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김재중을 보고 있노라면 '여자 머릿속에라도 들어갔다 왔나' 싶을 만큼 여자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안다.
그의 솔로 공연을 처음 본 것은 지난 11월 3일.
지난 10월 29일 첫 솔로 정규 1집을 발매한 김재중은 이를 기념해 서울을 시작으로 일본 요코하마, 대만, 중국 남경 그리고 17일과 18일 일본 오사카 오사카조홀(Osaka-Jo Hall)에서 아시아투어를 진행 중이다.
여자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아는, 그래서 여심을 들었다 놨다하는 김재중의 비법을 알아보기 위해 다시 한 번 그의 아시아투어 현장을 찾았다.
일본에서 4년여의 활동 공백이 있었음에도 입석도 마다않고 공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은 과연 그의 어떤 매력에 빠진 것일까.
18일 일본 오사카에는 이른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쌀쌀한데다 비까지 내렸지만 궂은 날씨는 역시나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른 시간부터 공연장 앞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채우고 김재중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을 진정한 마성의 매력男으로 인정합니다!
타고났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을 듯 하다. 그 요염한 눈빛과 몸짓이라니. 김재중 앞에 선 여자들은 작렬하는 태양 아래 아이스크림처럼 스르르 녹아버렸다.
녹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강렬한 눈빛과 몸짓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요염한 눈빛과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동하는 몸짓은 왜 오매불망 일본 팬들이 그를 기다렸는지 알 수 있었다.
살짝 걸친 재킷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하얀 속살과 갈비뼈가 보일 만큼 말랐지만 오밀조밀 자리 잡은 근육은 모성애를 자극하면서도 섹시함을 안기는 모순적인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런 이율배반적 매력을 잘 알고 있는듯 김재중은 때로는 여리게 또 때로는 강렬하게 변신하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솔로 미니음반 타이틀곡 '마인(Mine)'을 부를 때는 로커로서의 본능을 한껏 발산하려는 듯 격렬한 헤드뱅잉으로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그랬지'를 부를 때는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에 맞춰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했다.
'로튼 러브(Rotten Love)'가 끝난 후에는 "무대 위에서 옷을 갈아입겠다"며 상체 탈의한 모습을 과감히 보여줘 또 한 번 괴성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여심을 조련하는 그의 모습에서 팬들은 3시간 동안 기립한 채 눈과 귀를 무대에서 떼지 못했다. 역시 김재중은 진정한 마성의 매력남이었다.
◆김재중 이름 내건 토크쇼, 예약하고 가실게요.
김재중에게 일본 팬들이 푹~ 빠진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유창한 일본어를 바탕으로 한 입담이 가히 인상적이다. 3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한국어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은 그가 노래를 부를 때 뿐이었다. 일본에 데뷔한지 어언 8년, 꾸준히 닦아온 일본어로 김재중은 일본 팬들과 소통하며 "팬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고 싶다"던 바람을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일례로 공연 중 그는 자신의 대기실로 카메라를 옮긴 후 카메라맨이 포착한 팬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세디스트 앤 마조히스트를 드레스코드로 공개한 이날 일본 여성 팬들은 진정 과감했다. 온몸에 수갑과 철사를 휘감은 여성 팬부터 여경으로 변신한 팬 등 과감한 코스프레로 그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한껏 표출했다.
이 같은 팬들의 마음을 아는 듯 그는 "나는 스타지만 스타가 아니다. 인간이다. 늘 따뜻한 마음으로 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해 팬들을 감동시켰다.
그는 따뜻한 말 한 마디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다. 공연 내내 '나'를 아껴주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김재중. 왜 그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불과 한 달 남짓, 김재중은 멈추지 않는다.
김재중의 솔로 첫 콘서트를 본 건 불과 한 달여 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는 부쩍 성장해 있었다. "장거리 연애가 이런 감정일까요?"라며 툭 던지는 말 한 마디에도 팬들을 향한 배려가 담겨 있었으며 김준수, 박유천의 부재에 아쉬움을 드러낸 그지만 장작 3시간이라는 긴 시간 혼자 무대를 채우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무대 곳곳을 펄펄 나는 김재중은 오프닝 곡 '9+1 #'과 '버터플라이(Butterfly)'를 시작으로 '나우 이즈 굿(Now Is Good)' '모던 비트(Modern Beat)' 등 20여 곡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노래실력에 있어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솔로 1집 발매 후 지인들이 "강렬한 비주얼 때문에 노래못할 줄 알았더니 잘하는구나라고 말해 놀랐다"는 그의 고백이 괜한 말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말했다. "늘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같이 공유하는 이 마음을 음악으로 담아 곁에 있다고 생각하면 늘 함께 하는 것 아니겠냐"고. 김재중의 고백 속에서 팬들을 향한 멈춤 없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김재중은 출발점이었던 동방신기 그리고 JYJ를 뛰어넘어 솔로 가수로 세계 속에서 우뚝설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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