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승, 사랑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헤르메스, 사랑한다는 말은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하지만 난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은 명사가 아닌 동사임을 알았기에
말보단 행동으로 당신에게 다가서려 했기 때문입니다

김민소, 사랑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너로 인해
내 눈빛은 살아있고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너로 인해
내 귀는 깨어있다
함께하지 않아도
느끼는 너로 인해
내 가슴은 타오르고
가질 수 없어도
들어와 버린 너로 인해
내 삶은 선물이어라

김대규, 러브레터
외롭다고 썼다
지운다
그립다고 썼다
지운다
보고 싶다고 썼다
지운다
어서 오라고 썼다
지운다
그리고는
사랑한다고 쓴다
그래그래
사랑한다
사랑 사랑 사랑한다
다시 지운다
세상은
이젠 백지(白紙)다

박노해, 사랑은 끝이 없다네
사랑은 끝이 없다네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시간이 흘러서도
그대가 내 마음속을 걸어다니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 많은 강을 건너서도
그대가 내 가슴에 등불로 환하겠는가
사랑에 끝이 있다면
어떻게 그대 이름만 떠올라도
푸드득, 한 순간에 날아오르겠는가
그 겨울 새벽길에
하얗게 쓰러진 나를 어루만지던
너의 눈물
너의 기도
너의 입맞춤
눈보라 얼음산을 함께 떨며 넘었던
뜨거운 그 숨결이 이렇게도 생생한데
오늘도 길 없는 길로 나를 밀어가는데
어떻게 사랑에 끝이 있겠는가
시린 별로 타오른 우리의 사랑을
이제 너는 잊었다 해도
이제 너는 지워버렸다 해도
내 가슴에 그대로 피어나는
눈부신 그 얼굴 그 눈물의 너까지는
어찌 지금의 네 것이겠는가
그 많은 세월이 흘러서도
가만히 눈감으면
상처난 내 가슴은 금세 따뜻해지고
지친 내 안에선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해맑은 소년의 까치걸음이 날 울리는데
이렇게 사랑에는 끝이 없다는 걸
내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어찌 사랑에 끝이 있겠는가
사랑은 끝이 없다네
다시 길 떠나는 이 걸음도
절망으로 밀어온 이 희망도
슬픔으로 길어올린 이 투혼도
나이가 들고
눈물이 마르고
다시 내 앞에 죽음이 온다 해도
사랑은 끝이 없다네
나에게 사랑은
한계도 없고
머무름도 없고
패배도 없고
사랑은 늘 처음처럼
사랑은 언제나 시작만 있는 것
사랑은 끝이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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