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광고를 보면 출연 모델들의 미래를 점칠 수 있다던 때가 있었다. 최고 여배우만 소주 광고를 찍던 때가 있었다. 정겨운 이미지의 배우들, 뭐든 복스럽게 잘 먹을 것 같던 스타들만 라면 광고를 찍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다 옛날이야기다.
아이돌 그룹 바람을 타고 최근 광고계 역시 아이돌 가수들이 점령해버렸다. 한 때 과자나 치킨, 의류 등 일부 품목에서만 주가를 높이던 아이돌 그룹들은 이제 광고계의 또 다른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아이돌이 독식하던 교복 광고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라면, 소주, 커피, 화장품 등 더 다양한 분야의 광고가 아이돌이 아니면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롤리팝' 열풍을 일으킨 빅뱅과 2NE1의 핸드폰 광고에 이어 고양이춤으로 주목 받은 소녀시대와 f(x)의 '초콜릿 러브'는 모두 핸드폰 매출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큰 인기몰이를 했다.
최근 2PM 역시 '마이 컬러'라는 노래에 맞춰 다양한 매력을 뽐낸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며 핸드폰 광고모델 대열에 합류했다. '꽃남' 이민호와 휴대전화 광고에서 호흡을 맞춘 김현중과 유이 또한 아이돌 그룹 멤버다.
그런가 하면 라면 광고 역시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모델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엉덩이춤의 인기와 더불어 광고에서도 살랑살랑 엉덩이춤을 선보인 카라와 9명이 모두 출연해 야심한 밤 많은 이들을 부엌으로 달려가게 하는 소녀시대가 그렇다. 끓이지 않고 부숴 먹는 라면 광고는 샤이니가, '과속 스캔들'로 올 한해 최고의 인기를 얻은 박보영과 함께 김현중도 코믹한 모습으로 라면 광고에 도전했다.
치킨 광고 역시 아이돌 천국이다. 포미닛, 소녀시대, 김현중, 슈퍼주니어, 티아라, 샤이니, 시크릿, 대성 등이 치킨 광고 모델로 나서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이는 그간 이효리, 하지원, 송혜교, 백지영, 신민아 등 섹시한 이미지의 솔로 여가수 혹은 여배우들이 주로 맡아오던 소주 광고모델 자리를 꿰찼다. 유이는 귀여운 외모와 섹시한 몸매라는 남성들의 판타지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면서 광고계의 새 강자로서 면모를 뽐내고 있다.
유명 제과점과 아이스크림 체인점 CF 역시 아이돌 그룹 차지가 됐다. 2PM은 최근 한 제과점 CF에서 김태희와 호흡을 맞췄으며 2NE1은 아이스크림 체인점 광고 모델로 나섰다.
배우들이 독점하던 커피 광고와 화장품 광고, 카드 광고 시장 역시 아이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 커피 광고에 출연한 빅뱅은 그간 침착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던 커피 광고 시장에 활기찬 공연 모습을 담아 새 바람을 일으켰다. 샤이니와 f(x) 설리는 한 BB크림 광고에 출연해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이미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소녀시대의 윤아 또한 단독으로 화장품 CF를 촬영하기도 했다. 소녀시대는 최근 한 은행 카드 광고에 출연해 정장 스타일의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