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oto 장슬기 인턴기자 SM 연습생 출신 카이스트생 장하진
인생 변신 과정 담은 책 펴내
잠 올까봐 고교 3년 내 저녁밥 굶어
공부도 하고 인생도 즐기고 싶어
연예인되겠다고 매일 춤과 노래를 연습하던 연예인 지망생이 어느 날 갑자기 연습생활을 그만두고 악착같이 공부해서 카이스트에 갔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2학년 장하진(21)씨의 이야기다. 장씨는 기자와 만나 “죽을 만큼 공부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 3월, 연예인 지망생에서 카이스트에 입학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소원을 말해봐’(서울문화사)란 책을 냈다. 연예인 지망생들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는 편견을 뒤엎고 카이스트 학생이 된 장하진양을 4월 20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만났다.
장씨는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바로 합류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외모를 지녔다. 약속 장소에 나타났을 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장씨는 ‘죽을 만큼 공부해 들어간’ 대학 생활에 대해 “과제가 많긴 하지만 학생홍보대사, 축구동아리 매니저, 댄스동아리, 밴드동아리 보컬 등 각종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에 남다른 끼가 있었다. 그는 “어릴 때 두 살 많은 언니와 방에서 문을 잠그고 춤추는 게 제일 즐거운 놀이였다”고 했다. 곧잘 춤을 추며 어른들을 웃겨서 주변에서 “개그우먼 하면 되겠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언니의 권유로 H.O.T, 슈퍼주니어, 소녀시대를 비롯한 대형스타를 배출한 SM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는 청소년베스트 선발대회에 나가 ‘외모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게 연예인이 되는 길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락이 오자 장씨의 부모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했고 그는 연습생의 길로 뛰어들었다.
소녀시대 멤버들과 3년 연습생 생활
장씨는 중학교 3년 내내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때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이 서현, 윤아, 태연, 티파니 등 지금의 소녀시대 멤버들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연습실에 가서 댄스, 노래, 연기, 중국어 수업을 들었다. 평일에는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경기도 일산 집에서 연습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1시간 반 동안 전철을 타고 가 하루에 5~6시간을 연습하고 집에 돌아왔다. 매일 밤 12시 녹초가 돼 돌아온 상태에서 공부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연습실을 오가는 지하철에서 그날 배운 수업을 복습하면서 그럭저럭 상위권 성적은 유지했다.
장씨는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마음껏 할 수 있었고 연습생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도 즐거웠다”며 연습생 시절을 떠올렸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미련이 늘 마음 한쪽에 있었다. 어느 날 연기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슬픈 기억들을 떠올리며 슬픈 감정을 연기하도록 주문했다. 모두가 마음에 담아두었던 각자의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할 때 그는 ‘열심히 공부하지 못해서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우리 언니는 외고에 다니는데 어른들은 언니가 공부를 잘한다고 칭찬한다. 나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슬프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외국어고에 떨어진 것이 계기가 돼 인생 진로가 다시 한번 바뀌었다. 외고 입시에 떨어지자 ‘죽을 만큼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공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연습 때문에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바로 연습생 생활을 접기로 결심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연예인이 아니라 공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공부는 스스로 알아서”
일산의 일반고에 진학한 장씨는 소원대로 원없이 공부에 매진했다. ‘연예인 하려는 애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바꿔주고 싶어 더 열심히 공부했다. 중학교 3년 동안 공부를 못한 만큼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이 노력했다. 장씨는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껴서 공부했다”며 “심지어 저녁을 먹고 나면 잠을 참을 수가 없어서 고등학교 1학년 3월 한 달만 저녁을 먹었고 나머지 기간은 3년 내내 저녁을 굶었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이 저녁을 먹을 때, 학교 도서관에 가서 혼자 공부를 했다. 장씨는 “시험기간에 밤늦게까지 공부할 때는 잠을 쫓기 위해서 책상 위에 작은 간이책상을 또 올려놓고 서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부만 열심히 했던 것은 아니다. 장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며 전교 학생회장을 맡아 축제를 기획했고 축제에서 댄스 공연도 했다. 장씨는 “교과외 활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라도 자투리 시간을 아껴 공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장씨가 이렇게 스스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부모의 특별한 교육철학이 있었다고 한다. 장씨는 “부모님은 한번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는 말을 한 적이 없고 공부에 대해서는 ‘너희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만 해왔다”고 말했다. 장씨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의 선택을 강조하고 공부에 대해 편한 분위기를 조성해 준 것이 오히려 스스로 공부를 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되었다”고 했다.
장씨가 처음부터 카이스트에 입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었다. 카이스트는 영재들만 가는 학교라고 알고 있어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 3 때 카이스트에서 수능성적 없이 다양한 학생들을 입학사정관제도로 뽑는다는 기사를 보고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한 학교에 한 명만 학교장 추천으로 카이스트에 지원할 수 있었는데, 장씨는 자신이 해온 활동에 대한 철저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입학 지원 자격을 얻었다. 교사 추천장뿐만 아니라 좀 더 차별화된 지원서를 내기 위해 친구들에게도 추천장을 받아 자기소개서에 첨부했다.
면접장에서 부른 ‘소원을 말해봐’
카이스트 입학사정관 면접 때 3분 정도 자신을 소개하는 자유 스피치 시간이 주어졌는데, 장씨는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라는 곡을 개사해 춤과 노래를 면접관 앞에서 선보였다. ‘내 얘길 들어봐/ 내 맘속에 있는 모든 꿈을 말해봐/ 카이스트에서 펼쳐질 나의 미래 놓칠 수 없어/ 이게 나의 꿈이야 열정이야 꿈이야’. 장씨는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있는 노래를 그냥 부른 것이 아니고 개사를 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 것이 면접관들에게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카이스트의 학사 시스템이 너무 경쟁적이라 적응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카이스트도 일반 대학과 비슷하다.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기보다는 과제가 많아서 바쁘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자살 사태에 대해서도 “자살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사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나는 것이지, 하나의 교육 제도가 자살의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차등적 등록금 제도에 대해서도 “개정되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그런 제도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공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장씨는 “학과 공부가 재미있다”며 “계속해서 공부하면서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장양은 “공부만 하는 연구자가 아니라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며 “연극, 뮤지컬, 작가 등 하고 싶은 게 많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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