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안녕!
오랜만이야.
아 막게 하다가 한 게녀의 댓글을
보고 확 꽂혀서 간만에 고르기글 한 번 써보려고.
글 써도 된다고 허락해줘서 고마워!
글 재밌게들 보아줭. ㅎㅎㅎㅎ
1. 설리.
어렸을 때부터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존경과 애국심을 키워온 나는
고된 훈련과 공부 끝에 한 독립 단체에 소속되게 된다.
몇년동안 맡은 일을 열심히 해낸 결과,
나에게도 큰 지령이 떨어지는데...
그것은 악독한 짓으로 유명한 일본인 경찰 간부를 암살하라는 것이었다.
암살 대상이 종로에 고급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식당에 종업원으로 위장한 나.
정보대로 식당에 암살 대상이 도착했다.
그의 옆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다.

"여긴 언제와도 참 고급스러운 게 좋아요."
"아키코가 좋으면 나도 좋아."
여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싱글벙글인 일본인 간부.
나는 한 눈에 여자가 그의 애인인 걸 알 수 있었다.

"으음, 뭘 먹지?"
"아키코가 원하는 대로 시켜."
"그럼, 먼저 커피 한잔 해요."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역겹다고 느꼈다.
조선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돈으로
고급 음식점에서 커피나 마시고 음식을 고르는 꼴이라니...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차에
암살 대상이 일어났다.
"아키코,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네. 천천히 다녀오세요."
나는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조심스레 그 테이블에 다가갔다.
"아, 실례합니다만 주문하신 커피에 설탕을 깜빡하고 안넣어서...지금이라도 넣어드리려고."

"아..."
"그럼, 저..."
그렇게 잔에 청산가리를 타려고 하는 순간, 그녀가 입을 열었다.

"너무 티나잖아."
"네?"
"독약일 거 아니야. 그 거."
나는 그녀의 말에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저 사람 무슨 음식을 먹든 그 전에 은수저로 확인하고 먹어.
그것도 모르면서 온 거야?"
그녀는 여전히 얼어있는 나에게
허튼 짓 하지 말고 당장 이 식당에서 나가라고 했다.
당황스럽고 어딘지 모르게 수치스러운 마음이 든 나는
그 자리에서 머리가 새하얘져선 식당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녀가 기생이고
또한 나와 다른 독립 운동 단체의 회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의 화려한 외모와 끼를 이용해
친일 고위 간부들을 홀려 정보를 빼돌리는 역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갔다.
"저기,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뭘 같은 조선인들끼리 다 돕고 사는 거지."
그녀는 기생이 아닌 또래 여성과는 대화를 해본 적이
별로 없다며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줬고
그녀와 나는 얼마안가 절친한 동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맡은 임무를 멋지게 마치고
그녀에게 내가 얼마나 멋지게 일을 처리했는지 말해주려
그녀의 자택으로 찾아갔는데...
그녀의 자택에서 한 일본인 간부가 옷차림을 추스르고 나오는 걸 보게 되었다.
뭔가 이상한 낌새에 오지 말라고 소리치는 그녀의 방에 억지로
들어가자 그 방엔 그녀가 헐벗은 채 누워 있었다.

"...오지 말라고 했잖아."
"왜 그랬어."
"저 사람 누군지 알아?
경성지부 경찰부장이야. 빼낼 정보가 얼마나 많은데."
"야..."

"빨리 칭찬이나 해주면 안될까?
내가 어떤 정보를 물어왔는지 알면 놀랄텐데."
나는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었다.
그녀는 유난이라며 호들갑 떨지 말라고 웃었지만
내 품에서 나오진 않았다.
그 후로도 그녀는 일본인들의 행사에 초대되면서
중요한 정보를 잘도 캐왔다.
행사에 초대될 때마다 한껏 꾸민 그녀는 언제봐도 참 예뻤다.

"괜찮아?"
"늘 그랬듯이 화날 정도로 예뻐."
"나도 알고 있어."
"뭐야."
그렇게 우리는 보통의 소녀들처럼 꺄르르 거리면서 웃었다.
"늘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하고 내가 말하자 그녀가 말했다.

"그렇게 될 거야."
"정말, 그럴까?"

"응. 반드시."
2. 하정우
여자의 몸으로 힘겹게 독립단체에 들어오게 된 나.
동기들과 씩씩하게 선배들에게 인사를 건네는데
한 선배의 표정이 유독 좋지 않다.

"뭐냐?"
"네?"
"뭐냐고. 너 여자."
"이번에 새로 들어온..."

"가라. 집에서 식구들이나 챙겨. 독립운동은 소꿉 장난 아니다."
"저도 장난할 생각으로 여기 들어온 거 아닙니다."

"건방지게 말하는 것 좀 보게? 그래 그럼 네 맘대로 하세요."
그의 말에 나는 밀려오는 화를 꾹 참고
부들거렸다. 그러자 그가 내 옆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근데 너 때문에 뭐 하나 틀어지면 진짜 가만 안둔다."
나는 그의 말에 오기로라도
열심히 맡은 일을 했다.
남자들보다 못하다는 말은 죽어도 듣기 싫었다.
잡다한 심부름에서부터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까지
이를 꽉 물고 해냈다.
그러자 그도 어느 틈엔가부터
조금씩 나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흠, 뭐 이번 일은 잘했네."
"인정해주시는 거예요?"
"인정? 그에 대한 내 대답은 이 거."

그의 장난스러운 제스쳐에 나는 김이 빠졌다.
"뭐예요, 정말."
"뭐. 그럼 계속 수고해라."
그렇게 돌아서는 그의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있는 걸 보고
나도 덩달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네하고 생각하면서.
그러던 어느 날, 독립단체들끼리 모임을 갖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큰 술집에서 그저 단순한 파티처럼 위장해서
만남을 갖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진짜 파티처럼 보이기 위해
난생 처음 옷도 여성스럽게 입어보고
구두도 신었다.
그렇게 꾸미고 가는데 술집 앞에서 그와 마주쳤다.

"뭐야, 몰라봤네."
"에이, 또 장난이세요."
"진짜, 그렇게 입으니까 완전 달라보여."
"칭찬입니까?"

"속고만 살았냐. 들어가자."
그렇게 위장 파티가 시작되었다.
위장 파티라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파티처럼 흥겨운 분위기가 피어났다.
모두 여태껏 쌓아온 독립운동가로써의 한을 오늘 마음껏
풀기라도 하려는 거처럼 술을 마셨고
대화를 나눴고 춤을 췄다.
그도 간만에 술이라며 마음껏 마시는 듯 보였다.
"기분 좋아보이시네요. 오랜만에."
"좋아보인다고?"
"네. 많이."

"...너도 그렇네."
그렇게 흥겨운 파티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바로 우리는 또다시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늘 그렇듯 지령을 받고
업무를 수행하려는 중에
한 일본순사에게 들키는 바람에
칼로 배를 찔리게 되었다.
일본 순사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찰나에 입은 부상이었다.
다행히 나는 부상으로 일본 순사는 죽음으로 마무리 되었다.
치료를 위해 지부에 들어오는데 그와 마주쳤고
그가 물었다.

"별 일 아닙니다."
"뭐냐고."
"그냥 일을 하는 중에...걱정 마세요. 일은 똑바로 처리했고 입막음도 확실히 했습니다."
나는 배를 꾹 누르면서 힘겹게 말했다.
그는 한숨을 푹 내 쉬었다.

"네가 다쳤는데. 그게 잘 처리한거라고?"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친 거 빼곤 모든 게 다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만둬라."
"못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그만두라고."
"저 열심히 했어요. 동기들 누구보다 열심히 했어요.
여자라고 이번 실수 하나 때문에 그만두게 하는 건 너무 부당한 일 아닙니까?"
내가 울분에 차올라서 말하자 그가 다가왔다.

"네가 니 몫까지 2배, 아니 3배로 할게."
"지금 무슨..."

"네가 다치는 거 못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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