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겨주신 댓글들 하나하나 잘 읽었습니다
피임도 제대로 못해서 일을 만든 저도 책임이 있지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피 쏟아내고 태연하게 글 쓴건 아니구요
공휴일이라 병원을 어떻게 가야할지 알아보던중에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는게 서러워서 글을 올렸습니다
남자친구는 어제 저녁 9시부턴가요
그때부터 연락이 뜸하더니
새벽 1시부터는 폰을 아예 껐더라구요
저 정말 마음이 너무 아파요
밤새 울었습니다 정말 너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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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연애중인 커플입니다
남자친구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임신 소식이 반가울 수 없는 처지에 있습니다
생리 예정일이 10일정도 지났습니다
생리예정인지 임신초기증상인지
헷갈릴 만한 증상이 여럿 나타났지만
생리는 계속해서 하질 않았고
3일 전에 살짝 피 비침이 있었고
그 후로 복통이 3일째 간헐적으로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임테기를 해보려는 오늘
소변처럼 쏟아지는 하혈을 했습니다
덩어리도 나오고 무엇보다 복통과 골반이 아팠어요
아무리 생리라도
이렇게 쏟아지는 생리를 해본적이 없었고
평소 생리통도 심한편이 아니라서 겁이 났습니다
검색 끝에 유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오늘 친구들과 가평으로 여행을 갔어요
때문에 제 옆에 있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저 또한 그걸 바라지 않았습니다
생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여러 정황상 내가 봤을 땐
유산한 것 같다고 연락을 했고
남자친구 반응은 다행이다 였습니다
그동안 임신했을까봐 수술을 해야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수술하지 않아도 되니깐 다행이래요
그런데 저는 이걸 다행으로 여기는 남자친구에게
묘하게 서운하더군요
유산도 큰 일인데 단지 직접 수술을 하지 않은 걸로
다행이라고 할 수있냐고 물으니
어차피 약한 유전자였으니 유산된거 아니겠냐더군요
어차피 못 낳을텐데 차라리 먼저 떠나준게
다행아니냐며 뭐가 잘못됐냐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몇번 몸은 괜찮냐는 말을 몇번 묻고는
물놀이를 하러간다며 잘 놀고있으라고 갔습니다
잘 놀고있으라니............
솔직히 많이 서러웠어요
나만 심각하게 생각하는건가
난 핏덩어리가 나올때마다 움찔움찔 하는데
물놀이 할 생각이 날까?
그렇게 후련할까? 아무리 그래도 아직 진행상태인데
나중에 자기 마누라가 유산했으면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을까?
혼자 별 생각을 했습니다
남자친구한테 따지니
제 생각을 이해못하겠대요
어차피 못낳는데 수술안한게 다행아니냐고
낳고 싶었던거냐고
뭘 얻고싶은거냐고 하네요
자기는 나름대로 신경 써주려고
친구들 눈치 봐가면서 연락하고 있는데
자기 사정은 모르면서 화만 낸데요
그리고 유산이 아니라 생리일 수도 있는데
그쪽으로 몰아가는 제가 이상하데요
생리를 10년 넘게하면서 배가 아파서 변기에 앉자마자
피가 소변처럼 쏟아진적은 없었어요
그리고 생리라고 안심하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본게 잘못인가요
제 몸이니깐 당연히 더 걱정하게 된건데
남자친구는 자기 몸 아니라고 너무 안일한 것 같고
그래도 빈혈로 안쓰러지려고 없는 소고기 뒤져서
억지로 먹는 제 모습이 너무 비참하고
이 사람은 제가 밥은 먹었는지 묻지도 않고
지금도 술마시느라 연락이 없네요
속상해서 글 써봤어요
부모님께도 말 못하고 친구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 피 쏟아내는거 하루종일 씨름하다보니
쓰러질 것 같은데 이젠 눈물 쏟아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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