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JYP 선택 안한 'K팝스타' 톱3? 축하해 줄 일'
- JYP엔터테인먼트가 현재 잘 되고 있다고 보나.
"지난 3년간 참 어려웠다. 당시 선배들의 회사를 봤다. 시가총액 1조라는 벽을 넘지 못하더라. 생각을 거듭한 결과 결국은 대량생산만이 답이더라. 그러기 위해선 시스템화가 필수인데 음악을 하고 가수를 키우는 '크리에이티브'라는 작업을 시스템화 하는 자체가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걸 깨달았다. 또한 그맘때쯤 스티브 잡스가 죽는 걸 보면서 '내가 죽으면 시스템도 없는 우리 회사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 후로 어떤 작업을 거쳤나.
"그래서 이후 3년간 나 없이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려고 노력했다. 처음엔 내가 하던걸 모두 넘겨주니까 모두들 우왕좌왕하고, 지연되고, 펑크가 나더라. 그래도 꾹 참고 그 시스템을 3년간 다듬었다. 부서를 조정하고, 인원을 재배치 했다. 내가 곡을 안쓰고 30명의 작곡가를 기른것도 이때부터다. 레이블에 대한 실험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 뭔가를 깨달았다. 3년이 지난 이제부터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쓰에이와 내 앨범도 철저한 내부 사전투표를 거쳐 공개가 결정됐다. 이번 내 앨범도 94점을 받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고, 예산도 거기에 맞춰서 배정받았다."
- '올바른' 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커 보이는데.
"우리나라에 대해 아쉬운점을 한가지 꼽자면, 힘을 가지게 된 사람이 그 힘을 자신에게 유리한쪽으로 사용하려고만 하는 점이다. 정치·경제 문화도 모두 그렇다. 그 힘을 투명한 방향으로 나눠쓰는 법이 없다. 나는 지난 몇년 간, 음악방송이나 시상식등에서 공정한 평가를 만들어 보려고, 이쪽의 힘 있는 분들을 1:1로 만나고 공문도 수없이 보냈다. 그런데 '벽'을 느꼈다. 그 벽은 절망적인 벽이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쳤는데 흔적도 안남는 벽이다. 그래서 나부터 돌아봤다. 우리 연습생들을 올바르고 공정하게 키우는 대신 학교 성적도 반에서 중간 이상을 하도록 요구했다. 다른 가수들에게도 룸살롱 출입을 금지시키고 어떠한 접대도 받지 못하게 했다."
- JYP는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들을 쉽게 다른 회사에 내주곤 하는데.
"누군가의 가족 아닌가. 일부 회사에서 다른 회사에 못 가게 하는 조항이 있는걸 봤다. 나는 그 대표에게 '당신의 딸, 당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해봐라' 라고 말해준다. 사람들이 너무 각박하고 여유가 없다. 우리 회사의 음악적 방향과 맞지 않는 어떤 연습생이 다른 회사에 가서 '대박'이 난다면 축하해 줄 일이다."
- 아티스트적으로는 공감이 가는데, 주주 입장에서는 반대할수도 있지 않을까.
"길게 보면 이런 방식이 더 좋을것이라고 본다. 다만 조금 오래 걸릴뿐, 나중에는 이게 돈을 더 번다라는 확신이 있다."
- 'K팝스타'에서 '마흔 넘어서까지 가수를 하려면 JYP로 오라'는 말을 했는데.
"두가지 이유다. 한가지는 올바르게 살기. 일단 JYP에 오면 생활태도에 대한 간섭이 많기 때문에 올바르고 길게 생활할 수 있다. 다른 한가지는 기본기다. 기본기가 없으면 수명이 짧다. JYP는 늘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K팝스타'의 톱3가 모두 다른 회사를 선택해서 아쉽지 않았나.
"축하해 줄 일이다. 내가 보기에도 자기에게 맞는 회사를 들어갔다. 무작정 데리고 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맞는 친구를 데리고 와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친구는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