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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783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8/09) 게시물이에요



"자," 내가 제시에게 맥켈란 병을 건네며 말을 걸었다. "스카치도 그릴링 못 하지 않나요?"

그는 미소를 짓더니 몸을 비껴 나를 205호로 안내했다. 멧츠네 가족이 여기에 살던 때와 내부가 같을지 궁금했지만 들어가서 보니 완전히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나마 있는 가구라고는 거실 주변에 있는 소파 하나와 아무것도 없는 부엌에 덩그라니 놓인 식탁과 의사 셋이 전부였다. 코너 저편으로 보이는 식당을 흘긋 보곤 그 사이와 그 뒤로 있는 응접실을 가리는 벽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갓 잘린 듯한 신선한 나무 내음과 광택제 향이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타프로 가린 당구대 위로 무지막지한 장비들이 놓여 있었다.

"이건 어디서 구했어요?" 제시는 여전히 문에 서서 나에게 물었다. "이거 92년산이잖아!" >

나는 어깨를 으쓱여보이며 대답했다. "부엌에 있던데요. 아빠가 스카치를 드셨거든요."

"아버님 취향이 대단하신데." 그는 감탄하듯 말했다. 그의 시제를 굳이 바꿔주지는 않았다.

제시는 병을 따더니 이런 고급 술을 가지고 있던 분에 대한 숭배라도 올리는 듯 격식을 취하며 따랐다. 그가 한 잔 건네자 나는 약간 회의적인 표정으로 받았다. 스카치는 내 취향이 아닌데.

제시는 스카치를 천천히 마시며 허세라도 부리듯 매 목넘김을 즐겼다. 그런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젓곤 내 잔을 내려다 보았다. 여기서 격식 차릴 필요는 없지.

제시는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내가 맥캘란을 두고 찬양하지 않음에 대해 그닥 신경쓰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그러더니 저쪽 카운터에 놓인 몇 병의 와인을 가리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중 하나는 이미 따져 있었기에 나는 벨벳같이 붉은 와인을 와인잔에 따랐다. 아까 마신 스카치는 이미 내 몸 안에서 그 묘약같은 힘을 발휘하는 중이었기에 점점 몸이 풀리고 경계심도 내려가고 있었다. 이런 기분이 몇 주만인지.

나는 잔을 들고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제실르 마주했다. 그는 부엌 카운터에 몸을 기대어 한 손은 화강암 테두리에 두고 다른 손으론 얼음과 스카치가 담긴 잔을 느리게 흔들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와인잔을 입술에 대며 말했다. "음식은요?"

"일단 감자는 미리 올려놨고 그 다음에 스테이크요," 그는 편안하게 말했다. "어느 정도로 익혀줄까요?

"보통은 다 으깬걸 선호하지만 일단은 굽는다니 그렇게 주세요."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미디엄 레어로요." 내가 말했다.

"좋아요, 혹시나 '잘했어'(역자 주: 'well done' 1) 고기 익은 정도, 2) 격려의 말을 이용한 언어유희)라 말하는 사람들 중 하나면 어쩌나 했네."

"제 스스로 그보다는 더 문명화 된 사람이라 믿고 싶네요."

"그런 것 같아요. 여기 구경 좀 해볼래요?"

사실 이 초대에 응한 이유의 반이 이 집 구경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 괜찮은 이웃을 다시 보는 것도, 물론, 나머지 반이긴 하지만. 하지만 지금 그와 나 둘이 이렇게 한 집에 있다보니, 이 집은 더 작고 그리 중요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의 존재감은 대단하고... 내 정신을 분산시키기에 충분한데다... 중독성이 미친듯이 강했다. "네, 집을 한번 보고싶네요,"라고 대답했다.

사실 이 오두막은 별 볼게 없었다. 다른 방들은 침실 하나 빼면 싹 다 비워진 상태였다. 윗층의 화장실은 이미 다 부서진 상태에다 마이크의 방이었던 곳에 있는 카펫은 다 뜯겨져 있었다.

"여긴 제가 어릴 적 친구가 쓰던 방이네요." 내가 말했다. 제시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어린아이의 방일거라 생각은 했어요. 벽에 포스터도 왕창 붙어있고 장난감도 많더군요."

"이전 주인이 이사갈 때 다 치우고 간게 아니었나봐요?"

"전혀요. 돈에 관심이 더 많던데요. 이 집을 팔아서 행복한 것처럼 보였어요."

말 되네.

집 구경이 끝난 뒤 나는 그를 따라 그릴이 있는 곳으로 나갔다. 그가 스테이크를 얹자 나는 현관에 다리를 꼬고 앉아 뒤로 나있는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대고 마치 일몰을 보는 척 그를 몰래 훔쳐봤다.

우리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내가 무슨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우리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고, 최대한 그 주변으로 가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게 우리는 제대로 된 가구 하나 없는 그 오두막 앞에 앉아 음식을 먹었다. 제시는 내가 이따금씩 기둥에 기댔다 불편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더니 말했다.

"어... 미안하네요. 혹시 들어가고 싶으면 그래도 돼요. 그래도 안에 카드 놀이 할 수 있는 식탁은 있으니까."

"아니, 괜찮아요. 진짜로." 나는 답했다. 들고있던 접시를 내 옆에 내려다 놓고 아까 가져온 와인잔을 들었다. 제시는 내 반대편에 앉아 다른 기둥에 기대고 한쪽 다리는 데크에 덜렁덜렁 놀리고 있었다. 카우보이 모자는 그의 머리 뒤쯤에 씌어져 있었고 그의 손목은 올린 한 쪽 무릎에 얹어 지속적으로 스카치잔을 천천히 돌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그날 밤 도와주신거 감사해요." 드디어 말했다. 그는 얼음 한 조각을 씹더니 모자로 나를 가리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집 수리하는데 얼마나 걸려요?" 내가 물었다.

"꽤 걸릴것 같네요. 주문한 제품도 많은데다 이제 막 고치기 시작한거라서... 올 말까지는 해야할 것 같네요."

"그러니까, 당신 직업은 집을 엎고 다니는 거군요."

"그런 셈이죠,"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재미도 있고 수익도 쏠쏠한데 안 할 이유라도 있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와인잔을 내려다 보았다. "그 사람들 어땠어요? 멧츠네?"

"음, 그날 집 팔때 본게 전분데. 그는... 꽤 흥미로운 사람이었어요."

"분명 그랬겠죠. 그집 아들이 여기서 죽었거든요."

"전혀 몰랐네요."

"그쵸. 아마 이야기 안 했을거라 생각했어요. 우리 가족이랑 친하 - 친했거든요. 그 집 사람들에겐 꽤나 큰 충격이었을 거에요."

"감히 상상도 안 갑니다."

"아이가 있나요?" 원치 않는 내 기분이 질문에 많이 실리지 않았기를 바라며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젓더니 되물었다. "당신은요?"

"없어요. 전 이제 부모도 없어요."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나는 호수를 바라보며 와인을 길게 들이켰다. 처음으로 입 밖으로 말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몇 주 전 보트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두분 다." 마지막 말에 내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케이시..."

"되게 바보같이 들리지 않아요?" 나는 음울하게 웃고는 와인잔을 너무 꽉 쥐어서 새하얗게 변해버린 내 주먹을 바라보았다. "보트 사고라니."

제시가 잔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키는 동안에도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내쪽으로 다가와 옆에 앉더니 들고있던 와인잔을 부드럽게 배냈다.

"내가 왜 여기에 혼자 있는지 궁금했겠죠."

"전혀," 그가 대답했다.

"괜찮아요,"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마 이게 제가 애도하는 방식인가 보죠: 오두막에 혼자 앉아 아버미스트나 마시며 취하기." 그리곤 인상을 찌푸리며 이었다. "어으, 완전 구려."

제시는 한숨을 쉬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 조언같은거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치만 케이시, 아버미스트는 이제 정말 그만 마시도록 해요. 당신같은 사람은 샤또 마고가 어울리죠."

"그게 뭔지 모르는데요." 내가 답했다.

"나도 몰라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가 가져온 재치있는 시시덕거림이었을까, 아니면 그 동안 내가 너무 혼자였는데 누군가 옆에 생겨서일까, 아니면 그냥 술에 취해서일까. 아마 술 때문일 것이다. 내가 그에게 몸을 기울이려 돌리는 순간, 그는 이미 그곳에서 손을 뻗어 내 머리칼 사이로 훑더니 마치 오랜 연인인 마냥 키스를 했다. 그는 담배와 스카치 맛이었고 - 그렇게 다시 떨어졌다.

"뭐... 왜?" 숨이 찬 사이로 내가 물었다. 제시는 몸을 일으키더니 다시 데크 저편으로 가버리더니 그의 검은 머리칼을 두 손으로 넘겼다.

"미안. 미안해요, 케이시. 분명 지금 당신은 감정적으로 약해진 상황인데, 그런데 그냥 너무... 너무..." 그러더니 여전히 바닥에 앉아있는 나를 돌아다 보았다.

"감정적으로 약하다고?" 내가 웃었다. "당신이 날 몰라서 하는 소리인건 감사하지만 세상 어느 누구도 내가 그렇다 말해주는 이는 없을거에요. 이봐요, 제시. 우리는 둘 다 어른이야. 이걸 망칠 필요는 없잖아요?"

그는 잠시 나를 바라보며 내 말에 담긴 진실의 무게를 재는 듯 했다. 그러더니 놓아두었던 그의 잔을 들고는 호박색 액체를 크게 한번 마셨다.

나는 그를 보며 뭐하는 거냐는 듯 눈썹을 치켜 세웠지만 그는 기둥에 등을 기대더니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말했다. "만약 그랬다 한들 크게 신경 쓰진 않을 것 같은데, 케이시."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았지만 이처럼 따뜻하게 느끼긴 처음이었다. 이 남자는 물건이다. "당구 칠래요?"

4시간 뒤, 제시와 나는 서로에게 맞는 흐름을 찾은 상태였다. 나는 두 게임을 이겼고 제시는... 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그는 봐주지 않았는데 오히려 나는 그게 감사했다. 그리고 그는 내 자세를 봐주며 어디서 쳐야할지 알려주었다.

하지만 밤이 깊어갈 수록 당구는 점점 어려워졌고 그에 따라 자세 또한 더... 가까워졌다. 내 목 뒤로 그의 숨결이 느껴졌고 그의 손은 나를 확고히 잡고 있었으며 그의 몸은 당구대를 따라 굽힌 나의 몸에 밀착해 있었다... 이 게임은 그가 지금 나에게 알려주는 게임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존재하던 게임이다.

나는 이미 스카치를 마시기 시작한 이래로 그걸 원했고 내가 다시 나와 제시의 잔을 채우는 동안 그는 한쪽에 있던 오래된 라디오 채널을 마구 돌렸다.

"잠깐, 멈춰봐!" 내가 외쳤다. "다시 뒤로."

"어디? 이거?" 제시는 다이얼을 돌려 앨래나 마일즈가 그 둔탁하고 느린 목소리로 부르는 "Black Velvet"에 맞췄다. "진심이야?"

"이 노래 별로에요? 이거 엘비스에 관한 노래잖아." 나는 그가 입고있는 엘비스 프레슬리 셔츠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 진심..."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이 노래가 나오면 춤을 추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았고, 물론 그게 얼마나 자극적일지도 잘 알고 있었다, 특히나 스카치를 반 병이나 비웠으니 내 자신감은 이미 충만했다.

"내가 당신 이 노래 좋아하게 만들 수 있다는거." 나는 그를 놀리듯 말하며 입고있던 셔츠 끝단을 엉덩이 쪽으로 내려 그 아래로 보이는 내 몸을 노출시켰다.

"완전 그럴 것 같네." 그가 굵직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다른 내기도 있지." 나는 그를 소파로 밀고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보긴 보되 만질 순 없어."

그는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스카치 한 모금을 길게 마셨다. 그리곤 소파에 몸을 기댔다. "좋아요," 그가 그렇게 말하자 나는 그에게 음흉한 미소를 보냈다.

그날 밤 내기 승자는 나였다. 제시는 패자였다.

*

다음 날 정신을 차리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했다. 창문은 두꺼운 보라색 커튼으로 덮여 있었는데 거의 암막 수준으로 햇빛을 차단했고 침대는 따뜻했다.

제시는 내 옆에 누워 마치 소유라도 하는 듯 한 손을 내 엉덩이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듯 어젯밤 기억이 솨아아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난 밤. 모든. 세세한. 부분까지.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제시는 그런 내가 추워서일거라 생각했는지 조는 와중에도 두꺼운 이불을 당겨 내 엉덩이까지 덮어주었다.

그가 일어났을 때 마주칠 수 있는 그 어색한 순간이 심히 두려웠다. 나는 몰래 그의 침대에서 빠져나와 창틀을 붙들고는 화물 트럭으로 나를 들이받을 두통을 기다렸지만 그런 느낌은 오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상쾌했다. 나는 옆 협탁에 놓여 싹 비워진 맥캘란을 쳐다보았다. 위스키 - 이렇게 깔끔할줄 누가 알았겠어?

나는 바지를 챙겨입고 발 끝으로 살금살금 아래로 내려가 신발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그 집에서 빠져나온 순간 우리 둘 오두막 사이에 있는 이슬 머금은 촉촉한 풀밭을 맨발로 달려갔다. 그리고 안전하게 내 오두막 현관에 안착하는 순간 나는 등을 기대고 미소를 지었다. 젠장할. 망할. 진짜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야했다. 누구에게라도.

집 바닥에 물이 고여있음을 깨달은 것은 내가 이미 집을 반정도 들어왔을 무렵이었다. 아주 신나서 신나요-신나-세상에 있었음에 분명하다, 집이 온통 물바다였으니까. 제기랄. 제시한테 이거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그 순간 전 - 내가 정신을 놓기 전에.

물줄기는 부엌을 따라 계단을 타고 올라가 다시 내 침실까지 침범해있었다. 그리고 그 끝은 - 어디겠어? - 지하실 문이었다. 열려있는 지하실 문.

좋아. 배관이 샐 수도 있잖아. 지하실이 완전 침수됐을 수도 있고. 하지만 어떤 것으로도 잠겨있는 지하실 문이 다시 열렸는지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나는 마치 범인이 문 뒤에 숨어있는 마냥 잽싸게 지하실 문을 벌컥 열어 젖혔다. 어제보다 더 높이 차오른 물을 보고는 심장이 떨어질 것 같았다 - 몇 m나 높아졌어. 이거 진짜 문제가 있는데.

어제 사용하고 채 마르지 않은 수건을 가져와 다시 집을 닦은 뒤 욕조에 물기를 짜냇다. 그리곤 다시 창틀에 나란히 넌 뒤 유일하게 남은 타월을 가지고 샤워를 했다.

샤워가 끝나고 나와 요가 바지와 하얀 탱크탑을 입은 뒤 침대에 누워 니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불통이었다 - 놀랍지도 않았다. 몇 번 더 시도한 끝에 그나마 니콜이 들으면 흠칫할만큼 지직거리는 거지같은 음성메시지를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곤 다시 뒹굴거리다 고모에게 전화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깨끗한 신호음이 들렸고, 나는 미카와 내가 돌로 된 요새를 만드는 그림을 손으로 하나하나 짚어가며 벽을 따라갔다. 이 날 기억이 난다. 재밌던 날이었지.

분명 이 호수 주변으로 내 과거가 산재해 있었지만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압도적으로, 아니 그 이상으로 많았다. 그리고 어젯밤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좋은 동반인이 있다면 이 호수도 그나마 견딜만하단 것이었다. 단지 견딜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신호음이 더이상 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화면을 보니 이미 홈화면을 띄우고 있었다. 이거 하나는 확실하네: 만약 여기서 지낼거라면 꼭 일반 전화를 설치해야 한다.

제시네 집에서 돌아온 뒤 몇 시간이 지났고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었기에 초인종을 눌러도 되겠다 싶었다. 그는 재빨리 답했지만 딱봐도 내가 깨운 것 같았다.

"젠장, 내가 깨웠나 보네요."

그는 나에게 따뜻하고 느릿한 미소를 짓더니 문틀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바라보았다. "이런 이런 이런, 케이시 그레이스."

"제시 데빈씨." 내가 간사하게 웃었다.

"부디 여기 온 이유가 다시 침대로 돌아오기 위해서이길 바래요."

"음, 사실, 저에게 문제가 하나 있어서 말이죠."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더니 그는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했다. "무슨 문제?"

"제 지하실이 침수됐어요. 배관이 터진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집에 귀신이 사는데 걔가 성질이 거지같아서 자꾸 잠궈놓은 문을 열지 뭐야."

제시는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 "일단 두가지는 내가 손봐줄 수 있을 것 같네."

*

일단 우리 집을 싹 돌아본 그는 침수 확인을 위해 지하실로 향했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케이시, 이건 파이프 문제가 아니야."

"그럼 이 물은 어디서 오는거야?" 나는 층계참에 서서 물었다.

"호수에요."

"호수라고? 아니 그게 여기에 어떻게 들어와요? 우리집은 심지어 호수보다 위에 있는데!"

제시는 나를 올려다보더니 내가 처음보는 장비를 가지고 벽을 두드렸다. "당신 집 지하실 벽에 0.7m 정도 되는 구멍이 있어요. 지금은 잠겨서 안 보이겠지만 확실히 있어."

"그게 물이 위로 올라오는걸 어떻게 설명해요?" 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

"설명 못 하지."

"어, 그럼 어떻게 하죠?"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호숫물이라는걸 알았어야 했는데. 지하실 온도는 오래 전부터 확실히 뚝 떨어져 있었다.

"할게 없어요. 일단 내가 아는 사람이 필요할 것 같은데 원가에 해줄 수 있을것 같아요."

"정말 고맙네요, 하지만 전 완전 가난뱅이 대학생인걸요."

"걱정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가난뱅이에 고아인 대학생이죠."

그는 호탕하게 웃었다. "내가 알아서 할게, 알아서 한다고."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농담이에요. 부모님 보험금에 남은게 좀 있어서. 견적이 어느정도 나올지 혹시 알 수 있어요?"

제시는 고개를 젓더니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내가 알아서 한다 했지, 케이스 그레이스."

"공짜로 받아먹을 순 없어요." 내가 말했다. 그는 나에게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물을 헤치고 나와 입고 있던 작업복을 벗었다. "아오, 당신이 뻥친게 아니네요. 물이 진짜 얼음장이구만."

"알아차렸는지 모르겠지만 거긴 물이 항상 그정도로 차가워요."

"흠, 여기서 수영은 상상도 못 하겠네."

나는 계단을 올라가며 말했다. "수영을 하면 안 되니까요."

"시도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그런 사람은 있었지만 이미 12년 전에 익사했어요." 나는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를 내려 애썼다.

"세상에. 누군지 알아요?"

"알다마다. 커피?"

몇 분 뒤 우리는 데크에 다시 나와 앉아 있었다. 그 날은 또 다른 차갑고 조용하지만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나는 집을 마주하고 앉았고 제시는 호수를 향해 앉았다. 소매에 손을 넣고 뜨거운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니까." 그가 운을 뗐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당신, 익사 사건에 대해서 알고싶은가 보네요."

"케이시가 알려주고 싶다면 말이지." 제시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그의 팔을 테이블 위에 얹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어쩌면 말해주는게 나을 지도 모르겠네. 사실 이번에 여기 온건 마이크가 죽고 난 이후로 처음이에요." 나는 머그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손을 베베 꼬았다.

"그 사건 당시에 당신도 있었어요?"

"아, 당연요. 사실 그 모든 사건 자체가 다 내 탓이야. 우리 둘 다 너무 지겨워서 내가 들어가자 했으니까... 마이크는 순전히 내가 겁쟁이 가시나라고 놀려서 따라 들어온 것 뿐이에요. 우리 둘 다 호수에 뛰어들었고 - " 나는 어깨를 한번 더 으쓱했다. "-마이크는 다시는 나오지 못 했죠."

"유감이에요, 케이시. 하지만 이게 온전히 당신 잘못이라고만 할 순 없어. 애들은-"

나는 그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이미 오래 전 일어난 일이고 나도 내 책임을 인정하고 있어."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본 적 있어요? 심리치료사라던가? 어린 아이가 겪기에는 큰 충격일텐데."

"아니, 우리 집에서조차 이야기 한 적 없어요. 한동안 부모님이 이상하게 행동하긴 했지만 말이죠. 2년 정도는 나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나에 대한 신뢰도 없고, 마치 내가 마이크를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고 믿는 듯."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악몽에 시달렸어요. 내 자신이 익사하는 꿈을 꾸면 실제로 그 느낌이 느껴졌어. 그 모든 고통, 공포, 그 기분들. 너무 끔찍했어."

제시의 반응이 어떨지 그를 쳐바도았다. 그는 긴장과 엄숙함, 그리고 슬픔이 섞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동정은 아니고, 뭐랄까...

그의 머리 뒤쪽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내 두 눈이 2층 창을 재빨리 훑자 그 곳에 어떤 형체가 보였다. 작고 방이 꽤 어두워서 확시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무언가 있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통해 들어갔고 그 사이 제시는 내가 격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테이블에서 낙하하려는 머그잔을 간신이 낚아챘다.

나는 곧장 2층으로 올라가 방 세 군데를 다 뒤지고 난 후 내 침실 문 앞에 멈춰 섰다. 내가 본 형체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지만 대신 물이 여기저기에 퍼져 있었다. 나는 옷장으로 달려가 문을 확 열였다 - 하지만 그곳은 텅 비어있었다. 제시의 이름을 외치며 힘차게 방에서 뛰쳐 나가 달리다 계단 위에서 그대로 그에게 달려 들었다. 다행히 그는 내가 넘어지기 전 나를 붙들었다.

"왜 그래?" 그는 나를 똑바로 세우며 물었다.

"여기에 망할놈의 꼬마가 있어! 방금 창문에 보였다고! 그래 이거야, 그 꼬마놈이 자꾸 우리 집에 들어와서 지하실에서 물 퍼다가 자꾸 여기저기에 뿌리는 거라고!"

"뭐? 대체 애가 어디에-"

"베이 호수! 여기서 숲으로 한 1.5km 남쪽으로 가면 있어. 우리가 걔네 놀리면 걔네도 와서 우리 놀리곤 했으니까. 친선 경기마냥 그랬지만 분명 무단 침입은 금했는데." 나는 마지막 부분을 힘주어 소리지르며 그 쥐같은 놈이 내 말을 제대로 듣기를 바랬다.

"알았어, 알았어, 일단 같이 돌아보자."

우리는 방에서 방으로 다니며 아이를 찾았다. 다치게 하지 않노라고, 우리가 화난게 아니니 어서 나오라고. 그리고 물줄기가 다시 차갑게 지하실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나는 좌절감에 두 손을 내치며 말했다. "고작 밖에 10분 남짓 있었는데!"

"그러니까, 이거 정말 말이 안 되는데," 제시는 고개를 저었다. "4월부터 여기에서 지냈는데 꼬맹이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어."

나는 지하실 문을 닫고 다시 잠갔다. "베이 호수 정말 가까워요. 어릴 적엔 거기로 수영하러 가곤 했으니까."

제시는 얼굴을 찌푸렸다. "일단 기록이라도 남기게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겠는데요."

"아냐," 나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이건 그냥 애가 한 짓이니까요. 호주에서의 삶은 장난질도 동반해, 특히나 이렇게 할 거 없는 외딴 호수라면 더더욱 말이에요."

"알았어요, 자 그럼 일단, 난 오늘 마을에 가서 당신 집에 있는 구멍을 메꿀 물건들을 좀 주문할거에요. 진짜, 같이 가서 그냥 경찰한테 말이라도 할 생각 없어요?"

한숨이 나왔다. "괜찮아요. 그냥 아직 선 넘는걸 이해 못하는 왠 꼬맹이 짓인걸요."

제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는 문은 다 잠궈요. 창문도 마찬가지고."

"꼭 그럴게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

다음 날 아침, 제시는 캐나다 국경에 인근한 다른 땅을 알아보러 떠났다. 늦은 밤에야 그의 트럭이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과연 지금 일어나서 그쪽으로 넘어가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신은 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을 거야.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말라있는 방바닥과 여전히 굳게 잠긴 지하실 문을 보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침수 상태는 어떤지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이비 고모가 이제 일주일 내로 여기 올 거라는 생각이 떠오르자 새로운 중력이 나를 다시 굳게 붙들었다. 몇 주 내 처음으로 더이상 공허하다거나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그걸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아니었다.

제시와 나 사이에 오가는 강한, 거의 타고나다시피한 유대와 서로를 향한 갈망을 부인할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나의 외로움이나 공허함, 혹은 가족을 잃은 슬픔의 핑계를 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된 것을. 이건 분명 확 타오르고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뜨겁디 뜨거운 후 질투심, 분노와 서로를 향한 힐난으로 터지고 말 관계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만약이라는게 있잖아?

만약에, 분명 만약에. 토요일 하루 종일 고모에게 전화를 시도했다. 일주일만 더, 아니 며칠이라도 더 기다려 보라고. 아직까지 집에 돌아가 다른 사람들이 보낼 동정과 불안한 불편한 시선을 견딜 준비가 덜 됐다. 아직 고모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제시는 토요일간 베이 호수에 가지고 있는 소유지 확인과 자기 오두막 2층 화장실 수리를 위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마을에서 시간을 보냈다. 미네아폴리스에서 출발한 물건 트럭이 늦은 저녁까지 도착하지 않을 것이라 차라리 내일 아침에 다시 가보란 말을 전했다.

7시 쯤 되자 나는 고모에게 전화하는 걸 포기하고 왕좌의 게임을 틀었다 - 죠프리, 이 븅딱!. 방법이 없었다: 고모에게 전화를 하려면 마을을 다녀와야 한다. 왠 거지같은 꼬맹이 하나가 내 오두막에 들어와 시간을 때우고 지하실에서 물을 퍼다가 나르고 복도를 물바다로 만들 지도 모르는데 집을 비워야 한다는 점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전히 제시는 누군가 나를 곯리려 한다는 것에 큰 믿음을 두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205호에서 그와 함께 있는 동안에도 내 오두막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딱 봐도 이 상황에 대해 꽤나 당황한 것 같았지만, 꼭 끝내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오후 9시 쯤 되자 꾸벅꾸벅 졸던 나는 노트북을 닫고 책장에 올려두었다. 침대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방을 싹 다 돌면서 모든 창과 문이 잠겨있는지 확인했다 - 지하실 문은 더 신중을 기해 확인했다. 어딘가를 무거운걸로 부수지 않는 이상 어느 누구도 여기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나는 침대에서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켠 뒤 턱까지 이불을 끌어 올렸다. 밤중에 들려오는 호수의 잔잔한 소리가 좋았지만 그날 저녁은 내 방 창문을 열지 않았다.

일단 눈을 감고 잠 잘 준비가 다 됐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나는 앞으로, 옆으로, 뒤로 뒤척거렸다 - 하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냥 뭔가 어긋난 기분이 들었다. 좌절감에 찌든 몇 시간을 보낸 뒤 나는 결국 눈을 뜨고 곧 다가올 내 미래엔 또다른 왕좌의 게임 에피소드들이 있을 것이란 사실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한숨을 폭폭 쉬고 노트북을 향해 굴러 갔다 - 그리고 내 신경을 거슬리는 것을 발견했다.

옷장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내가 저 옷장을 얼마나 증오했는지 깜빡하고 있었다. 옷장이 열려있으면 절대 잠을 잘 수 없었다. 열린 옷장은 나를 너무 불안하게 만들었다. 저 문 너머로 있는 검은 심연은 밤이면 더 깊어지는 듯 했고, 마치 저 뒤로 수 km 더 뻗쳐져 있을것만 같았다. 그리고 안이 비어있는 느낌도 없었다. 절대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항상 느꼈던 공포였기에 오히려 향수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열린 옷장 사이로 보이는 공허함을 마주하며, 어릴적 아빠에게 내 옷장에는 괴물이 살고있다 말한 기억이 스쳐갔다. 큰 수사슴이 뒷다리로 걸으며 얼굴에는 얼굴 대신 해골이 걸려 있는 모습. 아빠는 그 이후로 언제나 내 옷장 문을 꽉 닫아두셨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장 문을 닫았다. 문은 찰칵 하는 소리를 내며 부드럽게 닫혔고, 나는 내 퀼트 이불을 그러모아 복도 끝에 위치한 부모님 방 안으로 가져갔다. 오늘 밤은 절대 내 방에서 못 자겠다. 어쩌면 앞으로 쭉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크고 부드러운 퀸 침대에 털썩 누워 곧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불안했다. 옷장은 내 꿈에 나타났고 그대로 다른 익숙한 악몽으로 이어졌다. 그 심연 안에서 무언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내 스케치북에 있던 키가 크고 마른 존재. 그것은 검은 로브를 입었는데, 너무 길어서 그것의 발과 복도를 온통 뒤덮고 쌓일 정도였다. 그것은 방마다 방마다 나를 쫓았고 결국 부두까지 쫓아와 나를 오갈데 없이 몰아 붙였다. 창에서 보았던 꼬마는 이제 호수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아이가 물 밖으로 나오려 허우적댈 때마다 물결이 그의 얼굴을 왜곡시켰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잠에서 깨어났다.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안전한 침대의 안락함은 불행히도 익숙한 수면마비에 의해 짓눌리고 말았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떤 상황인지 알 정도의 경험은 있었다, 세상에나.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르면 엄청난 공포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내 몸이 내 뇌를 따라가도록 기다리는 동안 두 눈은 방안 어딘가에에 집중됐다. 그것은 방 입구에 있었는데 점점 그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저번에 창가에 있던 그 꼬마였고 이번엔 내 악몽으로 돌아온 것이다. 덕분에 내가 아직 수면중이라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었다.

달빛에 반사되는 그 검은 실루엣을 바라보니 누군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9살, 10살 정도 되었을까. 그에게는 알 수 없는 친근함이 자꾸 날 괴롭혔는데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 아이도 마찬가지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의 두 손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으려는 듯 입을 꽉 막고 있었다. 나는 이 악몽이 항상 그러하듯 다른 장면으로 바뀌기를 기다렸으나 매 초가 지날 수록 내 몸에 피가 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깨어있었다. 나는 깨어있었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아이는 웃기 시작했다 - 높은 톤으로 깔깔대는 그 소리는 내가 불을 지피려 했던 그 날의 기억에서 온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불을 걷어 차자 아이는 입구에서 튀어 나갔다. 나는 퀼트 이불에 에워싸인 채 침대에서 떨어졌다. 드디어 두 발로 일어난 순간, 나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무기 삼을만한 것을 찾았다. 커튼 휘장을 떼는데 실패한 뒤, 나는 침대 옆에 있던 알람 시계를 들고 코드를 거칠게 잡아 뺐다.

방에서 빠져나와 그녀석이 바닥에 뿌려둔 물을 피해 조심히 걸었다. 더이상 그 조그마한 쓰레기에게 짜증나지 않았다. 난 그저 오지게 열받은 상태였다. 아, 아주 조금 무섭긴 했다. 완전 오밤중에 저 꼬마는 여기서 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나는 그 물줄기의 익숙한 루트를 따라 내 침실로 들어갔다. 이번에 물은 침대가 아니라 옷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려있었다... 또다시. 드디어 잡았다. 제시 이름을 외쳐볼까 - 아마 들을 수 있을텐데, 그는 잠을 얕게 자는 편이었다. 하지만 제시라면 내가 꼬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 전에 경찰에게 넘길 것이다.

들고 있던 시계를 내 옆에 떨구고 불을 켰다. 옷장에 다가가기도 전에 이미 비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꼬마는 사라졌고 옷장 안 바닥은 젖어 있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나는 무거운 시계를 러그 위에다 떨어뜨리고 얼굴을 문지르며 벽에서 주르륵 미끄러져 바닥에 앉았다.

"더 이상은 못 해,"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그 어떤 것도 말이 되지 않았고 내가 미쳐가는 것 같았다. 나 걔가 누군지 이미 알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북쪽 지역에 있는 11살 짜리 꼬마애를 내가 어떻게 알아? 10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아는 애 하나 없는데.

나는 벽에다 머리를 기대고 고개를 돌려 눈을 감았다. 미친듯 피곤했지만 더 이상 이 집에서 잘 순 없다. 그 꼬마, 분명 창문을 깨고 들어왔을 거야. 제시가 맞아, 경찰을 불러야 해.

숨을 깊게 들이쉬고 다시 눈을 떴다. 힘을 짜내 일어나면서, 내 옆 책 선반 뒤쪽에 빨간 크레파스로 그려진 원을 발견했다. 어릴 적 나는 책장 뒤에다 그림 그린적이 없었는데, 그 나이 꼬마라면 선반을 움직일 수 없으니까.

궁금해진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엄청난 힘을 들여 벽에서 책장을 떼어냈다. 그 뒤에 그려진 그림은 크지만 간결했다. 부두 그림이었는데, 조잡한 파도와 함께 두 개의 막대 형상이 물에서 수영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부두를 향해 헤엄치고 있었고 나머지는 파도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키가 큰 막대 형상이 호수 밑바닥에서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 존재의 얼굴은 얇은 사슴의 얼굴을... 뿔까지 가지고 있었다.

난 그린 적이 없다. 누가 이걸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이 집에 단 1초라도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나는 몸을 일으켜 침착하게 계단을 내려와 집 밖으로 나가 곧장 제시네 현관으로 향했다. 새벽 2시건 말건,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응급상황이라 생각 됐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초인종보단 노크가 낫겠다 생각했고, 곧 제시가 모습을 보였다.

"케이시 그레이스, 너라면 노크 안 하고 들어와도 되는것 쯤은 알텐데." 그는 잠긴 목소리로 투덜댔고, 나는 점차 그의 목소리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걔가 왔어. 그 꼬마애."

제시의 장난기 어린 가벼운 태도가 그의 얼굴에 있던 미소가 사라진 만큼이나 재빠르게 없어졌다. "들어와." 그는 거실로 나를 안내하더니 램프를 켰다. "걔가 집 안에 있었어?" 그는 한쪽 구석에 있던 야구배트를 잡으며 물었다.

"그거 내려놔."

제시는 눈썹을 치켜 세우며 말했다. "그랬냐고."

"잠에서 깨보니 앞에 서서 내가 자는걸 지켜보고 있었어."

"지금은 어디에 있는데?"

"나도 몰라. 도망갔는데 잡을 수가 있어야지."

"이젠 진짜 경찰을 불러야 돼, 자기. 알고 있지?"

"응, 알고 있어."

"그리고, 케이시... 이봐. 아침 되면 알려주려 했는데 어쨌든... 오늘 베이 호수 쪽 오두막 확인 차에 갔었는데 말이야. 그날 오후 내내 거기서 운전하고 돌아다녔는데, 거기 아무도 없었어."

"뭐? 말도 안 돼. 여름이면 베이 호수는 꽉꽉 들어찬다구."

"10년 전엔 그랬을지 몰라도 이젠 아니야. 내가 거기서 몇 시간을 보냈는데. 내 말 들어. 지금 너의 그 스토커는 베이 호수에서 오는게 아니야."

"그치만 여기엔 사람이 없는걸."

"알아. 그러니 혹시 마을에서 온 꼬마가 아닐까 싶어."

"어쩌면. 그렇지만 그건 그렇고, 제시. 나 다른걸 찾았어. 그러니까 그림이... 내 방 벽에 있었어. 어릴 때 벽에다 그림을 자주 그렸는데 내가 그린 그림이 아니야."

"무슨 그림인데?"

"마이크가 죽던 날에 대한 그림. 우리 둘이 수영하고 있는데 물 아래에서 뭔가 마이크를 잡아 당기는 그림이었어."

"그 꼬마가 그린걸까?"

"어쩌면. 아니, 다른 누가 있긴 할까? 나는 확실히 아닌데." 제발 그게 맞길 바랬다.

제시는 팔짱을 끼더니 소파 옆으로 기댔다. "이 꼬마가 네 친구 마이크의 존재를 대체 어떻게 아는거지?"

"음... 봐봐, 지금 할 말이 진짜 겁나 븅같이 들릴거 알지만... 그 꼬마애, 굉장히 낯이 익어 보였어. 그러니가 혹시나... 그게 마이크면 어떡해?"

제시는 나를 응시하더니 말했다. "술 좀 마셔야겠네."

나는 한숨을 쉬며 콧잔등을 문질렀다. "딱히 반박할 순 없겠다."

제시가 부엌으로 사라지고 나는 억울함에 마구 손짓을 해댔다. 내 스스로가 너무 한심했다. 방금 진짜로 귀신 탓을 한거야? 이 꼬마는 나한테 완전 미쳐 있다. 일단 상황 파악부터 제대로 해야했다.

제시는 한 손엔 와인을, 다른 손에는 위스키를 들고 있었다. 나는 위스키를 선택했다.

일단 길게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내려놓자 나를 응시하는 제시의 얼굴이 보였다. 그의 얼굴은 심각한 걱정이 서려 있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엔 갈망과... 열이 있었다.

내가 자다가 침대에서 바로 이 집으로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살짝 내 스스로를 내려다보니 네모 팬티에 하얀 탱크탑 이외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안." 나는 한 모금 더 마시며 말했다.

"나는 아닌데." 그의 눈은 아직 아직 내 얼굴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이봐, 제시, 진짜 이상하게 들리는거 알지만 내 집에 뭔가가 꼬여도 단단히 꼬인 것 같아."

"케이시..."

"좋아, 하지만 만약에 진짜 그게 마이크라면. 그러니까, 걔라면 그럴 수-"

"케이시, 진짜 아오, 그만좀 해."

"뭐!"

제시는 나에게 오더니 나를 꼭 껴안았다. 그의 품 안에서 나는 축 늘어졌다가 그의 힘을 좀 받을까 싶었다. 젠장, 너무 피곤했다. "이상한 일이 일어낫어. 만약 그게 네 친구 마이크라면, 그럼 마이크가 맞겠지." 그는 내 머리에 대고 웅얼거렸다.

나는 그를 밀쳐내 얼굴을 보았다. "어차피 넌 믿지도 않잖아."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믿어."

"아니, 너는 내가 그렇게 믿고 있는걸 믿는 거잖아."

"큰 차이 없어, 케이시."

"그건 완전 큰 차이가 있는거야."

그는 한숨을 쉬었다.. "그냥 요즘 너에게 많은 일이 일어났으니까 - 부모님의 사망, 지하실에 있는 구멍에 널 괴롭히는 꼬마까지. 그건-"

"멘붕 오는거 아니야."

"그렇겐 말 안했어."

"애초에 내가 맞다는 가능성 안에서 생각은 하고 있는거야?"

제시는 피곤해보이는 얼굴을 문지르며 대답했다. "그래."

"하지만 넌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잖아."

"맞아. 아니. 네 마음대로 해." 그는 잠결에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내며 말했다. "그런 식으로 쳐다보면 집중할 수가 없잖아."

입고 있던 탱크탑 끈이 흘러내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젠장할, 어쩌면 기분 전환이 필요한지도 몰라.

나는 위스키 잔을 내려놓고 주저 없이 입고있던 탱크탑을 벗어버렸다. 제시는 켁켁거렸고 나는 그를 향해 웃으며 다시 잔을 들어 내용물을 모두 마셔버렸다. 상의 탈의에다 차가워.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 그의 얼굴에 드리우는 표정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가치가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어나보니 혼자였다. 아래층에서 전기톱이 부릉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아직까지 거실에 떨어져 있는 내 탱크탑을 떠올렸다.

이불을 쭉 끌어 당겨 아침의 차가운 공기를 떨치고 눈을 꽉 감았다. 어젯밤 제시한테 진짜 내가 귀신한테 괴롭힘 당하고 있다고 말했나? 세상에 마상에. 너무 당혹스러워 옆에 있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오늘은 차라리 몰래 빠져나가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의 옷장에서 플란넬 잠옷바지를 꺼내 입고 얇은 하얀 천을 가슴께에 두른 뒤 조용히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코너를 돌자 제시가 소파에 올려둔 내 탑이 보였다.

"좋은 아침, 이쁜이."

몸을 돌리자 부엌에서 나를 보고 있는 제시가 보였다. 커피 잔을 들고 선 그의 얼굴엔 즐거운 듯 미소가 서려 있었다.

"에... 안녕."

"커피?" 그는 약간 젠체 물었다.

나는 음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리곤 턱을 치켜든 채 그가 내미는 커피를 받아들며 고의로 몸을 감싸고 있던 천을 떨궜다.

"세상에," 그는 감사한 듯 말했다.

"아, 제발." 나는 웃으며 내 탑을 가지러 거실로 돌아갔다. 제시는 옷을 입은 나를 보며 진심으로 실망한 것처럼 보였다.

"케이시, 일단 지금 약 한 시간 정도 작업을 더 해야하긴 하는데 그거 끝나고 나서 너 마을에 데려다줄까 싶어."

한숨이 나왔다. "응, 그게 좋을 것 같네. 우리 고모랑도 이야기 좀 해야하고."

"그리고 경찰에도 말했으면 참으로 좋겠는데."

"맞아." 나는 동의하며 현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케이시 - 내가 확인하기 전까지 오두막에 들어가지 마."

"응, 응, 알겠어. 그냥 너네 부두 앞에 앉아있으려구."

사이드트랙은 부드럽게 떠오르는 불빛 아래 알 수 없는 불길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기에 차라리 쳐다보지 않았다. 제시네 부두로 내려가 끝에 앉아 호수 위로 발을 띄웠다. 물이 빠져나간 타이밍인지 수면은 꽤 아래에 위치했다. 저난ㄹ 밤 내가 뭘 말해는지 생각하면서 물이 있는 마냥 발에 무게를 실어보았다.

인정하기 싫은 만큼, 책장 뒤에 그려진 그림은 절대적으로 내가 그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렸다고 인정할 수 없었다. 만약 그 꼬마애가 그린거라면, 걘 대체 어떻게 들어온걸까? 만약 깨진 창이나 문이 없다면 걔한테 열쇠가 있다는 말인데 - 아니면 처음부터 계속 그 오두막에서 지냈다거나.

그리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 다음 단계는 그 애가 지하실에 숨어서 지내다가 이따금씩 올라와 집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물을 흘리고 다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내가 지하실에 내려갔었는데: 그곳엔 아무것도 없고 숨을 곳도 없었다. 좋아... 그럼 그건 불가능하니 제끼자. 만약 그게 마이크라면? 나한테서 원하는게 뭘까? 나한테 화가 난걸까? 아니면 나한테 어떤 경고를 보내기 위한 걸까? 죽었다 깨어나도 마이크가 나를 해하려 한다는 생각은 할 ㅜ 없었다 - 심지어 화나고, 앙심을 품은 죽은 마이크라 할지라도. 우리는 세계 최강 절친이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아무 생각 없이 그린 그 키 크고 사슴 닮은 존재는 내 꿈에도 나오고, 어떻게 내 어린 시절에까지 존재하는 걸까? 전혀. 전혀 말이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

제시가 오는 소리도 놓친 채 그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뒤로 무릎을 꿇고 그의 머리를 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헤집는 그의 손, 그리고 천천히 그에게 내 머리를 당겼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키스했다 - 부드럽게, 느리게, 게으르게.

입술을 뗀 뒤 제시는 내 옆에 앉아 다리 한 쪽을 부두에 펴고 접은 다른 쪽 다리 위로 팔을 걸쳤다. "너가 말한걸 곰곰히 생각해봤어."

"뭐?" 내가 물었다.

"니 친구 마이크."

"아. 그래서?"

"만에 하나 너의 생각이 맞다면 저 오두막 팔아버려야 할걸."

"알아."

"언제 떠나?"

나는 한숨 지으며 말했다. "고모가 29일에 올거야."

"그럼 4일 정도 남았네."

"응."

우리 사이에 적막이 생겼지만 내가 채울 수 없는 것이었다.

"다시 만나고 싶어, 케이시."

나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도 내가 아주 그렇다는걸 알고 있겠지.

"너네 학교로 보러 갈 수 있어."

"언제라도..." 살펴볼 여력도 없었던 아픔이 가슴에서 느껴졌다. 주제를 바꿔야겠다. "마을에 가기 전에 샤워해도 될까?"

"당연하지," 제시는 셔츠에 묻은 톱밥들을 털어내며 말했다. "완전 먼지 투성이네."

"좋아, 그럼 우리 집 가서 확인 좀 줄래? 그 동안 나는 샤워하고 준비하면 되겠다."

제시가 둘러본 결과 깨진 창이나 문은 없었고, 지하실 문도 여전히 잠겨있었다. 우리 집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그는 만족하는 듯 했고 제시가 내 방문 앞에서 기다리는 딱 10분 동안 옷을 갈아입기로 했다.

샤워기에서 너무 차가운 물이 나와 5분 동안 계속 틀어놔야 했다. 여전히 얼음장같이 차가웠기에 욕이 튀어나왔다. 내 머리는 꽤 두껍고 길어서 감는데 오래 걸리는데. 썩 좋은 경험이 아니겠군.

욕조에 들어가 등에 물을 묻히는 순간 사람같지 않은 소리가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 망할 오두막 빨리 팔아버리고 싶네." 투덜투덜.

침착하게 숨을 쉬며 재빨리 거품을 내 머리를 감았다. 샴푸를 헹궈 내고 컨디셔너를 바른 뒤 몸에 비누칠을 하면서 찬 물을 적셨다 나갔다 종종걸음 쳤다.

젠장, 거의 다 끝났다. 컨디셔너 헹구는 동안 한쪽 발은 욕조 밖으로 내놓고야 말았다. 이런 과정은 조금 더 빨리 끝날 순 없는걸까. 물이 더 차가워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짧게 꺅하는 소리를 냈다.

머리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제대로 헹궈졌는지 확인하자 왠 덩어리가 만져졌다. 처음엔 왠 줄이 몇 가닥 느껴지다가 갑자기 엄청 기름진 덩어리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나는 비명을 질러댔다. 발 아래를 보니 욕조가 회색 빛의 탁한 물로 차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빠져나온 것이 내 머리칼이 아니라는 점에 안심할 수 있었다 - 그건 호수에서 자라는 잡초였다.

일단 욕조 가장자리에 올라가 샤워기를 치웠다. 샤워기는 호수 이물질이 껴서 그런지 이제 삘삘거리며 나오고 있었다. 젠장 - 내 배관에 이런게 있다니!

발쪽에 손을 뻗어 수도꼭지를 잠그며 이 악마같이 차가운 물을 피하려 최대한 몸을 사렸다. 그리곤 마침내 나와 재빨리 타월로 몸을 감쌌다.

마침내 옷을 다 갈아입고 집을 나서기 전에 지하실을 한번 더 확인해보고자 했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기에 열쇠로 열면서 혹시나 오버룩 호텔의 엘리베이터처럼 문 뒤에서 쏟아져나올지도 모를 엄청난 물 세례를 경계했다.

낯의 햇살이 계단 아래를 환히 비추고 여전히 유리같이 투명한 물이 층계참 직전까지 높아져 있었다. 지하실을 둥둥 떠다니는 내 가방을 보자 끙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머리속으로 그 안에서 물에 흠뻑 젖어 망가졌을 물건들을 떠올렸다.

가방이 벽에 살살 부딪치는 모습을 보며 뭔가 물 안에서 휘적거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수면 바로 아래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는데, 바라보는 순간 몸이 얼어붇고 말핬다. 물고긴가? 아니면 동물? 대체 여기에 어떻게 들어왔을까?

그것은 수중에서 아주 천천히 헤엄쳐 계단으로 다가왔고 순간적으로 그것이 얼마나 긴지 가늠할 수 있었다 - 3.5m, 어쩌면 더 길 수도. 세상에 마상에, 뱀이다.

내가 한 계단 올라가는 동안 그것은 층계참에 다다랐고 물 속에서 까만 무언가가 수면을 깨고 나오더니 나에게 닿으려 했다. 그것은 마치 뼈처럼 생겼고 나는 재빨리 계단을 올라가 문을 꽝 닫고 비명을 참았다. 심호흡을 했다.

"마이크, 대체 뭘 원해?" 지하실 문을 향해 말했다. "나에게서 원하는게 뭐야?"

정적.

"날 좀 내버려 둬, 제발. 내가 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제발, 마이크, 이건 내 집이야, 그러니 넌 다시 호수로 돌아가."

아무 소리도 없었다. 나는 문에 귀를 댔다.

"미카?"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라곤 벽에 부딪쳐 철썩이는 소리와 절망과 공포에 휩싸여 누군가 꼬르륵거리는 소리 뿐이었다.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4js01t/lake_kagachante_part_2/

http://todayhumor.com/?panic_89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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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 할아버지 두쫀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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