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드실때까지 제가 재미난 패설을 들려드릴까요?"
"운종가에 있을때 서역에서 건너온 책에서 읽은 이야긴데,
저하께서 그러셨지요? 왕세자와의 사랑은 모든 여인들의 꿈이 아니겠냐고.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바다에 사는 인어가 왕자를 연모하게 된"
"나만큼 잘생겼느냐? 그 서역의 왕자말이다."
"예 뭐. 그 인어아씨도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다는걸 보면."
"너처럼 말이냐?"
"사랑에 빠진 인어아씨는, 목소리를 잃는 대신 두 다리를 얻게 되어 왕자의 곁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군지 아무것도 말 할수가 없었죠."
"계속 해보거라, 라온아."
"참, 저번에 니가 해준 그 인어아씨 이야기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엔, 그 둘은 어찌 되었느냐?"
"그 때 중간에 잠이드시어 다 못들으셨죠?"
"그래."
"왕자가 인어아씨 마음을 몰라보고 다른 여인과 혼인하는 바람에
인어아씨는 영영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슬픈 이야기구나."
"저하, 자현당에 다와가니 이제 그만 내려주십시오."
"아니다 동궁전까지 다시가자."
"저하, 그럼 동궁전 앞에서 꼭 내려주시는 겁니다?"
"아니? 자현당까지 다시 올 것이다!"
"앗 저하, 누가 봅니다!"
"나를 보니 반가워 그리 웃는 것이냐?"
"예. 보고 또봐도 눈만 마주쳐도 반가우니, 이를 어쩝니까?"
"왜 모르는척 하였느냐?
아니, 왜 괜찮은척 하는것이냐."
"저하.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노력해도 방법이 없는것을 그럼 계속 울고만 계실겁니까?"
"왜. 이렇게 아무일 없는척 웃다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작정이었느냐?"
"너를 여인으로 내 곁에 둘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예?"
"니가 해준 이야기 맘에 안들어.
내가, 그 이야기 바꿀 것이다."
"그 두사람, 아주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살았다더구나.
우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