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마마, 그만 우세요. 이러다간 백운관에 도착할 쯤엔 눈이 퉁퉁 붓겠어요. -옳은 말이야. 남들에게 억지로 불공드리러 가는 것처럼 보이면 안돼. -승산, 밖이 왜이렇게 소란스럽나?-회옥공주께서 태후의 명령으로 백운관에 7일 불공을 드리러 가는데 폐하께서 병마를 보내 호위 중입니다.-회옥이 백운관에 가는 걸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군.-왕야께서 걱정하셔서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세자께서는 공주와의 혼사에만 신경쓰세요.-....... -방주님 소식이 왔습니다. 공주께서 백운관에 불공을 드리러 간다고 합니다. -공주를 종남파로 모실 절호의 기회입니다.-허나 백운관의 승려들은 무공이 대단하다네. 섣불리 일을 시작하지 말고 적당한 시기를 모색해보세.-옳으신 말씀입니다. -자네는 형제들과 돌아가며 백운관을 지키고 무슨 거동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게!-알겠습니다. 회옥은 백운관에 도착하여 고승들을 따라 정진한다. 오응웅은 회옥을 생각하며 홀로 술을 마신다. 그런 오응웅에게 부영이 찾아온다. -어떻게 왔는가?-우연히 여기서 자네를 만났으니 내가 술 한잔 사겠네! 자네는 부왕부를 도와준 은인인데 이제껏 고맙다는 말도 못했어.-은인? 나는 부왕야 내외께 사과를 해야하는걸. 나 때문에 회옥이 백운관에 갔지 않은가.-그 일을 마음에 두지 마시게. 회옥이 백운관에 있는 보름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갈 거라네.-........ -자네는 곧 사랑하는 여인을 맞아야 하잖나. 자네가 베푸는 모든 걸 회옥이 받을 수는 없으니 이 옥패를 돌려주겠네. 오응웅은 사랑의 증표였던 옥패가 돌아온 것을 보고 놀란다. -오세자, 괜찮은가? -걱정말게. 난 괜찮아. 이만 가봐야겠군... -........... -옥패는 돌려받았지만 내가 준 사랑은 어떻게 돌려받는단 말이지? 회옥아..회옥아... 한편 회옥은 성심을 다해 불공을 드린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소녀는 오세자와 건녕공주의 혼례가 무사히 치러지길 빌고, 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빕니다. 그래야 폐하께서 아무 걱정 없이 웃으실 수 있으니까요. -폐하, 회옥공주를 생각하십니까? -........... -모두를 위해 불공을 드리는 회옥공주를 보고 그녀의 마음씨가 착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폐하께서 그녀를 아끼셨던 게지요. 그간 소첩이 회옥공주를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회옥은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다르오. -회옥공주가 돌아오면 입궁시켜 폐하를 모시도록 하세요. -그게 정말이오? 그대 마음이 그렇게 넓은 줄 몰랐구려. 지금 한 말을 기억하기 바라오. -살펴가십시오. -부회옥을 입궁시켜? 꿈도 꾸지마세요! 부회옥은 돌아오지 못할 거에요! -폐하, 날씨가 화창합니다. 우리가 정말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군요.-회옥이 백운관에서 고행승처럼 지낼 것을 생각하면 사냥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 회옥이 떠난지 겨우 닷새인데..한 해는 지난 것 같아.. -회옥을 입궁시키면 함께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니 마음 속에 회옥이 없는 것이냐? -그게 아니라 회옥의 마음 속에 제가 없습니다. 회옥이 연모하는 이는 바로 폐하십니다.전 물러날 때가 됐어요. 회옥이 진심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폐하, 회옥을 잘 돌봐주세요. -약속하마. 회옥이 돌아오면 입궁시키겠다. 오늘 이후 짐은 회옥을 진심으로 아끼고 돌봐주겠어. 널 실망시키지 않으마. -약속한 겁니다! -맹세하지! -어마마마, 회옥공주의 일로 찾아왔습니다.-.........-다른 방법으로 회옥공주를 북경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세요. 여승이 되게 하는 건 너무.. -아니! 그럴 수 없어! 지금 부회옥을 처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늦는단다!-후회해도 제가 하잖아요! -공주마마, 고모님을 힘들게 하지마세요! 제발 참으세요. 오늘만 지나면 공주마마는 평생 고모님께 감사하게 될 겁니다. -운이 말이 맞아. 부회옥을 그냥 둘 수 없다. -고모님, 더 얘기할 필요없이 폐하와 오세자가 사냥을 떠난 틈을 타 일을 처리하는 게 좋겠어요.-오냐.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운아, 우린 이만 가자!-예 고모님! '회옥은 오라버니가 아끼는 사람이야..어마마마와 운귀인이 해치도록 둘 수 없어..' -밖이 왜이리 소란스럽니? 한번 알아보거라 -태후께서 오셨어요! -태후께서?! -태후마마께 인사올립니다. 태후마마 천세 천세 천천세! -일어나라. -시간이 되었으니 명령을 내려라! -예 알겠습니다. 부회옥은 들어라! -부회옥, 태후마마의 명령을 받겠습니다. 천세 천세 천천세! -부회옥은 백운관에서 7일 불공을 드려 큰 공덕을 쌓았도다, 고로 법명을 혜서로 삼으니 삭발하여 불문에 귀의하라! !!!!!!-지..지금 뭐라고 하셨죠? -혜서스님, 어서 태후마마의 명에 감사드리세요. -마마, 우리 도망쳐야해요! 여기서 머리 깎고 평생 중노릇을 하라니요!-.....!!! 38-건녕, 어쩐 일이냐? 잘 왔구나. 이 닭고기 좀 맛봐라. -오라버니! 여기서 이러고 계실 게 아닙니다. 회옥에게 일이 생겼어요.어마마마와 운귀인이 백운관에 가서 회옥을 출가시킬 거랍니다. 회옥이 명을 어기면 죽일 게 분명해요! !!!!! -폐하, 회옥은 분명 명을 어길 겁니다. 가봐야해요! -짐이 나서야겠다. 도내관! 병마를 이끌고 나를 따르라. 황제는 백운관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한편 종남파도 태후가 백운관에 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방주님! 태후가 백운관에 간 것이 뭔가 수상합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네 더 늦기 전에 공주님을 구하러 떠나세!-예! -평생 중노릇을 하라니 전 싫어요! 못해요! 저를 출가시키려는 정당한 이유를 말해주세요!폐하께서도 아시나요? 왜 폐하가 아닌 태후께서 명을 내리시는 거죠? -황명이든 태후의 명이든 불복하면 넌 죽는다. 태후께서 너에게 내려주시는 홍복이라 생각하고 얌전히 명을 받들어라. -참고 있었더니 해도 너무하네! 이건 성지나 명령이 아니라 운귀인 니 계략이 분명해!내가 뭘 잘못했기에 날 괴롭히는 거지? 내 법명이 '혜서'면 니 법명은 '악독'이야! 악독한 인간!내가 삭발하기 전에 니 머리부터 깎아줄테다!-마마, 잘하셨어요! 몇 마디 더하세요! -부회옥! 무엄하구나! 내 명령을 무시하고 운귀인에게 대들다니! 당장 그 검을 내려놔! -제가 명령을 어기는 게 아니라 태후께서 너무하신 겁니다. 저는 시키는 대로 따르며 백운관에서 7일 동안 불공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젠 삭발해 중이 되라니요!전 황명이 아니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 검을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이 검을 내려놓는 순간 중이되어야 할테니까요! -태후마마! 살려주세요! -여봐라! 뭣들 하느냐! 저 년이 미쳐날뛰고 있다! 회옥은 스님들에게 제압당한다. -이제야 알겠어. 이런 식으로 날 죽이려고 처음부터 계획된 거군! 회옥은 운귀인에게 따귀를 맞는다. -그렇다면 어쩔 셈이냐? 방금 따귀를 때린 건 너에게 내리는 상으로 여겨라!넌 나보다 모질지 못해서 죽어야 한다구! 여봐라! 이것들을 끌고가라! -공주마마..-칭칭, 겁먹지말아라! 만약 우리 목을 벤다면 내가 귀신이 되어 복수할 거니까! -부회옥의 못된 소행을 보셨죠? 저런 악독한 계집은 살려두면 안됩니다. -그래. 아주 옳은 소리야! 내 손이 묶여 있지 않았다면 운귀인의 말에 박수를 쳐주었겠구나!나야 목이 달아나도 상관없지만 태후마마나 운귀인이 내 꿈을 꾸면 악몽이니 큰일이네!난 절대로 그냥 죽지 않을 거야! 눈을 뜨고 죽어 원수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할거야! 건녕의 혼사, 운귀인의 출산을 앞둔 태후는 처형을 명하지 않고 잠시 망설인다.-부회옥,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얌전히 머리 깎고 출가하면 오늘일은 없었던 걸로 하지.또한 백운사 주지로 너를 임명할 것을 약속하겠다. -저와 거래를 하자는 것입니까? 제 주제에 주지스님이 되다니요! 그런 영광은 악독스님 운귀인에게나 주십시오! -닥쳐라! 죽음을 앞에 두고도 입을 놀려? 아무래도 니 목을 베어야겠구나! 여봐라! 처형해라! 관병들은 칼을 뽑아든다. -멈추어라!! !!!!!!!! -너희들은 황제도 못알아보느냐?!-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회옥아 짐이 늦었구나. 용서해라.-늦지 않았어요! 아직 제 목이 붙어있잖아요! -회옥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처형하시는 겁니까?사실관계를 명백히 따져봐야 합니다. 이 일은 소자에게 맡겨주십시오. -안됩니다. 난 이미 살 기회를 주었지만 부회옥이 거절했어요.잘못도 없는데 저 애를 죽인 거라면 내가 목숨으로 배상할 겁니다.황상은 이 일에서 손 떼세요. 여봐라! 당장 부회옥을 처형해라! -안된다! 짐의 명이다. 둘을 풀어주어라! 관병들은 태후의 눈치를 슬쩍 살피더니 이내 회옥과 칭칭의 밧줄을 푼다. -황상...어찌 이러실 수 있어요..어찌... 그 순간, 갑자기 사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신주불멸, 일월장존! 종남파의 등장. 종남파는 '신주불멸, 일월장존'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백운관을 습격한다. -명나라의 복수를 받아라! 백운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치열한 격투 끝에 황제는 종남파의 검에 당하고 만다. !!!!!!! -현엽!!! -황제를 찔렀으니 됐다! 여길 벗어나자! -황상! 정신 좀 차려보세요! 황상!-폐하! -회옥아..-회옥, 여기 있습니다..폐하의 옆에 있어요..-회옥아, 죽으면 안돼.. 짐의 곁을 떠나면 안돼..-전 안 죽어요. 폐하 곁을 떠나지도 않을 겁니다..-니가 짐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들었다..짐을 믿어라. 내가 살아있는 한 널 지켜주마..-폐하... -어마마마, 걱정마세요.. 소자는 안 죽습니다.. 회옥이 살아있는 한 절대 죽지 않습니다..-황상! 알겠으니 눈을 뜨세요..제발 눈을 뜨세요!! 태후의 바람과 달리 황제는 위독한 상태가 되어 눈을 뜨지 못하고 회옥은 감옥에 갇힌다.39-칭칭, 이제 어떡하니? 폐하께서 나 때문에 다치셨는데..돌봐드리지도 못하니.. -상심하지 마세요.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도우니 무사하실 거예요. 그보다 마마가 걱정이지요. -지금은 내 걱정할 때가 아니야. 폐하께서 위독하신데 난 생사조차 몰라. 차라리 그 검을 내가 맞아야 했어.. -공주마마... 황제는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는다. -황상, 깨어나셔서 다행입니다. 어서 약을 드세요. -회옥은 어딨습니까? 회옥을 보기 전엔 약을 먹지 않겠어요.-폐하..-도내관, 니가 말해보거라. 회옥은 어디있느냐..-그것이...그...그것이..... -............ 회옥이 무사하지 않음을 직감한 황제는 회옥의 안위를 걸고 난동을 부린다. 하는 수 없이 오응웅이 회옥에 대해 털어놓는다.-아뢰옵니다. 태후께서 회옥을 종인부에 가두셨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부회옥이 명령을 어겼으니 진작에 처형해야 했어요. 헌데 종인부에 가두었으니 내가 양보한 셈이죠!-짐은 백운관에서 말했습니다. 짐이 살아있는 한 회옥도 살아있다고요. 회옥을 처형하겠다면 제 목도 함께 베십시오.-황제 노릇을 참으로 잘하십니다! 태후는 화가 난 채 건청궁을 나선다. 무리하게 기력을 소모한 황제는 다시 쓰러지고 만다. 회옥을 보러 부영과 형아가 찾아온다. -왕자님! 왕야와 마님께 말씀드려주세요! 운귀인이 복수하려고 마마를 함정에 빠뜨린 거지, 마마는 아무 잘못없어요! -두 분은 벌써 다 알고 계신다. 태후의 명을 어겼으니 정말 큰일이야.. -오라버니, 전 괜찮아요. 전 오로지 폐하 걱정 뿐입니다. 폐하께서는 어떠신가요? 제발 알려주세요. -얘기해줄테니 침착하겠다고 약속해줘. 폐하께서 크게 다치셨는데 진료를 못하게 하시어 병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폐하께서 태후께 아가씨의 무죄를 청하셨는데 받아주지 않으시자 약을 드시지 않겠다고 하셨답니다.. !!!!!! -바보같이 목숨을 걸고 내 편을 드시는거군요..이럴수가.. -내 무죄를 알리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당장 내 목을 자르라고 하세요.제 목숨을 폐하께 드리고 싶습니다. 폐하를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겠어요.. -회옥아.... 부친왕 내외도 태후를 찾아가 몇번이고 용서를 빌어보지만 태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 사이 황제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나빠진다. -회옥아..회옥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부회옥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목숨까지 바치며 보호하려는 게지?-결국 이게 그 요망한 부회옥 때문에 생긴 일이지요. 신첩은 걱정입니다..-옥에 가두었는데 걱정할 게 뭐가 있느냐-이번 일을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또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허니...-니 말 뜻은 설마..안된다. 부회옥을 죽일 수는 없어. 내가 태후이긴 하나 내 위엔 황상이 있어. 황상의 뜻을 어길 순 없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허나 회옥이 감옥에 있으니 태후마마나 폐하의 명령이 없어도 없애버릴 수 있지요. !!!!!! -...난 기분이 안 좋으니 화원을 거닐어야겠다..넌 니 볼일을 보거라.. -알겠습니다.. 운귀인은 종인부로 향한다. -운귀인, 잘 왔어요. 폐하가 어떠신지 알려줄 수 있나요? 내게 무슨 말을 해도 좋으니 폐하를 뵙게 해주세요. 부탁합니다. 폐하께서 무사하신지 확인한 뒤 태후마마의 명을 따르겠어요. -허튼 소리! 폐하의 상태가 어떠하든 내가 살아있는 한 넌 이곳을 나갈 수 없어.폐하와 니가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으나 소원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 -문 열어라.-예! 운귀인은 회옥을 감옥에서 꺼내 형대에 묶는다. -부회옥, 니 죄를 시인하겠느냐? -이게 무슨 짓이에요! 왜 갑자기 내게 이러는 거죠? 죄를 시인하라니요! -귀인마마! 우리를 가둔 건 태후세요! 마마께서는 이럴 권리가 없어요! -넌 반역자들과 결합해 폐하를 해치려고 했다. 반역자들을 감춰놓으니 혼내줄 수밖에 없지!발뺌할 생각은 마라. 저들은 니가 죽기 전에 나타났어. 너와 관계가 없다는 걸 누가 믿겠느냐! -이 못된 것! 날 모함하지마! 내게 누명을 씌워 날 죽이려고 작정했나본데 너 역시 곱게 죽진 못할 거야! -실컷 욕해보렴! 니 년은 죽은 뒤에도 입만 살아서 움직일 거야! 여봐라, 혼내줘라! -악!!! -아프지? 어서 얌전히 자백해라! -뭘 자백하라는 거냐! 니가 아무리 악독하게 굴어도 날 죽이진 못할거야!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군! -마마, 저것을 없애는 건 어렵지 않으니 우선 자백을 받아내세요.-오냐. 부회옥, 이번엔 니 몸종의 살점이 뜯어지는 걸 구경하거라! 언홍은 칭칭에게 채찍질을 한다. -그만해! 때리지마! 그만하라구! -허면 자백하겠느냐? -공주마마 안돼요! 거짓을 자백하면 안돼요! -그래 내가졌어! 자백하면 되잖아! 자백할테니 매를 멈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