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곳으로 / 이정하낮은곳에 있고 싶었다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온 몸으로 받아들일수만 있다면한방울도 헛되이새어나가지 않게 할수만 있다면그래, 내가낮은 곳에 있다는건너를 위해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나의 존재마저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잠겨 죽어도 좋으니너는물처럼 내게 밀려오라안녕 / 원태연사랑해처음부터 그랬었고지금도 난 그래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래우린 아마 기억하지 않아도늘 기억나는 사람들이 될거야그때마다난 니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내가 이렇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사랑하는 사람들은왜 그렇잖아생각하면 웃고 있거나울게 되거나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래사랑해처음부터 그랬었고지금도 난 그래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 이정하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장보다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더욱 필요한 것임을그대를 만나고서부터깨달을 수 있었습니다그대여, 지금 어디있는가보고싶다 보고싶다말도 못할 만큼그대가 그립습니다다 잊고 사는데도 / 원태연다 잊고 산다그러려고 노력하고 산다그런데 아주 가끔씩가슴이 저려올때가 있다그 무언가 잊은 줄 알고 있던 기억을간간히 건들이면멍하니 눈물이 흐를때가 있다그 무엇이 너라고는 하지않는다다만못다한 내 사랑이라고는 한다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 이정하그대 굳이 아는척 하지 않아도 좋다찬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구름에 가려도 별을 뜨나니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말 한번 건네지도 못하면서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혼자 뜨겁게 사랑한다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뿐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알게 될 때쯤 / 이정하사랑은 추상형이어서내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는그릴 수가 없었네수년이 지나사랑에 대해 희미하게 눈뜰 때그때서야 알 수 있었네사랑은, 물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서로의 마음으로 그리는 것언제나 늦었네인생이란 이렇구나 깨닫게 되었을 때남은 생은 얼마 되지 않고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그 사람은 곁에 없었네사랑이라 깨달았을 때 이미 그는저만치 가고 없네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 정호승내 몸 속에 석가탑 하나 세워놓고내 꿈 속에 다보탑 하나 세워놓고어느 눈 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어느 노을지는 날 그 다보탑 와르르 무너져내려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그만 강물에 흘러보내고 울다몇날 며칠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수선화 / 권말선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꿈태연히 돌아서지 못할못내 아쉬운 이별폭우속에 떠내려 간노란 그리움홀로 남은 그 향기를언제쯤언제쯤이면돌려 줄 수 있을지긴 아픔이꽃잎으로 피었다어느 인생의 사랑 / 브라우닝우리 둘이 살고 있는 집방에서 방으로나는 그이를 찾아 샅샅이 둘러본다내 마음아 불안해 마라, 이제 곧 찾게 된다이번에 찾았다하지만 커튼에 남겨진그이의 고뇌잠자리에 감도는 향수 내음그이의 손이 닿은 벽의 장식 꽃송이는 향기 뿜고저 거울은 그이의 매무새 비치며 밝게 빛난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