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 조금 보충해서 몇자 더 적습니다.
홍상수의 가장 최신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영화에 대해 설명드리면
영화감독 정재영이 미혼여자인 김민희를 우연히 만나 그녀를 꼬시기로 합니다.
정재영은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마치 총각인 것처럼 순수하게 다가가죠.
그리고 김민희에게 온갖 사탕발림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는데
정재영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주변사람의 폭로에 의해 모든 것이 허탕이 되고 맙니다.
김민희는 자신을 속인 남자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고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2부가 시작되는데 1부에 나왔던 내용이 다시 처음부터 그대로 반복됩니다.
다만 한가지가 바뀌었습니다. 바로 정재영의 캐릭터가 아주 조금 미묘하게 달라졌습니다.
정재영은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솔직하게 인정을 해버리죠.
그리고 김민희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가식적인 멘트를 날리던 1부와는 달리
아주 냉소적이고 객관적으로 다가갑니다. 김민희를 당혹케 만드는 사이다같은 비판도 하구요.
그런데 김민희는 오히려 그런 정재영의 솔직함과 가식없음에 매력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오랜 갈등과 고민 끝에 정재영을 애인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영화는 끝이 나죠.
영화 제목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선택한 길이 맞고, 과거에 나는 계속 틀렸다라는 뜻인데요.
그 지금에 해당되는 내용이 2부의 내용이고, 과거에 해당되는 내용이 1부에 담겨있죠.
그러니까 이 영화는 홍상수가 그동안 여러 여자와 불륜을 피우는 과정을 거치면서,
항상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것을 감추고 외면하면서 죄책감을 느끼며 여자와 몰래 만나왔었는데
그런 소심하고 소극적인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는거죠.
이제는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솔직하고 당당하게 내 사랑을 쟁취하겠다라는.. 불륜남의 단오한 결심을 표현한 영화인거죠.
PS. 재밌는거 하나 알려드릴까요? 영화 속에 정재영이 김민희와 연애를 하는 과정속에서도
영화제 자원봉사를 뛰는 나이어린 고아성을 자꾸 호시탐탐 훔쳐보며 관심을 가집니다.
즉, 홍상수는 김민희와 사귀더라도 여전히 더 어리고 귀여운 여자에게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며,
자신의 바람끼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을 하고 있는 셈이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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