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대 찾아 나섭니다
그립다 못해
내 마음에도 주룩주룩
비가 내립니다

이상한 일이다
사랑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을 바라보며
단단하고 부서지지 않는 사랑과 평화를 집 안에 가둬두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창밖을 내다보면서,
바람 불고 햇살이 비치는 거리를 그리워한다
- 반짝반짝 변주곡 中 / 황경신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수학 이야기를 할게요.
전 수학자가 아니지만, 이건 알아요. 0과 1 사이에는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습니다.
0.1도 있고 0.12도 있고 0.112도 있고 그 외에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죠.
물론 0과 2 사이라든지 0과 백만 사이에는 더 ‘큰’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습니다.
어떤 무한대는 다른 무한대보다 더 커요. 저희가 예전에 좋아했던 작가가 이걸 가르쳐줬죠.
제가 가진 무한대의 나날의 크기에 화를 내는 날도 꽤 많이 있습니다.
전 제가 가질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숫자를 원하고,
아, 어거스터스 워터스에게도 그가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숫자가 있었기를 바라요.
하지만, 내 사랑 거스, 우리의 작은 무한대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로 다할 수가 없어.
난 이걸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거야.
넌 나한테 한정된 나날 속에서 영원을 줬고, 난 거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中 / 존 그린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당신이 하도 못잊게 그리워서
그리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잊히지도 않는 그사람은
아주나 내버린 것이 아닌데도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가뜩이나 설운맘이
떠나지 못할 운에 떠난것 같아서
생각하면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 눈물이 수르르 흘러납니다 / 김소월

나는 낯선 사람이 되어 너를 떠났고, 너는 나를 떠나 낯선 사람이 되었다.
사랑이 우리를 내몰기 전에 우리는 서로를 떠나야 했다.
내가 선택한 길은 너의 반대편, 온 힘을 다해 낮과 밤을 걸었다.
부르튼 발을 닦아주는 사람도, 상처투성이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도 없었으므로
나와 너는 비로소 가장 안전한 지구의 끝에 도달했다.
- 반짝반짝 변주곡 中 / 황경신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가릴 수 있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군요
폭우로 쏟아지니까요

우리는 서로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소중한 것을 공유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쉽게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같은 시간 속에 살며, 같은 생각을 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사랑한 것은 각자가 만들어낸 허상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점점 멀어지고 있던 거였다
- 반짝반짝 변주곡 中 / 황경신

눈들이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차마 잊지 못할 때러라
만나서 울던 때도 그런 날이오
그리워 미친 날도 그런 때러라
눈들이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홀목숨은 못살 때러라
눈 풀리는 가지에 당치맛귀로
젊은 계집 목매고 달릴 때러라
눈들이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종달새 솟을 때러라
들에랴 바다에랴 하늘에서랴
아지 못할 무엇에 취할 때러라
눈들이 비단 안개에 둘리울 때
그때는 차마 잊지 못할 때러라
첫사랑 있던 때도 그런 날이오
영 이별 있던 날도 그런 때러라
- 비단 안개 / 김소월

바라는 것 없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면,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기대없이 좋아해보세요.
바다를 사랑하듯이,
산을 좋아하듯이.
- 인생수업 中 / 법륜

당신은 한때 칼날 같은 사랑을 품고 있었다.
사랑 같은 칼날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내게 내민 것이 사랑인 줄 알고 품었으나 칼날인 적도 있었고,
칼날인 줄 알고 피했는데 사랑인 적도 있었다.
- 반짝반짝 변주곡 中 / 황경신

홀로 잠들기가 참말 외로워요
맘에는 사무치도록 그리워요
이리도 무던히
아주 얼굴조차 잊힐 듯해요
벌써 해가 지고 어두운데요
이곳은 인천에 제물포 이름난 곳
부슬부슬 오는 비에 밤이 더디고
바다 바람이 춥기만 합니다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하이얗게 밀어드는 봄 밀물이
눈앞을 가로막고 흐느낄 뿐이야요
- 밤 / 김소월

많은 모래가 모여야
백사장이 되지만
내 그리움은 반만 담아도
바다가 된다
- 모래와 바다 / 윤보영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게 되면, 여자는 남자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아버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다르게 말한다 나는 그 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 반짝반짝 변주곡 中 / 황경신

희멀끔하여 떠돈다 하늘 위에
빛 죽은 반달이 언제 올랐나
바람은 나온다 저녁은 춥구나
흰 물가엔 뚜렷이 해가 드누나
어두컴컴한 풀 없는 들은
찬 안개 위로 떠 흐른다
아, 겨울은 깊었다 내 몸에는
가슴이 무너져 내려앉는 이 설움아
가는 님은 가슴에 사랑까지 없애고 가고
젊음은 늙음으로 바뀌어 든다
들가시나무의 밤드는 검은 가지
잎새들만 저녁빛에 희그무레히 꽃 지듯 한다
- 반달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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