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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404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6/1/07) 게시물이에요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당신의 북쪽, 나는 말라가고 있어요

지독한 가뭄으로 위태하게 갈라진,

녹슨 호리병은 차라리 부숴 주세요

맑은 술을 들이킬 때 나던 휘파람 소리도 이젠 낼 수 없어요

 

이곳은

당신을 한 입 두 입 베어 먹은 자리

더 아프게 때려줄 걸 그랬어요

더럽혀진 발바닥에 못질하며

더 큰소리로 욕해줄 걸 그랬어요

 

탕, 탕. 사냥꾼들의 총성이 날 때마다

숨을 곳 없는 당신의 가쁜 숨소리 들려와요

주홍색 심장 뒤편에 새겨진 우리의 더러운 표징은

누구에게도 발각되면 안돼요

 

간신히 뼈만 추려 등 떠밀어 보낸 당신

제발 멀리 도망가 주세요

겨드랑이 밑에 감춰둔 분홍 날개 펴고

날아 주세요

화냥꽃 가득한 남태평양으로

 

돌아오면 안 돼요

뒤돌아봐도 안 돼요

여기는 당신의, 피 얼어붙은 북쪽

한 입 두 입

당신의 남은 살점 뜯어 먹고 있어요


- 김요일, 추신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저녁부터 심하게 바람이 분다 낡은 목조 건물이 삐걱삐걱 운다 전선이 비명을 지른다 거대한 새 한 마리가 어디론가 날려가고 있다 무언가 끊임없이 휘몰려간다 나는 지키미처럼 웅크리고 여러 날째 이곳에 있다 무언가 아득하고 그립고 조금은 슬프다 저 바람 속에서 세상은 문득 깊어지고 나무들은 하나쯤 나이테를 늘리고 겨울이 오고 그리고 어느 날 거짓처럼 그것들은 하나씩 사라지리라 겨울이면 이불 위로 뽀얗게 성에 내려앉던 어린 날이 생각난다 머리맡에 놓아둔 자리끼가 꽁꽁 얼고 뽀얗게 눈 쌓인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기차소리…… 삼촌을 짝사랑하던 여선생이 자살을 한 것도 겨울이었다 모든 것은 늘 추위 속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창을 내다보는 일을 배우지 말았어야 했다 그 일은 내게서 너무 많은 것을 앗아갔다 그 일은 아득하고 슬픈 것, 최초의 설레임 같은 것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그 뒤론 휫휫 휘리릿하는 새 울음까지 나를 묘한 슬픔의 길로 데려 갔다 창밖을 내다보는 일에 나는 생의 반을 빼앗겼다 나는 언제나 어떤 예기치 않은 것들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없다고 최면을 걸면서도 여전히 나는 창밖을 두리번거리며 그것을 찾곤 했다 나는 이곳에 얼마나 더 있어야 할까 바람은 여전히 분다 나는 또 그 속에서 몸을 비틀며 서 있는 것들을 본다 그래, 어쩌면 전혀 예기치 않은 시간이 그것을 데려올지도 모른다


- 이경림, 푸른 호랑이의 시간3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달이 뜨고 진다고 너는 말했다. 수천 개의 달이 뜨고 질 것이다. 네게서 뜬 달이 차고 맑은 호수로 져서 은빛 지느러미의 물고기가 될 것이다. 수면에 어른거리는 달 지느러미들 일제히 물을 차고 올라 잘게 부서질 것이다. 이 지느러미의 분수가 공중에서 반짝일 때 지구 반대쪽에서 손을 놓고 떠난 바다가 내게로 밀려오고 있을 것이다.


- 이수정, 달이 뜨고 진다고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다음 생애에 여기 다시 오면

걸어 들어가요 우리

이 길을 버리고 바다로

넓은 앞치마를 펼치며

누추한 별을 헹구는

나는 파도가 되어

바다 속에 잠긴 오래된

노래가 당신은 되어

- 김소연, 강릉, 7번 국도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몸이 닳아 사라질 때까지

내 꿈속에서 목욕을 해야 하는 벌을 받고 있다 넌 

온몸에 비누칠을 하고 있다

비누 거품에 파묻혀

끝끝내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네가 너무 그립지만

영영 닳지 않는 지옥 속에서 난

더럽게 깨끗하다

 

곤히 자고 있는 네 숨소리를 과거의 한 컷으로 느끼던 내 죗값을 왜 네가 치르는 거니 네 손이 닳지 않는 등은 내버려둔 채 나는 왜 곰팡이 핀 꿈의 내벽만 닦고 있는 거니 미처 닦지 못한 곰팡이는 어쩌자고 아름다운 거니 무엇에 대한 배반이 아름다움인 거니 저, 저 목력나무는 어쩔 거니 나는 왜 절정의 목련나무 아래에서 병든 너와 사진을 찍은 거니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거니 사등분으로 찢어지지 않는 사진 밖으로 목련나무는 꽃잎을 떨어트리며 내 얼굴을 가리는데

 

지나간 봄이 뒷검음을쳐 낳은 밤

네 얼굴들을 네 얼굴에서 씻어내야 하는 계절

전깃줄에 매달린 빗방울들 일제히 왼쪽으로 쏠린다

빨래집게에 집힌 채 나, 비바람에 뒤집힌다

마저 죽을 수 있도록

옆으로 몇 발짝이라도 움직일 수 있도록

자다 말고 밸런스, 라 외친다

- 장승리, 모르고 하는 슬픈 일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눈을 감아서 몸은 잘 모릅니다만

당신, 내가 그 마음 안에 가 산다는 것

눈이 흐려 잘 못 보았지만

언제 쓰러졌는지 당신 그늘이 무너져 있어요

바람이 바위를 치듯 살 허문 무늬를 봐요

물살이 바위를 밀어붙이듯 그렇게 푸르다 붉은 멍을 안고 있는

당신의 깊고 융숭한 협곡을 보네요

당신, 그 협곡이 아프나요? 

당심 손가락 사이 협곡에도 쓰린 바람 불고

목덜미는 절벽이었는지 아찔하게 떨고

구부러진 등 헐렁한 허벅지엔 가벼워 슬픈

절망마저 시들어가네요

눈을 감아서 몸은 잘 모릅니다만

당신, 그 가슴에 자꾸만 더 깊어지는 마음속의 협곡

하루가 다르게 삐걱거리는 뼛속 울림과

당신의 헛딛는 걸음 속의 위험에 입 맞추며

일생 고이기만 한 그 눈물 핥으며 나 거기 살고 있어요

거나하게 취해 홀로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당신 마음속 그 추운 협곡의 어둠 속에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신달자, 당신의 협곡

나 이끼처럼 당신을 덮고 있어요. | 인스티즈


저것의 익지 않은 열매에 상처를 내어 받은 즙액을 건조한 것이 아편이라오 씨에 마약 성분이 들어있다는 소리는 당치 않소 저것이라고 다 아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오

혹 물양귀비를 본 적 있소 한여름 연못에서 노란 꽃에 검붉은 빛을 띠고 있는 꽃술이 양귀비에 육박할 만큼 고혹적이라오 높은 산 중턱에서 하늘과 구름을 이고 자라는 두메 양귀비는 더 말하여 무엇하겠소 그뿐 아니오 항우의 애첩 우미인의 무덤에서 핀 꽃이어서 우미인초라 하는 개양귀비도 있다오

한 번 눈앞을 지나고 나면 못내 그리워 살이 아파오는, 당신 같은 독이 많은 꽃이 저기 있소 푸른 산수국 같은 인연을 꿈꾸었지만 내 이렇게 당신을 잊기 위해 들판 가득 저것들을 키우고 있다오 이곳을 찾을 수는 없을 거요 그럼 내내 평안하시오

- 조용미, 양귀비를 기르다

 

대표 사진
너와 함께 이 길을
슼슼ㅜㅜㅜ
10년 전
대표 사진
백현이 걸음소리  큥큥큥큥
표현이 되게 쎄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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