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f(x) 루나와의 인터뷰 날. 루나가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보고 와야 해서 약속 시간은 오후 5시 무렵으로 정해졌다. 약속 시간까지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루나가 쌍둥이란 걸 알게 됐다. 그 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었는데, '작은 체구에서 힘있게 노래 부르는 게 대단하다'고 늘 생각했던 루나와 똑같은 모습의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니, 왜 그런지 모르게 신기했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되자 루나는 TV 화면에서 그랬던 것처럼 "안녕하세요"라고 밝게 인사하며 나타났다.
- 시험은 잘 봤는지.
"음… 잘~ 보고 왔어요(웃음)"
- 1학기 성적은 어때요? A 학점은 많이 받았어요?
"비공개인데, 저 그래도 성적 좋았어요. A도 많이 받았어요!"
- 쌍둥이 언니가 있다면서요. 똑같이 생겼나요?
"조금 다르게 생겼어요. 언니가 더 예쁘거든요. 저보다 언니가 좀 더 통통한데, 더 예쁘기도 해요"
- 학교에 다닐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들었어요.
"네, 버스를 타요. 원래는 지하철을 더 좋아했거든요. 막히는 시간도 없고. 그런데 아버지께서 버스를 타고 다니라고 하셨어요. 이유를 여쭤봤더니 그래야 우리나라 지리를 알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그냥 타는 게 아니라 지도를 갖고 타라고 하셨거든요. 아버지가 항상 약속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는 버스를 타고 다니라고 하셔서 요즘에도 이용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버스 여행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 아버지께서 걱정하진 않으시나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텐데.
"걱정 안 하세요 하하. 오히려 할머니께서 걱정하시는데, 아버지는 워낙 쿨해서 '이 나이에는 모든 것을 느끼고 배울 나이야!'라면서 강하게 키우세요. 사람들도 '불후의 명곡' 나온 뒤로 많이 알아보세요. 가끔 사인도 해드리는데, 제가 가만히 안 있고, 계속 뭔가 하고 있으니까 알아봐도 막 다가오거나 그러진 않는 것 같아요"
-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도 출연했고, '불후의 명곡' 때도 뮤지컬풍의 무대를 여러 번 만들었는데, 루나에게 뮤지컬은 어떤 의미죠?
"'금발이 너무해' 때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제 자신만의 길을 발견했던 시기였어요. 처음으로 연기를 배우고, 또 연기를 직접 해보고. 가요 무대가 아닌 공연 무대에서 처음 서 본 거라서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도 기회가 되면 뮤지컬 쪽으로 깊이, 더 많이 공부하고 싶고,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본 뮤지컬이 있나요?
"'엘리자벳'을 재미있게 봤고요. '라카지'는 다른 분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영웅'도 참 좋았어요"
- 드라마에도 출연했는데, 가수, 뮤지컬, 드라마의 차이를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제가 느낀 건 결코 다른 분야가 아니란 거였어요. 창법이 다르고, 마이크가 다른 것뿐이지 전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노래도 목소리의 기교로만 부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스토리 텔링을 하면서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불후의 명곡' 때에도 스스로 표현을 한정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공부할 때 배운 것처럼 왜 '예술은 하나다'라고 하는지 이해가 됐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 온 가족이 음악인이에요. 원래 가수가 꿈이었나요?
"네. 어릴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 그때는 가요를 따라 부르다가 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가수를 꿈꾸게 됐어요. 가수가 되기 위해서 '노래를 배워야지'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가수가 제 꿈으로 자리잡았어요.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가수란 직업에 대해 명확하게 길을 걸을 수 있었죠"
- SBS '진실게임'에서 진짜 20대를 찾는 편에 출연해서 웨이브 춤을 췄었죠?
"맞아요. 전 그때 다리를 꼬고 앉으면 다 어른처럼 보이는 줄 알았어요 하하. 원래는 저희 언니랑 '안 닮은 쌍둥이'로 나가려고 했는데, 녹화날 주제가 '진짜 20대를 찾아라'로 바뀌었다는 거예요. 작가 언니가 저만 출연할 수 없겠냐고 부탁해서 나가게 된 거였어요"
- 그리고 그 '진실게임' 출연 덕분에 SM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게 됐고요?
"네. 진짜 전 SM에 들어가는 게 목표였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바라던 일이었거든요"
- SM 관계자들 들으라고 하는 말 아닌가요?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보아 언니 때문이었어요. 보아 언니를 너무 좋아했는데, 오죽하면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 자꾸 보아 언니처럼 노래를 불러서 너무 따라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어요"
-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휘트니 휴스턴, 그가 했던 음악을 이어 나가고 싶어요"
- 늘 밝아 보이는 것 같아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하지만 마음도 여려서 상처 받지 않으려고 스스로 노력도 많이 해요. 상처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거기서 방어를 해요. 제가 트리플 A형이라서 그런가 봐요. 남이 장난만 쳐도 그래요. '너 왜 이렇게 많이 먹어' 누군가 그러면 '어? 내가 진짜 너무 많이 먹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멤버들도 저한테 장난을 많이 쳐요. 저한테 장난 치면 제 반응이 그렇게 재미있나 봐요. 하하"
- 예전에 SBS '스타킹'에서 눈물 흘렸을 때도 있었죠?
"사실 '원 모멘트 인 타임'이란 노래가 제가 가수란 직업을 진실로 꿈꾸게 하고, 제게 희망을 주기도 했던 노래였어요.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 대학 생활은 어때요?
"배울 게 정말 많아요.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어서 편견도 있었지만, 제가 해야 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나도 같은 학생이고, 너희와 같이 공부할거야. 도와줘'라고 하니까 나중에는 제 손을 잡아주고, 제 진심도 알아주더라고요"
- 성인이 돼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뭐였죠?
"제일 해보고 싶었던 건 우리나라 여행이었어요. 그래서 아버지랑 언니랑 3일 동안 우리나라 끝까지 돌아보고 왔어요. 또 하나는 대학교 생활이었는데, 그렇게 두 가지는 벌써 이루게 돼서 행복해요"
*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머리를 뒤로 묶고 하얀 원피스를 단정히 차려 입은 소녀가 무대 중앙의 작은 단상에 올랐다. 마이크 앞에 선 소녀는 노래를 시작한다.
천일 간의 사랑과 천일 간의 그리움에 관한 노래를 담담하게, 때로는 애원하듯 부르짖었다. 여전히 10대의 얼굴이 남아있는 이 스무 살 소녀는 마치 자신의 기억을 노래하듯 모든 감정을 실었고, 관객들은 소녀의 호소에 집중했다.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여섯 번의 무대를 가진 루나의 첫 번째 노래, '천일동안'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루나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담했다. 차분한 목소리는 조금 잠긴 듯 했지만 또렷했고, 눈빛은 흔들림 없이 정직했다. "'천일동안'의 무대가 감동적이었어요"란 말을 건넸다. "첫 무대는 솔직히 너무 많이 떨렸어요" 루나가 말했다.
"출연하기 전에는 'f(x) 때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천일동안' 때는 너무 많이 떨렸거든요. 그 이후에는 준비하는 과정, 무대의 작은 것 하나하나가 너무 무섭기도 하고.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아직 더 연습을 해야 하는구나'란 마음이 들더라고요"
잠시 숨을 멈춘 루나의 목소리는 톤이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무대를 마친 뒤부터는 정말 행복했어요.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저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가수들이 원하고, 하고 싶어하는 무대에 제가 설 수 있다는 게 감사했어요. 그걸 제가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루나는 두 번째 무대에서 최성수의 '동행'을 불렀다. 원곡자인 최성수도 극찬했다. 원곡과 전혀 다른 뮤지컬풍의 무대였고, 무대를 마친 루나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잔뜩 어려있었다.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화하는 무대가 놀라웠다. 얘기를 나눠보니 연습 시간이 겨우 3일 정도 밖에 안 되었다는데, 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루나 스스로도 이번 경험을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두 달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가수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여섯 번의 무대 중 루나의 기억에는 윤형주의 '바보'가 가장 깊게 남아있었다. 노래를 이해하는 것도, 무대를 표현하는 방법도 전혀 길이 보이지 않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눈물만 흘리며 한계 앞에 지쳐있던 루나를 일으켜 세운 건 어릴 적부터 성악을 가르쳐주던 선생님이었다. "선영아, 난 네가 중학생 때 처음 내게로 와서 노래를 하던, 그 즐거웠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그런데 네가 노래를 하면서 괴로워하는 걸 보면, 난 차라리 네가 노래를 안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단다. 물론 노래를 배울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겠지만, 난 네가 더 즐기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어"
선생님의 말을 들은 루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아, 내가 너무 걱정만 많고, 슬퍼만 했구나 싶었어요. 그런 마음이라면 듣는 사람도 즐겁지 않을 텐데…. 그때 다시 새롭게 노래의 방향을 정했어요" 루나가 말했다.
'바보'를 노래하던 루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루나는 단짝 친구에게 이별 통보 받는 느낌으로 '바보'를 불렀다고 방송에서 고백했었다. 그 노래를 준비하던 순간 오래된 자신의 소중한 친구에게서 연락 한 통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제가 학창시절에 친구가 많이 없었어요. 깊은 친구를 사귀지 못했는데, 딱 한 명, 중학생 때 만난 친구가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데뷔를 한 뒤로 너무 많이 거리감이 생겼던 거예요. 전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는 그렇게 느껴졌었나 봐요. '바보'를 준비하던 힘든 시기에 연락이 왔어요. '네가 노래하는 게 잘됐으면 좋겠어. 난 너와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너의 친구로서 자랑스럽게, 공부 열심히 해서 나중에 성공해서 네 앞에 나타날게' 그 문자메시지가 너무 슬프고 미안했어요. 항상 제 옆에 있을 것만 같았던 친구인데, 그 친구가 그렇게 슬퍼하고 있었단 걸 몰랐어요. 기댈 사람이 저 밖에 없었을 텐데 제가 너무 제 생각만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그 친구한테 받기만 했었나 봐요. 그걸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단짝 친구를 생각하며 진심을 담아 노래한 루나. 그리고 송대관 편에선 '해뜰날'을 수화로 노래했다. 청각장애인인 한 팬을 위한 무대였다.
SM타운 콘서트를 위해 이동하던 중 루나는 편지 하나를 건네 받았다고 한다. 편지를 전한 이의 일본인 친구가 적은 것이었다. 루나의 팬이라는 편지의 주인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었다. 편지에는 그 팬이 한 콘서트장에서 겪었던 아픔이 담겨있었다. TV로 볼 때에는 자막을 보고 어떤 노래이고, 어떤 가사인지 알 수 있었지만, 자막이 없는 콘서트장에서 그 팬은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들을 수 없는 아픔을 실감했다. 그래서 그 팬은 루나에게 부탁했다. f(x)가 일본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수화로 노래해 줄 수는 없겠냐고.
"감동적이었고, 미안했어요.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해서 수화를 배우게 됐어요" 루나는 그 팬을 향해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모두 비켜라. 안 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란 가사를 수화로 노래했다.
"가사를 하나하나 해석해서 수화로 했는데, 노래를 하면서 수화랑 함께하려니까 실수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제가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준비한 거란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단 생각이에요. 마침 녹화장에 제게 편지를 전해주셨던 분이 오셨더라고요. 나갈 때 마주쳤는데, 절 보며 우셨어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그 편지를 받았다면 모든 가수가 다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 그 팬도 제 무대를 보셨겠죠?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


2.크리스탈

Q: 아직까지 언니와 함께 거론될 때가 많은데, 그런 것도 괜찮아요?
물론 싫을 때도 있죠. 특히 우리를 비교할 때는 기분이 안 좋아요.
비교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자매끼리 경쟁하고 서로 비교 당하는 게 맞는 건가요?
우리는 서로를 둘도 없는 후원자라고 생각하는데,
언니 인기가 더 많아서 질투 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더 신인이라서 그런 거라도 말할 수도 없고.
나중에 유명세가 뒤바뀌는 상황이 되든 말든, 난 그냥 나에요.
Q: "스튜핏!"이 유행어가 돼서 기분 좋지 않나??
아뇨. 전 그거 그만하고 싶어요. 안 좋은 거잖아요.
'스튜핏!'을 초등학생들이 따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엄청 충격이었어요.
'스튜핏!', '멍청아!', '닥쳐' 다 안 좋은 말이잖아요.
평소에 그런 말 써본 적 없냐고 물었더니
"저요? '닥쳐' 이런 말 안 해요. 그런 말을 알긴 알죠.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초등학생들도 다 알걸요. 그런데 쓰면 안 되잖아요. 안 써야죠!"라고 말했다.
미간에 힘을 잔뜩 준 채 이런 순진한 말을 하는 걸 보니 크리스탈을 오해해도 한참 오해했다.
"왜 연기를 연기로만 안 봐주실까요?"라던 크리스탈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죠?"라고 하자
크리스탈은 "처음에는 속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알아주는 분들도 있고, 여전히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전 진짜 그런 마음이 아니거든요? 음… 진짜 모르겠어요"라며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나 어떡해. 얼굴 빨개진 것 같아"라며 발그레한 얼굴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 싶었다.
Q: 가장 견제하게 되는 다른 아이돌 그룹은?
모두 다 배울 점이 있고, 그저 우리가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견제할 그룹이 있어도 아마 얘기 안 했을 걸요 (웃음).
Q: '꽃 같은 여자'가 되고 싶은가요?
가시 돋친 장미라면 그렇게 연약한 존재로만 보이지는 않겠죠.
여자, 우리가 그리 약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잖아요.
[f(x)의 음악이 정상에 있진 않지만, 우리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나나 멤버들이나 모두 바라던 일인 만큼 즐겁게 하고 있을 따름이에요]
혹시 f(x)의 콘셉트로 시도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나요?
시도하고 싶은 스타일이 좀 많아서 특별히 꼽긴 어렵고, 오히려 제가 시도하기 힘들 것 같은 스타일은 명확해요.
멤버들끼리 항상 "야, 우리가 원피스 입고 구두 신고 청순하게 노래 하면 진짜 손발 오그라들겠지? 하지 말자." 이러거든요.
다들 드레시하거나 소녀같은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인가 봐요.
다른 촬영을 할 때는 괜찮은데, 그런 콘셉트로 음반을 내고 싶지는 않은 거죠.
마냥 여성스러운 춤을 추는 그룹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 안무를 짤 때도 그런 부분이 있으면 모두 "이거 너무 여성스럽지 않아요?" 라고 걱정해요.
Q. 다들 f(x)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파악하고 있는거네요.
저는 새로운 걸 시도하는 건 좋은데, f(x)만의 색을 잃는건 싫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복잡하고힘 있는 춤을 많이 추니까 다른 팀과 차별화 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잃고 싶지 않아요.
Q. 2013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상'을 받았을 땐 f(x)스타일을 인정 받은 것 같았겠네요.
처음에는 우리 색깔이 좀난해하다는 평이 많았아요.
그런데 우리 스타일을 계속 고집 하면서도 대중성 있는 부분을 조금씩 섞으니까 이제 익숙해지셨나 봐요.
'아, 이게 f(x)인 거구나.' 라고 인정해주신 거죠.
새로운 음악과 스타일로 나왔는데 성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완전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걸 유지하면서 어떻게 사랑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튜디오를 나서기 전 크리스탈이 한마디 덧붙였다.
"사람들이 언니랑 나랑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 자매니까 분명히 닮은 부분이 있을거예요. 닮은 듯 다르면서 같은 것도 매력이잖아요"
Q. 그런데 데뷔했을 때 부터 지금까지 스타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해요. 도전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있나요?
단발도 해보고 싶고, 앞머리도 잘라보고 싶고, 삭발도 궁금해요. '머리카락이 없는 내 모습은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봤어요. (웃음)
항상 이 정도 머리 길이를 유지해서 긴 생머리가 지겨울때도 있어요. 그런데 주변에선 "넌 앞머리 자르지 말고 단발도 하지마. 그냥 염색만 해" 하더라고요.
긴 머리가 저한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봐요.
Q. 누군가 만든 옷을 심사하는 것도 처음이었을 텐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심사할 때는 정말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에이, 제가 무슨 심사를 해요.(웃음)
디자이너분들이 잠도 못 자고 열심히 만든 의상에 대해 지적한다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아요.
Q. 옷을 고를 때 딱히 트렌드를 고려하지도 않겠네요.
전혀 그러지 않아요. 베이식한 디자인의 아이템을 고르니까요,
물론 제가 옷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패션피플은 아닌 것 같아요.
입어서 어울리면 그걸로 땡!
내 마음에 들게 입으면 다른 사람들 눈에도 예뻐 보일 수는 있는 것 같아요.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f(x)의 18살 소녀이자 소녀시대 제시카의 동생 크리스탈은 차갑거나 당돌한 이미지였다. 그래서 인터뷰를 위해 일산 MBC로 향하는동안걱정이 앞섰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 촬영 때문에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걸, 겨우 잠깐 틈을 내 만나게 된 자리인데, 혹시 쉴 시간을 빼앗았다고 불쾌한 티를 내지는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인터뷰동안몇 번이나 크리스탈에게 '정말 평소에도 이러나요?'라고 물었다. 머릿속에 들어있던 크리스탈의 이미지와 인터뷰를 하며수줍은 목소리로얼굴을 붉히는 크리스탈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얼마나 큰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크리스탈에게 미안하다고사과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이킥3' 속 안수정과 크리스탈, 즉 정수정은 다른 사람 같았다. "비슷한 점도 있는데, 안수정처럼 왈가닥이진 않아요. 안수정은 처음 보는 사람한테도 쉽게 말 걸고, 접근해서 '우리 사귀자'고 확 말하기도 하잖아요. 전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렇게 못하거든요. 정말 오랫동안 만나고, 많이 친해져야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어요. 표현도 잘 못하고. 이런 스타일이에요. 정수정은…"
"의외인데요?"라고 하자 크리스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래요?"라고 되물었다. 그제서야 TV 화면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던 크리스탈의얼굴과 표정이었다. 톡 쏘는 듯한 말투, 누군가는 '건방져 보인다'고까지 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의 가벼운 말 한마디에 크리스탈은 속상했던 날들도 있었단다.
그래서 '하이킥3' 막무가내 철부지 안수정이 크리스탈에게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다들 그랬어요. 평소의 저랑 안수정이 비슷하니까 연기하기 쉬울 거라고요. 차라리 전 그런 말 안 들었어요. '알지도 못하면서…' 하고 말아요"
어린 나이에 사람들의 삐딱한 시선이 꽤나 마음에 버거웠던 크리스탈이었다. "안수정 캐릭터로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면을 보여주는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갈수록 안수정이 격해지는 거에요. 저 역시 보고 당황한 적도 있었어요. '이건 좀 심한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안수정 성격이 제 성격과 똑같다는 말도 너무 많이 듣고, 상처가 됐어요. 그래서 한 번은 대본에 적힌 것보다 절제해서 연기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수정아, 약하게 하면 에너지가 없어'라고 해서 원래대로 강하게 하니까 비로소 OK 사인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러면 사람들한테서 그런 얘기가 또 나올텐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하이킥3' 김병욱 감독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감독님한테 고민상담을 한 적이 있어요. 안수정이 좀 착해졌으면 좋겠다고요. 그랬더니 감독님도 같은 말씀이셨어요. '네가 다 잘해서 그런 거야. 캐릭터일 뿐이고, 널 아는 사람들 다 아니까 인터넷 댓글들 보지 말고'"
크리스탈은 솔직했다. 굳이 감추지 않는 게 아니라, 감추는 법을 잘 몰랐다. 연예인들의 얼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짜 웃음, 속마음과 다른 말과 표정. 크리스탈은 없었다. 오해를 샀던 건 이 때문이었나 보다.
진짜 크리스탈, 정수정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평소의 안수정만큼 심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극 중에서 청순한 척 연기했던 안수정만큼 여성스러운 건 또 아니에요. 그냥 거짓말 하는 거 싫어하고 그래요. 사람들이 저보고 얼굴에 속마음이 다 드러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저도 이제는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크리스탈은 '하이킥3' 안수정이 오빠 안종석에게 자주 쓰는 말 "스튜핏!"이 유행어가 돼서 기분 좋지 않냐고 했을 때, 의외의 대답을 했다. "아뇨. 전 그거 그만하고 싶어요. 안 좋은 거잖아요. '스튜핏!'을 초등학생들이 따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엄청 충격이었어요. '스튜핏!', '멍청아!', '닥쳐' 다 안 좋은 말이잖아요"
평소에 그런 말 써본 적 없냐고 물었더니 "저요? '닥쳐' 이런 말 안 해요. 그런 말을 알긴 알죠.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초등학생들도 다 알걸요. 그런데 쓰면 안 되잖아요. 안 써야죠!"라고 말했다. 미간에 힘을 잔뜩 준 채 이런 순진한 말을 하는 걸 보니 크리스탈을 오해해도 한참 오해했다.
"왜 연기를 연기로만 안 봐주실까요?"라던 크리스탈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죠?"라고 하자 크리스탈은 "처음에는 속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알아주는 분들도 있고, 여전히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전 진짜 그런 마음이 아니거든요? 음… 진짜 모르겠어요"라며 어쩔 줄 몰라 하더니, "나 어떡해. 얼굴 빨개진 것 같아"라며 발그레한 얼굴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날 수 있을까 싶었다.
크리스탈에 대한 편견은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크리스탈에게 결코 거짓이나 가식은 없었다. 연예인으로서 쉽지 않은 성격일 수도있다. 늘 웃는 얼굴로 있어야 하는 연예인이 가짜 웃음을 잘 못 짓는다는 건. 그래도 인기를 얻으려고 솔직하지 못한 거짓말을 늘어 놓는 연예인보다 가면 없는 크리스탈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그리고 사실, 직접 만나 본 크리스탈. 연예인답지 않게 착하고 순진했다.
+ 어떤어른이되고싶나
- 내 자신을 더 성장시키고 발전시켜서 나이에 맞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한테도 타인한테도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크리스탈이 되고 싶다.

당신을 따분하게 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무조건 부정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을 볼 때,가끔 그런 마음이 들곤 해요. 특히 전 주변의 기분과 분위기에 잘 옮아요.
어울리다 보면 닮아가는 편이라,최대한 조심하려고 해요.
따분한 설리를 급 설레게 하는 건요?
산이만 보면 급 행복이 밀려와요. 무얼 해도 예쁘거든요. 아! 얼마 전,정신없이 바쁘게 이동하던 와중에 본 하늘이 그림처럼 예뻐서 가슴 설레었어요.
감성적인 편인가 봐요.
오래간만이었어요. 예전에 해외 나갔을 때 하늘을 보면서 감탄한 적이 있는데,생각해보니 '이토록 멋진 하늘이 이렇게나 가까이 있었구나' 싶은 거예요.
솔직히 힘든 마음에서 올려다본 하늘이었거든요. 예쁜 하늘을 보니까 '그래,이렇게 큰 하늘 아래서,이 작은 땅위에서,힘든 순간도 잠깐뿐이지.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겠어.
나는 하늘 아래에서 정말 작은 점인 걸.' 그렇게 생각했더니 마음이 시원해졌어요.
주변 스태프들이 당신의 밝은 성격을 칭찬하더라고요. 그런 긍정성은 어디서 나올까요?
나쁜 생각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눈앞에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이건 나중에 잘 되기 위한 하나의 관문일 거야,나중에 다 도움이 되는 경험일 거라 여겨요.
자신을 단단하게 해주는 방법이겠네요.
모든 일엔 때가 있다고 믿어요. 늘 위에 있을 수도,늘 좋은 일만 있을 수도 없겠죠. 또 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모든 상황이 맞물려 완성되는 때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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