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녀는 어느 날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해
그 친구 역시 비슷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둘은 더욱 좋아졌지만 좋아질수록 불안감을 느끼던 중
하루는 친구가 게녀에게 고백 비슷한 말을 해버렸고
게녀는 처음으로 남자가 아닌 동성에게서 들은 고백에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해
조금씩 친구를 피하던 게녀는 미국에 살던 친척이 유학을 권유했고
부모님의 강제 반 그리고 자의 반으로 미국행을 결정해
어느덧 출국날까지 하루가 남았어
1. 아이린
아무래도 말은 하고 가는게 예의라 생각한 게녀는 친구에게" 내가 유학 가면 어떨 것 같아? "
라고 묻자 갑작스런 질문에 친구는 어이없다는듯 웃으며

" 뭐야 - 궁금한게 겨우 그거야? "
친구는 대답을 하지 않고 게녀를 바라보며 웃어 넘겨
하지만 게녀가 한 번 더 묻자

" 음... 글쎄? 생각만 해도 싫다 "
게녀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친구를 보자 미안한 마음에
결국 사실을 전하지 못하고 헤어지기위해 카페 밖으로 나와
마지막이라 생각이 든 게녀는 친구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고
친구는 그런 게녀를 보면서 겉으론 좋아했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 해
집 앞에 도착해 둘은 헤어지며 집에 가려는데 친구가 갑자기 게녀의 팔을 붙잡고는

" 혹시.. 아니지? "
게녀가 답을 망설이자 손을 잡고 있던 친구의 손은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친구의 모습에 결국 게녀는 웃으며 친구를 집으로 보내
다음 날, 게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공항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등교하는 친구의 모습을 몰래 보고 공항으로 출발해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게녀의 자리에 앉아 게녀를 기다리고 있던
친구에게 반장이 다가와 여기서 뭐하냐며 물어

" 주현아 무슨 소리야 너 공항 안 갔어?
제일 친하면서 배웅도 안 해주면 게녀가 섭섭하겠다 "

" 응? 그게 무슨 소리야..? "
결국 반장으로부터 사실을 전해들은 친구는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고
게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게녀는 미안한 마음에 끝내 전화를 받지 못 해
그 때, 수화기가 아닌 가까이서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 게녀야 네가 왜 지금 여길.. "
게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친구의 표정에서는 섭섭함과 아쉬움이 담겨져있어
왜 미리 말을 안 해준거냐며 화를 내려는 친구를 보자
게녀는 미안함에 눈물이 흘렀고 오히려 친구가 더 당황하며 게녀를 달래주기 시작해

" 왜 울고 그래.. 게녀야 울지마 나 정말 괜찮아. 그만 울어 응? "
하지만 그럴수록 게녀는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더 울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씩 진정이 되기 시작해
결국 친구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사실을 말하자
친구는 놀란 마음에 울컥했지만
너무 미안해하는 게녀의 모습에 애써 웃으며

" 그래 그만 울어. 가서 밥도 잘 챙겨 먹고 아프지말고 그러면 돼 "
그 때, 공항에서는 게녀가 탈 비행기의 탑승 준비 시작 알림을 방송하고
둘은 탑승 게이트까지 같이 걸어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눈물을 참기 바빴고
마지막으로 게녀는 탑승 전 친구에게 인사를 건내
아쉬운 마음에 한 번 더 돌아보고 들어가려는데 친구가 게녀의 팔을 붙잡더니

" 이러면 안 되는거 아는데 나 진짜 너 보내기 싫다 "
2. 크리스탈
친구는 게녀의 집까지 찾아와 놀자고 조르기 시작해
혹시나 게녀의 방에서 미리 챙겨놓은 짐과 여권이 들킬까
거실에서만 놀고 있다가 넌지시 친구에게 말을 건내
" 내가 유학 가면 어떨 것 같아? "

" 죽을래? 장난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마 "
게녀의 말을 아무렇지않게 넘기는 친구가 야속해 한 번 더 묻자

" 어쩌긴 뭘 어째. 무조건 나도 따라가야지 "
내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한 게녀와는 달리
여전히 장난스런 친구의 반응에 조금만 더 진지해보라며 말하자

" 자꾸 왜 그래? 너 이렇게 잡고 안 보낼거니까 이제 묻지마 "
금방이라도 유학 간다는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기 직전이었지만
계속 웃으며 바라보는 친구의 모습에 결국 삼키기로 해
그렇게 끝내 사실을 전하지 못한채 친구는 집으로 돌아가고
게녀는 밤새 울다가 다음 날 아침 공항으로 출발해
학교에 일찍 도착해 게녀의 사물함에 몰래 선물을 넣어두려던 친구는
게녀의 텅 빈 사물함을 보고 이상함을 느껴 그 때 게녀의 친구가 다가와
" 야 정수정 너 공항 안 가? 게녀 배웅해줘야지 "

" 생뚱맞게 무슨 공항? 너 아직 잠 덜깼냐? "
" 너야말로 아직 잠 덜 깬거야? 오늘 게녀 미국 가잖아 "

" 아... 아씨.. "
친구는 급하게 택시를 잡고 공항에 도착해 게녀를 찾았지만 게녀는 전화도 받지 않아
그 때, 20분 뒤 출발한다는 미국행 비행기 소식이 방송으로 들리고
게이트 앞에 도착하자 놀랍게도 친구가 게녀를 바라보고있어

" 야 김게녀 너 진짜.. "
친구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당황한 게녀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결국 친구가 굳은 표정으로 게녀에게 다가와

" 여권 이리줘. 집에 가자 "
하지만 게녀와 같은 비행기를 탈 사람들이 하나 둘씩 출국을 하기 위해 줄을 섰고
결국 게녀의 손을 잡고 있던 친구는 게녀의 팔을 놓아줘
울먹거리는 게녀를 보면서 친구 역시 간신히 눈물을 참으며

" 알겠어.. 알겠으니까 하루만 더 있다가 내일 가 "
그렇게 한동안 서로 고개 숙여 눈물을 참으면서 친구는
결국 게녀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마지막 탑승 전까지 게녀를 바라보기만 해
게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탑승 준비를 하고
이제 마지막으로 게녀가 들어가기위해 인사를 하자 친구는 끝내 눈물을 흘리며

" 한 번만 안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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