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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09 07:00 1 공감해요

이라크 자치구 쿠르디스탄 공주, 한국서 두 달째 한국어 공부
"열강들 틈에 전쟁으로 폐허 된 한국 경제발전 배워서 알리고 싶어"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제가 사는 쿠르디스탄은 한국과 비슷한 처지에 있어요. 전쟁으로 엉망이 된 한국이 어떻게 경제성장을 이뤘는지 배워서 우리 국민에게 알리고 싶어요."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멀리 이라크 자치정부인 쿠르디스탄에서 온 공주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충남 논산의 건양대에서 한국어 공부에 푹 빠진 그녀의 이름은 프로 프라이둔 알리(24) 한국 이름은 김미래다.
미래씨는 지난 8월부터 한국에서 한글을 배우며 '정치와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다.
그녀가 한국을 찾은 이유는 쿠르디스탄이 처한 상황이 한국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씨는 "쿠르드족은 오랜 기간 독립을 못 하고 있어요. 주변에 터키, 이라크 등의 강대국 틈에서 종족들은 흩어졌고, 우리의 터전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며 "한국이라는 나라가 6.25 전쟁 이후,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강국 틈에서 어떻게 경제발전을 이뤘는지 알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 경제발전은 한국 사람들의 특성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측했다"며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 일을 처리하는 모습, 교육 방법 등이 궁금해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독학으로 8개월간 한글을 공부한 미래씨의 한국어 수준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유창하다.
한국어를 포함해 4개 국어에 능통한 미래씨는 한글의 매력으로 단순함을 꼽았다.
그녀는 "한글은 다른 아시아 민족의 글자보다 단순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글자 하나하나가 단순하고 심플해서 예쁘기까지 하다"고 한글의 장점을 소개했다.
하지만 "한글의 원리를 알면 배우기는 쉬운데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많고, 복잡해서 표현하기에는 영어보다 힘들다"고 말했다.
미래씨는 쿠르디스탄의 왕족 출신이다.
그녀가 한국을 찾은 이유를 쿠르디스탄이 처한 지정학적, 역사적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가 간다.
쿠르디스탄은 '쿠르드족의 땅'이라는 뜻이다. 쿠르드족은 오랫동안 독립을 원했지만, 민족 간 내분과 주변 강대국 틈에 끼여 이라크, 터키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단 한 번도 독립국을 수립하지 못했다.
쿠르디스탄은 1920년대 이라크령이 들어가면서 왕권마저 상실했다. 이라크 전쟁 이후 2004년 이라크 내에 자치정부를 설립, 대통령제로 운영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왕권사회가 아닌 자치정부지만, 미래씨는 여전히 쿠르디스탄에서는 왕족 대우를 받으며 공주로 불린다.
한국에서 공부를 더 해 국제·정치 분야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미래씨는 "민족 간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주변 열강들 틈에서 어떻게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싶다"며 "훗날 제 나라로 돌아가서 한국에서 배운 것들과 한국인이 이룩한 경제발전을 국민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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