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강도하, '쌍용차 고공농성 응원' 1인시위
▲17일 낮 12시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응원하는 1인 시위에 나선 강도하 작가. ⓒ 하성태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해 알리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서울 기온이 영하 13도를 기록하며 최강 한파를 기록한 17일 정오, 만화가 강도하 작가가 피켓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나섰다. 강도하 작가는 <위대한 캣츠비> <발광하는 현대사> 등의 작품을 통해 웹툰 1세대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만화가다. 앞선 15, 16일 양일간은 영화배우 김의성씨가 피켓을 들었다.
강 작가가 1인시위를 한 것은 지난 13일부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 70m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 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을 응원하고 해고노동자들의 처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쌍용자동차 투쟁은 너무나 거대하고 긴 싸움인데, 최근 법원 판결을 보고 나조차도 억울했다. 투쟁의 길을 잃은 것 아닌가 싶어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던 차에 두 분이 굴뚝 위로 올라간 거다. 그 순간, 내려오라고도 못 하고 좀 더 버티라는 말도 못 하겠더라.">
연재 막바지에 다다른 웹툰 작품 <레테> 작업으로 밤샘을 하고 나왔다는 강 작가는 "아침 출근 시간에 나오지 못해 쑥스럽다"면서도 "SNS든, 기사든 쌍차 소식을 많이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강 작가와 피켓을 바라보던 한 시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귤을 한 개를 건넨다. 세월호 농성장을 둘러본 고등학생들도 "쌍용자동차구나"라며 강 작가의 시위를 유심히 바라본다. 피켓 시위의 효과가 시민들에게 전해지는 순간이다.
강 작가는 "사람들은 추운데 올라가서 고생이라고 하는데 두 사람은 번개가 치고 우박이 내려도 올라갔을 거다, 너무 절박하니까"라며 "그럼 쌍용차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도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방식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굴뚝 위 이창근 실장은 "땅 아래 노동자들 일상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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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덜 외로웠으면" 영화 <빅매치>, <관상>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의성씨(사진 오른쪽)가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응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앞서 13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쌍용차 평택공장 70m 굴뚝 위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 이창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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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11월 13일 대법원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사건을 돌려보내며 회사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농성 이틀째인 15일 쌍용자동차는 두 사람의 고공농성에 대해 법대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국장과 이 실장은 17일 현재까지 5일째 굴뚝 농성을 이어가며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다.
"깨진 유리 같은 이 바람 막아달라는 것도 들짐승 이빨 같은 이 추위를 녹여 달라는 것도 하루에도 몇 번씩 굴뚝 연기 속에서 눈물짜대는 우리를 봐달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상흔의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바람과 추위와 비탄에 빠져 살아가는 쌍용차 해고자를 봐달라는 것입니다.
쌍용차 굴뚝에 선 우리는 풍항계요 바람개비요 온도계다. 고통의 바람이 보이는가 바람 피 할 곳 없는 이들의 아우성이 들리는가. 콧물이 고드름으로 변해버리는 바닥에 앉고 철탑과 광고탑에 웅크린 이들의 젖은 옷이 보이는가. 땅 아래 노동자들의 일상을 봐 달라."(17일 오전 이창근 실장이 본인의 트위터에 올린 글)
"이창근 실장과는 (SNS) '미남당' 당원인데, 동석을 한 적이 있던 손석희 앵커에도 (외모가) 뒤지지 않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한 강 작가는 "바람이 있다면 하루 한 시간이라도 두 사람을 위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피켓을 드는 이들의 1인시위가 릴레이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인 오후 6시부터 1시간 동안 1인시위를 다시 이어갈 예정이다.
"1인시위가 우리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연대 중 하나가 아닐까. 근데 요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마땅한 사안이 어디 한둘인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63838
(+)지금 굴뚝 위에 올라가 있는 이창근 씨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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