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팍의 중력파 시리즈 제 1편.
: 중력파는 진짜일까?
이번 시리즈는 크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 될 예정입니다.
#제 1편(본 콘텐츠).
1) 상식 파괴
: 공간의 정체를 파헤쳐 보자.
2) 일반 상대성이론의 핵심
: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에 대한 아이디어.
#제 2편(다음 콘텐츠).
1) 중력파 검출 프로젝트
: 영화 <인터스텔라>를 통해 본 중력파.
2) 중력파 검출 원리
: 레이저 간섭 중력파 관측기(LIGO) 분석.
3) 중력파 검출의 의미
: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과 인플레이션 이론의 검증.
아인슈타인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말하려 했을까요?
▣ 공간에 대한 상식 파괴.
: "상식은 18세 때까지 후천적으로 얻은 선입견의 집합이다." - 아인슈타인
한가로운 주말 오후, 꿀잠을 자고 있던 여러분을 깨우는 얄미운 친구가 있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는 갑자기..
"나무 위에 있던 사과가 떨어지는 원리가 뭐야?" >
라는 뜬금포 터지는 질문을 해댔죠.
미친 소리로 들렸지만, 평소 친구의 인성을 높이 평가했던 당신은 그에게 죽빵을 날리는 대신, 순간적으로 뉴턴을 떠올린 후에 침착하게 답변을 해주기로 합니다.
"아.. 거야? 뉴턴이 그랬잖아. 사과보다 지구가 무겁기 때문에, 사과가 지구에 빨려 들어가는 거 아님?"
만약 이렇게 생각하신 핔플이 계시다면 뉴턴식 사고방식을 매우 잘 이해하고 계신 겁니다. 자화자찬하셔도 좋아요.
뉴턴은 분명,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는 중력이 발생하여 상호작용(끌림)이 발생한다고 얘기했었죠.
또한 사과가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은 물체들의 움직임은, 우리가 흔히 '공간'이라고 부르는 실체 속에서 벌어집니다.
그런데 뉴턴에 말에 의하면요.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에 공간은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사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공간이 아니라 '중력'때문이니까요.
즉, 뉴턴에게 '공간'은 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현상(사과가 떨어지는)이 벌어지는 장소에 불과했던 셈이죠. 후일 밝혀진 것이지만, 이 점은 뉴턴의 중력 이론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었어요.
그래도 이러한 뉴턴식 공간 해석은 꽤 오랫동안 학계에 정설로 받아들여졌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진 아인슈타인만은 달랐습니다.
아인슈타인 왈
: "뉴턴의 논리는 뭔가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야. 내가 언젠가 꼭 밝혀내고 말겠음."
그는 뉴턴의 공간에 대한 해석에 오류가 있음을 여러 차례의 연구를 통해 발견했는데, 그 오류를 수정하여 매우 기묘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냅니다.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요?
▣ 아인슈타인이 떠올린 '공간'의 정의
: 시간과 공간은 중력에 의해 휘어진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인 '중력파'. 근데 제가 별 생뚱맞은 소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실 텐데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간을 먼저 살펴보는 이유는,
중력파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그 '근본적인 원리'를 설명하고자 함입니다. 지루해 하지 마시고 따라 오시죠!
일단 우리가 가장 먼저 만나야 할 사람은 아인슈타인입니다. 그는 이 콘텐츠의 초반 주연 배우이기도 하죠.
1915년 11월,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론 장방정식'이라는 매우 심오해 보이는 이름의 이론을 학계에 발표하는데요. 특수 상대성이론을 발표한지 10년 만에 내는 시공간에 대한 논문이었죠.
예상하셨다시피, 그 논문은 물리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일반 상대성이론(Theory of general relativity)'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이 이론을 내놓기 전까지, 온통 '중력'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어요. 특히 중력이 대체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지를 밝히는데 지나칠 정도로 집착했죠.
그의 마스터피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나무 위에 사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중력 때문인 것은 뉴턴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매우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죠.
그건 중력이 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중력이 휘어진 공간을 만들고, 휘어진 공간에서 얼쩡거리던 사과가 어쩔 수 없이 지구 중심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었죠.
대충 감이 오시나요? 뉴턴의 이론에 따르면, 공간 자체는 사과의 운동에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아요.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공간 자체가 휘었기 때문에, 사과가 떨어진다고 주장했죠.
또한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있는 공간이든 무중력 공간이든 모든 물체는 직선 운동을 합니다. 가장 빠른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빛이니까요.
이해가 안 가신다구요? 그래서 오랜만에 앤드류와 린지가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둘은 지난 번, 야구장 데이트를 통해 커플로 거듭 탄생했습니다.
앤드류와 린지는 주말을 맞이하여 바다에 놀러 갔습니다. 그런데 린지가 갑자기 수영을 하겠다고 바다로 헤엄쳐 나갔는데.. 너무 깊은 곳에 들어가 물에 빠진 참사가 벌어졌죠.
앤드류는 린지를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어야 했는데, 일분일초가 급한지라 최단 시간으로 린지가 있는 곳으로 가야 했어요.
A에서 B로 가는 루트는 크게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앤드류가 최대한 빨리 B까지 가려면 어떤 경로를 선택해야 될까요?
문득 떠오르는 것은, 역시 직선 코스인 3번 방법이 가장 빠를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하지만 바다에서 헤엄치는 속도보다 모래사장을 뛰어가는 속도가 더 빠를 겁니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이 뛰어가더라도, 최대한 수영을 덜 하는 코스인 '4번 방법'이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이 되겠죠. 즉, 직선보다는 휘어지는 코스가 더 빠를 때도 있는 셈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어요.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가능한 한 빨리 이동할 수 있는 직선 코스를 따라 운동하는데(빛을 떠올려 보세요),
중력이 작용하는 '휘어진 공간'을 지나는 물체의 운동은 직선 코스가 아니라 휘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간파한 것입니다. 방금 예제에서 바다가 바로 휘어진 공간을 의미하죠.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직선 운동을 하는 빛(앤드류의 4번 코스)이 우리 눈에 휘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시공간 자체가 중력에 의해 휘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좀더 시각적으로 들어가 볼까요~? 여기 평평한 2차원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완벽하게 텅 빈 공간이므로 구슬을 굴리면, 그 구슬은 정확하게 '직선 코스'로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겁니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평평한 공간에 물체(태양, 지구 등)이 '펑'하고 나타나면, 평평한 공간을 변형시킨다고 생각했어요.
즉, 위 그림처럼 물체(볼링공)가 공간을 구부러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이 휘어진 공간을 향해 구슬을 굴리면,
아까와는 다르게 그 구슬은 똑바로 직선 운동을 하지 못하고 볼링공의 주변을 공전하거나 부딪치게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휘어진 공간을 이동하는 모든 물체의 운명인 것이고, 이렇게 공간을 휘어놓는 장본인이 바로 중력이란 놈의 정체가 되겠죠.
뉴턴은 구슬이 볼링공의 주변을 회전하는 현상을 볼링공이 구슬에게 어떤 '힘(중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아인슈타인의 관점에서 보면, 굳이 '중력(힘)'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없었어요. 구슬이 회전하는 것은 그냥 볼링공에 의해 공간이 휘어있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아인슈타인이 구상한 우주에서의 시간과 공간은 단순히 소극적인 실체가 아니라 자연현상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자연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며,
시공간은 중력에 의해, 매우 이상한 방법으로 휘어지거나 구부러질 수 있는 '실체'였던 셈이죠.
▣ 우주가 들려주는 메아리
: 그럼 중력파는 뭐야?
우리는 우주에 물질이 존재하면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휘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막강한 중력을 행사하는 태양과 같은 별이 갑자기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예컨대, 천 위에 무거운 공이 놓여 있습니다. 공은 천의 표면에 움푹 패인 '휘어진 공간'을 만들죠. 그런데 공을 갑자기 치워버리면 천의 표면은 그 반동으로 한동안 ‘진동’을 겪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우주에서도 유사합니다. 공간에 갑작스런 큰 변형이 발생하면, 휘어진 공간을 통해 충격파(파동)가 특정 속도로 퍼져나가는 현상이 벌어지죠.
마치 조용한 수면 위에 돌멩이를 던지면 수면파가 퍼져 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리학자들은 이처럼 공간에 변화가 생기면(공간이 휘어지면), 그 여파가 파동의 형태로 퍼져나가는 것이 있다고 가정했고 이를 '중력파'라 명명했죠.
중요한 것은, 중력파가 빛처럼 '공간을 가로질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함께' 이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휘어진 시공간 그 자체의 이동이 중력파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떤 물체(지구)에 중력파가 지나가면 그 물체의 형상은 여러 방향으로 찌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흔히 중력파를 내는 천체가 가깝고 무거울수록, 또한 에너지가 크게 발생할수록 강한 중력파가 생성되는데, 문제는 중력파가 지나가면서 공간이 '왜곡'되는 정도가 너무나 극미하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TNT 2만 톤에 달하는 핵폭탄이 터졌고 바로 옆에 사람이 있었다고 가정해도, 폭발(에너지)에 의한 중력파는 기껏해야 그 사람의 몸 사이즈를 원자 하나의 크기 정도로 확장시킬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죠.
그리고 이는 그만큼 중력파 검출이 무지하게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래서 지구에 도달할 정도로 큰 규모의 중력파를 내는 '우주 현상'은 매우 좁은 범위로 국한될 수 밖에 없어요.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중력파는 무지막지한 질량을 자랑하는 천체(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등) 2개가 동시에 합체되는 경우나
초신성 폭발 정도의 우주적 대 이벤트가 지구에서 포착 가능한 중력파를 내는 천체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이번에 검출된 중력파는 쌍성 블랙홀의 합체로 지구로 전달 됨).
그래서 이번 중력파의 검출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마지막 과제를 통과한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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