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이별 노래 / 이정하

보내고 쉽게 잊혀지는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 당신은
보내고 더욱 그리워지는 사람일까요
보내고 죽도록 미워지는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 당신은
보내고 더욱 사랑하게 되는 사람일까요
보내고 아무 미련 남지 않는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이면 당신은
보내고 더욱 눈물나게 하는 사람인가요.
왜 하필 당신은 / 유미성

사랑한다는 말로도
다 전할수 없는
내 마음을
이렇게 노을에다 그립니다.
사랑의 고통이 아무리 클지라도
결국 사랑할 수 밖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우리 삶이기에
내 몸과 마음을 태워
이 저녁 밝혀드립니다.
다시 하나가 되는 게
그다지 두려울지라도
목숨 붙어 있는 지금은
그대에게 내 사랑
전하고 싶어요.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익숙하지 못하기에
붉은 노을 한 편 적어
그대의 창에 보냅니다.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 서정윤

눈물짓지 마라
운다고 잊을 수는 없다
밤에 피었다 해가 뜨면
한 순간에 시드는 것이
우리 인생살이다
너의 그리움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고
어찌 꽃망울조차 터트리지 않을 수 있느냐
밤이 오면 어김없이
달빛은,
매일 정류장에 마중 나와 너를 기다린단다
피어나거라 비록 시들지라도
그 한 순간을 위해 피어나거라
굳이 누군가의 사랑일 필요는 없다
다만 그리움으로도 충분하다
달맞이꽃에게 / 김현태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
달은,
채워졌다 가도 곧,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어둠에 묻듯 점점 여위어 간다
내 사랑도 달과 같았으면 한다
내 안의 모든 욕심을 벗어 던지고
그대의 텅 빈 마음을
내 빛으로 채워주고 싶다
어둠 속에서도 우리 사랑이
길을 잃지 않도록
어둠보다
더 어두운 빛으로
그대에게 별길이 되고 싶다
어둠보다 어두운 빛으로 / 김현태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이 세상에 단하나뿐인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느 가을 날 낙엽 수북하던 거리에서
내 손을 잡고 행복해 하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느 비 오는던 날 내 마음 아프게해
쏟아지는 눈물과 비로
내 모습 초라하게 만들었던 당신이지만
그 모습 지켜보며 함께 울었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꾸만 세상살이에 지쳐 포기하려는 나에게
못난 사람이라고 모질게 내 몰아쳐
날 일으켜 세우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에 모래알 보다 많은 사람
그중에 당신보다
예쁘고 착한 사람 없지 않겠지만은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이기에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 단하나뿐인 당신이기에 / 유미성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나를 안아 주신 사람입니다
내 눈물 닦아주시며
가슴으로 함께 울어 주신 사람입니다
보잘것없는 내 삶 속으로 들어와
작은 등불 하나 밝혀 주신 사람입니다
눈부신 세상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느끼게 해주신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기에
내 목숨 버려야 해도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그런 사람이기에
나보다 먼저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나보다 먼저 그대를 사랑하겠습니다 / 유미성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언
갓 피언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너를 위하여 / 김남조

슬픈 사랑아
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네
내 가진 것은 빈손뿐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네
세상 모든 것이 나의 소유가 된다 하더라도
결코 그대 하나 가진 것만 못한데
슬픈 사랑아
내 모든 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네
주면 줄수록 더욱 넉넉해지는
이 그리움밖에는
내 모든 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 이정하

나무가
꽃눈을 피운다는 것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찬란한 봄날 그 뒤안길에서
홀로 서 있던 수국
그러나 시방 수국은 시나브로
지고 있다.
찢어진 편지지처럼
바람에 날리는 꽃잎
꽃이 진다는 것은
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
연서를 띄운다는 것이다.
이꽃잎 우표대신, 봉투에 부쳐 보내면
배달될수 있을까.
그리운 이여.
봄이저무는 꽃 그늘 아래서
오늘은 이제 나도 너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편지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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