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일기장,
원래 일기는 이렇게 시작하는거 맞지? 일기를 써본 적이 없고 그럴 마음도 없어서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만, 병원에서는 내 “치료의 일환”으로 써야한다 하더라고. 참 웃기지.
아,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갈게.
나는 어릴 때부터 언제나 과체중이었어. 정말 다행히도 내가 나온 학교는 꽤나 엄한 기독 학교여서 내 몸이 얼마나 뚱뚱한지에 대해 놀림을 받은 적은 없었어 – 하지만 다른 애들이 나를 쳐다보는 시선은 언제나 느낄 수 있었지.
내가 한 살, 두 살씩 나이를 더 먹으면서 상황은 더 심해졌어. 마치 몸은 내가 원하는 한 방향만을 뺀 모든 곳을 향해 뻗어 나가는 것 같았어. 그러니까, 나는 단순히 뚱뚱하기만 한게 아니라, 키도 엄청 작아. 아마 이게 내 열등감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거라 생각하진 않겠지?
비대한 내 몸집 때문에, 난 항상 체육시간을 증오했어. 일단, 예쁘고 마른 다른 여자애들이 흘금흘금 쳐다보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까. 하, 이건 진짜 쓰기 민망하다. 걔네 눈빛이 내 몸을 스치는 그 느낌에 온 몸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질 정도였어. 그리고 운동 그 자체. 가슴에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고 고작 100미터 남짓 달리는게 전부인데다 팀전 참가는 시도도 못 하겠더라고 – 어차피 날 데려갈 팀도 없겠지만.
다이어트도 해봤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이어트는 다 해봤거든. 황제 다이어트, 양배추즙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이름만 대도 이미 나는 다 해본 거야. 하지만 전혀 먹히질 않았어. 결국 더 많이 먹고는 살이 더 쪘거든.
상황이 정말 나빠지기 시작한건 2년 전부터야. 가슴팍에 심한 고통이 느껴져서 병원에 실려갔거든 – 의사들은 내 체중이 이제 고위험 수준에 도달했다고, 그래서 내 심장에 무리가 오고 고통을 느끼는 거라고 하더라고. 방식을 좀 바꿔야 한다고.
부모님도 나한테 애걸복걸 했었어. 올바른 식단을 잡아주고 매 끼마다 내가 식사하는 모습도 지켜봤지. 하지만 변화가 있었느냐? 전혀. 난 여전히 뚱뚱한 식충이였어, 언제나 그래왔듯이.
난 더 커졌어. 니가 뭐라 생각하는지 알고 있어. 왜냐고? 내 이런 짓을 하냐고? 왜 너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너네 부모님까지 이런 힘듦에 옭아메느냐고? 음, 좋아, 말해줄게. 왜냐하면 누가 봐도 나는 게 의지 박약이거든. . 내 자신이 너무 싫어. 내 살들이 느껴져. 쇼핑하러 가는게 정말 싫어. 나한테 맞는게 하나도 없잖아. 가끔 그냥 내 침대에 쳐박혀서 의지 하나 없는 내 신세를 한탄하며 울기도 해.
2015. 3. 20
안녕 일기장아. 저번에 날짜 쓴다는걸 깜빡했지 뭐야. 아무튼 3주나 지났어. 또 가슴에 통증이 와서 병원에 입원했어. 의사들이 나한테 화를 냈어. 내 체중 문제 때문에 심리학자들까지 왔어. 그 외에는 딱히 쓸만한 이야기가 없네… 여전히 뚱뚱해. 앞으로 영원히 그렇겠지! 행여나 살이 좀 빠지면 다시 쓸게… 좀 오래 걸릴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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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디터 여러분. 저는 이 다이어리를 쓰던 엘라의 아버지입니다. 지난 주 엘라가 사망한 뒤로 가족 모두가 절망스러운 심정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지난 몇 년 동안 거식증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결국 심장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해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아이의 방을 보기 전까진 있는지도 몰랐던 이 일기를 읽어보니 신체 이형증이 심각해 스스로 과체중이라 믿고 있었군요.
엘라가 사망할 당시 무게는 27kg 남짓이었습니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혹시나 거식증을 앓고 있거나 그런 사람을 알고 있는 분들을 위해 이 일기를 레딧에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가끔, 나무를 보느라 숲 전체를 못 보는 경우가 있거든요.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33et72/diary_of_a_fat_girl/?ref=search_p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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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배우님 엄청 유명하셨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