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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82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2/27) 게시물이에요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그리움으로

그대를 다시 만나는 날

나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고
내 가슴은 기쁨으로
뛸 것이다

늘 그리움으로
내 마음에 다가오는 그대를
온몸으로 사랑하고 싶다

들판의 나목처럼
기다림으로 끝나는
사랑은 싫다

그리움으로
그대 다시 만나는 날
열꽃처럼 다시 피어난
우리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 그리움으로 만나는 날 / 용혜원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꽃 한 송이 피우려거든 그대여,
생명과 소멸, 존재와 부재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이 지고 난 뒤의
쓸쓸한 고요함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 도종환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만약에 네가 누구에게 버림받는다면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으리라
쏟아지는 빗줄기에 머리카락 적시며
만약에 네가 울고 있다면
눈물 멎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리라
설령 네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때 아닌 장미를 고른다 해도
주머니에 손 넣은 채 웃기만 하리라
가시에 손가락 찔린 네 예쁜 눈이
찡그리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을 다만
안타까운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만약에 내가 너로부터 버림받는 순간 온다면
쓸쓸한 눈빛으로 돌아서리라
돌아서서 걸어가는 그 긴 시간을
너의 후회가 와 채울 수 있도록
가득한 여백으로 비워두리라


- 가득한 여백 / 김재진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하늘에 희미한 해
허공에는 하릴없이 맴도는 바람
한때 거리를 가득 채웠던 수많은 기억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어느 늦은 오후에도

 

당신은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
당신이 지운 것들 내가 다 기억할 테니까

 

그 골목에 새겨진 무수한 발자국들
누군가를 기다리던 덧없는 마음
결국 우리가 잡을 수 없었던 그 시간들이
다시 한번 밀어닥치는 어느 늦은 밤에도

 

당신은 정말 걱정할 필요 없어
당신이 잊을 수 없는 것 내가 다 잊을 테니까

 

당신이 버린 당신의 마음이
가만히 떠돌고 있는 이 거리에서

- 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 황경신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아름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노을을 바라보며 
노을빛 열매를 낳는 능금나무처럼 

한 여자의 미소가 나를 스쳤을 때 
난 그녀를 닮은 사랑을 낳고 싶었다 
점화된 성냥불빛 같았던 시절들, 뒤돌아보면 
그 사랑을 손으로 빚고 싶다는 욕망이
얼마나 많은 열정의 몸짓들을 낳았던 걸까 
꽃의 떨림과 떨림의 기차와 
그 기차의 희망, 
내가 앉았던 벤치의 햇살과 
그 햇살의 짧은 키스
밤이면 그리움으로 날아가던 
내 현 속의 푸른색 
그리고 죽음조차도 놀랍지 않았던 나날들

그 사랑을 빚고 싶은 욕망이 나를 떠나자,
내 눈 속에 살던 그 모든 풍경들도 사라졌다 
바람이 노을의 시간을 거두어 가면
능금나무 열매의 환한 빛도 꺼지듯 


- 그 사랑에 대해 쓴다 / 유하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나의 사랑, 세상의 누구보다 아름답고 귀한 그대에게, 

이 불안한고 힘들고 안타까운 사랑을 드릴게요. 

불편하고 어렵고 거친 사랑을 드릴게요. 

달콤한 밀어와 부드러운 손길은 더이상 기대하지 말아요.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대가 싸워야 할 이 세상과

어디에나 널려 있는 슬픔과 온전히 혼자 견뎌야 하는 천 년 같은 밤이에요. 

내 사랑, 나를 원망하진 말아요. 

이것이 진짜 사랑이고, 이 사랑은 내게 속해 있는 게 아니니까요.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걸 그대는 이미 알잖아요. 

그대가 정말 원하는 것은 그곳에 있다는 것을, 

그대는 이미 알고있잖아요.


- 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 황경신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스쳐 지나갔던 너의 두 눈속에
있지도 않았던 눈물이 생각났어
난생 처음 봤던 너의 얼굴 뒤에
숨지도 않았던 옛날이 보였었어 

나 정말로 없었는지
한번만 더 보고싶었어


- 정말 없었는지 中 / 장기하와 얼굴들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네게로 가리 
한사코 가리라 
이슬에 씻은 빈손이어도 가리라 
눈 멀어도 가리라

세월이 겹칠수록 
푸르청청 물빛
이 한으로 가리라 

네게로 가리 
저승의 지아비를 
내 살의 반을 찾으러
검은 머리 올올이
혼령이 있어
그 혼의 하나하나 부르며 가리

 
네게로 가리 


- 아가 2 / 김남조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보아라 
나무들은 이별의 준비로
더욱 사랑하고 있어 
한 나무 안에서 
잎들과 가지들이 
혼인하고 있어 
언제나 생각에 잠긴 걸 보고 
이들이 사랑하는 줄 
나는 알았지 


- 나무들 中 / 김남조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사랑한다는 말과 
사랑하지 않는 다는 말은 
결국 같다
  
목숨을 걸고 
달려가던 그리움이 
자꾸만 나무를 흔들고 
눈물이 별이 되어 달리는 
하늘 아래 
사랑으로 살아지지 않는 
삶이 있다
  
진정으로 사랑해 보지 못한 
사람만이 
아직도 목숨을 지키고 
가슴 아득한 곳에 켜 있는 
촛불이 그림자만 떨리고 있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얘기와 
사랑한다는 얘기는 
결국 같다


- 사랑의 비유법 / 서정윤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다른 날과 아무것도 다를 게 없던 날
여느 때처럼 여느 길에 서 있을 때
늘 불어오던 바람이 불어왔을 때
내 마음의 촉수들이 새파랗게 질렸다

 

푸른 비명 소리 공기를 채우고
부드러운 살갗 위로 툭툭 꽃망울 터지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채로
심장은 빠르고 거칠게 뛰었다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몸 속 모든 면역이 사라지고
사랑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날이 오는 거란다, 라던
누군가의 충고가 비로소 떠올랐다

- 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 황경신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네가 보낼 하루가 궁금하여
이런 저런 추측을 해본다
네가 궁금해 않는 내 하루가
푸석거린다 몹시 바스락거린다
너는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여기 저기 흩뿌려져 있다


- 날마다 타인 中 / 한희정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백지 한 장 보냅니다

열흘 밤 열흘 낮을 
마주하던 백지
점하나 찍지 못한 
이 마음 보냅니다


-편지 中 / 신달자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두 사람의 이별은 아주 갑자기, 누구도 의도하거나 원하지 않은 시간에 찾아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남자와 여자는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금방 본 영화라거나 그날 있었던 일이라거나, 그런 사소한 화제들이 간간이 오고 갔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식사가 끝난 다음이었다. 

여자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고, 약국에서는 체할 때 먹는 약을 처방해주었다. 

남자는 여자를 집까지 바래다주었고,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했다. 

막 돌아서려던 남자를 붙잡은 건 여자였다.

답해, 숨이 막혀, 누군가가 내 삶에 지나치게 파고드는 거, 나 싫어.
갑자기 여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 

한 번 시작한 이야기는 그칠 수가 없었고, 

결국 우리, 잠시 동안 떨어져 지내는게 좋겠어, 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남자는 아무 말도 없이 돌아섰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 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 황경신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그동안 나에게는 열망하는 바가 얼마나 많았더냐
오랜 줄다리기, 그 줄을 내려놓고 
이제 두 손을 털면
하늘마저 가까이 내려와 숨을 내쉰다 

그러나 나에게는 망설이던 적이 얼마나 많았더냐
진흙탕 속을 걸어가면서도 
발목 하나 빠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다가
이제 온몸으로 넘어지고 나니 
진흙도 나를 받아 감싸는구나 

열망하면서도 뛰어들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활활한 불길처럼 살아오는 오늘 
그대로 하여 
열망과 용기를 함께 가지게 되었으니 
두렵지 않아라, 
눈먼 그대를 내 안에 앉히는 일이 


- 그대가 오기 전 날 / 나희덕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한다면
눈처럼 하얀 종이를 벽에 붙혀놓고
몇 번이나 세계의 지도를 그렸다 지울 거야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작은 강가에서부터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푸른 사막까지
나는 그대의 친절한 안내자 그리고 또 잔인한 납치범
그건 아마 위험할 거야
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한다면

 

그런 날이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꿈이 다가오는 건 무서우니까
그런 하루가 영원히 되풀이되면 좋겠어
꿈에서 깨어나는 건 두려우니까
어쩌면 꿈속에서 길을 잃고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아마 위험할 거야
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하는 건

- 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 황경신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무엇인가 창문을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 떨어져 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 빗방울 하나가 / 강은교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내 안에 슬픔만 가득한대도 이제는
더 이상 슬픔을 노래하지 않으리
내 안에 무엇이 가득한대도 이제는
나의 사랑 그대가 내 곁에 없으니

나는 먼 곳으로 가네
나는 먼 곳에 있네


- 더 이상 슬픔을 노래하지 않으리 中 / 한희정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아주 조그만 조그만 깨어있는 꽃의 잎사귀 한 개 


바람이 불 때마다 내 마음속에 은가루처럼 떨어지는
당신의 말을 알아듣고 싶었다

내 몸의 섬모를 다 흔들어 나를 비우고
그 말로 내 몸을 가득 채우고 싶었다 

땅바닥에 떨어져 깨져 버린
귀먹은 유리병 고통스러워하는 유리병인 나는 


- 바람의 말을 알아듣고 싶어 中 / 김정란




 아름 다운 시를 보면 그걸 닮은 삶 하나 낳고 싶었다 | 인스티즈



그리워 잠들지 못했다는 이야기
눈물에 젖어 새벽마다 깨어났다는 이야기
이제 다른 사람 사랑할 수 없다는 이야기
이 세상 끝까지 따라가겠다는 이야기

 

가을과 함께 사라진다
그저 무엇엔가 미치고 싶었던 거라고
사랑에 빠진 여자가 되고 싶었던 거라고
하지만 나의 진심이 아니었다고
그 모든 일을 까맣게 잊어달라고
변명할 시간도 주지 않고

- 밀리언 달러 초콜릿 中 / 황경신



오늘 하루도 수고 하셨어요 맛있는 저녁 드시고 푹 쉬세요

대표 사진
혜란
아 우울하다가 보니까 되게 힐링 되네요ㅠㅠㅠ
9년 전
대표 사진
감사합니다ㅜㅠ
9년 전
대표 사진
너를 다 알아가기가 아직은 힘이 든가 봐
시가 되게 좋네요! 스크랩 해서 두고두고 보고싶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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