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로 도로 연석에 주차되어 있는 순찰차를 바라보았다. 쇼크 상태였고 완전 어리둥절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계속, 계속. 하지만 음성사서함. 매번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 마지막 전화에서는 너무 좌절스러운 나머지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내가 집에 올거란걸 알고 있는데. 이건 전혀 우리 부모님 답지 않아. 보통 엄마는 내가 온다고 거한 집밥 한 상 차릴 준비에 부엌에서 부산스럽게 요리를 하고 빨래를 기다린다. 아빠라면 당신의 안락의자에 앉아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집은 조용했다. 행여나 마크의 확실한 존재감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당장이라도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나는 해가 저무는 모습을 보며 내 스스로를 놓고 울었다. 누군가가 현관을 두드렸고, 마크가 나갔다. 내 보호를 위해 온 페트로프 경관이었다. 그는 곧 다른 경찰, 레너드와 교대할 것이라 알려주었다. 그가 떠나기 전, 나는 부모님 실종 신고를 요청했다.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걱정이 됐다. 그는 레너드 경관을 데려오면 그에게 서류를 얻고 콘로이 형사에게 알려줄 줄 것이라 말했다.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형사로 신고를 하고 나와 대화를 할 수 있게 하겠노라고. 머리가 지끈거렸고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자자, 룰루. 일단 가서 쉬자. 너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이 생겼아." 마크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나를 룰루라 불러왔다. 나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분명 나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서거나 호의를 바랄 때 나를 룰루라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부르면 난 언제나 안전함을 느꼈다. 나는 마크에게 나를 맡겨 소파로 몸을 옮긴 뒤, 거의 즉시 기절하고 말았다. 우는 것은 정말 힘든 노동이었다.
몇 시간 뒤 깨어나보니 마크가 없었다. 나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가며 마크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리고 바지 뒷주머니에서 진동을 느꼈다. 핸드폰이다. 핸드폰을 꺼내는 동안 몸이 덜덜 떨려왔다. 화면 잠금을 해제했다. 더 많은 문자 메시지들...
*잠들어 있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
*나도 널 룰루라 불러도 될까?*
*쯧쯧. 그 경관은 널 혼자 두면 안 됐었어*
나는 더 읽지 않고 집 뒤쪽 거실로 달려갔다. 앞 쪽 창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어냈다. 순찰차가 안 보인다. 내 속이 바닥에 나뒹구는 느낌이 들며 눈에서 눈물이 볼을 따라 내렸다. 마크가 없다. 경찰도 없다. 나는 혼자였다. 나는 집 전화를 잡고 마크에게 전화를 건 뒤 조용히 기도를 했다.빨리, 받아. 받아. 받아. "젠장 마크, 당장 전화 받으란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마크가 전화를 받았다.
"룰루! 미안해, 진짜 미안해. 이렇게 일찍 일어날 줄은 몰랐어. 레너드 경관이 밖에 있어서 잠깐 집에 들러서 옷 좀 갈아입으려고 했어. 우리 부모님도 집에 안 계셔서 누가 나한테 뭐 가져다 줄 수가 없더라고. 너네 집에 내 옷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는 숨도 쉬지 않고 재빨리 말했다.
"마크, 지금 경찰이 없어. 그리고 응 여기에 너 입을 수 있는 옷 있어. 언제나 있었어. 게스트 룸에 가면 있다고. 지금 당장 와." 나는 전화를 끊었다. 내 다음 전화는 경찰서였다. 서에서는 레너드 경관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일단 무전을 보내고 그 동안 다른 경관을 파견하겠노라 전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머리칼을 잡아당겼다. 누가 여기 도착할 때까지 적어도 5분 이상 걸릴텐데. 그 사이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차고로 들어가 예전에 쓰돈 소프트볼 배트를 가져왔다. 적어도 이걸로 내 스스로 보호하게 시도는 할 수 있겠지.
마크가 다시 집 문으로 들어오기까지의 5분 동안은 내 인생에서 가장 멘붕의 순간이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마크의 머리를 칠 뻔 했다. 들어온 사람이 마크라는 것을 깨닫자 안도감이 밀려와 배트를 바닥에 떨구었다. "절대로, 다시는 나 혼자 내버려 두지마, 알겠어 마커스 알렉산더 그롱코스키?" 나는 그에게 펄쩍 뛰어 올라 꽉 안안았다. "너무 무서웠어. 만약 그 미이 너 어떻게 했으면 어쩌려고? 경찰도 없고. 만약 나 혼자 있는 동안 그놈이 나 찾아오면 어떡해? 너 대체 문제가 뭐야?!" 안심이 되는 만큼 화도 났다. "지금 당장은 내가 널 직접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는 안고 있던 손을 풀고 뒤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마크를 노려볼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좋은 친구인 만큼 가끔 멍청한 짓도 하는 친구.
"미안해, 진짜로. 경찰이 있었어. 그냥 옷만 갈아입고 싶었는데. 일단 너가 여기에 있으면 경찰이 있으니까 안전할테고 누가 날 쫓아오고 싶어할리는 없을거야,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랬어. 이미 좀 퀘퀘한 상태였단 말이야." 그는 바닥을 바라보며 베어를 묻는 동안 더러워졌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게스트 룸에서도 여벌 옷이 안 나오더라고. 혹시 경찰서에 전화 했어? 이 망할 경찰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건데?"
"전화 해봤는데 모르겠데. 일단 다른 사람 보내고 그 동안 찾아보겠다고 하더라고." 우리는 둘 다 문 두드리는 소리에 움찔했다. 마크는 내 앞을 막아서더니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콘로이 형사로, 따로 찾아왔다 말했다. 우리 부모님에 대한 실종 신고를 완성하려면 정보가 더 필요하다 했기에 나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모님의 차량과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을 건네주었다. 형사는 아직까지 레너드 경관을 찾지 못했다고, 그리고 어떤 무전에도 응답하지 않는 상황이라 전했다. 현재까지 총 3명이 실종된 상태로,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나였다. 상황은 전혀 좋아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거실에 앉아 가능성 있는 용의자를 골라보았다. 분명 파티에서 만난 사람이어야 했다. 일단 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거기에 있던 사람들이 누구죠? 분명 명단이 길어지긴 하겠지만 혹시나 어떤 단서라도 있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거에요. 몽고메리 경찰서에 연락해서 단서를 확인하게 할 수도 있어요. 캠퍼스 내 경찰 측에도 같이요. 그러니 혹시나 다른 사람들의 연락처가 있다면 말이죠. 그것 또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수첩을 하나 꺼내더니 받아 적을 준를 했다.
내가 먼저 운을 뗐다. "토니요. 거의 그날 대부분을 걔랑 함께 있었어요," 나를 억누르는 공포에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니까, 시간을 같이 보냈어요. 걔는 주변에 있으면 항상 조금씩 소름 돋더라구요." 마크는 내 옆에서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토니와 함께 나간 여자애들도 있었는데 누군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걔네는 그냥 여자애들이니깐." 마크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오웬 카터, 노아 모리스, 토미 홀, 그리고 레이 해리스도 있었죠. 걔네 전부 루시한테 적어도 아주 잠깐이나마 관심을 보였던 애들이에요." 나는 눈썹을 치켜 떴다, 정말로? 지금 이런 상황 속에서 그런 말에 흥미를 느끼는 내 스스로에게 몸이 떨렸다. 난 이제 점점 정신줄을 놓고 있었다.
"좋습니다. 혹시나 적대감을 갖거나 그 상황을 조금이나마 꺼려할만한 사람은 없을까요?" 콘로이 형사가 물었다.
"음, 아파 롸잇이 있죠. 언제나 저를 탐탁치 않게 여겼어요. 같은 전공이라거 수업이 겹치는 경우도 꽤 많았고. 어쩌면, 아담 로저스? 걔는 조금 이상한 애에요." 나는 그 외 사람들을 떠올리려 노력했다. 그날 밤 파티에는 수도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내 기억은 조각조각이 난 상태였다. 내가 아는 사람마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마크는 핸드폰을 쭉 훑더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연락처 중 그날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번호를 형사에게 넘겨 주었다.
"감사합니다." 콘로이 형사는 수첩을 다시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일단 서에 가서 이 번호로 조사를 해보겠습니다. 캠퍼스 내 경비에게도 연락 해서 모든 사람들을 확인하고요." 그는 핸드폰을 꺼내더니 우리가 막 전달해준 이름과 번호를 곧장 넘겨주었다.
몇 시간이 지났지만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았다. 콘로이 형사가 전화를 해 레너드 경관의 순찰차가 이 작은 마을 바로 외곽 부근에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문이 열려 실내등이 켜진 상태로, 그리고 시동이 걸린 상태로 말이다. 니브 캠벨이나 제니퍼 러브 휴잇이 이제 문 열고 이 방에 들어오면 상황이 정말 완벽하겠군. 아니면 프레디나 제이슨, 아니면 IT에서 온 무시무시한 광대? 다른 순찰차 한다개 도착하더니 콘로이 형사가 들어왔다. 새로운 경관과 함께 확인을 하고는 레너드의 순찰차가 버려진 현장에 갈 것이라 알려줬다.
나는 창 밖으로 형사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그는 떠나지 않았다. 대신 새로 등장한 새로운 경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를 하며, 그의 머리가 고갯짓을 하더니 어깨가 축 쳐졌다.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새로 온 경관이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자 분명 좋은 뉴스는 아닐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형사는 발걸음 다시 현관으로 돌렸다. 마크가 문을 열기 전 내가 먼저 열었다.
"뭐죠? 무슨 일이에요?" 나는 고집을 부렸다.
"루시, 자 일단 가서 앉읍시다. 그래야 이야기를 하죠."
"이 망할 문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생각 없어요. 대체 무슨 일인데요?"
콘로이 형사는 체념한 듯 한숨을 쉬었다. "루시, 수색대가 당신 부모님 차를 찾았어요. 내륙에서 조금 떨어진 화물 자동차 휴게소에서 발견됐습니다. 그 안에서는 다량의 혈흔도 발견됐고요." 이건 내 한계점이었다. 내 아래로 하체의 힘이 느껴지지 않았고, 나는 그렇게 바닥에 넘어졌다. 내 세상이 암흑으로 변했다.
코에서 느껴지는 강한 암모니아 냄새에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염 냄새, 내 뿌연 정신이 그 역한 냄새를 알아차렸다. 콘로이 형사가 내 위로 몸을 숙여 심박수를 체크하고 다친 곳이 있는지 확인중이었다. 그를 밀어내려 했다. 난 괜찮으니까. 그냥 잠시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다. 강한 팔이 내 아래로 들어왔다. 고개를 돌리자 마크가 나를 들어 올려 현관 앞 바닥에서부터 소파로 옮기려 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내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 몸에 눈물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진짜 장담하는데 완전 가능했다. 마크가 나를 진정시키는 동안, 그 수상한 핸드폰이 진동을 울리기 시작했다. 마치 핸드폰이 테이블에서 뛰어 내려 공격이라도 할 것 같은 표정으로 우리 모두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나는 그저 고개를 저었고 두 손으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전화를 받을 결심을 한 사람은 콘로이 형사였다. 그는 핸드폰이 물기라도 할 것 같은 눈빛으로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여보세요. 스프링필드 경찰서 소속 콘로이 형사입니다." 그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현재 핸드폰 주인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전화 거신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남길 말씀이 있다면 제가 전달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귀를 기울였다. "이보세요? 제가 이미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그러더니 상대방이 말을 자른 것 같았다. 그쪽에서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너무 먼 감이 있어서 그저 옹알대는 소리로밖에 들리자 않았다.
대답을 하는 대신, 콘로이 형사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좋아요, 루시. 가서 간단하게 여행가방 하나 싸세요.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겠군요." 그는 마크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마크,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루시가 끝나면 당신도 짐을 가지러 갑시다. 밖에 있는 경관이 에스코트를 해줄 거에요. 당신 부모님은 어디에 있죠, 집에 있나요?"
"어, 아니요. 이번 주 내내 휴가중이세요. 카보에 가셨어요."
"잘 됐군요. 일단 갑시다. 여기에서 시간을 더 지체하고 싶지 않군요." 그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일단 이 핸드폰은 내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GPS를 끈 뒤 기술자에게 넘겨 이 안에서 빼낼 수 있는 것은 다 빼보겠어요. 이 를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옷이 구겨지는 것을 신경쓰지 않으며 짐을 싸는 내 모습을 마크가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나는 자동장치에 의해 움직이는 수준이었다. 만약 마크가 이렇게 강하게 버텨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진작에 엉엉 울고 덜덜 떨며 진창 속을 헤매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극도의 슬픔으로 인해 겁에 질리고 몸이 마비가 되어서 말이다.
분명 마크도 나처럼 큰 충격에 휩싸였겠지만 그렇다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일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그만큼 그를 신뢰하고 있다. 우리가 12살이었을 때, 그의 엄마가 난소암으로 돌아가시고 그의 아버지가 2년 뒤 재혼을 했다. 몇 분 채 되지 않아 마크 또한 집으로 에스코트를 받아 짐을 챙기러 갔다. 경찰이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 집보다는 잠시나마 더 안전하게 있을 수 있기만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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