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끼얹은 물벼락도 아니었고
한순간 내리고 그쳐버리는 소나기도 아니었다.
이건 서서히, 아주 조금씩 차오르는 물방울이라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내 턱 끝까지 차오르리라는 걸 알아서 나는 하루에도 몇십 번씩 연습을 했다.
넋 놓고 물에 잠기기를 기다리는 것보단 틈틈이 숨 쉬는 연습을 했고 잠수 연습을 했다.
어차피 내 노력에도 숨 쉬지 못할만큼 물은 차오를 거란 걸 알지만 이렇게 하면 조금은 덜 아프겠지라고 다독이고 나를 괴롭히며 미리 연습했다.
나를 깎는 이 모든순간들이 누군가에 쉬운 과정, 쉬운 결과라는 걸 알게 된 날이면 그때의 나는 견딜 수 없는 기분으로 몸에 힘을 쭉 빼고 연습한 것도 다 잊은 채 물 속에 잠긴다.
날 서서히 잠기게 만든 이곳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 물들을 다 마셔버리는 것밖에 없다는데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다 삼킨다면 아마 나는 남아나지 않을 테니까. 내 안에 부는 바람에 너는 너무 많이 흔들린다고 하지만, 내가 중심인 이 세계에서 내가 흔들린다는 것은 곧 모든 게 흔들린다는 소린데 어떻게 가볍게 생각할 수가 있는지
영혼 없는 밤에 봤던 마포대교와 내가 좋아했던 동물원의 기린은 그대로다. 또 우리 집 안 티비도, 컴퓨터도, 침대도 모두 그대론데 변한건 나뿐이라는 생각은 나를 더 힘들게 만든다.
모든 걸 연필로 그린 것처럼 삐뚤빼뚤한 방에서 나는 오늘도 흰 방벽을 바라본다.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이 벽을 손바닥으로 내리쳐보기도 하고, 힘껏 밀어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이내 힘은 빠져버려 나는 결국 손톱 끝으로 벽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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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에대한 이야기에요 그게 연애 문제일수도 있고, 자괴감과 열등감 문제일수도있고, 진로, 가족문제일 수도 있어요 그냥 다른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는 모든 힘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항상 글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더 좋은 글들로 오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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