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할 말 없이 돌아누워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내 젖은 몸을 안고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황경신, 청춘내 잔에 넘쳐 흐르던 시간은언제나 절망과 비례했지거짓과 쉽게 사랑에 빠지고마음은 늘 시퍼렇게 날이 서 있었어이제 겨우 내 모습이 바로 보이는데너는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한다가려거든 인사도 말고 가야지잡는다고 잡힐것도 아니면서슬픔으로 가득찬 이름이라 해도세월은 너를 추억하고 경배하리니너는 또 어디로 흘러가서누구의 눈을 멀게 할 것인가용혜원, 깊고 깊은 밤에모든 소리마저 잠들어 버린깊고 깊은 밤에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잠들지 못한다멀리 떨어져 있는그대 얼굴은 자꾸만내 가슴 속을 파고든다그대 생각 하나 하나를촛불처럼 밝혀 두고 싶다그대가 멀리 있는 밤은더 깊고더 어둡다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밤마다 나를 찾아오는이유는 무엇이냐지금도 사방에서그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정호승, 바닥에 대하여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바닥은 보이지 않지만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바닥을 딛고굳세게 일어선 사람들은 말한다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발이 닿지 않아도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구강본, 귀가하루가 한 생에 못지 않게 깁니다오늘 일은 힘에 겨웠습니다집으로 가는 길 산그림자 소리없이발 밑을 지우면 하루분의 희망과 안타까움서로 스며들며 허물어집니다마음으로 수십 번 세상을 버렸어도그대가 있어 쓰러지지 않습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