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본 것 같다구여? 놉
유아인씨를 추가해보았읍니다.........
진지한 내용임 (진지
1. 이제훈
"게녀야, 왜 그래. 입맛이 없어? 왜 이렇게 못 먹어."
"아, 아니에요. 많이 먹었어요."
"걱정되게. 괜찮아?"
"응. 괜찮아요."
그는 내 얼굴을 지긋이 보더니 활짝 웃고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속이 불편하다. 괜히 수저를 쥐었다 놨다만 반복했다.
"게녀야. 배부르면 일어나자."
"다 안먹었으면서."
"속이 불편해서- 일어나자."
나는 그의 말이 거짓말임을 안다. 내가 불편한게 눈에 보여서 일찍 일어난거겠지. 나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는 서있는 내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춥지. 조금만 기다리면 따듯해져."
"오빠."
"응?"
"아, 아니야. 고맙다고."
"뭘 새삼스럽게."
우리 사이에는 침묵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그런 침묵을 깨보려는 듯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 국팀장님이 프린트 하시라고 하셨는데- 거기서 백과장님이."
그가 그렇게 혼자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차는 어느새 나의 집 앞에 도착했다.
"다 왔어. 내려야지?"
"응."
"게녀야."
"오늘 기분이 별론가보다. 들어가서 푹 쉬고 연락해줘."
그는 허리숙여 나와 눈높이를 맞추고 다정하게 이야기했다. 눈물이 왈칵, 나오려는 것을 입술을 깨물으며 참았다. 힘주어 쥐고있는 내 손을 그가 살짝 쥐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우리... 헤어지자."
그의 입꼬리가 순식간에 내려갔다. 나는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해 울음에 젖은 목소리로 울부짖듯 말했다.
"헤어지자... 이제 우리 헤어지자. 미안해. 미안... 헤어지자..."
그는 한참을 멍하니 있더니 눈물이 흐르자 허겁지겁 휴지를 꺼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마, 울지마. 미안해. 내가 미안해. 제발 울지마...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
그는 울먹이며 내 얼굴을 감싸쥐었다.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시렸다.
"아냐. 울어도 돼. 나 미워해도 돼. 그런데 제발 그 말만 하지마..."
"나 너랑 헤어지기 싫어. 너 없으면 모든게 다 의미없어... 제발 그러지 마."
2. 임시완
"왜이리 멍해?"
"나?"
"응. 졸려?"
"아니. 어..."
나는 그의 시선에 말을 더듬었다. 변명거리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아 그냥 말을 바꿨다.
"어. 좀 졸리네."
"그래? 그럼 눕자."
나와 그는 침대에 마주보고 누웠다. 그는 손을 뻗어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 볼 자신이 없어서 눈을 감아버렸다.
"이러고 있으니까 그 생각 난다."
"우리 그 때, 여행 갔는데 싸워가지고 따로 다니자고 했다가 너 찾았는데 연락도 안되고 그랬잖아.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혼자 속 편하게 숙소에서 자고있고, 화도 나고 그랬는데..."
그는 낮게 웃더니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잘 자고 있어서 귀엽기도 했고, 다행이기도 해서 이렇게 옆에 누워서 머리만 쓰다듬었어. 기억 나?"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우리 거기 다시 가자. 이번에는 따로 말고 같이. 저번에 못 본 곳도 가고, 나 혼자 먹었던 그 집 먹으면서 네 생각 났어. 너 좋아하는 스타일이더라. 나도 모르게 그런곳만 찾게 돼."
불안한듯 높은 목소리. 가늘게 떨려오는 그의 음성에 놀라 눈을 떠 그를 찾았다. 그는 차분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시완아."
"하지 마."
그는 내가 입을 떼자 눈을 감았다. 그의 손도 덩달아 멈춰 내 어깨 위에 놓였다.
"시완아..."
"하지 마. 진짜 하지마."
그는 갑자기 나를 당겨 안았다. 그의 심장소리가 귀에 울렸다. 너무 빠르게 울리는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드니 그는 나를 더 바싹 당겨 안았다.
"그러지마..."
"뭘 하지 마라는거야?"
"뭐든."
"시완아. 이런다고 해서..."
"우리 거기 꼭 다시 가자. 그러니까 제발 아무 말 하지 말아줘... 여기 있어줘..."
3. 서강준
"이리 와. 춥지? 그러게 차로 가자니까."
"좀 걸으려고. 별로 안추워."
그는 자연스레 깍지 낀 손을 그의 코트 주머니에 넣고 내 걸음 속도에 맞춰 걸었다.
"아무도 없네."
어두운 공원엔 우리밖에 없었다. 바람이 외투 속에 파고들어 왔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우물쭈물 입에 말만 맴돌았다.
"강준아."
"왜?"
"너는...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거 어떻게 생각해?"
"음, 글쎄. 그들만의 사정이 있겠지."
겨우 에둘러 한 말에 그는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짓더니 애매한 대답을 했다.
"그렇구나."
나의 대답을 끝으로 우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고요한 공원이 더 고요해졌다. 그의 표정을 흘깃 보니 입술을 꾹 물고 미간이 찌푸러져있었다. 내 말을 곱씹어 보며 혼자 생각하는 듯 했다.
"강준아."
"응?"
"무슨 생각 해?"
괜히 침묵이 어색해 쓸데없는 말을 건냈다. 그는 인상을 풀었다.
"별 생각 아니었어."
"아... 그래?"
그가 갑자기 우뚝 멈춰섰다. 나는 뒤돌아 그를 쳐다봤다.
"그럼 너는?"
"응?"
"너는 무슨 생각 하고있는건데?"
"나는..."
말이 입을 떠나지 않는다. 입을 떼려다 붙였다. 우물쭈물 하는 내 모습에 그는 허리를 숙이더니 내 얼굴을 감싸쥐고 내 얼굴을 들어올려 눈을 맞췄다.
"내가 생각하는 그 생각이야? 그 생각이라면 내 대답은 영원히 아니야. 사랑하니까, 못헤어져. 이게 우리 사정이야."
4. 유아인
"벌써 왔어? 요리 아직인데. 추웠겠다."
그는 앞치마 차림으로 문을 열어주었다. 그는 빨개진 내 볼을 보더니 손으로 볼을 감쌌다.
"괜찮아. 도와줄까?"
"아냐. 앉아있어."
그는 의자를 빼 앉으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다시 부엌으로 돌아갔다.
"게녀야, 이거 좀 옮겨줄래?"
나는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부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가득했다.
"이게 다 뭐야?"
"요즘 입맛 없다며. 그래서 좀 준비해봤지. 마음에 들어?"
"아, 고마워..."
저번 데이트에서 여전히 지금과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하던 나는 왜 이렇게 표정이 안좋냐는 그의 말에 입맛이 없다며 둘러댔었다. 그걸 기억하고 이렇게 해주는데 나는 어떻게 말 할까 하는 생각밖에 없다니... 미안한 마음에 코 끝이 약간 시큰해졌다.
"고맙긴. 먹자. 맛있게 먹어."
그의 요리는 맛있었다. 그는 웃으며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에 맞춰 살짝 미소를 지었지만 여전히 불편했다. 나는 억지로 음식을 입에 넣으며 언제 이야기를 꺼낼지만 생각했다.
"저기, 오빠. 미안한데... 우리 헤어지자."
"어... 무슨 소리야? 게녀야, 그런 농담은 쉽게 하는거 아니야-"
"농담 아니야. 헤어지자. 이제..."
"게녀야, 게녀야. 잠시만... 잠시만 가만히 있어봐."
그는 마른세수를 하고 빈 잔만 매만졌다. 그는 긴 한숨을 내쉬더니 내게 손을 뻗다가 다시 거뒀다.
"내가... 내가 잘 한다고 했는데 아니었나봐. 네가 그런 생각을 할 줄은 몰랐, 몰랐고..."
그는 말을 더듬었다. 그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미안해. 근데 이게... 최선인 듯 해."
"아냐. 게녀야. 게녀야... 제발 다시 생각해 봐. 이건 아니야."
그는 내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이 떨렸다. 그는 한숨을 내뱉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 게녀야. 이건 진짜 아닌 것 같아. 제발... 제발 그러지마. 너 없이 어쩌라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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