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인, 솜털
아침에 어떤 죄악은 손으로 주울 수 없어서
비닐테이프로 주웠네
우리의 죄를 셀 수 없는 것처럼 불쌍한 일이 또 있을까
그 죄를 살피는데 그것은 꼬부라졌고 검었네
솜털이 아름다운건
아직 죄의 시작이 미미하기 때문이야
검고 꼬부라진 털은 어디서 나왔을까
죄의 뿌리가 세상 밖으로 뿌리를 내린다

마음이 약해지면 평소에 지나쳤던 것들을 자세히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약해지면 이것저것 더 슬퍼할 일이 많아진다
이것저것 찾아내어 슬퍼진다

간다 간다 하기에
가라 하고는
가나 아니 가나
문틈으로 내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아라

이정하, 사랑은 보내는 자의 것
미리 아파하지 마라
미리 아파한다고 해서
정작 그 순간이 덜 아픈 것은 아니다
그대 떠난다고 해서
내내 베갯잇에 얼굴을 묻고만 있지마라
퍼낼수록 더욱 고여드는 것이 아픔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현관문을 나서 가까운 교회라도 찾자.
그대, 혹은 나를 위해 두 손 모으는 그 순간
사랑은 보내는 자의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미리 아파하지 마라
그립다고해서
멍하니 서 있지 마라

인생 자체가 태어나면서 암담한 줄 몰랐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막한 발걸음
그 걸음은 무리한 억지 걸음
다리가 아프고 발병이 난다
숙제 같은 일을 밤낮없이 하고
갈 길은 꼭 가야 하는 포기 없는 너
멈칫 한 호흡 쉬면서 가보자
배고프고 처진듯하지만
얼마후 잘했다는 안도의 눈동자가 빛나리
묶은 사람이 매듭을 풀어 주듯
때를 기다려 밀물이 들어오길 기다리자
하루에도 두 번의 기회가 있나니
썰물 때 바닷물을 억지로 끌어오지 말고
반드시 밀물 때가 오나니 그때 배를 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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