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애신각라"가문 남자들의 로맨스(1) 여진 제일 미녀 동가와 누르하치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file/20140604/a/5/2/a52ce408e10cca12d138ad4e45eb5721.jpg)
1618년, 후금의 태조 누르하치는 만 천하에 이른바 "7대한(七大恨)"이라는 격문을 발표하였소.
1. 명이 이유없이 누르하치의 조부 교창가와 부친 타쿠시를 죽인 원한.
2. 명이 하다부(哈達部)와 예허부(葉赫部)를 편애하고 건주여진은 차별한 원한.
3. 명이 누르하치와의 영토 협약을 파기하고 영토를 침범하여 인명을 죽인 원한.
4. 명이 예허부를 돕기 위해 군대를 보내어 건주여진을 공격한 원한.
5. 명이 예허부와 손을 잡아 그들을 앞잡이로 부린 것과 누르하치와 혼약한 여인을 몽골에 시집보낸 것에 대한 원한.
6. 명이 건주여진의 영토로인 시하, 무안, 삼차 땅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것에 대한 원한.
7. 명의 요동총독 소백지가 건주여진에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른 것에 대한 원한.
누르하치는 이러한 7가지 큰 원한을 명분으로 내세워 명나라에게 선전포고를 하였지라.
그런데, 여기서 5번째 원한에 거론된, 누르하치와 혼약한 여인이 바로 이제부터 이야기할, "동가(東哥)"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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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하치가 여진을 통일하기 전,
여진족은 건주여진, 해서여진, 야인여진으로 나뉘어져 있었소.(누르하치는 건주여진에 속했소.)
그 중, 제일 세력이 컸던 것이 해서여진으로,
해서여진은 다시 예허(葉赫, 엽혁)부, 하다(哈達, 합달)부, 후이파(輝発, 휘발)부, 울라(烏拉, 오랍)등
4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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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드라마 "태조비사" 中 동가>
동가는 그 해서여진의 예허부 부족장의 딸로 태어났소.
그녀가 태어났을때, 예허부의 무당은
"이 아이는 천하를 일으킬 수도 있고, 천하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 하고 예언했다 하오.
그녀의 존재가 천하의 흥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언이었는데,
과연 예언대로 동가는 천하를 뒤흔들만한 절세가인으로 자라나오.
그녀는 이미 10세가 되기도 전에 여진 제일의 미녀로 이름이 드높았고, 구혼자가 줄을 이었지라.
그러자 동가의 부친은 부족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딸의 혼인을 미끼삼아 구혼자들을 이용하였소.
어린 동가는 부친의 욕심때문에 10세 남짓 될 무렵, 이미 두어번 혼약을 맺었다가 파기하기를 반복했소.
그러는 동안, 건주여진을 이끌던 누르하치의 세력이 점점 강대해지고 있었소.
이에 해서여진의 예허부를 비롯한 다른 여진 부족들은 그런 누르하치를 견제하고자 하였지라.
그래서 예허부가 중심이 되어 1593년, 여진의 9개의 부족이 연합군을 결성하여 누르하치와 결전을 벌였소.
이 때, 동가의 부친은 전투중에 목숨을 잃었고, 누르하치는 9부족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소.
누르하치는 곧 동가의 부친의 시신을 예허부로 보낸 후, 동가를 자신의 측복진으로 달라고 청하였소.
동가의 오빠는 어쩔 수 없이 동가를 시집보내려 하였소.
그런데, 동가가 격렬하게 반발하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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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누르하치가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니 그와 혼인할 수 없다고 말하며,
"누구든 누르하치를 죽이는 자가 있다면, 그 자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하고 선언하였소.
결국 동가의 뜻을 꺾을 수 없었던 동가의 오빠는 당시 14세였던 그의 5촌 고모를 누르하치에게 대신 시집보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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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비사" 中 몽고저저>
그렇게 해서 시집을 간 동가의 고모, 예허나라 몽고저저(葉赫那拉 孟古哲哲 엽혁나랍 맹고철철)가 바로,
누르하치의 뒤를 이어 청나라를 개국한 황태극(홍타이지)의 생모요.
몽고저저는 누르하치의 측복진으로 시집을 간 후, 그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29세의 나이에 요절하였고,
후에 아들 황태극이 황제가 되면서 황후로 추존되오.
한편,
동가의 선언이 널리 퍼지자, 여러 부족들의 힘 깨나 있는 남자들은 앞다투어 그녀를 얻기 위해 누르하치와 맞섰소.
그러나, 누르하치는 그럴 때마다 그들을 제압하였고, 점차 세력을 넓혀갈 뿐이었소.
결국 동가 때문에 여진의 부족들은 하나 둘씩 멸망하게 된 것이지라.
그리고 끝내는 동가의 예허부 하나만 남게 되었다오.
그 무렵 동가는 혼약을 무려 8번이나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제대로 성사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혼인을 하지 않은 처녀의 몸으로 어느덧 33세를 맞이하고 있었소.
그런데 그 때에도 그녀의 미모는 여전했기 때문에, 구혼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누르하치 역시 동가를 포기하지 않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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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비사"中 누르하치와 동가>
이에 여전히 누르하치에게 원한을 갖고 있었던 동가는 그의 혼약을 물리치고자,
그녀에게 구혼한 사람들 중에서 몽골 부족의 족장을 선택하여 그와 9번째 혼약을 맺소.
지난 8번의 혼약은 모두 혼약으로 끝난 것과 달리, 이번 혼약은 다행히도 명나라의 도움으로 성사가 되었소.
명나라는 예허부의 힘을 빌려 누르하치와 맞설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녀와 몽골 족장의 혼사를 도와준 것이오.
하지만, 혼인을 한 지 1년 남짓 될 무렵,
태어날 때의 예언처럼 그 미모로 인하여 남자들의 사정에 따라 이용당해서 해서여진의 부족들의 천하를 망하게 만들고,
누르하치의 천하를 여는데, 본의 아닌 도움을 주었던 여진의 제일 미녀 동가는,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오.
그리고 동가가 스스로의 미모를 이용하여 지키고자 했던 그녀의 예허부는 그후로 세력이 점차 약화되어,
그녀가 죽은지 몇년 되지 않은 1619년, 누르하치에 의해 병합되었지라.
그 때, 예허부의 족장이었던 동가의 오빠는 죽으면서 말하길,
"예허부에 여자 한명만 남아있어도 청을 멸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하오.
그런데, 묘하게도 청나라를 망친 서태후가 바로 그 예허나라씨요.
이는 정말로 동가의 오빠가 죽을때 남긴 저주가 이루어진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우연의 일치였던 것일까요?
+)덧
물론, 동가의 이야기는 전설이 덧붙여진 것이라서 전부 진실이라고 할 순 없소.
단지 여자 하나 때문에 해서 여진이 망하고, 누르하치가 원한을 가졌을 리는 없지라.
동가는 그저 아버지와 오빠의 정치적인 목적때문에 정략혼의 대상이 되어 비극적인 삶을 살았고,
누르하치 역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그녀를 명분으로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하오.
그래서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이야기라오.
+)덧2.
청나라 초기 역사는 우리나라랑 안좋게 엮여 있어서 껄끄럽긴 한데,
그 자체로만 보면 흥미로운 인물도 많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꽤 되오.
그래서 그 중에서도 청나라 황가인 애신각라 가문 남자들의 떠들썩한 로맨스 위주로 가볍게 글 적어볼 생각이오.ㅎㅎ
그 첫번째가, 방금 마쳤던 이야기이고,
두번째 글에서는 누르하치의 아들 황태극과 그의 여인들에 대해서 써보기로 하겠소.
+)덧3.
다 아는 얘기겠지만, "애신각라"라는 성씨는, "금(김)씨"라는 뜻의 만주족 언어를 한자로 음차한 것이라오.
간혹 떠도는 썰인, 신라를 기억하고 어쩌고 하는 뜻이 아니오.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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