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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008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8/04) 게시물이에요



오늘에서야 통보를 받았다.
정확히 91일 후 나는 사형 집행을 받는다.
처음에는 겁에 질려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여기서 산지 이제 12년째가 된다.
내가 말하는 '여기'는 당신의 생각과는 달리 건강 수칙을 준수하거나 법이 유효한 그런 감옥이 아니다.
'여기'는 아주 작고 춥고 고독이라는 악취가 가득 찬 골방이다.
이곳에 오고 나서부터 상쾌한 공기를 마셔본 적도 없고, 햇살을 쬐거나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조차 들어본 일이 없다.
내가 사는 세상은 이 조그마한 콘크리트 상자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참한 곳에 있어도 어쩐지 떨쳐낼 수 없는 희망 하나를 간신히 붙들고 마음을 끓인다.
어찌나 지독한지 살아있는 한 내게 희망이 있다고 자꾸만 되뇌이게 된다.
이제와서 소용없는 얘기지만.. 난 결백하다고..

이제 79일 정도 남았다.
복도 끝에 있는 창문을 보고 싶어서 문에 달린 창살에 얼굴을 바싹 갖다붙였다.
이짓거리에 집착하게 된다.
날짜를 기록할 연필이나 도구가 전혀 없으니 죽는 날을 헤아리는 일이 고통스럽다.
여차하면 잊어버릴지도 몰라서 잠도 잘 수가 없다.
그런데 잡념을 멈추려고 잠을 자고 싶기도 하다.
진절머리가 난다.

두 달이 남았다.
교도관에게 시계 하나만 달라고 애걸복걸했다.
그는 처음으로 나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헌데 이제는 시간이 나에게 비수가 되어 아프게 한다.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과 최대한 느리게 흘러갔으면 하는 마음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날이 오겠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언제인지는 알지 못했다.
몰라도 괴롭고 알아도 괴롭다.

죽을 날이 3주 밖에 남지 않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텐가?
여행을 갈까? 과오를 바로잡고 싶어할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려고 할까?
나는 어느 것도 할 수가 없다.
숫자만 세고 공포에 사로잡힐 뿐이다.
문뜩문뜩 나를 감싸던 두려움에 완전히 사로 잡혔다.
가족이 너무나 그립다.
이 골방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지만 적어도 그 점을 잘 알고는 있다.
벽이 내 친구고, 가족이다.
죽음이란 나에게 너무나 막연하다.
온갖 가능성을 머릿속에서 그려보는 일 말고는 정말로 할 일이 없다.

오늘이 왔다.
시계바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미칠 지경이다.
마음의 준비는 끝났다.
지난 91일은 내 인생에서 최악의 날들었다.
이제 기쁜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나라는 인간은 껍데기만 남기겠구나.
준비됐어. 오히려 신나. 미소가 번진다.

사형집행일이 지난지 넉 달째다.
아무도 날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광기에 사로잡혀 손으로 벽을 긁은 통에 손톱이 다 빠졌다.
얼마 간은 식사도 하지 않았다.
목에서 피가 나도록 소리도 질러봤다.
결국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안도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쨋든 아직은 살아있으니, 희망도 있겠지.

오늘 새로운 통보를 받았다.
91일 후 나는 사형 집행을 받는다.


[reddit] 사형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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