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네게로 가리 물에 풀리는 알콜처럼 알코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네게로 가리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균처럼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네게로 / 최승자시집 한 권 살 돈이 없어 온종일 헌책방 돌 때 있었네남문 시장 고서점, 시청 옆 헌책방 돌 때 있었네하루에 서른 편 키 큰 서가 아래 지팡이처럼 서서 읽을 때 있었네모두들 서럽고 쓸쓸한 말로 시의 베를 짜고 있었네귀에는 벌 떼 잉잉거리고 눈시울엔 안개비 촉촉이 서렸었네어쩌다 맘에 드는 시 한 편 만나면 발길 돌리지 못하고꽃술의 꿀벌처럼 뱅뱅거리다가주인 눈살 피해 서너 번 문을 여닫을 때 있었네더러는 노트 조각 찢어 열 줄 시를 베꼈네주인 몰래 책장을 찢고도 싶었으나, 이게 시인데시는 아름다운 것인데, 나를 달래며내일 또 오지, 모래 또 오지문을 밀고 나올 때 있었네그때마다 엷은 등에는 시구들이 고딕으로 찍혔었네시집 이름 기억 안 나도 머릿속에 베껴 논 시구 선명해내일 또 와 베낄 거라고문을 밀고 나오는 발등에 뜨거운 것이 툭-하고 떨어졌네머리카락 위로 낙엽이 시가 되어 내려앉았네사랑이 깊었던 날들이었네지금도 너 어디 있느냐 묻고 싶은 날들이었네달려가 와락 끌어안고 싶은 날들이었네- 사랑의 기억 / 이기철나는 팽팽합니다 더 이상 늘어나고 싶지 않습니다말을 짧게 끊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마침표가 보이지 않습니다간혹 갈고리 같은 쉼표가 내 몸을 절단하는 생각에 바르르 떨곤 합니다나는 요렇게나 시시합니다당신의 두 손에 온몸을 맡기겠습니다 절대 놓지 마세요밀고 당기는 데 필요한 탄성계수는 내가 구하겠습니다나를 놓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만 명심하세요당신의 뺨을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그게 한번 늘어난 자의 운명입니다당신이 처음 내 몸을 늘여 빼던 순간을 기억합니다내 말이 길어지기 시작했지요'사랑해'라는 말을 '너를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말이 길어진 만큼 빼빼해져야만 했습니다이제야 나는 인어공주의 심정을 이해합니다늘어난다는 것은 사랑에 자신이 없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나는 쉬지 않고 입술을 오무락거리지만,가끔씩은 이 게임을 끝내고 싶어집니다의지와는 상관없는 말들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방금 나는 '아름다운 너를 죽을때까지 사랑해'라고 거짓말했습니다더 이상 늘어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시간은 왜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지 모르겠습니다당신과 나의 대화가 일방적인 것처럼 말입니다긴장할 이유가 없어지면 나는 순순히 운명을 거역할 겁니다그 순간을 기억하십시오툭, 소리와 함께 팽팽한 내 몸이 공중으로 솟구칠나는 이제 끊어지기 직전입니다두 개의 시시한 자신이 되어 당신으로부터 까마득하게 멀어지겠습니다눈썹처럼, 갈매기처럼 날아가겠습니다우리가 사랑하기를 포기했다는 사실은 부디 잊어버리십시오마침표는 그렇게 함부로 찍는 것이 아닙니다갈고리가 날아옵니다3음절의 기다림과 1음절의 비명바르르, 툭,- 탄성한계점 / 오은나의 가시와 너의 가시가깍기 낀 양손과도 같았다맞물려서 서로의 살이 되는 찔려서 흘린 피와찌르면서 흘린 피로 접착된악수와도 같았다 너를 버리면내가 사라지는,나를 지우면네가 없어지는,이 서러운 심사를 대신하여꽃을 버리는 나무와나무를 져버리는 꽃이파리가사방천지에 흥건하다 야멸차게 걸어 잠근 문 안에서처연하게 돌아서는 문 밖에서서로 다른 입술로 새어 나오는 한숨이 있었는데흘리는 눈물의 연유는 다르지 않았다 꽃봉오리를 여는 피곤에 대하여도우리 얼굴에 흉터처럼 드리워진이 나뭇가지의 글미자에 대하여도우리의 귀에 새순이 날 때가지는말하지 않기로 하자- 행복한 봄날 / 김소연그녀는 나를 사랑하는가, 아닌가?길가에 핀 노란 양국을 꺾어꽃잎을 떼며 점을 친 다음5월의 바람에 날려 보내듯나는 손가락을 잡아떼며 점을 친 다음부러진 손가락들을 사방에 뿌린다머리를 빗거나 면도를 할 때 새치가 보여도은빛 세월이 무더기로 울려 퍼져도분별이란 이름의 창피스런 상태가 내겐 영원히 오지 않을 것임을 믿고 또 바란다벌써 두 시요자리에 들었겠구려어쩌면당신도 나처럼 깨어 있을지도서둘러지급전보를 치진 않겠소당신을깨우거나 괴롭힐 필요가어디 있겠소바다는 되돌아간다바다는 잠자러 떠나간다사람들이 말하듯 사건은 종결되었다사랑의 조각배는 일상에 부딪혀 박살이 났다당신과 나는 피장파장서로에게 준 상처와 슬픔과 모욕을되뇐들 무슨 소용벌써 두 시요 자리에 들었겠구려밤이면 은하수는 꼭 은빛 오까 강 같소서둘러 지급전보를 치진 않겠소당신을 깨우거나 괴롭힐 필요가 어디 있겠소사람들이 말하듯 사건은 종결되었소사랑의 조각배는 일상에 부딪혀 박살이 났소당신과 나는 피장파장 서로에게 준상처와 슬픔과 모욕을 되뇐들 무슨 소용세상에 펼쳐진 정적을 보구려밤은 별들의 공물로 하늘을 덮었소이런 시간이면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시대와 역사와 우주에게 말을 한다오나는 말의 위력과 말의 예언력을 안다극장의 특등석을 갈채로 뒤흔드는 그런 말이 아니라시체를 담은 관까지도 흔들흔들 일어나참나무 다리로 걸어가게 만드는 그런 말간혹 인쇄도 안 해주고 출판도 안 해주지만말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미친 듯이 달려간다수세기 동안 울려 퍼진다 그리하여 시의굳은살 박힌 손을 핥으려고 기차가 기어 온다나는 말의 위력을 안다 무희의 뒤축에 밟힌꽃잎처럼 하찮게 보일지라도인간은 영혼과 입술과 뼈로 살아 있다- 미완성의 시 /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부슬비는 계절이 체중을 줄인 흔적이다비가 온다, 길바닥을 보고 알았다당신의 발목을 보고 알았다부서지고 있었다사람이 넘어졌다 일어나는 몸짓이 처음 춤이라 불렸고바람을 따라한 모양새였다날씨는 가벼워지고 싶을 때 슬쩍 발목을 내민다당신도 몰래 발 내밀고 잔다이불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듯이길이 반짝거리고 있다아침에 보니 당신의 맨발이 반짝거린다간밤에 어딘가 걸어간 것 같은데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돌았다고 한다맨발로 춤을 췄다고 한다발롱! 더 높게 발롱!한 번의 착지를 위해 수많은 추락을!당신이 자꾸만 가여워지고 있다- 발레리나 / 최현우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아슬아슬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버렸는지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칠월 / 허연느낌이 왔다등을 구부리고 앉아 떡을 먹는데 등에 담처럼 박힌 느낌,느낌을 보내려고 저 이화령의 병꽃나무를 바라보았으나거기 붉은색에 버무려져 뜨겁게 파닥대는 느낌, 추억처럼다시 돌아와 한 사람의 모습으로 커지는 느낌 그는병든 사람이다 팔뚝의 주사자국들은 미친 별자리 같다등을 구부리고 한 그릇 국수를 말아먹는 그는지금 내 등에 박힌 느낌, 그는 이빨이 다 빠졌고안타깝게 면발을 놓치는 잇몸 사이로 하얀 혀가넌출같이 흐느끼는 소리 어두운 방에서 혼자그는 죽은 사람이다 더러운 요에 덮여, 지금 이 봄날담처럼 내 등에 박힌 몸, 점점 내 등은 구부러졌으나저기 병꽃나무의 붉은 품속에서 잠깐 잠깐씩하얗게 병꽃나무를 늙게 하는 봄볕같이나를 따뜻하게 늙게 하는 죽은 몸, 죽은 환한 몸,내 몸에 겹쳐졌다가 서서히 사라지는느낌이 몸처럼 왔다 가는 것이었다 날마다그렇게 끈질기게 나를 찾아오는 몸이 있다이제야 그 몸을 사랑하였다- 죄책감 / 신기섭내 사랑은탄식의 아름다움으로 수놓인황혼의 나라였지 내 사랑은항상 그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가도가도 닿을 수 없는 서녘하늘그곳에 당신 마음이 있었지 내 영혼의 새를 띄워 보내네당신의 마음한 자락이라도 물어오라고- 황혼의 나라 / 이정하영장, 눈물 속을 헤엄치는 것 같다 온몸으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몸을 공기중으로 솟구칠 때마다 몸이 녹아내린다 이럴 때가 있다눈물이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느닷없이 밖에서 쳐들어올 때가 있다 바람 속, 내가 바람 공중에 솟구쳐오를 때마다 몸이 바람에게 몸 내어준다미루나무가 바람에게 몸 내어주듯, 나는 원래 바람이었나 다시 수영장, 그의 눈이 터진다나를 바라보던 날마다의 눈동자들이 터져 흐른다나는 터져버린 시선의 홍수 속에 물안경을 고쳐 쓰고 첨벙 뛰어든다 어항 속, 그들이 어항 속에서 껴안고 있다 유리 속에서 뺨이 짓뭉개진다팔을 뻗칠 수 없으리라 내 시선이 점점 그들을 좁혀 들어간다시선이 어항을 옥죈다 그들은 눈조차 뜰 수 없다판유리가 껴안은 그들을 내리누르는 듯이미 죽은 내가 유리를 들고, 한없이 두 팔에 힘을 쏟으며이것 봐라 판유리만큼 커진 내 눈동자를 질투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는 네 번 괴로워하는 셈이다질투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질투한다는 사실에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내 질투가 그 사람을 아프게 할까봐 괴로워하며, 통속적인 것에 노예가 된 자신에 대해 괴로워한다나는 자신이 배타적인, 공격적인, 미치광이같은, 상투적인 사람이라는 데 대해 괴로워하는 것이다(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또다시 수영장, 내 가슴속 저 밑바닥에 비 오는지 그 속에 사는 고기가 꿈틀한다밖의 고기떼들이 안의 고기를 따라 전속력으로 움직인다전속력으로 달리던 자동차가 한 대, 빗길에 빙그르르 돈다- 블루의 소름끼치는 역류 / 김헤순 빛남의 무게만으로하늘의 구멍을 막고 있던 별들, 그날 밤하늘의 누수는 시작되었다 하늘은 얼마나무너지기 쉬운 것이었던가 별똥별이떨어질 때마다 하늘은 울컥울컥 쏟아져서우리의 잠자리를 적시고 바다로 흘러들었다그 깊은 우물 속에서 전갈의 붉은 심장이깜박깜박 울던 초여름밤 우리는 무서운 줄도모르고 바닷가 어느 집터에서, 지붕도 바닥도 없이블록 몇 장이 바람을 막아주던 차가운 모래위에서 킬킬거리며, 담요를 밀고 당기며 잠이 들었다모래와 하늘, 그토록 확실한 바닥과 천창이 우리의 잠을 에워싸다니, 나는 하늘이 달아날까봐몇 번이나 선잠이 깨어 그 거대한 책을 읽고또 읽었다 그날 밤 파도와 함께 밤하늘을 다 읽어버렸다 그러나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가그날 밤 하늘의 한 페이지를 훔쳤다는 걸,그 한 페이지를 어느 책갈피에 끼워넣었는지를- 일곱 살 때의 독서 / 나희덕그 때 우리는자정이 지나서야 좁은 마당을별들에게 비켜주었다새벽의 하늘에는다음 계절의별들이 지나간다별 밝은 날너에게 건네던 말보다별이 지는 날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더 오래 빛난다- 지금은 우리가 / 박준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덩쿨과 돌은 모두 외롭고나무들도 서로를 보지 못한다모두가 다 혼자다나의 생활이 아직도 활기에 찰 때세상은 친구로 가득하였다그러나 지금 안개에 휩싸이니그 누구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어쩔 수 없이 모든 것들로부터인간을 홀로 격리시키는어둠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은지혜로운 사람일수가 없다안개 속을 혼자 거닐면 정말 이상하다살아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모두가 혼자인 것이다-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비가 오려 할 때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바람의 살들이 청보리밭을 술렁이게 할 때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절름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치고 열무밭으로 나갈 때먼저 온 빗방울들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산을 펼 때- 비가 오려 할 때 / 문태준낡은 목선들이 제 무게를 바람에 놓아주며 흔들리고 있다 벽지까지 파도냄새가 벤 민박집 마을의 불빛들은 바람에도 쉽게 부서져 저마다 얼어서 반짝인다 창문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나는 연필심이 뜨거워지도록 편지지에 바다소리를 받아적는다 어쩌다 편지지 귀퉁이에 조금씩 풀어 넣은 그림들은 모두 내가 꿈꾼 푸른 죄는 아니었는지 새.나무.별.그리고 눈 사람이 누구하고도 할 수 없는 약속 같은 그러한 것들을 한 몸에 품고 잠드는 머언 섬 속의 어둠은 밤늦도록 눈 안에 떠있는데 어느 별들이 물이 되어 내 눈에 고이는 것인가 바람이 불면 바다는 가까운 곳의 숲 소리를 끌어 안고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그러나 나무의 속을 열고 나온 그늘은 얼지 않고 바다의 높이까지 출렁인다 비로소 스스로의 깊이까지 들어가 어두운 속을 헤쳐 제 속을 뒤집는 바다, 누구에게나 폭설 같은 눈동자는 있어 나의 죽음은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눈동자를 잃는 것일테지 가장 먼 곳에 있는 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프고 눈 안을 떠다니던 눈동자들, 오래 그대의 눈 속을 헤매일 때 사랑이다 뜨거운 밥물처럼 수평선이 끓는가 칼날이 연필 속에서 벗겨내는 목재의 물결 물결 숲을 털고 온 차디찬 종소리들이 눈 안에서 떨고 있다 죽기 전 단 한번만이라도 내 심장을 볼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심장을 상상 만하다가 죽는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언젠간 세상을 향한 내 푸른 적의에도 그처럼 낯선 비유가 찾아오리라는 것 폭설을 끊고 숲으로 들어가 하늘의 일부분 이였던 눈들을 주워 먹다보면 황홀하게 얻어맞는 기분이란 걸 아느냐 해변에 세워둔 의자하나 눈발에 푹푹 묻혀가는 지금 바라보면 하늘을 적시는 갈매기 그 푸른 눈동자가 바다에 비쳐 온통 타고 있는 것을- 폭설 민박 편지 2 / 김경주바람이 바람을 넘쳐 플래카드를 흔들고 잎 넓은 나무가 잎 넓은 나무를 넘쳐 푸르른 날나는 경건하였다나는 불순한 상상을 하지 않았다나는 완벽하게 나를 조절하였다그러므로 당신은 나의 표정을 읽지 못한다당신이 바라볼 때마다나의 침묵은 부활한다나의 시선은 이미완성되어 있다격렬한 밤이 당신을 지나갈 때도 나는 기하학적인 시선을 유지한다내 시선 끝에 서 있는 대우아파트나는 그의 정지 자세를 이해한다피고 지는 것들은 지겨워나는 서서히 낡아갈 것이며나의 최후는 단호하다플래카드 아래로 당신이 당신을 넘치며 걸어온다당신이 당신에게서 흘러나와 긴 그림자를 이룰 때 잠시 공중에 머물렀던 낙엽이 당신의 배후를 횡단한다당신은 혼자 고개를 흔든다나는 당신이 지겹다- 마네킹 / 이장욱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있었다미안하다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 정호승확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