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은 강연을 갔다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남자친구가 하루에 일곱 번씩 할 정도로 힘이 좋아요. 저도 좋긴 좋은데 다음날 되면 진이 다 빠져요. 저희 이래도 괜찮을까요?"
질문을 함께 들은 다른 학생들은 키득대며 웃었고, 부러움 가득한 야유가 강연장에 울려퍼졌다.
하지만 나는 '이래도 괜찮은지 아닌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물었다.
"일곱 번? 그건 남자가 사정한 횟수를 말하는거죠? 그럼 당신 기준에선 몇 번 한 거예요? 당신은 몇 번을 느꼈나요?"
하하호호 웃던 학생들은 갑자기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섹스의 횟수를 가늠하는 기준은 언제나 '남자의 사정'이었는데, 꼭 그게 기준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얼굴들이었다.
남자를 사정하게 하는 것이 섹스의 목표가 아니기에, 섹스를 '몇 번 했다'의 기준을 남자의 사정을 기준으로 말할 이유가 없다.
몇 번의 클라이맥스를 함께 경험했는지, 얼마만큼의 뜨거운 교감을 함께 느꼈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이밖에도
남성이 여성 위에 선 체위는 정상위
여성이 남성 위에 선 체위는 여성상위
흔히들 말하는 섹스는 "삽입"섹스 등
잘 모르고 지나갔던 남성중심적인 단어들.
대부분의 여성이 클리토리스 자극을 통해 쾌감을 얻는데도
섹스의 기준은 남성 성기의 삽입이라는 것이 기본 바탕으로 깔려있다.
(이런 이유로 여성과 여성의 섹스는 "삽입도 못 하는데 어떻게 섹스를 하냐?"라는 폭력적인 시선과 편견으로 이어진다.)
섹스는 둘이 함께 하는 것인데, 어째서 그 모든 기준은 남성인 것일까?

인스티즈앱
현재 신세계에서 다이소 잡겠다고 낸 브랜드..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