 다 본성이라 보고 이이는 기질지성만 본성으로 보는 거 같아!

[글쓴이]

헉 글쿠나 알려줘서 진짜 고마워 저거 때문에 골머리 썩혔가든ㅠㅜㅜㅠㅠ 고마워!

[익인3]

지나가던 윤리교육과 익!!

이황, 이이 둘 다 기질지성을 인간의 본성으로 봐!
단지 차이가 있다면 이황과 달리 이이는 본연지성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고 봐.

일단 성리학의 기본 사상부터 보면 주자는 인간의 성은 오직 하나 뿐이라고 했어.
근데 본연지성 하고 기질지성 하는 것은 그 하나뿐인 성의 다른 모습을 이야기하는 거야.
예를 들어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말할 때 우리는 구름에 가려져 흐릿하게 보이는 달이라고도 얘기하고,
또는 구름이 없을 때는 환하게 빛나는 달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결국엔 둘 다 똑같은 달을 얘기하는 거잖아?
정통 성리학에서 말하는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관계는 이런 거라고 보면 돼

그런데 이러한 주자의 기본 입장을 두고 조선 시대의 성리학자들이 해석하면서 의견을 달리하게 돼
이황은 이와 기를 엄격하게 구분했어. 이는 순선하고 기는 가선가악한데 둘을 같은 취급하면 안 된다는 거지
그래서 이황은 본연지성(이 자체)과 기질지성(이+기)도 엄격하게 구분했어.
즉 따지고 보면 이황은 인간의 성이 두 개라고 보았던 거지 (본연지성/기질지성 이렇게)

반면 이이는 이와 기를 엄격하게 구분하기보단 오히려 조화를 추구했어.
그래서 가장 유명한 게 칠정과 사단의 구분을 없애고 칠정 안에 사단을 포함시킨 거지.
그것처럼 이이는 본성에서도 기질지성 안에 본연지성을 포함시켰어.
그래서 이이에게 성은 오직 하나 뿐이고(기질지성), 본연지성이라는 독립적 개념 자체도 부정해버려

<이는 독립할 수 없고 반드시 기에 깃든 뒤에 본성이 됩니다. ... 기질이 본성을 싸고서 사람이 태어남과 함께 생겨나기 때문에 본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이 원문에서 가져온 글이야. 어떤 느낌인지 알겠지?

주자는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관계, 사단과 칠정의 관계 둘 다 오묘하게 설명해. 분리시키면서도 둘을 조화시키거든
근데 이황은 극단적인 분리를 추구했고, 이이는 극단적인 조화를 추구했어 그래서 둘의 사상이 완전히 틀어진 거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황과 이이 둘 다 성리학의 기본 사상을 조금씩 부정하기도 해. 그래서 주자의 사상이 무조건 이황과 이이에게도 해당될 거라고 생각 안 해도 돼!
이건 심화개념이긴 한데 이이가 본연지성이라는 독립적 개념 자체를 부정하잖아?
근데 성리학에서 본연지성=리 즉 성즉리잖아... ㅎㅎ 근데 이이는 본연지성이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고 했으니까
이이는 그냥 성리학의 표어라고 할 수 있는 성즉리 개념도 부정하게 되는 것...ㅋ 근데 이런 건 시험에 안 나오니까 위에 내용만 알아도 돼!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당

[글쓴이]

세상에... 이렇게 자세하게까지ㅠㅜㅜㅠ 진짜 진짜 고마워! 간단히 말하자면 이이에게는 기질지성만이 본성이고 이황에게는 본연지성 기질지성 모두 본성이라는거지?ㅠㅜㅜ 근데 본연지성에 사덕이 있잖아..! 성리학은 그게 곧 천리라고 하고! 그럼 이이는 그냥 아예 본연지성 자체를 본성이라고 하는 걸 부정한다고 보는거야? 사덕만을 가리켜서 본성이라고 하지 않는거야?ㅠㅜ 미안해ㅠㅜ 많이 물어봐서ㅠㅠㅠ

[익인4]

응응 애초에 주자가 본연지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제시한 게...

인간의 "현실적인 본성"은 사실 기질지성이지 이건 주자도 인정해. 왜냐하면 인간은 기질을 가지고 있고 본성이 당연히 기질에 계속, 끊임없이 영향을 받을 테니까! 근데 이와 기가 결합된 그 기질지성에서 '이'만 쏙 빼 온 개념이 본연지성인 거거든

그래서 따지고 보면 본연지성이라는 개념은 현실적으로는 성립이 안 되는 말이야. 주자는 자신의 학문을 설명하기 위해 본연지성, 기질지성 개념을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따지고 보면 이와 기를 분리해서 본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이기불상리 알지? 이기불상리 뜻이 "이와 기는 현실에서 서로 분리될 수 없다"잖아. 기질지성을 포함한 모든 만물은 이와 기의 결합이기 때문에 이과 기를 분리해서 본다는 게 말이 안 돼. 주자도 인정해. 근데 주자는 논리적인 차원에서나마 이와 기를 분리시켜서 자신의 학설(성즉리 등등...)을 펼치고 싶었던 거야. 근데 몇백년 뒤 조선에서 이이가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들고 일어난 (?) 거지. 이이는 워낙 현실을 중시한 학자였어서 "인간의 본성에서 이만 쏙 빼서 보는 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냐!! 말이 안 된다!! 본연지성이란 개념은 있을 수가 없는 개념이야!! 인간의 본성은 오직 기질지성!!" 이렇게 말하는 거얍

흑흑 워낙에 어려워서 이해가 될련지... ㅠㅠ 모르는 거 있으면 계속 계속 물어봐두 돼!!

[글쓴이]

아냐아냐 진짜 정말 이해됐어 진짜 고마워! 혹시 이황과 이이는 사덕은 인간의 감정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말이 옳다고 하는데 사덕이 사단으로 드러난다는 말이라서 옳다고 보는거야..? 늦은 시간에 정말 미안하고 진짜 미안하고 고마워ㅠㅠ

[익인5]

응응! 사덕이 사단으로 드러난다는 말은 성리학의 기본+공통 입장이라고 보면 돼. 시험에는 정약용하고 비교 포인트로 자주 출제돼!!

성리학자들은 모두 인간의 본성에 사덕이 있다고 봐. 주자랑 이황은 당연할 거고, 이이도 "인간의 본성에서 사덕을 따로 빼서 볼 수는 없다"라고 하는 입장이지 인간의 본성에 사덕이 있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거든. 단지 기와 합쳐진 상태로 사덕이 존재할 뿐... 아무튼 모든 성리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에 사덕이 있다고 보는데

이 사덕은 직접 발하지 않아 왜냐하면 마음의 본체에 해당하거든... 본체가 직접 발하지는 않고 대신 이 본체의 영향을 받아 대신 발하는 게 있는데 이게 바로 정이야! 그래서 성리학자들은 사덕은 발하지 않지만, 사덕의 영향을 받아 발하는 게 바로 사단이라고 봐! 그래서 사덕이 인간의 감정(=정)으로 드러나면 그게 곧 사단인 것!!!

[글쓴이]

5에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정말 고마워ㅠ 늦은 시간까지 이렇게 오래 답변해줘서 고맙고 하는 일마다 잘 풀릴거고 항상 복받을거야..! 진짜 고마워 정말 고마워ㅠㅜㅜ

[익인6]

글쓴이에게
뭘 ㅎㅎ 공부하다가 모르는 거 생기면 다시 여기로 와서 물어봐도 돼! 최대한 빨리 와서 답변해줄게! 윤사 공부 많이 힘들텐데 조금이라도 힘듦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 ㅜㅜ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