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녕,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한 점에 대해서 사과할게. 만약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앞선 이야기들을 읽고 와주기를 바란다. 일단 내가 심적으로 평화롭다 느낄 때, 어쩌면 이제는 이 모든 일을 털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느낄 쯤, 상황은 더 이상하게 변해버렸다.
나탈리의 눈은 여전히 검은색이다. 약 2주 정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세를 하며 그녀에게 이 상황에 대해 물어보려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나탈리는 언제나 대화에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상황은 이전과는 전혀 달랐다. 우리의 저녁 식사는 완전한 침묵이었다. 밤에 잠에서 깨어나면 그녀가 천장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미 많이 했지 않은가, 나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었다. 상황을 고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 유일한 방법은 그 거지 같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 나는 나탈리를 앉혀놓고 그간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마지 못해 그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내 말에 동의했다. 이 ‘자매들’이 무엇이건 간에, 그것들을 대면해야만 했다.
그 집에 돌아가기에 앞서, 우리는 계획 하나를 세웠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를 거울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했기에, 거울을 꼭 챙기기로 했다. 그러니까, 상황이 이쯤 되면, 왜 안 챙기겠어? 그리고 그 집 안이 얼마나 어두웠는지 지난번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기에 야간투시경을 챙기기로 했다.
자 이제 남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나탈리가 나와 함께 가느냐 마느냐. 매 순간 그녀가 나의 구세주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분명 함께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터였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녀가 그 집에 들어가게 하지는 않을 셈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해줬던 것처럼, 분명 내 아내가 내 아내가 맞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다. 분명 나탈리가 이전보다 훨씬 말수가 줄어딜긴 했지만, 그녀에게 수도 없이 많은 질문을 퍼부었고 그녀만이 할 수 있는 답을 기대했다.
언제나 내가 가지고 있던 그녀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에 대한 슬픔이 그녀의 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것만이 내가 이 상황 전체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내 말을 고분고분 따라주었다.
우리가 그 집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로, 완전히 밝은 낮이었다. 하지만 그 집의 내부가 워낙에 어두웠기에 시간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장소가 외지다 보니 트럭에 체인을 달아 그 집 문짝을 떼어내는데 있어 큰 미안함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이번에는 내가 가있는 동안 문이 닫히는 상황은 절대 없게 만들 셈이었다.
나탈리에게 문에서 3m 떨어진 위치에 서있으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안으로 들어가도 내 모습이 보일 테니까. ‘자매들’이 그녀를 대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 내 이론이었기에, 만약 내가 나탈리의 모습을 계속 잘 보여주기만 한다면 그들이 나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건성으로 생각했다. 야간투시경을 작동시키고, 뒤에서 나탈리가 걱정스레 “조심해, 자기…”라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많은 일들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에서 일종의 편안함을 찾을 수 있었다. “괜찮을거야, 내가 약속할게. 함께 이겨낼 수 있어…” 나는 그녀에게 화답했다.
집안의 공기는 꽤나 무거웠고 숨을 쉬기가 살짝 힘들었다. 하지만 벌써 며칠간 이 모험을 위해 계획을 세워둔 상태였기 때문에 이제 와서 내뺄 순 없었다. 벽에 예의 그 문양들이 보였고, 나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엉망에다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거실 저편 벽에 붙어있는 작은 찬장만큼은 예외였다.
아직까지도 일직선으로 걸으며 나탈리의 시야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이 찬장이 이상했다. 찬장 주변으로 너무도 많은 개수의 문양이 있었고, 이 집에서 유일하게 손을 타지 않은 물건처럼 보였다. ‘자매들’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진짜 빨리 뭐 좀 확인하고 올게, 바로 돌아올게,” 나탈리에게 전하자 그녀는 고개를 젓더니 대답했다, “조… 좋아… 제발 서둘러, 벌써 여길 뜨고싶어…” 나는 거실을 재빨리 내질러 달려가 서랍을 쭉 훑었다. 마지막 서랍을 제외하곤 모두 비어있었다. 마지막 서랍에는 작은 주머니 사이즈의 가죽으로 묶인 다이어리가 들어있었다.
나는 즉시 그 다이어리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 때, 몸을 돌리자 마자 익숙한 미소를 가진 아내를 마주하고 말았다. 그녀의 손에는 물이 담긴 유리컵이 들려있었고, 이전보다 훨씬 더 고결한 초록색을 띄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순간 나는 그 아름다운 두 눈을 잠시나마 동경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지금 내가 대면하고 있는 이것이 바로 그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천천히 호를 그리며 그것을 지나쳐 갔다. 존재를 지나는 순간 밖에서 나탈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괜찮아?” 그녀의 목소리가 나에게 닿는 그 순간, 내 뒤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았기에, 그리고 그 순간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면서 나는 , 그냥 시도나 해보자 싶었다.
나는 거울을 꺼내 들고 그것의 얼굴에 맞대었다. 내 야간투시경으로 얼굴을 볼 수 있었기에, 머리가 꺾이고 흉측한 미소를 짓고 있는 존재의 얼굴이 보였다. 그것은 비명을 지르더니 내 손에 쥐여있던 거울을 깨버렸다. 나는 천천히 나탈리가 있는 그 라인으로 천천히 물러서면서 눈을 꼭 감았다. 문에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내 어깨에 손을 얹더니, 얼굴 바로 옆에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대는 것을 느꼈다.
“우리에게 돌아와!” 그것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리고 가장 끔찍한 사실은 내 눈이 감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마치 다섯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말하는 것처럼 들려왔고, 그 속삭임 안에는 높고 낮은 소리가 어우러져 있었다. 그리고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힘에 의해 몸이 돌려지면서 또 다른 손길을 느꼈다. 넘어지면서, 조그마한 빛이 보이는 문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밖에서 나탈리가 비명을 지르더니 집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을 겨우 볼 수 있는 만큼 기어갔다.
“멈춰! 오지마! 절대 들어오지마!” 나는 악을 써댔고, 그녀가 집과 약 60cm의 거리를 두고 멈춰서는 모습을 보았다. “안돼, 안돼, 안돼… 당신까지 이러면… 당신까지 데려갈 순 없어… 데려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딱히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뭔가 내 발을 잡고 있는 손이 느껴졌고, 나탈리의 시야로부터 나를 빼돌리려 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상황이 쯤이었을 때, 나는 이미 정신이 혼미했지만 손을 뻗어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 어두웠음에도 불구하고 내 핸드폰 배경으로 지정된 나탈리의 얼굴이 밝게 빛났다. 그녀의 아름다운 초록색 눈이 어느 때보다 더 밝게 빛났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고 기절했다. 그리고 기절하기 직전, 내 발을 잡고 있던 손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다. 흐릿하던 시야가 점점 돌아오자, 나탈리가 나에게 뛰어들더니 꼭 껴안았다. “세상에, 괜찮아!? 볼 수 있어? 날 봐봐, 보여?” 그녀가 뒤로 물러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의 초록색 눈동자였다. 언제나 그래왔든 밝은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자기 눈이…” 내가 중얼거렸다.
내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아내는 짧게 기쁨의 비명을 내지르더니 말했다, “맞아!! 맞아 자기, 내 눈이 다시 괜찮아졌어. 이제 원래의 나로 돌아왔어! 모든게 다 괜찮다구!” 그 순간 마음 속에서는 너무도 많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의사가 말하기를 일단 절대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퇴원 수속을 위해 의사들이 모든 서류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나는 나탈리에게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내가 기절하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달려 들어와 ‘자매들’이 내 핸드폰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나탈리가 그들을 보는 그 순간, 그들 또한 나탈리를 올려다 보았다. 아주 짧은 시선에 의해 그들은 사라지고 말았다. 아내가 말하기를, 나를 집에서 끌어내는 동안 그 존재가 바스라지더니 우리가 겨우 집에서 빠져나올쯤,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진짜? 혼자 생각했다. 그렇게 간단하단 말이야? 그리고는 그 집에서 찍은 사진이 떠올라 핸드폰을 찾았다. “뭐 보려구?” 아내는 내가 절박한 마음으로 사진을 뒤지는 동안 옆에서 물었다. “그 집에서 사진을 몇 개 찍었는데… 사진이 없어…” 사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흠, 자기가 무슨 사진 찍던거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녀는 내 핸드폰을 뺏더니 가방에 넣고는 말했다, “어쨌든 그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난 지금 자기가 괜찮다니 너무 행복해!” 그러더니 그녀는 나를 다시 한번 껴안았다. 아내는 분명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혹시 내 폰에서 사진을 삭제했나? 문에 걸려있는 재킷이 보였다. 그 집 안에 들어갔을 때 입은 옷이었다. 나는 그것을 향해 걸어가 옷을 다시 입었다. “여기 안이 좀 싸늘하네!” 나는 나탈리를 향해 웃어보였다.
서류와 관련된 일로 의사가 그녀를 호출하자, 나는 즉시 내 안주머니를 살폈다. 작은 가죽 다이어리가 여전히 그 안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가 집에 도착한 이래로 나탈리는 계속해서 내 옆에 붙어 있었다, 정말 문자 그대로 계속. 내가 그녀와 떨어질 수 있는 시간이라곤 화장실을 사용할 때가 전부였다. 나는 다이어리를 꺼내 첫 페이지를 읽었다.
“이 내용은 ‘자매들’의 탄생 이래로 세대에 걸쳐 얻은 약간의 정보이다.”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려던 찰나, 나탈리가 문을 두드리며 물었다, “거기, 안에서 괜찮아!?”
“응 괜찮아, 자기, 잠시만 기다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분명 뭔가 이상했다, 그녀는 잠시도 나를 혼자 두려 하지 않았다. 내가 기절하기 전 그녀가 했던 말도 그렇고, 분명 무언가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말해주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은 그녀에게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출근해서 짬이 나면 다이어리를 읽어보려 했지만 하루 종일 바쁘게 보냈다.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길긴 하지만 이제 끝이 보이고 있다.
오늘 일찌감치, 두 시간 정도 조기 퇴근을 하고 거의 철거에 들어간 그 집으로 향했다. 내가 본 광경은 분명 신경이 쓰였다. 분명 누군가가 고의로 방화를 한 마냥 집은 완전히 타버린 상태였다. 나탈리가 나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대체 뭘까? 나탈리가 방화를 저질렀을까? 그녀가 최근 들어서 나에게 한 말들을 대부분을 의심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서재에서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나탈리는 계속해서 빨리 침대로 오라고 부르고 있다. 업무 처리와 관련된 서류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병원에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오전 중에 회사에 들어가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을 믿는 듯 했기에 일단은 카페에 들러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을 끝내야 할 것 같다. 그와 관련된 내용도 조만간 업데이트 할게.
There is something very strange going on with my wife… Part 4
(http://www.reddit.com/r/nosleep/comments/35da9g/part_4_there_is_something_even_stranger_going_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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