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던져진 말 한마디는
이렇게 내 마음에 물결을 일으키고
나는 생각하느라 잠을 잘 수가 없다.
불면, 2015.06.19

나는 자꾸만 기대하려는 마음을 붙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한 번 놓치면 저만큼 달려가 버려서 잡아올 때마다
온갖 말도 안되는 상상으로 얼룩진 마음을 붙잡고
새빨갛게 물든 뜨거운 얼굴을 식히느라 계속 울었다.
오늘 밤은 달을 끌어안고 속울음을 울었다.
2015.09.17

너는 때로 너무나 다정하고 또 따뜻해서
이따금 내 책상 위에 쏟아지는 온기가
창문 틈으로 부서지는 햇살인지 아니면 그냥 너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2015.10.07
언젠가 내가 아팠던 날
아프냐고 묻는 네 목소리가 눈물나게 고마워서
그만 영영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네가 나를 걱정해 주는 것이 까무러치게 좋아서
나는 뜨겁지도 않은 이마를 몇 번이고 차가운 책상에 뉘였다고
2015.11.06
나는 너의 미소 한 줌을 끌어다 내 몸을 덮었고
너의 눈길 한 번을 길어다 내 목을 축였다.
2015.11.13
나는 아지랑이가 아니라 너를 보면 어지러운걸
2015.11.21

꽃냄새 나던 내 유년의 정점은
온통 당신의 빛깔로 물들어 있었고
그래서 어린 날 앙가슴 싸쥐고 울다 잠들던 나는
내가 아니라 너였다.
너의 이름은 첫사랑, 2016.02.08

당신은 이미 너무나 빛나는 사람이라
아마도 나는 당신에게 필요치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밤이 깊고 어둠이 깔리면
기쁜 마음으로 당신 앞의 한 걸음을 비출 것이고
언젠가 당신이 소원을 빌어야 할 때가 오면
나는 기꺼이 하늘에서 떨어져 죽으리
별, 2016.03.18
중학생 때부터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시를 빙자한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었는데 거기서 몇개 갖고 왔어
6년 동안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공책 속에 있었던 서툰 시들이라 꺼내놓으려니 많이 떨린당...!
여기 시 예쁘게 쓰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내 거 올리려니 부끄럽지만 새벽의 힘을 빌어서 올려봄..난 소심해서 나중에 지울 수도 있지만... 읽어줘서 고마워!

인스티즈앱
요즘 남돌 스테디라는 호불호 끝판왕 코디..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