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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에 대한 제목+내용 검색 결과
넨간지ll조회 1065l 13
이 글은 13년 전 (2011/1/24) 게시물이에요

 

 

 

 

 

1


내 나이 23살.현재 나는 27살의 남자와 동거중이다.

그것도 그 남자의 어린 여동생과 함께 말이다.

 

내이름은 민정.그남자의 이름은 경섭.

그 골치덩어리 남자의 동생이름은 지민.

 

난 그 남자의 이름은 잘 부르지 않는다.

그냥 오빠라고 부르고 골치아픈 동생이라는

지민이는 14살인데 한달에 약 5번 골로 사고를 친다.

 

평소에 애교스럽게 언니~언니~라면서 귀엽게 따라다니지만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지민이는 그저 가식적일 뿐이다.

14살의 한창 귀여울것같은 그렇게 생각 되겠지만 나는 아니다.

밖에 나가서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14살 꼬꼬마 주제에 20대 중반이랑 몸을 섞는단 말이다.

벌써부터 남자를 알면 어쩌란 말인지..정말..

 

경섭씨의 부모님은 시골에 계신다.

시골이라고 해봤자 도시에서 국도로 40분만 달리면

도착하는 곳인데 지민이가 굳이 도시에서 살고싶다고

바락바락 우기는 바람에 우리가 떠맡아 버린것이다.

왜 부모도 있는 어린 동생을 내가 돌봐야 딘단 말인지 모르겠다.

아직 결혼도 안했고 애기도 안낳아봤고

나도 아직 그리 철이 들지 않은 몸만 어른일 뿐인데.

 

내가 오빠에게 말을 안해본것도 아니다.

 

동생은 아직 어려서 부모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우리손에서 어찌 돌볼수가 없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친동생이고 부모의 부탁이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했지만

참고 지낸지가 벌써 1년을 넘어가고 있다.

 

한달에 약 5번 골로 사고를 치니 1년이면 12개월 그렇다면

총 60번 정도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뒤치닥 거리를 한단 말이다.

 

차라리 삥을 뜯거나 사람을 때리고 다니면 좋을것을

남자한테 미쳐서 저러고 있으니..

 

설상가상으로 학교까지 안가겠다고 버티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면 내 방의 물건들이 하나씩

없어지거나 옷의 위치가 바뀌어져 있고

심지어 내 속옷까지 입는단 말이다.

요즘 애들이 발육상태가 좋아 내 속옷이 맞는다는게

어이가 없을뿐

그리고 점점 내 머리스타일과 옷입는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이러다가 정신병자가 될것만 같다.

지민이가 없어지면 온동네를 저녘이건 밤이건 새벽이건

찾아 다녀야 하고 사생활도 없고

쉴수도 없고 아끼는 물건까지 허락없이 내줘야 하고..

 

오빠는 정말 좋은데 말이다.

정말 정말 나를 사랑해주는데 그의 좀

우유부단한 성격만 빼면말이지만.

이런저런 불만이 쌓여있을 무렵 지민이는 또 몸이 근질근질 했는지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내가 회사의 회식으로 인해 새벽 4시쯤 귀가를 하고

현관문을 열때쯤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오빠의 짙은 숨소리와 어린 소녀의 신음소리..

 

그 짧은 몇초동안 수만가지의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 아니겠지..

 

그 설마가 진짜가 되어있다는 확인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 방 문을 열었다.

 

자기 친동생과 몸을 섞고있는 그..

어떻게 생각해야될지 모르겠다.정말..머리가 돌아버릴것 같았다.

 

"오빠.."

"너..!!너..!!!!!!!!왜 니가 거기 서있는거야?그럼 지금 내옆에 있는건.."

"뭐야 들켜버렸잖아~"

 

새초롬히 입술을 깨물며 들켜버렸다는 말 한마디로

이일을 끝내려고 하다니..

 

"민정아 난 정말 넌줄 알았어.정말이야.."

 

이건 말도 안된다.

피가 섞인 남매 그것도 나의 남자친구와 그 남자의 여동생이

이런짓을 하고 있다니.

그것도 내 침대 내 이불 내가 잠들고

내가 오빠와 하나가 되는 그곳에서..

 

나는 정말 미쳐버렸는지도 모른다.

눈알이 뒤집혀 창고에 망치를 들고왔다.

 

"민정아 왜그래..내가 미안해 내가 실수였어.

난 넌줄알고..정말이야 그 망치 내려놔.응?"

 

착한 오빠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다.

알고있다.오빠의 잘못이 아니다.

 

남자의 몸에 미쳐있는 저 가식적이며 성 도착증에 걸려버린

더러운 저년 때문이다.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년의 어깨에 망치를 내리 꽃았다.

 

"악!!!!!!!!!!!!!!!!!!!!!!!"

 

더러운년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럼 감히 이짓을 용서받을수 있을꺼라 생각했단 말인가

죽여버릴꺼다.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릴거다.

 

오빠는 나를 말리지만 나는 그럴수록 더 힘차게 망치를 흔들어대며

지민이를 내려찍었다.

 

팔,다리,등,허리,무릎,얼굴,머리..수십차례 망치를 휘둘렀던가

이내 숨이차 더이상 휘두를 힘이 남지 않아서

털썩 주저 앉아 피투성이가 된 지민이를 보았다.

 

아주 장관일수가 없다.

얼굴 반 이상이 뭉게져 있고 팔은 거의 뜨믄뜨믄 뼈가 보여서

선혈의 피가 더욱더 빨갛게 보일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온 몸이 그야말로 누가 먹다 버린 바게트빵 같다고 해야 옳을까?

난 죄책감따윈 없었다.오히려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았다.

 

잠깐..오빠는 뭘 하고있지?

 

방안 이리저리를 둘러보았다.

오빠는 눈물을 흘리며 나와 지민이를 번갈아 보며

안쓰럽다는 표정과 슬픈 표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오빠.신고해..난 내가 잘못했다고는 생각안해.

그렇지만 법은 틀려.난 사람을 죽였어.그것도 오빠의 동생을 말야."

"흑"

"일단 나 한숨만 자자.그리고 신고해.아니..자수할게."

 

그리고 난 지민이 방으로 갔다.

내방엔 피때문에 누울 자리도 없으니 말이다.

오빠는 주섬주섬 지민이의 시체를 정리하겠지

휴..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

문뜩 멍한 눈으로 지민이 방을 둘러보는데

지민이의 책상 밑에 빨간 일기장이 보인다.

뭘까..읽어봐야지.

 

 

XXXX.XX.XX

 

요즘 편두통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

그때마다 오빠에게 펜x을 달라고 하는데 달라는건 안주고

자꾸 빨간캡슐의 약을 준다.

그게 두통엔 직빵이라나?여튼 걱정해주니 고맙긴 하다.

 

XXXX.XX.XX

 

몸이 이상하다.자꾸만 몸이 뜨거워진다.

목이 마른것 같기는 한데 단순히 물을 마신다고

갈증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바람을 쐬러 동네 놀이터에 나갔다.

거기서 만난 한 대학생 오빠..

내가 먼저였을것이다.내가 먼저 입술을 부딪혔으니.

그리고 새벽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그 남자와 해버렸다.

 

XXXX.XX.XX

 

머리는 아프지 않은데 그 빨간 약이 먹고싶다.

오빠한테 달라고 했더니 이상한 미소를 띄며 건내준다.

오늘은 언니가 회식한다고 늦는다고 했는데

에효~일찍 잠이나 자야겠다.

아..또 몸이 뜨거워진다.

오빠랑 같이 있고싶어지는 기분은 뭘까..

안되지~오빠도 피곤할텐데..앗!럭키~~오빠가 날 부른다.

왠지 설레는 기분..이약만 먹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

오빠는 왜 부르는 걸까.그런데 왠지 정신이 몽롱해진다.

 

 

 

 

빨간 약 이라니.그게 뭘까.쓰레기봉투에 캡슐곽이 있는지 찾아보니

이건..주위 남자친구들이 자랑삼아 보여주던 여성 흥분제..

쉽게 말해 돼지 흥분제..오빠가 이걸 왜 지민이에게 먹였을까?

난 다시 망치를 집어들고 오빠가 있는 방으로 갔다.

 


 

 

 


2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이었다.
엄마와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관 벨이 울렸다.
밤에 우리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누구세요?"

 

라고 묻자,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 느낌으로는 40대 정도.
묘하게 벌벌 떠는 느낌이 이상했다.

 

"누구세요? 혹시 엄마 아시는 분이세요?"
"모, 모, 모릅니다. …초면에 죄송합니다. …

길을 잃어버려서, 그래서……."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엄마께서 인터폰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 누굴까 하고 현관 옆 창문으로 봤다.

창문 너머로 본 여자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40대였는데, 밝게 염색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밝은 초록 블라우스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분명 이상한 사람이 틀림없다!
엄마께 밖에 있는 사람이 이상하기에

절대 열어주면 안 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엄마께서 쓴웃음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걸어 왔다는 사람을 어떻게 그냥 보내니. 우산이라도 빌려드리렴."

 

그 날은 확실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나는 이미 그 사람의 모습을 봤기에 엄마의 친절을 원망했다.
나는 우산을 가지러 베란다로 가고, 엄마는 현관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엄마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어서 돌아가! 돌아가라고!"

 

평소 엄마의 고함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서,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현관으로 가니 여자가 체인 걸린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고,
엄마께선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셨다.
나는 곧바로 현관으로 갔고 나까지 합세해서야 겨우 현관을 닫을 수 있었다.

 

"엄마,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니 괜찮아. 무서웠지? 얼른 자자."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갑자기 현관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나는 너무 위축되어 울면서 경찰에 전화하자고 했다.
하지만 엄마께선 침착하게 일단 지금은 무시하고 계속 그러면

경찰을 부르자 라고 하시며,
신경 안 쓰신다는 것처럼 잘 준비를 하셨다.

 

쾅! 쾅!

 

이윽고 현관을 발로 차는 소리가 들렸다.
30분 정도 지나자 소리가 그쳤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웃집에서도 나온 것 같았다.
현관 너머로 이웃집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대로 잠들었다.
이후 같은 일은 없었기에

어머니께서도 별 다른 언급은 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하룻밤의 해프닝으로 기억되었다.

몇 년이 지났다.
도시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여 엄마와 떠나 혼자 살게 되었다.
자취방에서 첫 날, 엄마와 통화하는데 문득 그 날 일이 생각났다.

 

"엄마, 그 날, 무서워서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아.

괜찮을까, 자취하는 거?"

 

그러자 엄마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날, 네가 너무 무서워해서 말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 정말 이상했어.
빗속을 걸어 왔다고 하는데, 비에 전혀 젖지 않았어.
그리고 왼쪽에는 방망이를 들고 있었고,
게다가 그 사람…… 남자였지."
 
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 왜 경찰 안 부른 거야? 경찰을 불렀어야지."
"경찰 불러도 바로 도망갈 것 같아서 그랬지. 이미 여자 둘이 사는 집인 걸 알려졌는데 괜히 경찰 불렀다가……."

 

분명 그 때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 공포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와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앞으로 문단속을 잘 해야겠다.
자취 첫 날부터 왠지 무서운 밤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잠이 들려는 찰나, 갑자기 현관벨이 울렸다.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3


"수면제..구할 수 있을까?"

 

내 오랜 벗인 정훈이는 그 말을 듣고는

눈을 크게 뜨고 안경을 고쳐 썼다.

 

"왜..?"

 

나는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두 손을 가볍게 들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불면증이야.."

 

정훈이는 망설이는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더니

결국 처방전을 꺼내 무엇인가를 휘갈겨 쓰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처방전 없이..그냥 줄 순 없을까?"

 

처방전이 남게 되면 일이 곤란해진다.

의심스럽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는 정훈이를

나도 똑바로 쳐다보며 싱긋이 웃어주었다.

 

"아..환자 취급 받긴 싫거든..

그렇지 않아도 내 마누라가 날 환자 취급 하고 있는데..

자네에게 처방을 받은걸 알면 아마 날 병원에 입원시키려 들걸."

 

그때 마침 정훈이를 부르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작은 스피커를 통해 들려 왔고

다음 환자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정훈이는

별다른 말 없이 나에게 수면제 한 봉지를 내밀었다.

하루에 두 알만 먹어야 한다는 주의와 함께.

 

오늘은 비가 오는 밤이다.

아마 아내는 오늘도 밤 외출을 할 것이다.

사실 내가 불면증에 걸린 이유는 바로 그런 아내 때문이다.

아내는 부슬부슬 비가 오는 밤마다..
검은 비닐점퍼를 꺼내 입고 살금살금 현관문밖으로 나가곤 했다.

아내를 미행해 보려 한적도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그녀는 마치 날렵한 검은 고양이처럼

소리도 없이 나를 따돌리고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

참다못해 그녀에게 왜 몰래 집을 빠져나가냐며

화를 내며 따져보기는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뻣뻣이 치켜든 채

한마디로 잘라 결론을 낼 뿐이었다.

 

"그건 다 당신이 만들어낸 환상이에요!

오, 여보, 차라리 병원에 한번 가보세요.

요즘에 당신이 불면증에 너무 시달리다 보니

그런 환상을 본걸 거에요"

 

억울했다.

나는 환자가 아니다.

그러나 아내 이외의 다른 사람들 모두도

나를 '불면증'이라고 평하는 것을 보면 그

거 하나만은 확실한 것 같다.

사실 그것은 내 아내 탓이지만.
머리가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고 이마를 지긋이 눌렀다.

사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것은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될 뿐이었지만,
이 참기 힘든 두통은 그다지 반갑지가 않다.

현관문을 키로 돌려 열고 곧장 부엌으로 걸어갔다.

커피메이커가 진한 헤즐넛향을 풍기며

검은 액체를 한 두 방울 씩 뽑아내고 있었다.

아내는 불면증을 더욱 심하게 만들뿐이라며

내가 커피 마시는 것을 질색했지만

나는 내 혀와 코를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커피를 포기할 수가 없다.

아내와 세트로 쓰고 있는 부부 커피잔을 꺼내

커피를 따라낸 다음 안방으로 들고 갔다.

아내는 침대에 멍하니 앉아 손톱을 물어 뜯고 있었다.
어색한 침묵이 싫어 나는 불쑥 티브이를 켰다.

 

"은호는?"

 

올해 고3인 아들 은호 얼굴을 제대로 본지도 며칠 된 것 같다.

사실 나는 가끔 신경질을 억누르지 못하고

집안 물건을 때려 부수곤 했다.

아내는 마치 어린양을 백정 손에서 빼돌리는듯한 눈길로

나에게 은호를 독서실에 다니게 하자고 했었다.

고3은 신경이 날카롭다나..

 

"오늘은.. 독서실에서 잘 거예요."

"나.. 노력하고 있으니까.. 앞으론...잘할게.."

 

아내는 놀란 눈길로 힘없이 중얼거리는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더니 엷은 주홍빛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로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여보..고마워요.. 사실 나 좀 힘들었었어요.."

 

나는 괜히 멋쩍은 심정이 들어

티브이의 볼륨을 올리며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나운서가 무표정한 얼굴로 사건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또 한 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7일전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 모 양의 시신이

오늘 김양의 집 근처 하수도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시신의 일부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경찰은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보고..."

 

사실 나는 정신병자라는 단어가 매우 싫다.

불면증이 계속 되면 안 된다고

치료를 받아 보라 했던 아내의 말에 그토록 분개한 것도

그 단어..'정신병자' 때문이다.

어두운 방에 갇혀 울부짖는 일밖에 할 수 없었던

우리 아버지를 보고도 다들 그렇게 불렀었다.

치료..정신병...

정신병도 유전된다고 말하던 정훈이 녀석이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턱을 한대 올려 친 것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나는 조용히 주먹을 쥐어보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나는 결코 정신병이 아니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안 하는 '정상인'으로 살 것이라고.

아내는 내 손에서 하얀 바탕에

장미무늬가 그려진 커피잔을 받아 들고 웃음을 지었다.

안방은 금세 향긋한 헤즐넛 향기로 꽉 차있었다.

 

"여보..그리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 잠이 더 잘 온대요."

 

아내는 나에게 그렇게 말하며

새로 사왔다는 허브향 입욕제를 건네주었다.

그러나 나의 불면증은 확실히 중증인가 보다.

아내가 모처럼 사온 입욕까지 썼는데도 불구하고...

옆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내의 숨소리를 뚜렷하게 들으며

천장만 멀뚱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낮에 정훈이에게 받은 수면제 30알을

정성껏 가루로 만들어 아내의 커피에 타놓았으니..

아마 그녀는 일어날수 없을 것이다.

밖에선 여전히 빗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오늘밤은 아내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아니, 밖으로는 나갈 수 있지..

다만 그게 자신의 의사가 아닐 테지만.

나는 아내의 겨드랑이에 두 손을 집어넣고 번쩍 들어올렸다.

그러나 제법 키가 큰 아내의 두 다리가 바닥에 질질 끌린다.

아내를 거실의 바닥에 내려놓고 나는 베란다 문을 활짝 열었다.

차가운 빗방울이 내 얼굴을 때리고 있었다.

 

-정신병자!!-

 

아까부터 머리 속에서 뱅뱅 돌고 있는 말

한마디가 끈질기게 나를 괴롭힌다.

그러나 난 정신병자가 아니다! 내 아버지는 그랬지만.

바람난 아내를 응징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정상인'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사실 아닌가?

게다가 나는 아내를 죽임으로 해서

 불면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를 악물고 아내를 베란다 밖으로 내던져 버렸다.

 

-퍽-!-

 

무언가 깨지는듯한 소리가 빗소리에 묻혀 희미하게 들려왔다.

사실 우리 집은 1층이다.

그러나 우리 집이 있는 이 101동은

절벽처럼 깎아지른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었고,

101동의 모든 집은 다 그쪽을 향해있는 베란다를 갖고 있었다.

아마 아내의 시체는 내일 아침에나 발견되겠지.

저 아래로 지나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아내는 정말 모르는 일이었겠지만..

나는 오늘 일을 아내의 자살로 꾸미기 위해

사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자주 가는 슈퍼, 정육점, 심지어 아내의 회사에 들릴 때마다도

항상 슬픈 표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해왔던 것이다.

 

-제 아내는..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요즘엔 몽유병 증세가 좀 있어서..

혹시라도 이상한 행동을 보이게 되면 놀라지 마시고

이해해 주세요..-

 

내 말을 듣고 아내에게 직접 '

 

당신이 불면증에 몽유병이냐'

 

라고 물을 사람이 있었을까?

아마 내 말을 전해들은 그들은 뒤로 돌아

혀를 차면서 그렇게 말했을 뿐일 거다.

 

-쯧쯧..가엾게도.. -

 

그리고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를

좀더 친절히 대해주며 간혹 이상한 눈길을 보냈겠지.

빗줄기가 상쾌하게 느껴진다.

내일은 경찰 앞에서 아내를 갑작스레 잃은

남편의 슬픔을 연기해야 할 것이다.

 

-아..아내가 불면증에 몽유병 증세가 있는 건 알았지만..

수면제를 먹고 베란다에서 떨어질 줄이야..-

 

처음엔 의심받을 줄은 몰라도..

아마 경찰 스스로가 증거 불충분으로 날 풀어주게 될 것이다.

내가 수면제를 구한 경로도 추적해내지 못 할 테지만.

나는 천천히 안방으로 도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

아내의 검은 비닐 점퍼가

마치 깊게 베인 상처처럼 옷장 한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자 난 속이 뒤집어져서

그 검은 점퍼를 꺼내 땅에 내동댕이 쳤다.

 

-땡그랑..-

 

아내의 점퍼 주머니에서 뭔가가 떨어지더니 내 발등을

 내리찍고 저쪽으로 굴러갔다.

저.. 반짝이는 저것은..열쇠였다.

나는 그게 과연 어디의 열쇠일지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남자와 밀회를 하기 위해 집을 얻어 놓은 것일까?

그러나 저 열쇠의 형태는..

철물점에서 흔하게 파는 대형 자물쇠의 열쇠같이 생겼다.

아내는 저 열쇠를 이용해 뭔가를 숨기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열쇠를 집어 들고 집안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아내가 바람 피운 증거를 찾아낼 수 있다면...
경찰에 좀더 유리한 입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자물쇠 같은 것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내가 샅샅이 살피지 않은 단 한군데,
다용도실에도 자물쇠가 없다면

이 집안에 자물쇠를 채울만한 곳은 없다.

다용도실은 웬일인지 굳게 잠겨 있었다.

그 동안 특별히 내가 다용도실을 들여다볼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이 방문이 잠겨 있다는 것조차 몰랐었는데.

나는 세차게 어깨를 부딪혀

문을 쉽사리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엔 자물쇠가 있을까..?

그러나 나를 궁금하게 하던 그 자물쇠는

너무나 눈에 띄기 쉬운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장이 나서 버리기로 되어 있었던 세탁기가 웬일인지 그대로 있다.

세탁기는 은색체인으로 한 바퀴 돌려져 있었고

그 끝에는 차가운 금속성으로 빛나는 거대한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

왜 이런 행동을..?

아마 그에 대한 해답은 이 자물쇠를 풀어보면 나올 것이다.

약간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나는 자물쇠를 풀고 체인을 풀어헤쳤다.

 

-덜컹-

 

그러나 세탁기 안에 들어있는 것은 나를 더 의아하게 했다.

하얀색 아이스 박스가 세탁기 안에 처박혀 있었다.

왜? 왜 이런 것을 여기에 넣어놓은 것일까.

아이스박스 안에는 무엇인가 잔뜩 들어있었는지

무게가 상당했다.

나는 세탁기의 귀퉁이에 찢겨나간 손톱을 빨며

꺼내놓은 아이스박스의 뚜껑을 열어 제쳤다.


"우..우웨에에엑~~!!"

 

눈물이 찔끔 흘러 나올 정도로 토악질을 해댔지만

아직 개운하지가 않았다.

아이스 박스 속에는..

하얀 드라이 아이스 여러 개와 함께..

잘려나간 귀, 뭔가 날카로운 것으로 도려낸듯한

 여자의 유방이 들어있었다.

나는 바닥에 주저 앉은 채로 뒤로 기어갔다.

아까 티브이에서 들었던 뉴스..

시체의 일부를 가져간다는 그 연쇄살인범..

그게.. 내 아내였던가?

아내가 비 오는 날 밤마다 밖으로 나간 것은 그것 때문이었나?

살인을 하러? 비닐 점퍼를 입었던 것도.. 피가 튀는걸 막기 위해..

나는 예상외의 사태에 망연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나는 욕실로 뛰어 들어가 차가운 물로 머리를 적시며 서있었다.

정신병자..아내는 정상인처럼 행동했지만 정신병자였다..!!

 

-딩동!-

 

갑자기 정적을 깨는 벨소리가 들려

나는 화들짝 놀라 문밖으로 뛰어나갔다.

만약 저 다용도실의 시체조각을 누가 지금 목격이라도 한다면..

그리고 아내가 집에 없는 것을 알아챈다면..

둘 다 내가 뒤집어 쓸 가능성이 많다.

 

"누..누구..?"

 

나는 조심스레 물고기 렌즈를 통해 밖을 쳐다보았다.

은호의 얼굴이 렌즈 안에 비치고 있었다.

이젠 정말 큰일이다.

은호는 분명히 오늘 독서실에서 잔다고 했었는데.

 

"아버지! 저예요."

 

잠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던 은호는

문 손잡이를 비틀며 내가 문을 열어주길 재촉했다.

나는 입술만 깨물며 초조히 서있다가 결국 문을 열어주었다.

은호는 내 아들이다.

내가 왜 아내를 죽였는지 듣고 나면 이해 할 것이다.

살인자 엄마를 두었다는 사실을..

자신도 알리고 싶진 않을 테니까.

은호는 머리에서 물방울을 털어내며 가방을 현관에 내려놓았다.

나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를 생각하며

당황스런 표정을 감추기 위해

냉장고로 걸어가 쥬스를 꺼냈다.

 

"비..비가 많이 오지..? 너..오늘 독서실에서 잔다 길래.."

 

은호는 내가 내미는 쥬스잔을 받아 들며 말했다.

 

"엄마는요?"

 

젠장..올게 왔다..하지만 결국 말해야 되는 거니까.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에 불을 붙여 물며 말했다.

 

"어..엄마..네 엄마는..."

 

은호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젠장..아무래도 똑바로 바라보고 말하기는 힘이 든다.

 

"잠시만요, 아버지."

 

은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갑작스레 몸을 일으켜 다용도실로 걸어갔다.

 

"자..잠깐..!"

 

팔을 움켜잡는 나를 약간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은호를

움켜잡고 속사포처럼 진실을 쏟아냈다.

은호는 경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슬금슬금 현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네..네 엄마를 죽인 건 내가 맞지만 ..저 시체는..!!

정말 난 아니야!!"

 

그러나 내 처절한 부르짖음에도 은호는 쭈뼛 거리며

달아날 태세를 취할 뿐이었다.

아들..내 아들이 나를 못 믿어..?

나는 꽉 다문 잇새로 한 음절씩 끊어 내뱉으며

은호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난.. 아니라고 했잖니..? 날 못 믿어?"

 

은호는 다가가는 내 걸음에 맞추어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아..아니에요..믿어요..아버지..왜..?"

 

내 손에는 어느새 번쩍이는 식칼이 들려있었다.

은호..내 아들녀석마저 나를 못 믿고..

 

"난.. 불면증일 뿐이야..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나는 나도 모르게 어느새 고함을 버럭버럭 지르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도 울부짖었다...

어두운 방안에 갇혀. 정신병자란 칭호와 함께..

 

"악!!아버지!!"

 

순간 얼굴을 가리는 은호의 팔에 식칼이 내리 꽂혔다.

 

"흐흐..흐흐흐..."

 

나는 천장을 쳐다보며 광소를 터뜨렸다.

난!! 안 미쳤어!

그때였다.

내 배를 타고 뜨듯한 액체가 흘러내리기 시작한 것은..

놀라 쳐다보는 내 눈에 싱그레 웃고 있는 은호의 얼굴이 들어왔다.

내 배에는 잘 갈려진 사시미 칼이 꽂혀 있었다.

은호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얼굴에서 시선을 돌리더니

 칼을 쓰윽 빼냈다.

아..아프다..

 

"어쩐지.. 오늘은 엄마가 안 나오시던데.

제가 사람을 죽일 때마다 엄마가 뒤처리를 해줬는데

오늘은 저 혼자 힘들었어요.

비 오는 날에는 항상 날 찾아 다니느라 고생하셨었는데..

그래도 엄마는 절 이해하던데요?
고3이라.. 스트레스 때문에 그럴 거라고.
아! 그리고.. 이 말도 하시며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네가 이러는 것은 네 아버지 때문일 거야'

라고. 정신병은 유전된다면서요?"

 

아내가 나갔던 것은... 그것 때문이었나..?

아들의 살인을 감춰주기 위해..

비 오는 날마다 미쳐 날뛰는 아들을..

대대로 유전되어 오는 정신병을 가진 아들을 감싸주려고..

흐릿해져 오는 눈을 억지로 떠보려다가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 갔다.

아..달콤한 잠이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4

 

예전에 엄마, 아빠, 딸 이렇게 셋이 살던 집이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딸이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엄마가 죽어있었다.

 

너무나 놀란 딸은 112에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마침 안방에서 아빠가 나오더니 엄마가 바람을 피워서 자신이 죽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시신을 처리할테니 너는 방에 들어가 있어라' 라며

딸을 딸의방으로 들여보냈다.

 

딸은  엄마의 죽음에 놀라고 슬픈 한편,

만약 아빠가 엄마를 죽인 사실을 알면 아빠가 감옥에 가게되고

자신이 혼자 남을까봐 이 비밀을 영원히 묻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기위해 책상에 앉았는데

포스트잇 한장이 책상에 붙어있었다.

 

바로 다급하게 쓴듯한 엄마의 글씨체로.

 

.

.

.

.

.

 

.

.

.

.

" 아빠가 미쳤다. 도망쳐 !! "

 

 

 


5


어느 인적드문 도시에서 자살 소동이 일어났다.

그 자살소동의 주인공은 줄리라는 15살 남짓되는 소녀였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서 줄리의 자살을 마음아파 하였다.

줄리는 어렸을적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동생마르쉘과 함께 전전긍긍 살아가는 고아였기 때문이다.

 

혼자 남겨진 줄리의 동생이 너무 안쓰러운 마을 사람들은

우선 동생을 마을 회관으로 데리고와

따뜻한 코코아를 한잔주며 다독였다.

 

"마르쉘, 너의 누나의 일은 유감이야."

"아마 누나도 매우 힘들었겠지.

하지만 너도 누나처럼 되는걸 줄리는 바라지 않을거야."

 

마르쉘은 코코아를 다 마실때까지 한마디도 하지않았다.

사람들은 눈물을 훔치거나,

안쓰러운 눈빛으로 마르쉘을 뚫어지게 쳐다볼뿐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이윽고 마르쉘이 입을열었다.

 

"우리 누나는 매일 강간을 당하였어요."

 

사람들은 깜짝 놀라 마르쉘을 쳐다보았다. 마르쉘은 말을 이었다.

 

"누나는 나를 굶기지 않기위해서

매일 정육점에 나가서 일을 하였어요.

하지만 우리집은 가난했어요.

누나가 항상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바뀌는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우리는 늘 딱딱한 빵으로 배를 채웠어요.

어느날부터인지 누나가 돈을 많이 벌어왔어요.

난 그날 처음 고기스프를 맛보았어요.

우리 누나는 매일 정육점에 나갔어요."

 

줄리의 동생은 계속 정육점이란 말을 되풀이 하였다.

사람들은 정육점주인이

줄리에게 그런 몹쓸짓을 했을거라고는 생각도 하지못하였다.

왜냐하면 그는 무척 좋은 사람이였기 때문이다.

줄리의 동생은 머그컵을 내려놓고 몸을 한번 부르르떨었다.

 

"나도 일을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몰래 누나 뒤를 따라갔어요.

아저씨께 나에게도 일자리를 하나 내주라고

말을하려고 하였거든요.

그런데 누나는 정육점 고기창고안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었어요.

내 눈에는 그것이 강간으로 보였지만,

정육점아저씨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같지 않았어요.

왜냐면 성행위가 끝난뒤에는 누나에게 늘 돈을 주었거든요.

누나는 억지로 그 일을 한것같았어요.

하지만 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무에게도 말을 못했어요.

 

나는 늘 누나의 뒤를 밟았어요.

누나는 매일 정육점창고에서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어요.

난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었어요. 누나는 돈을받기 때문에요.

누나가 죽기 일주일 전에는 정육점아저씨가 매우 화났던 날이에요.

누나를 마구 때렸지요.

그러다 창고에 매달려 있는 고기가 떨어져

누나의 왼쪽 손목을 짓눌렀어요. 누나는 마구 울었어요.

 

그리고 집에 와 지쳐 쓰러진 누나는

왼쪽 손을 사용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장애가 된거에요.

누나는 그날 이후로 정육점에 나가지 않았어요.

누나가 죽기 하루전 정육점 아저씨가 찾아왔어요.

매우 상냥히 웃으며 누나와 잠깐 얘기를 하고 오겠다고 했어요.

 

누나는 겁에질린 표정으로 밖에 나갔고,

오분뒤에 다시 들어왔어요. 그리고 내게 따뜻하게 속삭였죠.

 

'마르쉘, 누나는 오늘부터 다시 일을 나간단다. 일찍자고있으렴.'

 

난 누나의 뒤를 따라기지 못했어요.

창문밖에서 정육점 아저씨가 째려보는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겁에질린 나는 잠을 청했어요.

 

다음날 눈을 떠보니 누나의 담요에는 피가 흠뻑 젖어있었어요.

나는 깜짝 놀라 누나를 흔들었고

누나의 오른팔엔 칼로 깊게 패인 상처가 있었어요.

연이어 누군지 모를 남자 둘이 우리집에 들어왔어요.

나는 무슨 말이든 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진실을 알고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나까짓건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듯

시체가 된 누나를 끌고 어디론가 갔어요.

아마도 그곳은 소각장이라고 생각해요.

난 이곳에 온 뒤로

단 한번도 소각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걸 본적이 없었어요.

소각장을 돌릴려면 석탄이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하필 우리누나가 죽은 날에 소각장에서 연기가 나다니.

 

나는 집에와서 한참을 울었고

생각해보니 오른손이 깊게 패여 있었어요. 말도안돼.

우리 누나는 왼손을 쓸 수 없어요.

자살을 했다면 왼손의 동맥을 끊었겠죠.

우리 누나는 자살을 한게아니에요."

 

마을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줄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쉘을 찾아오긴 했지만,

줄리의 시체는 마을 사람 그 누구도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을회관에 정육점주인은 있지않았다.

늙은 노부인은 머리를 잡고 쓰러졌고 한 아낙은

세상에나, 세상에나를 외치며

겁에질린 표정을 하였다.

줄리의 동생, 마르쉘은 창밖을 응시했다.

 

연이어 온 몸에 석탄재를 묻힌 정육점주인이 들어섰다.

마을 사람들은 혐오와 경악의 눈치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마르쉘이 말한 그날처럼 상냥하게 웃어보였다.

 

"소각장 청소를 좀 하고왔어요.

오, 마르쉘. 여기있구나.

네 누나의 일은 참 마음아프게 생각하고 있단다.

네 누나가 우리 정육점에서 일하던건 알고있지?

너희 누나는 참 일을 잘했는데 말이야."

 

마르쉘은 정육점주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참, 그리고 한가지 말하지 않은게있어요.

우리 집은 너무 가난해서 자살할만한 칼도 없거든요."


 

 

 

6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내던 친구 한놈이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를 한번하고 서울에

있는 ㅇㅇ대학에 붙게되어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죠 ..

 

이 친구는 혼자 자취를 하게 되었고 ..

서울로 올라온 다음날,

또 다른 고등학교 동창 친구 한놈과 함께 자취방에 놀러갔었죠 ..

 

저희는 아침부터 만나 셋이서 농구한판 하고 ..

자취방에 들어와 아직 덜 정리된 짐들을 정리해주었죠 ..

 

그렇게 짐정리를 도와주고 있는데 ..

 

화장실 창문사이로 부는 바람때문인지 ..

계속 '삐그덕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

 

저는 화장실 창문을 닫으려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

 

얼굴은 안보이는데 어떤 사람이 대롱대롱 화장실 벽에

걸려있는 모습이 화장실 거울에 비춰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전 깜짝 놀라서 "으악 !!!!!!!!!" 하고 소리를 질렀고 ..

친구들은 왜그러냐며 제쪽을 쳐다봤죠 ..

 

저는 어떤 사람이 화장실 벽에 걸려있다고 ...

부들부들 떨면서 얘기했죠 ...

 

친구들은 미친거 아니냐고 ..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갔고 ..

아무도 없는데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냐며 저를 놀리더군요 ...

 

'내가 잘못봤나?' 혼자 생각하고 일어서는데 ..

제가 놀라 넘어지면서 손을 잘못 짚었는지 .. 무엇에 찔렸는지 ..

손바닥이 살짝 찢어져 피가 나더라구요 ..

 

두 친구들은 이왕 이렇게 된거 좀 쉬었다 하자며 ..

 

저보고 집에서 좀 쉬고 있으라고 ..

둘이 나가서 먹을꺼랑 반창고랑 연고를 사오겠다고 나가더군요 ..

 

솔직히 조금 무서웠지만 .. 쪽팔려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

집에서 쉬고 있었죠 ...

 

혼자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

대낮에 불도 켜놓고 ..

MP3를 들으며 만화책을 보고 있었는데 ..

 

피곤이 몰려왔는지 저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버렸죠 ..

 

한 10분? 20분? 정도 잤나?

친구들이 왔나?

 

누가 방에 있는 느낌이 들어 눈을 살짝 떴는데 ...

 

열려있는 화장실 문틈 사이로 ...

어떤 여자가 두눈을 시퍼렇게 뜨고 옆으로 누워

고개를 제쪽으로 돌린상태로 그 열린 문틈 사이로 얼굴만 내밀고

저를 바라보는거예요 ...........

 

깜짝놀라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몸은 말을 듣질 않고 ...........

 

'아 ... 가위 눌렸나 보다 ...'

 

평소에도 가위를 잘 눌리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데 .. 근데 계속 그 여자와 두눈이 마주치고 누워 있으니

너무 기분이 나쁜거예요 ..

 

가만히 보니까 ..

여자는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고 ..

오래 방치된 시체 마냥 ..

파리가 주위를 맴돌고 있더군요 ..

 

근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쿵' 하고 뭔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

 

순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

 

아까 걸려있던 .. 그 .. 사람 ...

 

저는 갑자기 무서워지고 .. 빨리 가위에서 깨야겠다는 생각에 ..

막 발버둥을 치던 찰나 ...

 

친구들이 들어오면서 ...

갑자기 움직일 수 없던 몸을 벌떡 하고 일으키며 깼죠 ..

 

친구들은 영문도 모른체 ..

이제는 친구 보고도 놀라서 호들갑을 떤다며 놀려데더군요 ..

 

저는 괜히 가위걸린 얘기를 꺼냈다 친구들의 웃음거리만 살까봐

아무얘기 안하고 있었죠 ..

 

그렇게 .. 밖에서 사가지고 온 밥도 먹고 .. 약도 바르고 ..

짐정리도 어느정도 마무리를 끝내고 ..

 

저희 세명은 지쳐 쓰러져 다시 잠이 들었죠 ...

 

....

 

몇시간 잤나? ...

 

또다시 .....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에 다시 잠에서 깼죠 ..

 

그런데 .............

 

역시나 ... 이번에도 ...

 

그 여자가 화장실 문틈 사이로 저를 쳐다보고 있더군요 ..

 

저는 옆에서 자고있는 친구들을 깨우려고 발버둥을 쳤죠 ..

 

손을 뻗어 막 쳐보기도 하고 ...발길질도 해보고 ..

소리도 질러보지만 .. 목소리가 안나오더군요 ...

 

그렇게 몇분을 발버둥 치다가 ....

저도 모르게 고개가 옆으로 슥 돌아가게 되었는데 .........

 

잠이 들은줄만 알았던 친구들은 ....

 

같이 누워서 ........

화장실 쪽을 쳐다보며 공포에 질린 얼굴로 누워 있더군요 ............................

 

 

저희는 발버둥을 치다 결국 몇 분만에 일어났고 ..

그렇게 일어나서 서로 똑같은 얘기를 했죠 ..

 

"저 여자 누구야? ................."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

예전에 그 자취방에서 ...

어떤 여자가 살해를 당했는데 ..

 

강도가 들어와 ..여자를 성폭행 한뒤 .. 살해하고 ..

여자시체를 토막내어 ...

검은색 쓰레기 봉투에 넣어 화장실 벽에 걸어놓고 갔다는데 ...

 

이 집주인이 이상한 냄새를 맡고 방안에 들어가 여자 시체를 발견했는데 ..

 

발견됐을 당시에는 ...토막된 몸통 부분만 봉투안에 있었고 ..

 

여자 얼굴은 ...화장실 문틈에 껴있었다고 ...

 

 

더 소름끼치는건 ...

 

이 여자를 죽인 살해범이 경찰에 잡혀 진술을 했는데 ..

 

이 여자가 눈을 뜨고 죽었는데 ..자꾸 재수없게 쳐다보더라고 ..

그래서 시체를 토막내야겠다 생각하고 토막살인을 저질렀는데 ..

 

토막을 하면서 뜬 눈을 억지로 감기려고 해도 ..

이 여자 눈이 안감겼다고 ...

 

그래서 그냥 토막을 냈고 ..

모두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화장실 벽에 걸어놓고 나왔다고 ..

 

그렇게 나와서 몇분정도 걷다가 ..

현장에 살해도구를 흘리고 나와 다시 그집에 들어갔는데 ..

 

그 여자 얼굴이 화장실 창문사이로 보였다는거

 

 

 

 


7

 

.... 내 이름은 이나다.

나 이나.

아빠가 지어 주셨다.

오늘 유치원 선생님이 이름이 예쁘다고 칭찬해 주셨다.

히히...

기분이 아주 좋았다.

사람들은 내가 앙증맞고 깜찍하다고 말한다.

벌써 다섯 살이나 됐는데도 말이다.

가끔씩 어른들은 바보 같다.

내 나이만 생각하고 나를 어리다고 보는 것이다.

그럼 난 속으로 어리석은 그 사람들을 맘껏 비웃어 준다.

그리고 그들 앞에선 더욱더 생긋이 웃는 얼굴로 어리광을 부리고...

하지만...

난 또래 얘들과는 많은 점에서 틀리다.

난 결코 일기장에 내 진짜 감정을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치원 선생님이 일기를 적어 오라고 하면 애들은 틀림없이 엄마 아빠가

새옷을 사준 얘기, 어제 엄마한테 혼났던 얘기, 아빠 엄마가 싸웠던 얘기

그나마 이제 겨우 배우기 시작한 엉 망인 글로 일기장을 메울게 뻔했지만나는 달랐다.

결코 내 진짜 감정을 일기장에 적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일기장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진짜 내 생각을 적는 일기장 또 는 선생님한테 내는 알리바이 일기장.

나 같은 꼬마가 무슨 알리바이가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의 어리석음을 한껏 비웃어 주겠다.

꼬마일수록 알리바이가 필요하다.

특히 나처럼 두 얼굴을 가진 아이들은...

얼마전에 미술시간에 있었던 일기다.

나는 꽃밭으로 날아다니는 나비를 그렸다.

선생님은 나의 그림솜씨를 칭찬해 주셨다.

히히...

기분이 좋았다.

근데 저쪽에서 나영이가 나를 자꾸 째려보았다.

아마도 자기 그림은 칭찬해 주지 않아서 질투하는 거겠지.

상관하지 않고 그림을 마저 그렸다.

선생님은 참 잘했어요

..라는 도장을 찍어주신곤 뒤에 게시판에 걸어주셨다.

나영이가 계속 째려본다.

선생님이 나영이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신다.

나영이는 입술을 삐쭉이 내민 채,

"내 그림이 이나꺼 보다 예쁘잖아요"

라고 했다.

선생님은 당황하신 듯 아무 말이 없었다.

나영이는 나를 향해 혀를 크게 내밀었다.

아무래도 무슨 조치를 취해야 겠다.

화장실에서 깨끗이 손을 씻었다.

뒤에 나영이가 다가왔다

입술을 삐쭉 내민 채 비켜 달라고 했다.

나는 손을 다 씻지 못했음으로 비켜 주지 않았다.

나영이는 계속 입술을 내밀었다.

내가 아무 말 없이 손을 씻었다.

그러자 나영이가 물감이 가득 묻은 손을 내옷에다가 문지르고 가버렸다.

나는 다른 애들처럼 화내지 않는다.

단지 조용히 생각할 뿐이지...

손을 다 씻고 교실로 들어왔다.

벌써 급식이 시작되었다.

나는 생글거리는 얼굴로 나영이에게 다가갔다.

"나영아... 우리 밥 같이 먹자..."

나영이는 계속 입술을 삐쭉하며 내말을 무시했다.

나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니 그림이 내 것보다 잘 그렸어... 진짜야..."

그러자 나영이는 눈을 크게 뜨고 물어보았다.

"정말??"

나는 정말 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이야.. 엄마가 그러는데 어른들은 그림을 잘 볼 줄 모른 데...

선생님도 원래는 니 그림이 더 예쁜데 내가 반장 이여서 그러나봐..."

그 말에 나영이는 활짝 웃었다.

멍청한 계집애...

나는 속으로 나영이를 비웃었다.

결국 우리는 식사를 같이 하게 됐다.

그러다가 내가 나영이의 옷에다가 반찬을 하나 떨어뜨렸다.

물론 일부로...

나영이는 자신의 옷에 반찬이 떨어지자 울상을 지었다.

나는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엄마~ 나영아 미안.. 어떡하지... 맞다 화장실에 휴지 있던데~ "

나영이는 울상을 지으면서도 화장실까지 가기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나는 더욱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나영아~ 화장실에 가야할거 같다니까~~`"

그러자 그 바보는 그제야 일어서서 화장실로 향했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리 유치원이 좋은 점이 한가지 있다면 일주일에 한번은 원하는 아무 자리에나 않아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이 그 날 이였다.

애들은 딴 곳에서 밥을 먹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아마도 원장 실에서 밥을 먹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나영이를 끌고 일부러 놀이방까지 와서 밥을 먹었다.

나는 침착히 머리 속에 그려보고 있었다.

우선 가방에서 락스를 꺼냈다.

아까 화장실에서 몰래 가지고 온 것이다.

그리고 내 주스 컵에다가 락스를 부었다.

그리고 그 락스통을 나영이의 가방에 몰래 넣어두었다.

물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히히히히....

이윽고 나영이가 돌아왔다.

나영이의 옷을 보며 나는 미안하다고 말한 후 나도 잠깐 화장실을 간다고하고선 일어나 나왔다.

나는 애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선생님이 놀이방에서 밥을 먹으라고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애들이 우르르 놀이방으로 몰려 왔다.

나와 아이들 그리고 나영이는 어울려 밥을 잘 먹었다.

마침 주스가 떨어진 아이가 식당까지 가기 귀찮아서 칭얼거리자 나는 선심 쓰듯 내 주스를 주면서 먹으라고 했다.

내 주스를 받아든 아이는 창민 이라는 아이였다.

창민이는 고맙다고 말하며 주스를 가져갔다.

나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지켜 보았다.

이윽고 창민이가 주스를 한 입 먹기가 무섭게 오바이트를 하며 바닥에 나뒹굴자 놀이방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버렸다.

쿡쿡쿡...

선생님들이 뛰어들어왔다.

내 계획대로 차차 진행되고 있었다.

창민이는 병원에 실려갔고 이젠 나의 시간이다.

반장인 나는 선생님한테 구구절절 말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걸 육하원칙에 맞추어 말한다고 아빠가 말했었다.

나는 완전히 겁에 질린 얼굴로 울면서 떠듬떠듬 말을 했다.

나의 완벽한 연기력에 나 조차도 놀랄 지경이다.

"훌쩍... 내가요... 화장실에 갔다오면서 애들한테 놀이방가서 같이 밥 먹자고 하면서 애들하고 놀이방으로 갔었어요. 훌쩍.. 훌쩍... 다 같이 밥 먹다가 창민이가 주스가 없다고 해서 내껄 줬어요. 훌쩍훌쩍... 그리고 창민이가 그렇게 됐어요.. 훌쩍훌쩍... 내가 화장실 가기 전에 쪼끔 마셨을 땐 괜찮았단 말이에요...훌쩍... 선생님 내 잘못이에요....? 엉엉엉엉엉~~."

선생님은 나를 안으면서 내 잘못이 아니라고 토닥거렸다.

안경을 쓰고 예리하게 생긴 다른 반 선생님이 나를 보며 물어보셨다.

"이나야.. 혹시 이나가 화장실 갈 때 놀이방 에 누구누구가 있었어?"

나는 정신 없이 훌쩍이다,

"훌쩍... 응... 나영이 밖에 없었어요..훌쩍훌쩍..."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선생님의 품에 안겨서 울먹였고 선생님은 나를 토닥거리며 안경낀 선생님과 서로 마주보았다.

게임 오버~ 쿳쿳쿳...

나는 선생님의 품에 안긴 채 더욱 큰소리로 울며 빙긋이 웃었다.

선생님들은 우리를 마당으로 내보내서 놀도록 하게 했다.

물론 아이들의 가방검사를 하기 위해서겠지...

조금 있다 경찰 몇 명이 마당을 지나 놀이방으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이윽고 나영이의 엄마가 불려 들어갔다.

나영이는 울면서 엄마와 경찰아저씨 들에게 끌려나갔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나영이는 유치원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 속이다 시원했다.

그 다음날엔 창민이 엄마와 우리 엄마가 원장실에 들어갔다 왔다.

히히히... 엄마가 나한테 각별히 신경을 써줬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면 너무나 시시했다.

나영이가 유치원에서 사라진지 며칠이 지나서 나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에게 큰소리로 물어봤다.

나영인 어디 갔냐고...

선생님은 무척 당황해 하는 눈 치더니 나영이는 먼 데로 이사를 가서 더 이상 우리 유치원에서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큰소리로 울면서 말했다.

"선생님 거짓말쟁이~ 나영이가 날 죽이려고 하다가 창민이가 죽게 된 거잖아요..

엉엉엉엉~~"

순진한 다섯 살 박이 아이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 이 바보들아... 너희는 그냥 내가 한말을 믿기만 하면 돼...

나영이는 이윽고 그 동네에서도 살 수 없게 돼버렸다.

순진한 내친구들은 뽀르르르 달려가 자기 엄마에게 내가 한말을 전해 버렸으니까...

안 그래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던 엄마들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아줌마들은 나영이를 두고 애 살인 마 라던지 정신병자 라던지 말이 많았다.

아이들 역시 나영이가 지나가면 돌을 던지거나 욕을 했다.

다 이게 내가 공을 들인 결과지.. ??...

나영인 머리에 돌을 맞고 피를 흘린채 울곤 했다.

아니면 남자애들을 시켜서 나영이를 실컷 때려주게 하였다

남자애들 대부분이 창민이 친구였다.

그럼 우리는 나영이의 뒤에다가 대고 소리를 질렀다

"나영이는~~~ 나영이는~~~ 살인자 래여~~ 살인자 래여~~~~"

물론 이 살인자란 말도 내가 애들한테 가르쳐준 것이다.

그러다가 나영이 아줌마는 창민이 엄마와 우리 엄마가 합세해서 공격하는육탄전을(?) 못이겨 동네를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나영이는 내 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솔직히 나영이를 그냥 죽여 버리는 게 속이 더 시원했겠지만 그러면 잠깐 밖에 재미가 없잖아????...

멍청한 그 얘는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에서 한평생을 시달리며 살꺼야.

어린 나이에 뭘 알겠어?

그랬다고 그러면 그런줄 알겠지...

흠.. 요즘 들어 조금은 피곤하고 무섭다.

나영이가 사라져서 좋기는 한데 밤마다 꿈에 창민이가 나타난다.

위와 심장이 많이 안 좋았던 창민이는 락스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삼켜서 위세척하는 도중에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멍청하긴...

냄새도 못 맡고 그렇게 많이 꿀꺽 삼키다니...

지금도 창민이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

천장에 찰싹 붙은채 말이다.

전엔 꽤 귀여웠던 녀석인데 지금은 얼굴이 뒤틀리고 충혈된 눈을 한 채로나를 노려본다.

입에선 피를 흘리면서...

나도 같이 창민이를 노려본다.

창민이의 피가 내 머리 위로 내 침대위로 주르륵 떨어진다.

나는 걱정이 된다.

이 피는 어떻게 하지?

조금있다 엄마 아빠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뭐라고 말하면 돼나...

지금 내 옆에는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 새근새근 자고 있다.

그리고 내방 구석에 엄마가 아끼는 커다란 개 한 마리 가 낑낑댄다.

나는 자고 있는 내 동생을 보고 그리고 개를 보고 빙긋이 웃었다.

나는 또 하나의 알리바이를 작성해야만 한다...


 

 

 


8

 

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은 매독이라는 성병에 걸렸고 여자는 폐결핵 환자입니다.

그들은 4명의 자식을 낳았습니다.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균이 몸에 너무 많이 퍼져서 눈이 멀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태어나자 마자 죽었습니다.

셋째 아들은 역시 몸에 아버지의 균이 너무 많이 퍼져버려서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넷째 아들은 어머니의 폐결핵이 유전되어서 폐결핵 환자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부부가 새로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임신 4개월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의사입니다.

이 부부가 당신에게 찾아와서 이 아이를 낳을것인지 말 것인지

상담을 하였습니다. 당신

추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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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길어...ㅋㅋㅋㅋㅋㅋㅋㅋ
13년 전
topclass n mr.g 완전 길어
13년 전
아 너무많아
13년 전
장빠★)) 읽다 내림ㅋㅋㅋㅋ 너무길어
13년 전
(◞≼❤≽◟ω◞≼❤≽◟) 아 ㅠㅠㅠ길당 ㅋㅋㅋㅋ 한 3분의 1 못읽곸 ㅠㅠㅠㅋ
13년 전
아 진짜 길다;
13년 전
아으 길어도 다 읽었는디 찜찜함
13년 전
몇개보다쭉내림 ㅋㅋ
13년 전
몇개읽다너무길어서내림ㅋㅋㅋ근데좀그렇네
13년 전
앜ㅋㅋㅋ다읽었다..앜ㅋ힘들어..이해안가는 부분도 있었고,화장실 못가겠으뮤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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