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운 버니(2003, 빈센트 갈로)
빈센트 갈로 감독의 브라운 버니는 속죄, 용서, 화해, 구원에 관한 로드 무비입니다.
모터사이클 선수인 버드는 경기가 끝나고 캘리포니아로 가기 위해 주유소에 들릅니다.
그곳에서 옛 애인을 떠올리게 하는 여자 점원에게 대뜸 자신과 함께 캘리포니아에 함께 가자고 제안합니다.
남자의 대책 없는 돌직구에 당황스러운 여자는 말합니다. "난 당신이 누군지도 몰라요"
그러자 버드는 "제발... 제발 함께 가줘요"라며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애원합니다.
급기야 남자의 애절한 눈빛에 냉큼 마음이 흔들린 여자는 남자를 따르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짐을 가지러 간 사이 버드는 그녀를 남겨두고 차에 시동을 걸고 어디론가 하염없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식으로 남자는 여행을 하는 도중 계속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합니다. 혼자 슬프게 앉아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더니 자신이 위로받기도 하고, 창녀들의 유혹을 무시한 채 그대로 지나치다 다시 돌아와
맘에 든 어떤 창녀와 함께 섹스는 없이 차에서 식사만 하고 헤어지기도 하는 등 그의 행동은 좀처럼 갈피를 잡기 힘듭니다.
그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지 영화는 짧은 상영시간 1시간 30분 중 1시간이 지나도록 설명하지
않습니다. 관객은 그저 버드라는 남자의 공허하고 슬픈 눈빛과 달리는 차 창으로 보이는 한없이 이어진 도로를 무심코
따라가게만 되죠.
장마철에 잘 어울릴 감성을 적시는 촉촉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지루함을 달래주지만,
롱테이크(한 장면이 잘리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것) 위주에 다큐멘터리 같은 낡고 거친 화면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케케묵은 논쟁에 비해 영화 속 베드신의 비중도 생각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1시간이 지나도록 기대하
는 장면은 등장하지도 않죠. 마지막에 가서야 그 유명한 클로에 세비니의 펠라치오 장면이 나옵니다.
이제 남자는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모텔로 들어선 남자. 모텔 방 안은 벽지며 침대며 문이며 하얀 순백으로 가득합니다.
여기서 이 하얀색은 순결, 속죄, 구원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남자에게 간직된 비밀이 풀릴 이 속죄와 순결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에서 펼쳐질 감춰진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빈센트 갈로 감독은 이 영화가 혹평을 받자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이 너무 자
기 안으로만 파고들면 자위밖에 안 되고, 대중을 너무 의식하다보면 맛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10년 '물에 쓰인 약속'이란 영화로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그의 이 말에서 작가이자 감독,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물씬 느껴
집니다.
반면,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은
빈센트 갈로 감독의 [버팔로 66]도 좋아하고, [브라운 버니]는 엄청나게 좋아하는 영화예요. 그런데 사실 이런 감수성을 많
은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해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일단 한국에서는 다양한 영화들이 상영되기
가 힘드니까요. 극장에 가면 7-8개의 영화들이 다 점유하고 있다는 게 참 이상해요. 맨날 콩밥에 미역국, 김치 먹는 것 같달
까요? 전 햄버거도 먹고 싶다구요!(웃음)
라며 네이버 매거진을 통해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감각적인 멜로 드라마냐, 싸구려 3류 신파극이냐
판단은 당신의 몫이다.
※ 나오지 않는 작품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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