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mplus-v.kr, 사이트 로고엔 MplusV. 이건 뭐하는 사이트일까? 이 또한 어렵지 않게 유추해낼 수 있다. 군부대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PC방인 <사이버지식정보방>, 즉 <사지방> 운영권도 군인공제회의 몫이다. 즉 이 사이트는 군PC방의 고정 시작페이지이다.

이게 사지방이다
<디시인사이드>, <사지방>을 접수하다
10월 현재, ‘군장병 공식포털’ 사이트 하단에는 <군인공제회C&C>라는 사업자 이름과 함께 <디시인사이드>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군인공제회C&C>는 군에 깔리는 전산망을 전담하는 업체이다. <디시인사이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디시인사이드>가 맞다. 대표자 이름이 김유식이기 때문이다. <디시인사이드>가 <군인공제회C&C>로부터 <사지방> 시작페이지 운영권을 따냈다는 소식은 어떤 공시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하필 <디시인사이드>가 광고판매영업 등의 분야에서 제3의 업체와 제휴한 사실이 지난 3월 보도자료로 배포되면서 <군인공제회C&C>로부터 사업권을 따냈다는 소식까지 덩달아 알려졌다.
“디시인사이드는 최근 군인공제회 C&C를 통해 군 장병 공식 포털 사이트 MplusV(www.mplus-v.kr)의 공식 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 아시아경제, 2015.3.31
<디시인사이드>가 <사지방> 첫페이지 MplusV 운영사업자로 선정되고, 7월 23일 개편부터 “군장병 공식 포털”에 디시인사이드 갤러리가 연동되기 시작했다. 하필 XpressEngine (XE) 로 개발된 사이트였던지라 SEO가 자연스럽게 적용되어 검색엔진에도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도 8월 말 소문이 퍼져나갔다.
“유식대장 사이트 하나 인수했네 군대 군인공제회 싸지방 사이트인데 이번에 인수한듯” – 디시인사이드 위키 갤러리, 2015.8.31
그런데 이 시작페이지 구성이 가관이다.
군 복무 21개월, 한국 남성은 <사지방>에서 무엇을 보게되는가?다음은 <군장병 공식포털>의 갤러리 구성이다.

M갤러리 라는 메뉴에는 ‘걸그룹’ ‘여자스타’ 라는 대분류가 전면에 배치되어있다.
이 뿐만 아니다. 메인페이지 역시 걸그룹 사진으로 가득하다. 10월 1일 기준 메인화면이 이렇다.


정 안되면 만화캐릭터라도 여성을 골라 배치했다 (안돼 아야나미…)

물론 지난 6월에도 걸그룹이 전면에 배치되어 있었다.

<군장병 공식포털> 에 마련된 갤러리들은 모두 <디시인사이드>의 같은 겔러리를 연동한 것이다. 예를들어 아이유 겔러리의 경우 <군장병 공식포털>과 <디시인사이드> 에 있는 겔러리 내용이 모두 동일하다.


광야에서 쎽쓰!를 외치는 것 또한 당연히 연동된다.

즉 <디시인사이드>에 있는 1700여개 갤러리 중 <<<<여성을 다루는 79개 갤러리>>>>를 <군장병 공식포털>에 연동시키기 위해 따로 빼낸 것이다.
<사지방> 즉 군PC방의 주 사용층이 20대 혈기넘치는 한국남성이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사에 맞추어 걸그룹 컨텐츠를 내세웠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공교롭게도 모든 해답은 이 사이트의 ‘회사소개’ 와 ‘공지사항’ 에서 너무나도 충실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사기진작 士氣振作다음은 <군장병 공식포털> 회사소개에 있는 문구이다.
군장병들의 사기진작과 휴식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걸그룹, 여자스타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병영생활 정보, 커뮤니티 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군장병 공식포털 > 회사소개
다음은 <군장병 공식포털> 공지사항에 있는 문구이다.
다양한 걸그룹/여자스타의 콘텐츠 뿐 아니라 군장병들간의 즐거운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줄 커뮤니티와 다양한 즐길거리 뉴스, 만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 군장병 공식포털 > 공지사항 > 군장병 공식포털 MplusV 리뉴얼 오픈, 2015.7.23
군장병들의 사기진작과 휴식을 위해 걸그룹/여자스타 갤러리를 끌어왔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스포츠나 게임 웹툰등 취미갤러리도 함께 연결해두긴 했지만 생색내기에 가깝다. 메인페이지에는 최신 걸그룹 사진들이 화면가득 채워져있다. 그동안 군 지휘관들이 유해사이트라면서 몽땅 차단하던 바로 그 컨텐츠들이 <군장병 공식포털>이라는 권위를 걸고 군부대 PC방 첫화면에 뜨는 것이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컨텐츠,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모든 컨텐츠들을 모아둔 페이지를 20개월 남짓 군에 복무할 남성들이 <사지방>에 로그인할때마다 매번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여성을 소비하는 컨텐츠로만 똘똘 뭉쳐진 페이지이다. 소라넷 꿈나무는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이러한 ‘관음적 시선’을 제지하지 않는 곳에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20개월 남짓 지내며 여성을 접하고 나온다고 상상해보자. 이 시각 이후 그들의 응큼한 시선은 철저히 한국 군대에서 ‘학습되고 교육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국가가 제공하는 사기진작 아이템 ‘여성’“저는 군대에서 여성을 말하는 방식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텔레비전을 보면서 누구를 ‘따먹고 싶다’든가 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죠. 또 나중에 결혼하면 딸을 낳고 싶다고 그러다가 요즘 세상이 무서워서 딸은 낳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해요. 분열되어 있는 거죠.”
– 저항하는 평화, 전쟁없는세상 엮음, 2015
국가의 이름으로 ‘깨끗한 성’을 공급하던 일본군 위안부-한국군 기지촌의 전통은 현대에 들어와 거의 사라지긴했다. ( 유신공주는 양공주 문제엔 관심이 없었다 / 한겨레 2012.11.30 ) 그것은 범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식의 유령들은 수십년간 군 막사를 떠돌면서 20개월 남짓 군복무를 마친 남성들의 뇌리에 여전히 깊이 새겨져 사회로 배출되고 있다.
여전히 한국 국군은 여성을 장병 사기진작 도구로만 활용한다. 장병 정신교육을 통해 ‘자랑스런 대한 건아’로서 어머니와 애인을 지켜야한다는 책임감을 끊임없이 주지시키면서도, 남성성을 확인하는 의식으로서의 섹스=성욕배출을 위해 동원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성을 다루는 이중적 태도를 견지한다. ‘하나된 남성군대’를 견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태도는 각군 정훈과의 공식적인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야전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져왔다. 최근에는 아예 국방홍보원이 위문열차 공연을 통해 걸그룹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K-POP 산업 또한 ‘군통령’딱지를 담보로 걸그룹을 내어주며 군과 공생하기 시작했다. 군의 사기진작을 이성, 특히 이성의 육체미에 환호하는 것에 내맡기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기시해오던 것 마저 이제는 국가기관이 당당히 깨트리고 있는 것이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 MBC 진짜사나이 2013.9.9
그 연장선상에서, 40만 병사들이 늘 접하게 될 <사지방> 첫화면까지 ‘사기진작’을 명분으로 온종일 걸그룹 여자스타 사진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방금 살펴본 <군장병 공식포털> 이야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대 갔다와야 사람된다’ 라는 이야기가 이제 얼마나 위험한 이야기가 될지 안봐도 뻔한 일이다. 2년 가까이 기다려줬더니 차버린데에는 다 이유가 있고, 군대갔다온 복학생 오빠 속이 시커먼데에도 다 이유가 있다. 그것이 이제 <군장병 공식포털>을 통해 ‘공식화’되었다.
그나마 <사지방> PC가 과거처럼 느려터져서, 시작페이지 열기도 전에 사이트주소를 바꿔치기하는 장병들이 많기를 바라는게 우리에게 남아있는 몇 안되는 희망일지 모른다.
과연 군대 웹 커뮤니티엔 걸그룹이 필연적인가?2000년대 군복무중 인트라넷을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공군본부 커뮤니티 <공군공감> 를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티스토리에 공개된 인터넷판 공군공감과 다르다) 최근 전역자에게 물어보니 지금도 있다고 한다. 공군중앙전산소가 만들어 인트라넷에서 ‘공식’적으로 운영되던 이 웹진은, 웹진을 빙자(?)하여 게시판을 열어두어 사실상 커뮤니티사이트로 운영되곤 했다. 일단 공군전산소 기간병들이 직접 인터넷(외부망)에 있던 IT나 문화관련 뉴스를 퍼날라 웹진을 만들어 장병들의 정보수요를 충족해준 것은 물론, 게시판에서 자발적인 정보공유 동호회가 탄생하여 주식/부동산정보 공유부터 연예인정보, 독서모임, 유학정보공유, 소설창작 등의 컨텐츠가 자생적으로 쌓여갔다. 곰신코너처럼 외모평가하는 문화가 여기도 있긴 했지만 관리자의 제지가 늘 있었고, 커뮤니티 이용자가 모두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 군인이라는 점 때문에 의외로 높은 자정수준을 유지하며 다양한 ‘덕질’ 컨텐츠가 쏟아져나왔다. 많은 지휘관들이 쏟아지는 소원수리의 근원을 인트라넷 커뮤니티로 지목해 폐쇄나 차단을 추진하곤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뮤니티가 하필 육군이 아닌 다소 자유분방한 공군에서 운영된다는 점, 일부 젊은 지휘관들의 지지까지 얻고있다는 점 때문에 지금도 <공군공감>은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웹커뮤니티가 ‘군대남성 대동단결’을 외치며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컨텐츠로 가득차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군인트라넷 공군본부 커뮤니티가 증명한다. 군대 웹커뮤니티나 군 사기진작은 걸그룹과 반드시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
성군기 걱정하던 한국군, <군장병 공식포털> 그대로 둘 텐가?군납업체로 재탄생한 <디시인사이드>가 꺼낸 칼 ‘걸그룹 갤러리’ 에 한국의 모든 젊은 남성들을 맡긴다는건 상상만 해도 무척 끔찍한 일이다. 물론 ‘수익 극대화’를 꿈꾸는 <군인공제회>와 <디시인사이드> 입장에선 걸그룹 그 이상도 넣고싶을거라는것도 안다. 하지만 <사지방>은 단순 <군인공제회>만의 사업장이 아닌, 한국군 장병의 정보격차해소, 사회단절해소를 위한 장병복지사업이며 군부대 내에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이다. 그 사이트 첫화면에는 걸그룹이 아니라 진작에 군대 내에서 왜곡된 성관념을 개선시키는 정보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각군 정훈감들은 뭐하고있냔 말이다) 게다가 최근 잇따르는 군 내 성추행/성폭행 사건에 휘말려 더더욱 ‘성군기 확립’을 강조하는 한국군이라면 당연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사지방> 시작페이지 <군장병 공식포털>을 묵인해선 안될 것이다. 도대체 한국군이 장병들에게 뭘 가르쳐놨길래 전역 후 다들 이상해지는지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이성에 대한 갈망이 아닌, 진정한 정보격차해소와 장병복지증진을 통해 사기진작을 이끌어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사지방> 시작페이지 <군장병 공식포털> 의 걸그룹 첫화면 폐기일 것이다.
p.s. 지난 2년간 군 지휘관에 의한 성추행/성폭행 사건 일지
2년전 화천 15사단, 직속후임 여군 대위를 지속적으로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하여 자살에 이르게 했다.
부하 여군 성추행 자살케 한 소령에 징역 2년 실형 확정 / 한겨레, 2015.7.16
작년 10월, 인천 17사단장이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해 체포되었다.
육군 17사단장, 성추행 피해 여군 불러 또다시 성추행 / 한국일보, 2014.10.10
올해 1월, 강원도 여단장이 여군 부사관을 성폭행해 체포되었다.
육군 여단장, 부하 여군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 / 연합뉴스, 2015.1.27
올해 8월, 1사단 중령이 여군 중위를 노래방으로 불러 허벅지를 만져 징계위에 회부되었다.
지뢰 폭발 사단…이번엔 “여군 성추행” / TV조선, 2015. 8.14
지휘관이 수두룩하게 이러는 마당에, 걸그룹으로 채워진 <사지방> 첫화면에 문제의식을 가질 만한, 성폭력 감수성을 갖춘 한국군 고위층이 있긴 할 지조차 사실 의문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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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워 운영자 레이니걸 블로그에서 퍼왔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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