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신 3개월 된 예비맘입니다.
혼자 너무 답답하고 딱히 푸념을 늘어놓을데가 없어서..
남편의 행동을 제가 예민하게 생각하는건지 제3자가 봤을 때도 남편이 이상한건지
궁금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금 길어질 수도 있는데 끝까지 읽고 누가 이상한건지 좀 봐주세요.
저는 지금 의류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물건을 정리하다보면 가볍게는 5kg에서 무거울때는 20kg이 나가는 박스를 들어야합니다.
박스를 옮겨놔야 하는 곳이 창고인데 창고가 2층이라 박스를 들고 올라가기 좀 힘듭니다.
제가 무거운 걸 들어야하는 직업이다 보니 친정부모님과 시부모님 모두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임신 초기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가벼운 박스(10kg미만)는 제가 하고 무거운 건 미뤄뒀다가 남편한테 부탁을 했습니다.
남편은 저보다 3시간 일찍 끝나서 운동을 하는데 마치는 시간이 저 퇴근시간과 얼추 비슷하고
집에가는 방향에 가게가 있어서 매일 저를 데리러 옵니다.
그런데, 자기 운동하고와서 힘이 다 빠졌는데 무거운 박스를 들게 시킨다고 투덜대더라구요.
제가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이 있어서 무거운거 들면 안된다고 하니 좀 도와달라고 해도
니가 충분히 할 수 있으면서 자길 시킨다고 툴툴댑니다.
남편도 일하고 와서 또 저를 도우려면 피곤한거 알지만 저는 그런 말이 너무 섭섭하더라구요.
저도 할 수는 있죠. 매번 하는 일이었는데 임신했다고 갑자기 못하겠어요?
못하는 게 아니고 위험하다고 하니까 조심하는 것 뿐인데 저보고 임신해서 유세떤다는 식으로 말을 하네요.
저는 입덧을 안합니다.
입덧을 안하는 게 복이라고 다들 말씀하시던데 저는 오히려 입덧을 했으면 해요.
아직 3개월밖에 안돼서 배도 안나오고 입덧도 안하니까 제가 임신한 걸 남편이 잊어버리는 듯 합니다.
원래 맞벌이지만 집안일은 제가 거의 맡아서 했어요.
저는 별로 바쁘지 않지만, 남편은 직업특성상 육체적으로 힘들고 점심시간 30분 외에는 따로 쉬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거든요.
그런데 임신을 하고 일을 하다보니까 조금만 무리를 해도 금방 피곤해지더라구요.
집에 와서 빨래며 설거지며 청소며 죄 밀려있고 저녁밥도 차려야하는 상황이 조금 벅차서
결혼하고 처음으로 남편한테 세탁기를 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한테 박스도 들게 시키더니 빨래까지 시킨다며 엄청 성질을 내면서 잔소리를 해대는 거예요.
세탁기 돌리는 거 세탁망에 옷 넣고 세제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가요?
그 날 화장실 청소하면서 펑펑 울고 나왔더니 그제야 미안하다며 앞으로 빨래와 화장실 청소는 자기가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엽산부작용이 있어서 엽산을 먹다가 얼마전에 끊었어요.
부작용 겪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두통에 구토에 울렁증이 너무 심하더라구요.
차라리 매일 키위를 먹는 게 낫겠다 싶어서 약을 안먹었더니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저한테 엄마가 될 마인드가 안되어 있다고 하네요.
니가 힘들어도 아기한테 좋다고 하면 참고 먹어야 할 게 아니냐면서요.
한번은 소화가 너무 안돼서 탄산음료가 먹고 싶은데 콜라는 카페인때문에 안좋다고 해서
사이다 작은 캔을 하나 사서 반정도 마셨더니 그걸 보고 미쳤냐고 합니다.
아기한테 해로운 거 먹는다구요.
아기한테 해로운 음식을 잘 알면서 엄마의 스트레스가 아기한테 얼마나 해로운지는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잘 모르더라구요.
제가 밤 12시에 티비를 보다가 딸기가 너무 맛있게 생겨서 딸기가 먹고싶다고 하니까
자기보고 사오라는 거냐면서 방금 씻고 누웠는데 추워서 나가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원래는 당장 먹고싶으니 사오라는 뜻이 아니고 그냥 '먹고싶다'고 한 것뿐인데 저렇게 말하는 게 괘씸해서 좀 사다달라고 했습니다. 아기가 먹고싶대~ 하면서요.
그랬더니 니가 먹고싶은걸 아기가 먹고싶다고 핑계대면서 자길 부려먹으려고 한답니다.
뱃속에 아기는 말을 못하는데 아기가 먹고싶은건지 내가 먹고싶은건지 내가 어떻게 아냐,
그냥 내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아기가 먹고 싶은건가보다 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저보고 이기적이랍니다.
저희 집 앞 걸어서 5분거리에 24시간하는 대형마트가 있는데도 말이에요.
제가 아직 배가 안나와서 그런 걸까요?
전혀 저를 임산부취급 안해주는 남편이 너무 서운합니다.
일을 하다가 꼬리뼈가 너무 아파서 오래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해서 그런가 했어요.
제가 밥을 먹다가(식탁이 없어서 바닥에 상을 펴고 밥을 먹어요.) 꼬리뼈가 아파서 못 앉아있겠다고 하니
왜 평소에 일할때는 안아프던 꼬리뼈가 임신을 하니까 갑자기 아프냐면서 무안을 주더라구요.
며칠동안 계속 아파서 인터넷에 찾아보니까 지금 시기에 꼬리뼈나 허리가 아플 수도 있다고 나와있더라구요.
나중에 남편한테 꼬리뼈 아픈 건 임신하면 당연한 증상이래 하니,
당연한 증상이면 아프다고 하지 말고 당연한가보다 하고 넘어가라고 하더군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떠세요?
제가 남편한테 많은 걸 바라고 있는 건가요?
남편은 당연하게 행동하는 걸 제가 예민하게 받아드려 서운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무심코 던지는 말, 사소한 행동 하나가 평소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말도 임신중이라 그런지 객관적으로 판단이 잘 안되네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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