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이 오를대로 오른 즈슈.
뒤따라 나오는 샹친에게 비수를 꽂는다.
"날 좋아하지마. 정말이지... 귀찮아."

샹친은 즈슈가 꽂은 비수에 아파하며 울다가 책상에 엎드린채 잠이 들었고...
바탕화면에 깔린 사진 찾으러 온 즈슈는 무엇에 홀린 듯 잠들어 있는 샹친을 들여다 본다.

즈슈의 눈에 들어온 잠든 샹친의 모습.
처음으로 자신의 생활에 뛰어들어온 아이,
자길 좋아한다는 것을 거의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 아이.
참으로 귀찮지만 어찌보면 재미있기도 한 아이.
그런데 그 아이가 새삼 여자로 보이는 모양이다.
잠든 샹친을 바라보다가 스스로에게 깜짝 놀란 듯 일어난다.

그리곤 샹친이 깔고 누워있는 편지를 읽는다.
학교 광장에서 자신에게 주려고 했던 바로 그 러브레터다.

"너라는 사람은 대체 머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어디서 그런 충동적인 생각들이 떠올라 미련한 짓인줄 뻔히 알면서 일단 저지르고 마는 건지..."
사랑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다.
게다가 사랑에 있어 상대방의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샹친에게 관심없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즈슈지만 샹친에 대한 호기심은 날로 커지고 있었다.

자신이 찾으러 온 사진을 발견한 즈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그리곤 샹친을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보다가 사진도 놔두고 그냥 나가버린다.
이미 즈슈의 사랑도 시작되고 있었다.
가만보면 즈슈는 자신에 대한 샹친의 감정에 빗대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곤 한다.
물론 자기 자신도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른채 말이지.

누군가 자기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혹시 즈슈인가 하고 돌아보지만 즈슈는 딴 곳을 바라보고 있고...
역시 착각이었어...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걔가 날 신경쓸 리가 없지. 라고 생각했지만...

버스 안에서 또 치한이 샹친을 괴롭히자
샹친 안 보는 척 하던 즈슈가 어떻게 알았는지
어느새 와서 치한에게 망신을 주고 있다.

그리곤 샹친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 요런 포즈로 보호를 해 준단 말이지.

하지만 버스에서 내려서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싸늘해 지는 즈슈.
기분이 좋아진 샹친이 함께 가려고 다가가자 표정으로 말한다.
학교에서 나 아는 척 하지 말랬지. 저리 안 가!

두 사람이 함께 심부름을 가다가 돈을 안 가져온 것을 알고 다시 들어와보니...
어른들끼리 장차 두 사람을 결혼시키자고 의논하고 있지 않은가!
"어른들 편하자고 다른 사람 인생을 멋대로 정하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즈슈야... 난 샹친이 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
"됐어요. 감당못해요."
즈슈의 말에 자존심 상한 샹친도 지지않고 맞선다.
"감당못하긴 뭘 못해! 나야말로 천만의 말씀이다."
"진짜 그래?"
"그래! 누가 너같은 사람 좋아한대?"

"확실한 거지?"
"그래. 확실해!"

즈슈는 샹친이 자신에게 썼던 러브레터를 줄줄 외워나간다.
한번 보면 뭐든 기억하는 천재라니깐 뭐...

"그렇다면 샹친, 너 그동안 쭉 우리 즈슈를 좋아해 왔다는 거니?"
"...."
"그렇지?"
샹친이 차마 대답을 못하고 있자 즈슈가 샹친의 대답을 재촉한다.
"말해. 깨끗이 인정하시지."
이즈음부터 즈슈 이 놈은 이상하게도 샹친이 자기 좋아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부정하면 참지를 못한다.
어른들이 두 사람 미는 거 말리려면 샹친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굳이 안 밝혀도 되건만
즈슈는 끝까지 샹친의 대답을 강요한다.
엄마 성격 뻔히 알면서 모든 사람 앞에서 샹친의 짝사랑을 공개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머리 좋다는 천재가 그 정도 생각도 못하는 건 아닐 텐데.

그때 느닷없이 열린 문으로 들이닥친 아진 일당.
뭐야 쟤넨?

"게다가 사실 누군가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 끼어들려고 하는데 나 말고 누가 샹친과 같이 있을 수 있겠어요? 장즈슈, 넌 그렇게까지 미치진 않았겠지?"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지."
"너 뭐라는 거야?"
"사람 맘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오늘은 싫어했지만 내일은 좋아할 수도 있는거지.
"장즈슈, 넌 진작부터 샹친에게 꼬리치고 있었지?"
"아마도.. 하지만 잘 알아두는 게 좋을 걸. 샹친은 너보다 날 더 좋아한다구."
즈슈 본인은 단지 아진을 약올리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미 즈슈는 샹친이 자기 아닌 다른 이를 좋아한다는 걸 용납할 수가 없는 거다.

"나 뭣 좀 사러나가야 하거든. 아, 맞다. 샹친,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진 보란듯이 샹친에게 다정하게 구는 즈슈.
이건 아진 약올리기 맞다.

하지만 즈슈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이러니 샹친이 즈슈 맘을 알아차리기가 힘들지.

두 아빠들은 이틀 일정으로 지방에서 열리는 동창회 간다고 떠나고
즈슈엄마는 위슈를 데리고 일부러 자리를 피해준다.
방학 막바지, 집에는 즈슈와 샹친 두 사람만이...
샹친이 저녁해준다고 해서 즈슈는 자기 방에서 음악도 듣고, 게임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유리창을 칠판처럼 사용하는 것은 어떤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천재의 이미지를 잘 살리는 것 같다.

저녁한다던 샹친은 모든 음식을 거의 다 태우고 결국 배가 고픈 즈슈가 직접 나섰다.
천재라서 그런지 레시피 한 번 보더니 요술처럼 음식을 만들어 낸다.
즈슈가 요리 실력이 좋다는 것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ㅎㅎ

이틀동안 둘이서 로맨틱하게 보내길 바라는 아줌마의 바람과는 달리
샹친은 방학숙제땜에 죽을 지경이다.
방학은 얼마 남지 않았지, 숙제는 암만 들여다 봐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 즈슈는 놀러만 다니고 하나도 안 도와주지....

"숙제는 다 했냐?"

"음... 하나도 못했어..."

내 그럴 줄 알았다. 네 수준에 그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라니깐....

"하지만 정말 노력했다구."
그러거나 말거나... 내 일 아니니까....

밤새 누웠다 일어났다 졸았다 하며 결국 하나도 못했다는 샹친의 하소연을 다 들은 즈슈가
무표정하게 관심없다는 듯이 툭 내뱉는다.
"보아하는 너 정말 큰일난 것 같다."

도와달라는 샹친에게 즈슈가 묻는다.
"아직도 못알아 들었어? 돕고 안 돕고의 문제가 아니라 싫다 좋다의 문제지.
왜 같이 숙제할 친구를 찾지 않는건데?"
"나도 시도해봤다구. 1학년때 친구들하고 같이 했는데 다 같이 틀리고, 다 같이 낙제했어."
할 말을 잃은 즈슈...
니들이 그렇지 뭐...
[출처] 악작극지문1 - 4회|작성자 로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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