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러한 대종상의 '흑역사'는 지면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가장 유명한 건 이른바 '[애니깽] 사건'이었죠. 1996년 34회 시상식이었는데요, 그전엔 개봉되지도 않았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출품 당시 제대로 작업이 안 끝나 있었던 건 물론이고 화면 상단에 붐마이크까지 보였다는 영화인데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이나 [꽃잎](1995)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소장파 영화평론가들은 항의 문건을 제출했지만 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었고요(이 영화의 제작자인 곽정환 사장은 당시 한국영화산업의 최고 실력자였죠. 올해 대종상 시상식에서 아내인 배우 고은아와 함께 '영화발전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논란은 영화제에 큰 타격을 주는데요, 1992년부터 대종상을 재정 지원해온 삼성이 손을 뗐고, 이후 스폰서를 맡은 어떤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영화제를 후원하겠다고 했다가 IMF로 손을 뗐습니다. 결국 1998년엔 시상식이 열리지 못했습니다. 꽤 센 후폭풍이었던 셈이죠. 최근엔 장나라 주연의 [하늘과 바다](2009)가 후보에 오른 것도 논란이 되었고요. 2001년엔 [하루](2000)가 4개 부문을 수상하자 네티즌의 항의가 들끓었고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정진우 감독의 안티 사이트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써니](2011)의 심은경은 영화제 참석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보에서 빠지게 되는 석연찮은 과정을 겪었고요.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9년엔 고영남 감독의 [제2의 성](1988)이 기획상을 수상했는데요, 이 영화는 일본 영화 [봄의 종]을 베낀 것으로 밝혀져 수상이 무효화된 적도 있었습니다. 1984년 시상식에선 공로상 시상자로 단상에 올랐던 고 장동휘 선생이, 원로 영화인이나 유공자가 아닌 당시 영화인협회 이사장(강대선)에게 공로상을 주는 게 부당하다며 시상을 거부했다가 영화인협회에서 제명당한 적도 있었습니다(강대선 씨는 2009년에도 공로상을 수상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공로가 많길래 한 영화제에서 두 번에 걸쳐 공로상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사건은 1997년 35회 시상식이었는데요, [애니깽] 파동 이후 새롭게 스폰서로 나선 기업은 상큼한 스타트를 위해 무주리조트에서 시상식을 거행했고 한 방송사에 의해 생방송되었죠. 그런데… 아뿔싸!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할 때 화면엔 큼지막하게 '초록 불고기'라는 자막이 나갔으니…, 배우 이름이 제대로 나간 게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송강호는 '송광호'로 나가고, [마리아와 여인숙]은 '미아리와 여인숙'으로 나갔으니…, 영화제보다는 방송사 실수지만, 암튼 인상적이었죠.
대종상은 한국에서 가장 전통 있는 영화제입니다. 올해로 벌써 50년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어떤 전통을 마련하지 못했고, 공정성에 대한 부분은 항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되면 영화사들이 출품을 꺼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럴 경우 대종상은 점점 더 공정성을 잃어가게 되겠죠. 화려한 레드 카펫이나 가수들의 축하 공연보다 시상식 자체의 퀄리티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게다가 공공 예산의 지원을 받는 영화제로서, 현재의 상황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당시 영화후반작업도 안끝났고 개봉도 안한
애니깽한테 작품상 줌 ㅋㅋㅋㅋㅋㅋ
아름다운청년전태일
5.18 영화 꽃잎한테 작품상 주기 싫어서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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