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은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방 앞에서 다섯번 손바닥을 마주쳤다. 그들이 발로 짓밟고 목을 조른 피해자는 방안에 쓰러져 있었다. 끔찍한 의식이었다.
지적 장애인 김도진(가명, 32)씨는 4년 전인 2022년 1월18일 울산시 울주군의 정신병원인 반구대병원 폐쇄병동에 입원 중 다른 환자 2명에 의해 폭행당해 숨졌다. 시시티브이 영상은 당시 전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경찰 수사와 1심 판결은 이 사건을 정신병원 입원생활을 견딜 수 없어 차라리 교도소로 가려 했던 이들의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했다. 하이파이브 행위는 그 단면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씨를 죽음의 벼랑으로 내몬 이들은 두 살인자만이 아니었다. 시시티브이는 책임을 져야 할 또 다른 가해자를 말없이 비추고 있었다.

밤 9시44분 병동 복도의 불이 꺼지자마자 영상 속에서 피해자 김씨는 옷을 입지 않은 채 503호실 밖을 향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가해자들에게 목이 졸려 제압돼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시시티브이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되지 않는 듯, 간호사는 환자들의 신고를 받고 27분 만인 10시11분이 돼서야 나타났다. 그리고 김씨가 차가운 주검이 돼 들것에 실려 나간 11시47분까지 아무런 응급조처도 하지 않았다.
폭력에 노출된 이는 김도진씨만이 아니었다. 살해 전후인 밤 8시4분, 8시18분, 8시28분, 9시48분, 9시52분 환자들 간에 머리를 발로 차고 짓밟거나, 방안의 환자가 다른 이에게 맞아 복도로 쓰려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가해자 중에는 김씨를 죽인 이도 있었다. 폭행이 반복됐지만 의료진이 개입하거나 상황을 파악하려 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393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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