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1 = 회식자리에서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한 여성 공무원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당신 딸도 성희롱을 당할 수 있다”고 항의하자, 상사는 “내 딸은 똑똑해서 성희롱 당할 일이 없다”고 능청스럽게 받아넘겼다.
# 사례 2 = 회식자리에서 한 남성 공무원이 “외국여행에서 (현지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데 골격이 맞아 않아서 힘들었다”고 했고, 근무시간중에는 “여자를 건드리려면 남편이 힘이 없는 여자를 건드려야 뒤탈이 없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었다.
법정에서나 나올법한 막장 드라마 속 한 장면 같은 증언이 안성시청 소속 여성 공무원들에게서 나왔다.
여성 공무원들이 실제 자신이 겪은 수치스러운 경험을 토로한 것이다.
20일 중부일보가 입수한 ‘2016년 직장 내 성희롱 및 언어폭력 설문조사’ 결과보고서에 담겨 있는 안성시의 불편한 진실이다.
A4용지 9쪽 분량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안성시청 내 성희롱 및 언어폭력은 심각한 상태였다. 지난 6~12일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안성시청 소속 공무원 1천51명중 376명(남성 217명, 여성 159명)이 참여했다.
성희롱 피해 유형별로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 59명 ▶음담패설 및 성적농담 66명 ▶성적사실관계질문 및 유포 19명 ▶특정신체부위 노출 29명 ▶사적만남 강요 22명 ▶회식자리 술따르기 및 동석 요구 74명 등으로 다양했다.
사례별로는 노골적인 포옹·손 잡기·신체밀착·입맞춤 행위 피해가 53명, 가슴·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만지도록 강요하는 행위가 22명에 달했다.
가해자의 직급별로는 하급자가 49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급자 38명, 동급자 13명, 외부인(고객·민원인·거래처 직원) 7명 순이었다.
발생장소는 회식장소가 84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청사(34명), 야유회·워크숍(12명), 출장 및 외부미팅(10명) 등지에서도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성 공무원은 “워크숍 술자리에서 ‘임자’라는 호칭을 들으면서, 내가 느낀 감정은 나를 자신의 세컨이라는 느낌을 고의적으로 주어 매우 불편했다”고 증언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192명이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경우 현재 안성시의 역할에 대해 믿을수 없다고 했고, 184명은 안성시가 운영중인 성희롱 고충처리기구의 존재유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을 당했다고 증언한 A씨는 “(성희롱 가해자가) 제 처신을 문제삼으며 오히려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고 다른 동료들에게도 내가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소문을 내서 3년간 공무원들과 관계가 악화된 적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 공무원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지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면서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안성시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겠지만 상호간 신뢰개선을 위해서는 성희롱 방지를 위한 과감한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현재 설문 조사 결과를 취합 중에 있다”면서 “곧 공직사회내 성희롱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과 함께 강구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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