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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목욕에 대한 제목+내용 검색 결과
인기캡ll조회 3222l 4
이 글은 7년 전 (2016/6/19) 게시물이에요

어찌어찌 맘 가는대로 하다 보니
시어머니 물 먹이게 된 얘기 풀어보겠음.

우리 신랑은 4형제 중 둘째이고 그중에 제일 잘난 아들임.
아주버님은 형님이랑 시부모님과 함께 삼.
시부모님 댁에서 경제적 지원은 받으며 살지만
워낙 아주버님 능력 없으시고
우리 형님 혼자 모든 집안일에, 육아에,
총각 시동생 둘 치다꺼리에
시부모님 봉양까지 도맡아 하시니 쎄가 빠짐.

임신 자체가 어려웠던 형님은
시험관 시술로 딸 둘을 낳았고 현재 초등학생임
애기 못 가질 때는 못 가진다고 구박받고
아들 못 낳는다고 또 온갖 구박을 다 받고 살았는데
새로 들어온 동서(나)가 허니문 베이비로 아들을 낳았으니
얼마나 밉고 속상했겠음.
그런데도 나에게 그렇게 따스하고 늘 밝고
시댁 가면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시는 우리 형님이
세상에서 젤 대단한 것 같음.
세상 모든 욕을 다 해주고 싶은 개차반 아주버님에게
단 하나의 복이 있어 잘 사는가 싶음. 아내복.

어쨌든. 첨 시집가서 시댁에 갔을 때 당황했던 게
울 시부모님한텐 형님은 가정부 몸종이고
나는 손님이란 거였음.
평일 제사 때 맞벌이라 음식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되도록 연차도 써볼 거고 명절 차례 때는 힘껏 돕겠다 했더니
나 보고 음식 할 사람 있으니 아가까지 할 필요 없다 함.

내 호칭은 새아가. 이제는 누구 엄마야 라면
형님 호칭은 바로 이름 부르심.

가장 당황했던 건 밥 먹을 때였음.
큰 상을 차려도 형님과 두 딸은 못 앉음.
시부모님. 아주버님. 우리 부부. 시동생 둘 앉고 나면
비좁다는 게 이유임. 충분히 앉을 수 있어 보이는데
나랑 울 신랑이 눈치가 보여 형님 얼른 오세요 하며
안절부절하면 어머님이 식사 시중 들 사람 없다고
남자들 먹고 나면 먹으면 된다 함.
그런데 이 사람들이 남김없이 다 먹어서
메인 반찬 고기 문어 닭 이런 건 없고
찌그레기들만 남겨놓는데 뭘 먹으란 건지
조카딸 둘이 끼고 걔네들이라도 먹이려 하면
어머님이 숙모 힘들다고 나중에 먹으라며 쫒아내버림.

내가 아들을 낳고 나니 더 심함.
우리 아들은 어머님 아버님 사이 상석에 떡 앉아
끼고 앉아 이유식 먹이며 좋아 껌뻑 넘어가심.
이러다 우리 아들도 개차반 만드는 거 아닐까 염려됨.

첫 만남 이후로 나는 어른들이 불러도
그냥 여자들끼리 먹을게요 하며
식사 시중들고 나중에 먹었음.
우리 신랑은 어머님께 온 가족 다 같이 먹자며
좋게 여러 번 이야길 했지만 벽에다 대고
말하는 거지 전혀 안 통함.
어떻게 보면 그런 식으로 형님을 괴롭히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은 인상도 받았음.
왜냐하면 음식 양을 많이 해도
그걸 거의 다 먹을 때까지 배가 터져도
아들들을 먹이며 상을 떠나지 않음.
우리가 찌끄레기 남은 거에 국에 밥 말아 먹으면
나보고는 아이고 먹을게 없어 어쩌냐.
아까 같이 먹자니까 왜 자꾸 그러냐 하시고
형님과 딸래미들 먹는 모습은 빙긋 웃으며 보는 거임.
우리 먹을 걸 따로 떠서 놔둬도
발견 즉시 본상에 가져가버리는 거임.
울 신랑은 밥상 함 뒤엎을게 내게 난리를 쳤지만
나는 일단 있어 보라 함.

그 후로 시댁에 갈 때마다 난 아이스박스를 가져갔음.
집에서 챙겨간 먹을 걸 아이스박스에 채워 차에 뒀음.
즐거운 마음으로 남자들 치다꺼리를 하고
아이고 더이상은 못 먹겠다 이제 너희 먹거라 하면
반찬들 상태 쓱 보고는 신랑한테 말함.
먹을 거 없으니 가져오세요~
그리고 지글지글 일등급 투뿔 등심을 굽고
형님이랑 조카들 불러 냠냠 맛있다..
어머님이 이게 웬 거냐 하심.
친정에서 저 먹으라고 주신 건데
지금 조카들이랑 먹을 게 없으니 맛 좀 보시라고
좀 꺼내 먹는 거예요~
어머님도 좀 드실래요?? 해도
이미 우리 못 먹게 하려고 체할 정도로 드셨는데 못 드심.

첨에는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한듯한 시어머님도
담번엔 영덕대게 찜
그 담엔 자연산 도다리 회
. 민물장어 구이. . 특대형 참조기
자연산 송이에 꽃등심 까지 하니
이게 의도된 거란 걸 눈치 못 채면 바보였음.

어느 날 다 같이 먹자 하시기 시작했고
물 가져와라 국 더 떠와라 하는 부탁을 해도
울 신랑이 벌떡 일어나 시중을 드니(완젼 짠거 티남)
안 시키심.
그리고 아이스박스에 넣어온 맛난것들이
자기들 냉장고로 들어가는 것도 한 몫 했을듯 싶음.

내겐 눈치 안 주심.
울 친정 부모님 딸 사랑이 어떤지 잘 아시니
(성격 불같은 것도)
아마 먹는 걸로 서럽단 얘기 울 부모님께 했으면
뒷목 잡고 쓰러지셨을 거임.
비싸고 좋은 식재료들 시댁 나눠먹으라고 싸주신 거
이런 용도로 쓸 줄은 모르셨겠지 ㅎㅎ

불쌍한 울 형님. . 그래도 형님은
땅도 일부 증여받았고 시부모님 없으면 생활이 안 되니
직장이다. 생각하고 즐기려 한다 하심.
딸래미들만 어느 정도 크면 일 나갈 거라고
맘 맞는 동서 생겨 너무 좋다며
동서 둘 더 들어오면 넷이서 작당해
이 집안 남자들 싸그리 휘어잡아
시어머니 찍소리도 못하게 하자 함.
우리 이쁜 조카들. 할머니께 구박만 받고 해도
끔찍히 엄마 생각하고 정말 든든함.
시부모님이 애지중지하는 울 아들래미는
집에서 엄마 아빠가 좀 모질게 훈육하며 키워야겠음.
그래야 인간 될 듯.



헉 이렇게 댓글이 많을 줄이야
좀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네요^^

우리 시어머님, 생각해보면 짠하기도 하고
워낙에 장손이 자기가 보기에도 못나서 속상하지만
아내에게, 동생들에게 무시당할까 봐
어떻게든 기 세워주고 싶은 마음이
이런 식으로 비뚤게 표현된 것 같아요.

시부모님 지금은 맞벌이 하시는데
시아버지가 한량 스타일이라
어머님은 평생을 생활비 버셨어요.
어머님이 돈 번 걸로 손녀딸 둘이
영어 학원 피아노 학원 다니라고 매달 학원비 대주시고
입으로는 쓸데없는 가시나들 하면서도
애정 있는 거 '자세히'보면 알 수 있어요.
형님 몸 안 좋으면 뭐라 욕은 하면서도
그래도 죽 끓여주고 생강도라지 다려주고
병원 데려다주고 하는 건
아주버님이 아니라 어머님이시거든요.

저도 첨엔 몰랐어요.
평소에도 이러면 형님 도대체 어찌 참고사나 했더니
형님이 쓸쓸하게 웃으며 그러더라구요.
이제는 그냥 어머님이 짠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못난 남편 만나 평생 고생하는 동지애가 생긴듯 하다고
그.래.도 음식 갖고 그러는 건 진짜 서러웠다네요.
조카들은 보면 할머니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 아빠를 미워해요..
식구들 다 모이면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있어요.
눈치로 아는 거죠 아빠 때문에 할머니가 그러는 걸.
평소엔 할머니랑 목욕탕 가서 등 밀어드리고 살갑게 한대요.

집집마다 그 집 식구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나도 그냥 겉으로만 보고 형님이랑 조카들 불쌍하다고
어머님 진짜 처치해야 한다고 열불이 났었는데
또 그게 아니더라구요.
시어머니도 형님도 조카들도 본업 하면서
무능한 남자들 치다꺼리까지 하며 바쁘게 살지만
하루 종일 활기차고 웃음이 넘치는 사람들인 반면에
남자들은.. 죙일 빈둥대도 늘 피곤해 보이고 어두운 표정들예요.
누가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걸까요.

앞으로도 이런저런 일 많겠지만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배려하면서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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