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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구닌ll조회 2763l 1
이 글은 8년 전 (2015/11/30) 게시물이에요



저도 중 3 때 반에서 사이 안 좋았던 애가 있어서 애들이랑 말 별로 안 하고 지내곤 하다가 사회성이 저하된 게 좀 오래 갔었는데요,

'옛날로 돌아간다'는 건 어떤 사람한테도 가능한 일이 아니에요. 옛날 일을 잊는 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고요. 살면서 발전한다든가 퇴보한다든가, 새로운 경험을 겪으면서 변할 수는 있지만 변화를 없던 걸로 돌릴 수는 없어요.

대신에 고생한 만큼 성장하고 옛날보다 좀 더 나아지는 건 가능해요. 그 경험을 계기로 나한테 게 구는 애가 있어도 태연하게 대처하고, 누가 뭐라고 하든 자존심 상하지 않는 튼튼한 멘탈을 갖는 식으로 조금이라도 성장해야죠. 원래 살면서 안 좋은 일들이 사람을 배려해가면서 일어나지는 않으니까, 어떤 일이 있으면 그 일을 계기로 좀 더 성장하는 수밖에는 없어요. 그럼 이제부터 어떤 식으로 해야 좋은가 하면, 


첫째로는 누가 괴롭히든 그게 내 잘못은 아니고 세상에 별 바보이 다 있는데 그런 바보상에 대한 견문이 넓어졌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게 좋아요. 어른이 돼서 누가 나를 괴롭히면 별 바보이 다 있다고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그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데, 중학생 때는 약한 걸 수치스럽게 여기는 심리가 있어서 중학생 때 누가 괴롭히면 자기가 부끄러워하는 심리가 있어서 오히려 감춰서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있는 고통 중에 어떤 것도 말하기에 수치스럽거나 더럽거나 한 건 없어요. 살다 보면 있을 수도 있는 고통이고, 그런 걸 극복할 때마다 경험이 확장되는 거니까 좋게좋게 생각하고, 진짜로 대인배가 된다든지 정의감을 갖는다든지 나는 약한 애들한테 잘해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세요. 


둘째로는 증오 같은 마음은 버리고 부도덕한 일도 웃어넘기는 마음을 갖는 게 좋아요. 화내는 걸 정의랑 동일시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혼자서 씩씩거려서 건강 해치고 시간낭비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걸 시정하는 게 정의입니다. 행동 없는 분노는 에너지 낭비니까, 내가 도덕적으로 더 우월한 애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걔가 한 짓이 얼마나 나쁜 짓이었는지 재확인하기 위해서 씩씩대지 마세요. 진짜 최악인 건 내가 느꼈던 정의로운 분노라는 게 시간이 지나서 흐려지려고 하면 초심을 잃었다느니 마음이 풀어진다느니 하면서 다시 화를 지피려고 하는 건데, 감정은 원래 삶에 도움이 되려고 만들어진 기제(mechanism)입니다. 지금 사는 데 중요하지 않은 옛날 일에 인위적으로 화내는 건 진짜 낭비니까, 마음에서 우러나서 화나는 만큼만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 안주거리로 삼는다든지 이런 문제가 다시는 사회에 일어나지 않게 학교폭력 문제에 관심을 갖든지 하고 인위적으로 화내려는 건 바로 집어치우는 게 좋아요.

그리고 가능하면 어떤 사람이든지 좋아하려고 하는 게 좋아요. 누가 잘못됐다 -> 화가 난다라는 공식이 꼭 맞지는 않는 게, 누가 잘못됐으면 수정을 해야 하고 누가 잘못하면 못하게 해야 하는 거고, 다시 말하지만 행동이 중요하고 화난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때 그 새끼가 잘못됐다는 걸 확실하게 알고 있으면 그걸로 된 거니 화는 느끼지 말도록 하세요. 대신에 내키지는 않아도 사람 성격이라는 게 성장하면서 환경에 의해 많이 형성돼서 쓰레기 같은 애들도 좀 가정에서 그런 환경으로 커서 그렇게 된 바도 크다는 거랑 어떤 사람이든 성격이 좀 개선될 여지는 있다는 생각을 갖고 아무리 바보이어도 (그 사람이 잘못됐다는 건 알고 수정하려는 마음은 있되)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게 좋아요. 교사나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는 셈 쳐보시고 어려워도 어떤 사람이든 좋아하려고 해보도록 하세요. 놈을 좋아한다는 게 가치관이 흐려지는 것 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가치관이 뚜렷하면서도 나쁜 놈들한테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잘해주면서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게 정말로 공감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ㅈ같은 애가 있다고 막대하는 건 내 기분은 좋아도 사회적으로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ㅈ같은 취급 받고 자란 애들이 사회에서 범죄 저지르고 하는 걸 보면 학교 다닐 때 주위에 있던 이상한 애들한테 좀 잘해줄 걸 하는 생각도 들고, 정상적인 환경에서 제대로 사랑받고 자랐으면 사람답게 행동했을 텐데 그렇지 못하면 이제라도 누가 잘해줘서 바로잡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셋째로 '부정적인 경험의 존재'가 아니라 그 부정적인 경험을 취소해보겠다고 하면서 손을 놓느라 생긴 '좋은 행동의 부재'가 유머 감각이나 사회성의 감퇴를 가져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시 웃기고 싶고 다시 사람들의 중심이 되고 싶으면, 좀 힘들어도 계속 사람들을 만나고 드립을 다시 뱉고 처음에 그게 힘들면 예능이라도 보면서 웃기는 거라든지 재밌는 대화를 다시 연습하는 게 필요해요. 앞으로 마음의 상처를 남길 만한 어떤 경험을 하시든 그 경험이 일어났다는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 능력이 감퇴했다고 생각하신다면 착각입니다. 찐따 같은 애가 웃기고 다니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드립을 안 뱉다 보니까 유머 감각이 떨어진 거고, 다시 웃기다 보면 옛날보다 더 웃겨질 수도 있어요. 


사람이 트라우마에서 회복하는 모형은 불순물이 박혀있는 걸 파내는 게 아니라, 라면 국물이 섞여들어간 물에 수만 톤의 깨끗한 물을 부으면 희석되고 자정 작용이 일어나서 깨끗한 물이 되는 과정과 비슷해요. 고통스러운 경험을 파내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런 일이 있어도 좋은 경험을 훨씬 더 많이 하다 보면 고통스러운 일도 웃어넘길 만큼 멘탈이 튼튼해지고 흔들리지 않게 되고, 그런 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계속하면 잘 살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진짜 강조하고 싶은 건, "이 고민만 없으면 책을 읽든 운동을 하든 사람을 만나든 진짜 잘 살 텐데."가 아니라 "책 읽고 운동하고 사람 만나다 보면 이 정도 고민은 해결할 수 있게 되겠지."가 맞는 거예요. 고민 같은 게 있으면 그것 때문에 시간 낭비하는 게 억울해서 빨리 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것만 없으면 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은 살면서 지혜가 생기고 판단력이 길러지게 마련이어서 열심히 살다 보면 어릴 때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그리고 내가 A라는 문제를 고민으로 받아들여야 할 정도로 약했는데도 공짜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건 좀 욕심이니까 고민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억울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정신이 튼튼한 사람이면 고민도 인생의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서 어느 정도 재밌게 할 수 있고 (예를 들어서 제 전공 중에 상담 심리 수업이 있는데 그런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고민을 연구하면서 재밌어하고 생각이 활발해져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고민의 존재가 아니라 그걸 하겠다고 생산적인 활동을 놓아버리느라고 사회성이 약해지든 공부를 잘 못하게 되든 하는 거니까 어떤 고민이 있어도 책을 읽는다든지 운동 한다든지 사람 만나는 것 같은 소소한 즐거움을 놓지 마세요. 그리고 혼자 고민하지 말고 사람들이랑 얘기를 하든지 관련 심리학 책을 찾아보든지 하시구요. 처음에는 생산적인 일을 다시 하려면 좀 어려울 수도 있는데, 사람이 원래 관성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좀 있고, 아이러니하지만 고민하던 시절에는 '나는 이 고민만 해결하면 엄청나게 잘 살 수 있어.'라는 희망의 말을 하는 게 좋아서, 자기 자신이 좀 깨지는 걸 감수하고 실제 삶에 뛰어들기보다는 고민에 안주하는 게 편할 때가 있어서 막상 꿈꾸던 대로 생산적으로 살려면 망설여질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건 자연스러운 거니까 힘들어도 생산적으로 살도록 노력하세요. 성격이 행동을 만드는 것도 있지만 행동이 성격을 만드는 게 훨씬 더 크니까, 성실하게 살다 보면 성실해지고 재밌게 살다 보면 재밌어집니다.


후유증으로 인한 사회성저하로 고민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txt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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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코베인  NUDE
슼슼!
8년 전
이런건 스크랩해듀면 언제읽을까..
죽기전엔 스크랩함 정리는할까..

8년 전
AYABAMBI  月と太陽
도움되는말 많네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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