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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980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12/10) 게시물이에요







★★★★★★★스포주의★★★★★★★




왕의 남자 장생과 공길의 관계에 대한 단상 | 인스티즈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관계 내 갈등 관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사실 영화 내 모든 관계는 감정과 이성적 판단(계산)으로 얽혀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무수한 관계의 중심은 장생과 공길의 관계이며, 그 갈등이다.

즉 무엇이 진실인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오늘로서 세 번째 이 영화를 봤다. 극장에서 두 번 본 영화는 있었지만, 세 번 본 영화는 처음이었다. 글을 쓰다 잘 풀리지 않으면 네 번까지 감행해야겠거니 생각중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 때 편견을 가지기 싫어 최소한의 객관적 정보만을 참고로 하는 편이라, 이 영화에 대해서도 영화평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다. 그러다 세 번째 보기에 앞서 몇몇 논란거리에 대한 평을 읽게 되었는데, 삭제된 부분의 대사며, 특히 장생과 공길의 마지막 대사에 대한 명확한 분석 등을 찾을 수 있었다. 참고하여 오늘 다시 한번 영화를 보고서, 사람들의 논란과는 달리 이 영화가 여러 관계들, 특히 장생과 공길의 관계에 있어서 명확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100% 주관적인 나의 느낌이라고 해두자.)

나의 관심은 바로 장생과 공길의 관계의 진실에 대한 것이다.

공길은 매우 섬세한 인물이다. 그의 생김새와 몸짓과 상황에 대한 대처, 조심스러운 언행 모두 그의 성품과 기질의 섬세함을 나타내 준다. 그는 매우 내적이고, 예민한 인물이며, 상황에 대한 판단-특히 그 상황에 자신이 취해야할 태도에 대한 판단이 매우 탁월하다. 비록 그의 행보가 굵게 나타나지는 않을지라도, 주인공 4인방 사이의 갈등 중심에 그가 서게 되는 이유는 이러한 섬세한 캐릭터 때문이다. 장녹수의 엄한 질투를 살 정도의 묘한 아름다움, 무조건 감싸주고, 보호해주고픈 마음을 자극하는 가녀림, 광대로서 즐거움을 주기에도 아무 손색이 없는 뛰어난 재주! 그는 신분은 비록 광대이지만, 언행은 여느 중신 못지않게 고매한 언발런스적인 인물이다. 어쩌면 그가 왕의 총애를 받고, 또 종 4품의 벼슬을 받게 된 것이 억지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미 그의 성품이 지닌 합당한 고상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공길이 권력을 탐한다거나, 광대로서의 천한 신분에 불만을 품었다거나, 궁중에서의 생활을 즐거워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그려지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그는 그의 성품의 고상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뿐이지, 그것을 무기로 다른 의도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길의 내면이 모두 순순히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여린 섬세함은 내면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것에 있어서도 더욱 조심스럽게 한다. 그의 신분이 광대라도, 그의 언행은 고상했던 것처럼, 그의 육체가 다른 누구로 인해 더럽혀졌을지라도, 그의 마음은 한결같은 사랑으로 지켜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육체는 누군가에게 빼앗겼을지 모르나, 그의 마음은 한 번도 빼앗긴 적 없었다. 그것은 곧 그 자신을 쉽사리 빼앗긴 적 없었음을 말해준다. 공길은 이처럼 자신의 내면의 진실을 중요시지만, 그것을 쉽사리 표현하지 못해 애달픈 사람이다. 그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여린 모습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길이 누구를 사랑하였는가? 연극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원작이 어떠하였든 영화가 보여주는 ‘공길’의 사랑은 깊디 깊은 우정으로 표현된다. 그 사랑은 한편 자신을 한결같이 지켜준 무수한 은혜를 갚고자 하는 사랑이요, 미안한 과거를 차마 고백하지 못하는 사랑이다. 날마다 죽음의 위기에 겁도 없이 나대는 사랑하는 한 이에 대한 애절한 지켜봄이다. 또 그 이와 함께 떠나고자, 그 이를 구하고자 무릎 꿇으며 밤새워 흘리는 눈물이다. 그를 지키기 위해 왕의 칼과 활 앞에서 ‘천한 놈’ ‘잡 놈’ 을 운운하지만, 한 번도 그를 ‘왕’보다 위대한, 소중한 자신의 ‘광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적 없는 마음이다. 왕의 아픔에 연민을 느끼기는 했지만, 언제나 한결 같았던 그의 마음이 장생의 오해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음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오해하더라도, 백에 백이 더럽다하더라도 적어도 ‘장생’은 자신의 편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오해를 풀지 못하던 공길은 차마 말도 못하고, 제 스스로 죽을 길을 선택하고 마는 것이다. 그처럼 공길은 차라리 죽을지언정, 제 마음까지는 상대가 ‘왕’일지라도 거짓 내어줄 수 없었던 사람이다.


한편 장생은,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어쩌면 이리 무딜까 싶을 정도로, 아니 그토록 섬세한 공길과 긴 세월 어떻게 지내왔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에 무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도, 상대의 감정도 읽어낼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무언가 감정이 있고,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것은 눈치 챘을지언정, 그 감정이 무엇인지, 그 변화가 무엇인지의 실체에 있어서는 무디기 그지 없는 캐릭터인 것이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 어찌 보면 순수하고, 어찌 보면 그래서 이 관계를 그토록 궁지로 몰고 갈 수밖에 없는 어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공길이 궁에 들어와, 연산의 부름을 받으며 조금씩 그 내면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단순한 질투에 앞서, 공길에 대한 걱정과 염려와 예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공길의 내면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변화가 도대체 ‘어떠한 것인가?’를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화의 종반에 이르기까지...그리고 그는 자신의 감정도, 자신에 대한 공길의 진심도 알지 못했다. 그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었고, 실제로 그 관계는 매우 단순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 진심은 반드시 육체적 정욕을 타고 오는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는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며 쌓아온 그들의 깊은 우정이 어떻게든 더럽혀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지도 모른다. 관계가 깨어질지언정! 그것이 그의 성격과 차라리 잘 어울린다.

결국 그도 솔직하지 못했다. 그는 공길에게 형도, 경호원도 아니었다. 남녀간의 연정이 아니었을지언정, 또한 그의 육체를 할퀴겠다는 생각은 품고 싶지도 않았을지언정... 그의 마음은 오래전부터 공길을 깊이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위기 때마다 몸을 던져 공길을 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순한 보호본능과 동정만은 아니었다. 장생 스스로 모르는 그 사실을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은 다 안다. 알 수밖에 없다.

장생은 막연히 느껴지는 공길의 변화가 두렵다. 한 번도 잃을 일 없다 생각했던 이가 조금씩 변한다. 왕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를 위해 무엇인가 하려고 한다. 왕과 어울려 노는 것을 싫어하는 기색조차 없다. 도대체 왕과 공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그곳에서 함께 보내달라고, 장생을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눈물 흘리던 공길의 모습은 상상도 못했다.) 그는 초조하다. 천하를 호령하는 왕이, 그의 가장 소중한 이를 빼앗으려 한다. 그의 가장 소중한 이의 육체가 아닌, 마음을 말이다.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던 일이었다. 그 누구도 공길의 마음을 빼앗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 마음을 이미 빼앗았다는 것은 알지도 못한 채...

이들은 몇 번이고 죽음 앞에서 서로를 구하려 나선다. 저를 죽일 바에 나를 죽이시오!!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데, 그렇게 까지 하고서도 저들은 모른다. 상대의 마음을 모른다. 그 진심을 모른다. 공길의 자살 시도 앞에서 왕까지도 결국은 그들의 마음을 알고서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그때까지도 공길과 장생은 마음을 풀지 못해 애달프다.

눈을 잃고서야 장생은 이제야 저가 제대로 놀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앞을 보지 못하니 그는 더욱 무서울 것이 없다. 마지막 놀아볼 수 있는 기회 앞에서, 그는 한 번도 표현해보지 못했던 그의 마음의 진실을 고백한다. 그가 공길과 지낸 시간들을 얼마나 즐거워했었는지, 왕이 공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인해 얼마나 속이 상했었는지 말이다. 그제야 공길도 장생의 오해의 이면을 바라보게 된다. 이 갈등 속에서 장생이 그토록 싫어하던 것이 공길의 몸 파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빼앗기는 것에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공길 역시 그 오랜 세월 한 번도 저를 아끼는 장생의 마음의 중심을 떠볼 수는 없었기에 알지 못했던 진실이었다.

가장 곁에서 항상 지키고, 위해주며, 아끼던 이들도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알지 못해, 행여나 그 마음으로 서로가 깨어질까 두려워하며, 애달파하던 그들의 모습이 마음을 짠하게 한다. 물론 이준기씨가 여자보다 아름답고, 감우성씨가 놀라우리만큼 연기를 잘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내게 이 영화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을 소중하게 다루고 있어 여운을 깊이 남기는 것 같다. 사로잡는 것도, 사로잡히는 것도 계산하며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이런 우정과 이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하염없이 질문케 만드는 영화였으며, "당신은 그런 사람 가졌는가?"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영화였다. 같이 살아도, 같이 죽어도 하염없이 즐거울 수 있는 그런 사람....


장생: “한 잡놈이 그 놈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디...”

공길: “야~이~ 잡놈아!”


그들은 광대이며,

광대는 비록 잡놈이나,

그들을 이어주고, 그들을 살아가게 한

“줄” 위에서

그들은 분명 “왕”이며, “왕의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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