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399385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881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8/10) 게시물이에요

아들의 장례식에 다녀왔다.

관속에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아들은 80년전 이 아이가 태어났을 때처럼 머리털이 하나도 없이 민둥민둥했다.

그렇지 돌아가신 아버지도 대머리였지, 그리고 할아버지도 대머리셨어. 

두 분 다 환갑이 넘으면서 부터 머리가 빠지셨어. 그래.

나 혼자 중얼중얼 되뇌었다.

점쟁이의 예언처럼 난 아무리 해도 죽지 않았다. 

목을 매어도 손목을 그어도 고층건물에서 뛰어 내려도 목숨은 질기게도 붙어있었다.

초등학교 때 과학실험실에서 보았던 플라나리아 처럼 내 몸뚱아리, 내 몸의 세포는 다시 재생이 되었다. 주기적으로.

이유는 알 수 없다.

여러 대학을 전전하며  취미처럼 학위를 수집했다. 

생물학, 화학, 생명공학등등 하지만 내가 죽지않는 이유는 모른다.

아내가 죽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아들의 죽음을 마주하니 이제껏 같이 살아왔던 사람들의 죽음들이 기억난다.

무엇보다 아내의 죽음.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 아내는 침대 시트처럼 창백했다. 

하얗게 샌 백발에 흐릇한 눈동자로 날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아내를 마지막으로 안았다. 

수많은 약품 냄새 속에서 오랫만에 아내의 몸냄새를 맡았다.  

눈물이 흘러 그녀의 메마른 볼위로 떨어졌다.

병원 의사들앞에선 아들행세를 했다. 

아무도 내가 아내와 동갑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테니.

낳지도 않은 자식을 출생신고 하고  학교는 홈스쿨링을 하는 것으로 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은행계좌도 만들어 금융기록을 남기고 대학에도 갔다.

서른아홉의 만학도 행세를 했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난 있지도 않은 자식의 신분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몇 번 하다보니 팔구십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부정,그 다음에는 두려움, 그 다음에는 무기력함이 밀려왔다. 

너무 오랫동안 살아 온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먼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가고 나는 그 고통에도 적응을 하고

더 시간이 흐르고 언제부턴가 이젠 고통도 고통스럽지 않게 되었다.

사실 장례식에 다녀 오면서 내가 가장 공포스러웠던 것은 아들이 이름이 희미해서 기억이 잘 안났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의 사랑도, 정열도 이세상 어떠한 새로운 지식에도 흥미를 잃었다. 

심장은 더이상 뛰지 않고 열정이란 이미 빛을 바랬다.

너무 오랫동안 살아온 나에게,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경험한 나는  

이제 사랑도, 고통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매일 시들어 간다.

나는 서른 아홉이다. 구십년 째.

  

 

|작성자 사마중달


죽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생각보다 잘 나온다는 MBC 구내식당.jpg
14:51 l 조회 69
배재고 야구부 '6개월 출전 정지' 징계 재심 20일 열린다1
14:46 l 조회 119
한때 유행하던 카공족 주작 썰 만들기.jpg
14:40 l 조회 768
아무도 관심없는 삼천당제약 근황5
14:32 l 조회 1609
성과급 지역화폐 개정안 내역
14:31 l 조회 466
올리브영, 다이소를 쓸어담은 외국인들5
14:05 l 조회 3779 l 추천 1
잘생남 평범녀 커플이 길에 잘 안 보이는 이유4
14:04 l 조회 4123 l 추천 2
한눈에 보는 비비크림 가이드.jpg1
14:03 l 조회 2001
리센느 원이 담그려고 구라치다 걸림4
13:58 l 조회 2430
[오피셜] 테슬라 FSD v14 lite 한국 정식 출시 7/10 오늘부터 순차 배포 전세계 최초 ㅅㅅㅅㅅㅅㅅ1
13:37 l 조회 1059
어제 상견례하고 오늘 싸웠는데 누가 잘못한거 같아?10
13:28 l 조회 4028
예비 결혼 상대자가 같이 교회 가자면 하면?6
13:23 l 조회 1788
애착이파리 박살나서 우울해진 개구리2
13:22 l 조회 2880
뭔가 이상하게 생긴 밥솥5
13:12 l 조회 2559
미국 무명 작곡가들, BTS '스윔' 표절 의혹 제기..법원에 소송
13:12 l 조회 773
[단독] 이종석·아이유, 결별 택했다…"4년 열애, 각자의 길로"7
13:09 l 조회 4783
극도의 압박감속에 시사프로그램에 나간 가수.jpg1
13:08 l 조회 1661
오늘 영화보고 나오는데 개불쌍한 가족 봄1
13:04 l 조회 1911
방금 뜬 투바투 연준 아이스크림 뮤직비디오🍦1
13:00 l 조회 348
🚨미국에서 표절 소송 걸렸다는 BTS ㄷㄷ🚨2
13:00 l 조회 2604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