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성 아이돌로 살아가는 걸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 돛단 배? 악플 등 이런 저런 평가에 휩쓸리지만 결국 살아남아 목적지에 도착해야 해요.거친 풍파를 견뎌내는 건 자기의 몫이죠. - 최근 혼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서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전 미쓰에이로 활동하는 시간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그래도 멤버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며 많이 응원해줘요.덕분에 저도 잘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참 감사한 일이에요. Q. 지아 씨는 수지 씨를 어른스럽다고 표현하더라. - 페이 언니, 지아 언니가 외국에서 활동하는 상황이지 않나. 민영 언니와 내가 활동 중 도와야 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그런 생활을 이어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책임감이 생긴다. 그래서 어른스럽게 봐주는 것 같다. Q. 언제나 칭찬받을 수 없는 것이 이 쪽 일인데 속상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스스로 어떻게 극복하는 편인가요? - 정당한 비판이 아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섞인 이야기에는 되도록 신경 안 쓰려고 해요.내가 열심히 그리고 잘 하면 사람들도 좋게 봐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가수와 배우, 둘 다 저한테 꼭 맞는 옷은 아녜요.재능이 특출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는 것.데뷔하고 2년간 단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어요.하루 3시간 이상을 자본 적도요. 그래도 괜찮아요.좋아하니까 잘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사서 하는 고생인 걸요. Q. 2014년, 올해초 세웠던 계획 기억나나 - '열심히, 함께, 즐겁게, 그리고 건강하게'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동료나 미쓰에이 멤버들, 그리고 늘 도와주는 회사 사람들까지.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 Q. 수지를 사랑해주는 팬들은 어떤 의미인지? - 최근에 팬들에게 큰 감동을 받았어요.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팬들의 사랑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팬들이 있기 때문에 미쓰에이가 존재하고 그 안에 수지도 존재하기에 바늘과 실 같은 관계죠. Q.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것이 있긴 하죠. 작년에는 몰랐는데 올해는 알게 된 것이 있어요? -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예전에는 남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냥 그것만 보고 판단했다면지금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구나, 생각하게 돼요. Q. 인기가 많아지면 우쭐하게 되지 않나요? -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딜 가나 잘해주니까요.하지만 인기는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초연하려고 해요. 사랑받을수록 주위 사람들에게 평소보다 배로 잘해야 하더라고요. 전과 똑같은 행동을 해도 사람들은 변했다, 달라졌다고 하기 때문에좀 더 오버해서 잘해줘야 하죠. 그게 힘든 것 같아요. Q. 최근 JYP 아티스트들 중에서도 가장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수지. 스스로는 힘들지 않을까. - 이 힘든 것을 즐기자는 생각이에요,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이걸 즐기자, 감사하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습니다.사랑 많이 해주실 때 투정부리지 않고 하자고.가끔 그게 나도 모르게, 너무 힘들 때는 그 생각을 못 하니까...그때는 조금 힘들지만 그게 맞는 것 같아요. - 전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항상 스스로 다짐을 하는 편이죠. 예를 들어 쉬고 싶거나 자고 싶으면 ‘쉬는 만큼 뒤처진다’는 생각에드림하이때도 항상 밤을 새고 나서도 틈나는 대로연습실로 가서 연습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독했던 것 같아요. - 데뷔 후 한 번도 쉬지 못했어요.그동안 항상 몸만 힘들고 정신적으로는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거든요. 정신이 제 몸을 이길 정도로 강했던 것 같아요.늘 '바쁜게 좋은거야. 어디서 투정을 부려' 그런 말들을 속으로 되내이곤 했어요.요즘은 그것도 무너져버린 것 같은데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에요. 다시 일어나고 있거든요.근데 이렇게 버티고 있다가도 다시 고비가 찾아와요.그런데 또 고민할 틈도 없는게, 다시 스케줄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생각할 시간 조차 없어요. Q.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나요?- 전 원래 표현을 잘 안 해요.남에게 투정부리고 떼쓰고 그런 것을 질색해서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에요. 다 참고….근데 그게 정말 안 좋다는 것을 알았어요.고치려고 하는데 제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힘들더라고요. - 전 주변 사람들에게 투정 부리는 걸 싫어해요.엄마한테도 싫은 소리를 안하거든요.엄마한테 힘들다며 짜증을 내 본적이 별로 없어요.그렇게 하는 순간 제가 약해지고 무너질 것 같아서 참고 또 참아요.혼자 삭이는 성격이에요. Q. 부모님에게도 말을 못하겠네요.- 예전에는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제가 피곤한 목소리로 전화하거나 좀 힘든 내색을 하면 걱정하실까봐아예 전화를 안 하거나 마냥 밝은 얘기만 하거나 거짓말도 좀 했는데 엄마는 그게 더 수상했나봐요.힘들 텐데 힘들다는 얘기는 안 하고 좋은 얘기만 하니까 더 안쓰러워 하셨어요.그러는 게 엄마를 더 걱정하게 하는구나 싶어 이제는 시시콜콜 다 얘기해요.좋았던 일, 짜증났던 일, 힘들었던 일을 다 털어놓으면 제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더라고요. Q. 홍일점인 현장에서 고충은 없었나 - 어려운 점은 없었고요.아무도 저에게 강요는 하지 않았지만 제가 어딜가나 막내고 어리기 때문에촬영장에 가면 더 밝아지고 업되는 거 같아요.인사도 더 하이톤으로 하게되고 지쳐있는 스탭들 보면 더 다가가고 그런게 제 역할인 거 같기도 하고요. Q. 여배우로 사는것과 아이돌로 사는것, 어떻게 다른가 - 별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저는 그저 사람답게 사는 게 좋다. 그렇다고 아이돌이나 여배우가 사랍답지 못하게 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웃음) - 제가 아직 여배우로 살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주위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주기보다는 그냥 '사람좋다'고 봐주시면 좋겠어요.촬영현장에서 너무 까부니까 스태프가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하곤 했죠. 그게 그냥 제 성격이에요.어떤 이미지에 맞춰 계산하며 살고 싶진 않아요. Q. 굳이 개그를 하지는 않아도 주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그런 소리를 종종 들었어요.그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아주 좋고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했어요.그래서 이제는 그게 제 목표가 됐어요.앞으로도 게속 변하지 않고 기분 좋게 일하고 싶고, 행복한 에너지를 뿜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 중 하나예요. Q. 늘 '대세'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부담스럽진 않나.- 물론이다. 하지만 정작 내 스스로는 대세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지금은 사랑 받고 있지만 이게 영원할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언젠가 인기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Q. '수지 대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지금 절정이다.- 너무 많이 사랑 받고 있기 때문에 이건 영원하지 않다.잠깐 부는 바람 같은 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아요.이 순간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즐겨야죠. Q. 요즘 대세인 수지가 불안해 할 필요 있나요? 이 상황을 즐겨요, 그냥.- 대세인 건 모르겠고(웃음), 어쨌든 이런 건 있는 듯해요.제가 이런 사랑을 계속 쭉 받을 수는 없잖아요. 언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보겠어요.어딜 가나 모든 사람이 다 잘해주니까 어쩔 수 없이 업될 때가 있는데,솔직히 그런 게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조심하게 돼요.<그라치아 10월호 인터뷰 중에서> [SBS 힐링캠프 중에서]Q. 이런 건 없어요?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인기에 대한 불안감.- 사랑을 많이 해주시고 이럴 때 마냥 좋지는 않더라구요. 저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해요.'인기는 이렇게 오래가지 않을 거고, 오르락 내리락 할거고, 이게 영원하지 않을거다.'라는 생각을 항상 해요.그래서 주변사람들한테도 더 잘해야 된다는 생각을 항상 하려고 해요.근데 어느 순간 저도 불안하더라구요.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데 갑자기 그렇게 됐을 때 내 마음처럼'그래,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거고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해요. 저는 괜찮은데 가족들이 있잖아요.왜냐면 주위 사람들한테 좋은 얘기도 많이 듣고 너네 딸 너네딸 매일 이런식이니까저는 그게 너무 불안한거에요. 엄마한테도 그런 자랑을 들을 때마다 너무 불안한거에요.그래서 항상 "엄마, 나 계속 이러진 않을거야."라고 해요.그니까 좀... 부모님이 못 견딜까봐 그게 너무 힘든거에요.왜냐면 주위에서 그걸 다 겪잖아요. 보이잖아요. Q. 미쓰에이는 데뷔 후 가장 빨리 1위 후보에 오른 걸그룹인데요 그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앞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죠.남들보다 빠르게 인정 받는다는건 늘 좋은건 아닌거 같아요. Q. 여유 없는 바쁜 생활에 불만이 생길 법도 한데, 지금 만족하나? - 처음에는 마냥 좋았다. 하지만 차츰차츰 겁이 나기 시작했다.무명의 아픔이나 서러움 같은 것을 겪어볼 겨를도 없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게만흐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 느껴졌다.난 나를 자라는 아픔을 즐기는 편인데, 그런 성장통을 느낄 새가 없어진 느낌이랄까.이러다 어느 순간 한꺼번에 그 아픔이 몰려오면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일에도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Q. 그러고 보니 수지 씨가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데뷔 후 한 번도 쉰 적이 없다고눈물을 살짝 비치던데. - 가수 활동을 쉴 때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를 했고, 예능 프로그램도 꾸준히 해오고 있으니까. 그리고 새 앨범이 나오면 다시 가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그때는 그게 힘들게 느껴졌는데,2년 6개월 동안 이렇게 생활해왔더니 이제는 갑작스럽게 주어진 여유를 내가 못 참는다.어떻게든 움직일 일을 찾아나서게 되더라.성격상 힘든 걸 내색하고 표현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되도록 마음 속에 꾹꾹 눌러 담고 참는 편인데그날 문득 '언젠가는 이러다 터져버릴 것 같다'는 절박함이 들었어요.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그날 매니저 오빠들이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요.그나마 오늘은 많이 잤어요. 4시간씩이나 잤는 걸요. Q. 언제 제일 행복해요?- 이렇게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친구를 만나서 얘기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차의 소음을 제가 좋아해요차이의 이런 쏴아-하는 소음이 되게 좋아요. 고속도로 탈 때 그런 소음.그래서 차에서 잠을 잘 자요.또 한 번은 제주도 가서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너무 좋은거에요. 그래서 그걸 녹음해 갔어요그런 걸 들을 때 너무 행복하고, 이동 하는 시간에 차 안에서 노래를 듣는 걸 정말 좋아해요.엄청 크게 틀어놓고 저도 따라부르는 걸 되게 좋아해요. 힘들 때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잠깐이라도 만나서 얘기하려고 해요.잘 시간이 부족해도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친구 찾아가서 잠깐 보고시덥지 않은 얘기하고 맛있는 거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면 그 순간이 아주 좋아요.제가 여행을 갈 수 있는 처지는 아니잖아요. Q. 아직 나이도 어린데, 빡빡한 스케쥴 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힘들다, 하지만 즐기자'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버틴다.'사랑을 많이 주실 때 감사하게 생각하자, 투정부리지 말자.' 이런 생각을 한다. Q.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다. 연예인 수지가 아닌, 스무 살 배수지였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 소속사에 캐스팅되기 전에 활동하던 힙합 댄스 팀에서 계속 춤을 추고 있지 않을까?지금 생각하면 그땐 정말 힘들었지만, 행복했다.끼니를 컵라면과 빵으로 때우며 춤만 췄는데, 너무너무 즐거웠다.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Q. 힘들 법도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가장 밝았다.- 항상 밝게 보이고자 노력했다. 그래야 힘이 생긴다. 조금이라도 처진다고 생각하면 종일 힘들다.아무리 힘들어도 밝게 행동하면 하루가 밝아진다는 경험법칙이다.활달한 성격은 아니지만, 현장에만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밝아지는 것도 이러한 노력 덕분이다.우리는 몇 장면 찍으면 끝낼 수 있지만, 스태프들은 계속 촬영하는데 얼마나 힘들겠느냐. Q. 그래도 벅차고 힘들 때는 어떤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다잡나.- 옛날에 쓴 일기를 펼쳐 본다.빡빡한 스케줄을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내가 뭘 추구하고 있었는지를 잊게 되지만,일기장을 펼쳐보면 다시 과거의 꿈을 일깨울 수 있다.일기에는, 과거의 오글거리는 다짐들이 적혀 있다.좌우명도 있고, 어떤 스케줄을 가기 전 준비해야할 것들도 적어뒀다.Q. 힘들면 쉬고 싶고, 바쁘면 여유를 갈망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자신을 혹사하면서 만족을 느끼는 타입인가? - (웃음) 물론 아니다. 그냥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는 걸 싫어한다.잠깐의 시간도 허비하지 않는 편이다. 차로 이동하는 중에도 잠을 자기보다 책이라도 읽어야 한다. Q. 크리스마스 때 스태프 60여명에게 직접 쓴 카드를 돌리기도 했죠.- 작게나마 감동을 주고 싶었어요. 카드를 직접 고르고 감사 글을 일일이 다 적었죠. - 원래 편지 쓰는 걸 좋아하는데 크리스마스에 <건축학개론> 촬영을 했어요. 다들 외롭고 크리스마스에 촬영해야 하니까 너무 가슴 아프잖아요. 며칠 전부터 계속 저 혼자 생각을 해봤는데 선물을 하기엔 좀 오버하는 거 같고 소소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작은 감동을 주고 싶었어요.그래서 자그마하게 카드를 써보려고 엄마랑 카드를 사러 갔어요. 얼핏 봤을 때는 이삼십 명쯤 되는 줄 알고 매니저 오빠한데 인원 체크 좀 해달라고 했더니60명이라는 거예요! 뭐?!!! 카드 값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웃음) 카드 60개를 하나하나 다 골라서 명단을 보면서 60명한테 다 쓰니까...잠 안 자면서 썼구요, 자기 전에 꼬박꼬박 썼어요.힘들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주셔서 보람 있었어요. Q. 그런 아날로그 정서가 있다니.-누군가에 진심 전하고 싶을 땐 카톡이 아니라 편지를 써요. 남동생이 아빠 생신 때 축하 메시지를 카톡으로 보낸다고 해서 혼냈어요.편지 쓴 뒤 인증샷 찍어 보내라 했죠. 그래야 아빠가 감동한다고. 종이와 연필보다는 키보드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지만수지는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좋아하고, 매일 일기를 쓴다. 그날 그날을 반성하는 짧은 메모들을 모은 일기가 이미 한 권을 다 채운 상태. “요즘은 너무 바빠서 들어가자마자 잠깐 앉아 있다가 잠들어서 화장도 못 지우고 잔 적이 많아요. 그래서 잘 못썼어요. 미쳤어요! 써야 되는데! 후회가 되는 일이 있으면 집에 가서 이러지 말아야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써요. 전에 썼던 것도 가끔 보는데 기특해요. (웃음)”"힘들 때요? 사실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쌓이는 편이에요.누군가는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제 입으로 말하기는 싫거든요. 투정 부리는 게 싫어서…. 어차피 제 주위에는 다들 힘들잖아요.스태프들이 옆에서 땀 흘리고 있는데 제가 그럴 순 없는 거니까요. 오히려 그런 걸 보면서 힘내요. 스태프들 보면서 힘 내고 마음을 다잡고 그러죠. 제가 너무 힘들어도 주위를 돌아보면옆에선 더 힘든 분들이 뙤약볕 아래 오랫동안 서 있으니까 뭔가 '그래 나는 뭐…' 이렇게 돼요."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수지는 "처음에는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안 힘들어, 나는 정말 괜찮아'라고 위로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뭐가 괜찮아! 나도 힘들어'라고 말하게 돼버렸다"며"가끔 정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한때 다 포기하고 부모님이 계시는 광주로 확 가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엄마한테 그동안 힘들었던 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받고 싶었던 거죠.하지만 그럴 수 없잖아요. 제 투정으로 부모님이 더 속상해하실 테니까요.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는데 또 이 인터뷰 보시고 가족들이 마음 쓰실까 봐 걱정돼요."이 열여덟 여고생을 힘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살인적인 스케줄'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는 의연하게 "그런 걸로 힘든 건 절대 아니다. 그런 불편함은 제가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 그냥 마음속 여유가 생기지 않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고 답했다.늘 명랑 쾌활할 것만 같은 긍정 소녀는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다. Q. 가장 두려워 하는건 뭐예요?-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 되는 거요.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니까 두려운가 봐요.항상 행복하다고 할 순 없는데, 행복하다고 생각하다보면 진짜 행복해지니깐.Q. 지금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있나요? - 중심을 좀 잡아야 하는데 성격이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제가 원래 웃음이 되게 많은데 웃음이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에요.실없이 웃고 바보 같은 내 모습이 좋은데, 그게 사라지는 것 같아서 조금 두려워요. Q. 지금 현재 가장 소망하는 건 뭔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오늘 촬영처럼 즐겁게 하는 것Q. 어떤 어른이 되고 싶나?- 솔직히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봤다. 그저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나와 함께 일하고 같이하는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의 힘을 믿는다.그래서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나와 일하고 싶고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20년 후에는 눈가 주름살이 편안하게 진 수지가 돼 있었으면 좋겠다.Q. 수지 씨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요. 뭘 해도 밝고, 잘 해내고, 에너지와 해피 바이러스를 뿜어내는 사람 있잖아요. 같이 일하고 싶고요 저 사람이랑 일하면 힘들어도 행복하고,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반응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전 많이 부족했거든요."고민하고 생각한 후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도 예쁘다.눈 떠보니 스타가 돼 있다는 말은 수지에게도 명백히 해당되는 사항이다.하루 2시간밖에 눈을 붙일 수 없는 강행군 속에서도 그녀는 생글생글,왜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지, 그 뒤로 얼마나 많은 것을 감내하고 있을지 가늠케 했다.첫 스크린 데뷔작 '건축학개론'에서 수지가 호평받을 수 있었던 까닭 역시 분명하다.이미 알려졌다시피 수지는 '건축학개론' 시나리오를 씹어 삼키듯 보고 또 봤다.연기가 본업이 아닌 상태에서, 앨범 준비와 함께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자신이 연기할 서연을 몸에 익혔다. - 바자 8월호 인터뷰 중에서 - "모든 인생이 다 극적이고 다이내믹해야 가치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비록 20년밖에 안 됐지만 다른 사람들은 살지 못하는 나만의 인생이 있고,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수지의 대답은 일리가 있었고 그 말에 난 "그들에겐 당연하지만 나에겐 생소한 모습이잖아요"라며사람들의 일상을 열심히 찍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그 사이 수지가 한마디를 더했다."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고들 하잖아요. 그 말처럼 결국 자기가 잘해야 하는 것 같아요.다른 사람들에게 바라지 않고, 기대지 않으면서. 인생이란 게 참 그런 것 같아요."세상에 누가 짐작이나 했으랴.서른 가까이 살면서 미처 몰랐던 인생의 교훈을 스무 살 숙녀에게 배울 줄이야. 그것도 이곳 파리에서.Q. 지금 행복해요?- 요새 진짜 행복해요. 그때그때 원하는걸 하고 있거든요.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당장 만나고. 이또한 다 좋은 경험이 될테니깐 즐기고 있어요.아,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요즘 행복하지 않은것 같아요. Q. 이건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그런 해외 스타와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국제 연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요. 이상형은 정말 이상형이죠. Q. 스무 살이 됐으니 이제 당당하게 묻겠다. 연애는 안 하나?- 안 한다. Q. 연애도 안 한다고 하니, 혹 일탈을 하고 싶은 순간은?- 없다. 지금은 정신줄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웃음). "현재로써 새로 갖고 싶은 수식어는 없다.사실 '국민 첫사랑'도 굉장히 영광이고 기분 좋은말 아닌가.욕심을 낸다면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저도, 별거 없는 저를 보고 힘을 얻으신다는 분들을 위해서 앞으로 더 멋진사람 될게요."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