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가 취한 행동은 아무것도 없었다.
월요일은 언제나 그러하듯 출근을 했다. 어젯밤 늦게까지 잠들지 않아 커피를 미친듯이 흡입하며 피곤에 쩔어있는 상태긴 했다. 이제 거물급 클라이언트가 우리에게 일을 막 맡긴 참이었다. 9시는 이미 너끈히 넘어버린 시간까지 사무실에 있었지만 패트릭의 아파트를 떠나기 전 그의 애플 아이디를 알아냈기에 기회만 된다면 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의 핸드폰은 어드벤쳐 시티 게이밍에서 떠날 생각을 않았다.
어쩌면 거기에 폰을 두고 나왔을지도 몰라,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에드가 카운터 뒤에다 뒀거나 하겠지. 그것이 내가 믿고 싶은 상황이었지만, 깊은 내면에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사무실을 나서자 마자 나는 그 게임 가게로 차를 몰았다. 월요일 밤이면 그 장소는 문을 닫는다. 좋아. 지난 경험 상 그 가게가 폐점하는 시간이 들쭉날쭉 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저 에드가 아프거나 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나는 내 머리를 벽에다 갖다 대고 어둠을 뚫어 그 안을 들여다 보려 했다. 테이블은 모두 치워 올려져 있었고 디스플레이는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그 안에는 영혼 하나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내 핸드폰을 슬쩍 보았다. 물어볼 것도 없이 패트릭의 핸드폰은 이 가게 안에 있었다.
어드벤쳐 시티 게이밍 가게는 꽤나 작은 규모였다. 중앙에 큰 방이 하나 있고 그 안에 제품 전시와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다. 저쪽 벽면에는 더럽고 작은 화장실이 있었다. 그리고 직원 외 출입 금지가 붙은 문이 카운터 뒤로 있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나는 내가 품고 있는 의심을 카를로스에게 털어놓았다. 차라리 나보고 미이라 부르길 바랬다. 하지만 대신 그가 말한 것은 이러했다, “그거 진짜 소름끼치는데.” 그에게 근처 술집에서 만나자고 하고 즉시 내 긴장을 해소할만한 위스키를 주문했다.
카를로스도 같은 것을 주문했다. “이론은 이거야. 패트릭이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마을을 떠나서 어딘가에서 새출발을 하려고 했다. 핸드폰은 남겨둔 채로, 그래야 어느 누구도 그를 찾을 수 없을 테니까. 미친, 어쩌면 패트릭이 의도해서 핸드폰을 두고 간 것일수도 있잖아.”
“패트릭이 그런 행동을 할까?”
“사람들은 언제나 다시 시작하고 싶어해. 패트릭이 좋은 친구이긴 했지만 그가 어떤 상황에 뭘 필요로 했는지는 오직 신만이 아시겠지.”
그 말이 아주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떠나기 전에 리스 취소라도 하지 않았겠어? 적어도 물건 몇 가지는 챙기고 말이야?”
“너 걔네 집 가본 적 없잖아. 패트릭이 물건을 다 두고 갔을지 들고 갔을지 어떻게 알겠어.”
나는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패트릭이 컴퓨터를 내버려두고 떠나는 모습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한두시간 정도 이야기를 더 하고 계속해서 이론을 꾸려갔다. 많은 가정이 가능해 보였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중 어떤 가정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두번째 위스키를 끝낼 때쯤, 나는 이미 확신이 선 상태였다.
패트릭은 그 가게에 잡혀 있다.
“그러니까, 그럼 경찰에 신고하자,” 카를로스가 말했다.
맞아, 경찰에 신고 했어야 했어.
하지만 나는 이미 취한 상태였고 (술을 잘 못하는 편이다) 급격하게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과 내 안에 있는 괴짜 같은 성격이 이 모든 상황을 무슨 탐험 비스무리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패트릭은 우리 친구고 우리는 그를 구해야만 했다. 경찰은 영장 받고 어쩌고 하면 며칠이 소요될지 모른다. 만약 패트릭이 곤경에 빠진 것이라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진실에 관한 정책과 현존하는 위험”에 대해 대단히 난해한 이상한 말을 만들어 냈다. 법적 개념으로 위험에 대해 합당한 의심이 드는 시민은 후퇴하지 말고 그 위협을 해결하라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개념이었다.
“그거 진짜 제멋대로인 법인데,” 카를로스가 말했다.
“가게로 찾아 가볼거야. 같이 가기 싫으면 그것도 이해할 수 있어. 지금 우리 대화는 공공장소에서 이뤄진 대화니까 이 상황에 대한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는거야.”
분명 카를로스라면 내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나와 함께 가기로 했다.
-
자정이 된 시간이라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상태였고, 거리는 죽은듯 조용했다. 내 차와 버려진듯 보이는 픽업트럭만이 주차장에 남겨진 유일한 차량이었다. 카를로스와 나는 그 게임 가게 주변을 몇 번이고 어슬렁 거리며 모든 문과 창문을 건드려 보았다. 모든 문은 마치 가능한 꽁꽁 잠궈두기 위한 마냥 다 닫혀 있었다.
“아까 너가 만든 법이 이제야 이해가 가는구만.” 카를로스가 말했다. “입지를 확고히 해라. 하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라.”
“맞아!” 우리는 이제 가게 뒤편에 있었다. 수화물을 위한 크고 검은 문과 그 옆에 작은 네모난 창이 달려 있었다. 여기로 들어가면 아마 바로 가게 뒤편과 이어지겠지. 나는 근처에 있던 큰 돌을 쥐어 들고 내 안에서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것을 느꼈다. 이 행동은 이제 멍청한 수준을 넘어 섰다. 하지만 나는 살아오면서 지금 이 상황보다 더 확실히 이 짓을 해야한다 느껴본 적이 없었다.
“빠지려면 지금이 마지막이야, 카를로스.”
“아니, 나도 같이 할거야. 그 법은 이런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거야.”
이미 나는 감옥에 가더라도 감당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감옥은 내 마음속에서 가장 와닿지 않는 일이었기에 나는 한 걸음 물러나며 옆에 난 작은 창문을 향해 돌을 집어 던졌다. 창문은 대단히 큰 소리를 내며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카를로스가 나를 올려주었고, 나는 양 팔을 이용해 그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마침내 침입에 성공했다. 뒤편 내부는 정말 암흑과도 같았다. 우리 둘 다 핸드폰 손전등을 켰다.
그 안은 보통 게임 가게의 뒷방같이 생겼다. 개봉도 안 된 박스가 여러 차례 쌓여 있었다. 몇 개는 열려 반쯤 비워져 있었다. 마술 카드도 있었는데, 카탄의 개척자 카피 버전이었다. 다른 박스는 만화책으로 그득했다. 파일 캐비닛도 있었고, 어딘가 부러진 듯한 의자들과 뒷방에서 흔히 볼만한 다른 쓰레기도 보였다. 잠깐 방을 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카를로스가 박스를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요 댄, 여기 봐봐.”
그는 방 저 끝자락에서 바닥에 불빛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작은 문이 있었다. 위로 당겨서 열 수 있는 문. “아, 설마.”
“우리 들어가봐야 할 것 같은데.”
우리는 함께 문을 잡아 열고 칠흑 같은 암흑을 향해 핸드폰 불빛을 쏘아 보냈다. 짧믄 목조 사다리가 어둡고 퀴퀴한 지하로 이어지고 있었다. 진짜라고 하기엔 너무 가짜 같았다.
내 마음 한켠은 지금이라도 거기서 빠져 나와 경찰에 신고하고 싶었다. 마체테 칼을 휘두르며 저 어둠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에드의 끔찍한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내 발은 이제와서 내 몸을 돌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것을 느끼며 나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아래 공간은 들어갈 공간이 있는 대형 장롱보다 약간 더 큰 사이즈였고, 천장이 낮아 몸을 구부정히 해야 할 것 같았다. 나보다 키가 조금 더 큰 카를로스는 몸을 구부렸다.
아래는 추웠다. 사실, 너무 추웠다. 나는 핸드폰 빛을 비추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한쪽에 문 두개가 있었다. 나무 문과 하나는…. 금속? 선반 여러 개가 페인트 통과 다양한 공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창고 개념인 것 같았다.
“이봐, 댄.”
나는 카를로스가 비추고 있는 땅의 한 부분으로 다가갔다. 아이폰이 벽에 꽂혀 충전 중이었다. 소닉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패트릭 핸드폰.
“패트릭!” 나는 거의 소리지르다시피 그의 이름을 불렀다. 내 목소리가 나를 겁나게 만들었다. “패트릭, 어디에 있는거야?”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댄, 당신인가요?”
나무로 된 문 안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엄청난 감지 능력으로 나는 바로 문으로 다가가 열어보려 했다. 하지만 꽉 잠겨 있었다. “패트릭, 나야, 댄. 지금 카를로스랑 같이 왔어. 지금 이 방에 있는거 맞지?”
“맞아요,” 그가 이번엔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문이 잠겨있어요.”
“땅바닥에 납작하게 업드려봐.” 나는 카를로스를 바라보았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다음 행동에 대한 이만큼의 확신은 전에도 없는 확신이었다. 우리 둘 다 뒤로 몇 걸음 물러선 뒤 준비를 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나무 문에 몸을 던졌다.
어깨에 강한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시,” 카를로스가 말했다. “조금은 됐어.”
세 번 더 씨름 하고서야 문이 마침내 부서져 열렸다.
문이 열리자 조그마한 옷장으로 이어졌다. 냄새가 끔찍했지만 겨우 무슨 냄새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문을 당겨 옆으로 밀자, 패트릭이 바닥에 엎드려져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뉘여 있었다. 그는 이전에 봤던 미소보다 한 5배는 더 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날 찾으러 와줬군요.”
그를 보자 속이 뒤집어지는 것 같았다. 그의 오른손에 감긴 붕대는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손가락 3개가 없어진 상태였다.
세상에, 나는 그를 다시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그의 팔에는 온통 멍투성이었다. 눈도 마찬가지에다 입술은 수도 없는 상처로 뒤덮여 있었다. 얼굴에는 작은 상처가 만연해 잇었고 그의 머리 뒤쪽에는 작은 혹이 보였다. 그리고…. 귀 일부분이 사라졌나? 카를로스와 나는 그를 들어 일으켜 세웠다.
“어제 핸드폰에서 무슨 큰 소리가 나던데. 당신이었죠, 맞죠?”
“맞아. 나였어.” 나는 그의 아파트에 침입한 사실을 일단은 숨기기로 했다. 카를로스와 나는 그의 몸을 털어주었다. 그의 양손과 발은 모두 밧줄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그 소리에 에드가 진짜 혼비백산 했어요,” 패트릭은 살짝 키득대며 말했다. “아주 발광을 하더니 나한테 막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누가 날 찾고 있는거냐면서. 날 죽일거라 생각했어요.”
“그럼 에드가 너를 여기에 가둔게-“
“2주 전 게임 했던 그 날 부터에요.” 밧줄을 풀려 했지만 풀리지 않았다. “매뉴얼 좀 둘러보려고 늦게까지 있었거든요. 가게에 저밖에 없었어요. 에드가 괜찮은 미니어처 나왔다고 보여주고 싶다면서 뒤에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뭘로 머리를 떄려서, 그렇게… 됐어요.”
카를로스는 방을 훑어보며 칼을 찾았다. 나는 계속해서 소득 없이 밧줄만 잡아 당겼다. “그럼 그 시간 내내 에드는…”
“에드는 계속해서 아이폰 비밀번호를 내놓으라고 다그치고 있었죠,” 패트릭이 말했다.
나는 어떻게 패트릭이 이 모든 이야기를 무심하게 이야기 하는지 깜짝 놀랐다. “전화도 많이 왔어요. 대부분이 당신과 직장이었죠. 어, 그에게 말하진 않았어요. 에드가 말하기를 그렉이 일주일 전에 뭘 하기 전에-“
내 심장이 멈췄다. “그렉이 뭐?”
그는 잠시 멈추더니 눈을 아래로 떨궜다. “아 이제 알겠네요, 댄. 이 장소가 뭐하는 장소인지.”
나는 그를 응시했다.
“에드는 게임을 좋아해서 이 가게를 연게 아니에요. 게임 가게를 연 이유는 나 같은 사람…을 꼬여내기 쉬웠기 때문이겠죠.”
“너 같은 사람이라니?” 나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알잖아요. 어느 누구도 보고싶어 하지 않을 사람. 그게 에드가 여지껏 들키지 않았던 이유겠죠.”
긴 시간동안 방 안에는 경악으로 인한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침묵이 깔렸다.
마침내, 카를로스가 말했다. “경찰에 신고해야겠어.”
“지금 에드는 어디에 있는데?” 다른 말을 할 생각도 없이 나는 물었다.
“사라졌겠죠, 아마? 당신이 나를 쫓는걸 보더니 엄청 화내고 몇분간 소리를 막 질러댔어요. 그리고 어, 다른 짓도, 어, 하더니. 그리고 도망갔죠. 아마 지금까지도 운전 한번 멈추지 않고 도망가고 있을걸요.”
메스꺼움이 내 뱃속으로 차고 올랐지만 당장 내 손에 들린 일을 처리하기 위해 애썼다.
“좋아, 그럼 일단 칼을 찾아서 줄 좀 끊자. 곧 경찰이 올거고 넌 집에 갈거야.”
“솔직히 진짜 아무도 날 찾으러 오리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패트릭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내가 사라진 사실조차 아무도 모를거라 생각했어요. 에드가 자꾸 그러게 말했거든요. 내가 얼마나 완벽한지. 왜냐하면 아무도 모를 테니까.”
나는 두꺼운 금속 문으로 다가가 힘껏 열었다.
패트릭이 말했다, “거기 들어가지 말아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이미 내용물을 보았다.
이 방은 이전에 고기 보관소로 이용되었거나 그런 용도로 지어진 것 같았다. 그만큼 분명한 용도가 보였다. 냉장이 되고 있었고 엄청 추웠다. 내부는 아주 어두웠지만 내 핸드폰 빛이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 눈은 고리에 걸린 고기덩어리 하나에 꽂혀 다른 것들로 이어졌고, 하나 하나 오랫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냄새가 뭔지 문득 깨달았다. 세상에, 그 냄새. 그날 밤 내가 기억하는 그 모든 것, 그건 아마 영원히 나와 함께 갈 것이었다. 2초 이상 그 냄새를 견딜 수 없었다. 나는 문을 당장 세게 닫았다.
금속 문이 닫혀져 감과 동시에 내 눈이 고리 하나를 발견했다. 그 고기는 이미 꽤나 부패가 진행 된 상태였지만, 바요네타 티셔츠를 곧장 알아볼 수 있었다. 그렉.
그렉의 몸은 일주일 동안 처리가 늦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문자가 그렇게 늦게 왔던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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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 채 지나지도 않아 경찰이 도착했고, 나는 그 고기 창고를 다시 들여다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매일 감사하고 있다. 나중에 경찰이 말하기를, 그 안에는 총 12명의 시신이 있었다고 했다. 모든 시신들의 부패 정도는 달랐다고. 그렉은 죽은지 이제 한달 여를 넘기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사람은 7년.
나는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셰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전화를 받은 사실에 대해 꽤나 기쁜 듯 보였다. 우리는 그녀의 새로운 직장에 대해 30분 동안 수다를 떨었다. 새로운 도시와 그녀가 최근에 구조한 고양이에 대해서도. 어젯밤 일어난 일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가 그 12명의 시신 중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하지만 사전에 대한 이야기는 꽤 빨리 퍼졌다. 경찰에서 에드에 관련된 수배를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사건이 퍼지기 시작했다. 에드는 이틀 뒤 뉴멕시코주에서 잡혔으며 이미 반쯤 넘어 멕시고 쿡경선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는 잡히자 마자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다른 주에서 벌인 4번의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그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와 가게를 열기 전의 일이었다. 그가 묻었다고 말했던 그 장소에서 경찰은 시신을 모두 찾아낼 수 있었다. 모두 합해서 그는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16명을 죽였다. 모든 시신에서 높은 강도의 고문 흔적이 나왔다.
곧 그에게는 별명이 붙었다. 어드벤처 시티 게이밍 살인마.
놀랍지도 않게, 우리 그룹은 그 이후에 뿔뿔이 와해되었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끔찍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게임을 하고싶어 하지 않았다. 카를로스와는 친구 사이를 여전히 유지했지만 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이야기 하지 않았다.
내가 다시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기까지는 1년 조금 넘게 걸렸지만 결국 다른 게임 가게를 찾아 새로운 게임을 시작했다. 카를로스도 나와 함께 했고 다른 괜찮은 3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했다. 그들은 물론 우리가 에드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우리 동네에 있는 게이머들은 에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다. 새로 찾은 가게는 엄청 컸고 깨끗했으며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다. 가게 주인들은 완전 멋진 오덕들이었는데, 마치 내 대학시절 D&D 그룹을 보는 것만 같았다. 직장에서 45분 운전해야 하는 거리였지만 별로 상관 없었다.
패트릭과도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우리 집에서 원하는 만큼 머물라고도 했지만, 그는 괜찮다며 거절했다. 그가 어떻게 스스로를 버텨내는지 궁금했다. 나같으면 다시는 혼자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가 겪은 일을 겪은 후라면. 맥주나 TV를 함께 보자며 몇 번 초대를 하며 노력했고 그도 며 번 오긴 했다. 하지만 그 몇 번 후로 그는 갖가지 이유를 대가며 내 초대를 거절했다.
나는 요즘도 가끔씩 그에게 문자를 하지만 그는 언제나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어드벤처 시티 가게에서 그 사건이 난 이후로 이제 4년이 흘렀다. 아직까지 종종 동네에 있는 게임 가게에 들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장소에는 온갖 사람들이 다 있다. 학생들, 결혼한 커플, 아이를 데려온 부모나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거기에 오는 우리 모두 조금씩은 이상한 면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충분히 알아볼 수는 있다. 그들은 아픈 엄지손가락 마냥 눈에 확 들어온다. 친구나 가족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나, 게임 가게가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에 오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신경을 쓴다.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페이스북에서도 찾아 본다. 우리 그룹과 함께 게임하자고 초대도 해본다. 그 사람들이 더 이상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 나는 언제나 그들이 어떤지 확인한다. 그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 보기 위해.
이제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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