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예은이 솔로 데뷔를 선언했다. 그런데 ‘HA:TFELT(핫펠트)’라는 다소 어려운 이름을 들고 나왔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예은은 인터뷰에서 “전쟁과도 같은 앨범”이라며 이런 변신을 만들어낸 치열함을 이야기했다. “대중성이 없고 어둡고 흠이 많겠지만 나는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자신 있게 자신의 앨범을 소개했다.
예은은 원더걸스 시절부터 총명함이 남달랐다. 이런 그녀의 솔로 앨범은 아이돌을 넘어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런 지적에 예은은 “어렸을 때는 욕심이 많았다. 노래건 춤이건 모두 내가 가장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최고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보여드려야한다는 생각보다는 들려드리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앞서 원더걸스 출신 선미가 솔로로 성과를 거둔 부분과 비교하는 질문에도 “성공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믿지 않겠지만 그저 내 음악을 들려드릴 때 행복할 뿐이다”라고 성숙한 대답을 내놓았다.
지금 원더걸스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리더 선예는 결혼과 함께 선교활동을 떠났고 소희는 연기자를 꿈꾸며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그런데 이렇게 원더걸스가 함께하지 못하는 동안 오히려 예은에게는 ‘금쪽같은 시간’이 주어졌다. 예은은 “그동안 원더걸스는 개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에 대한 기량을 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간이 생기면서 드라마도 접하고 뮤지컬에도 도전해보고 그것이 앨범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더걸스로 활동할 때. 그리고 지금 솔로 데뷔를 준비할 때. 예은은 그 차이점을 이렇게 구분한다. “원더걸스 앨범 준비할 때는 재미있었다. 멤버들끼리 웃고 즐기며 내 몫만 하면 된다. 편안한 마음에서 객관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솔로 앨범을 만들 때는 처절하게 고통스러웠다. 나를 불태운 앨범이어서 그만큼 내 스스로에게 뿌듯했다”며 “내가 만약 다음앨범을 준비할 수 있다면 그 에너지는 팬들에게서 오는 것 같다”며 성원을 부탁했다.
그런데 걸그룹 출신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세상의 편견은 존재한다. 특히 ‘국민 걸그룹’으로 사랑받았던 귀여운 원더걸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반라의 도발적인 티저를 공개한 예은의 변신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그러나 예은은 “선입견과 싸울 수밖에 없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더불어 “진심은 반드시 전해진다”는 믿음을 강조했다.
예은은 “음악이라는 것을 평생 안고가고 싶다”라며 “지금 당장 성공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진심을 담아서 만든 앨범이기 때문에 이 음반을 오랫동안 사랑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예은의 앨범 ‘미’를 들어보면 이런 예은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그녀가 진정 음악을 사랑했고 이를 위해서 계속 성장했다는 결과물이 각 트랙마다 오롯이 묻어나온다. 앞으로 10년 후, 우리는 ‘아티스트 핫펠트’의 음악에 감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